이미 몇번에 걸쳐 언급한 바 있지만 다치거나 조난동한 야생동물을 부적절하게 오랜 기간 데리고 있는 것은 동물 자신에게도 문제이지만, 윤리적인 문제까지 동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동물은 성장을 해야하는 과정에 동시에 사람에게 익숙해지는 문제를 막기 위한, 즉 각인을 막기 위한 행위까지 동반될 때 정상적으로 자라게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편하자고 불균형한 영양분을 공급하여 동물을 병신으로 만드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까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몇몇 사례를 통해 이렇게 부적절한 기간동안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지 않거나 추가적인 노력이 없는 상태에서 동물이 돌봐지는 사레를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수리부엉이 새끼가 그 사례의 주인공이 되는군요.
충남의 모 동물병원에서 30일 가량 머물던 개체인데 올해 태어난 어린 녀석입니다.
태어난지 2달가량 된 녀석이죠. |
부리 주변이 배설물에 의해 잔뜩 더러워져 있습니다. 부적절한 환경에서의 사육을 알 수 있죠. |
도착한 후 촬영한 방사선 사진에서 좌우측 요골과 척골 모두가 골절되어버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요골의 근위부골절은 장기적으로 비행에 심각한 장애를 야기시킬 소지가 있습니다. 즉 어린 동물이 어쩌면 영구장애가 될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 |
흉골능선의 발달도 거의 없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흉골능은 가슴뼈의 한 중간에 도드라지게 튀어나온 능선인데 , 치킨을 먹으면 가슴살 사이에 연골이 박힌 부분을 떠올리실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의 뼈인데 여기에 대흉근과 소흉근이 부착하여 비행의 능력을 갖게 해주는 곳이죠. 이곳의 미발달은 결국 흉근의 위축을 예상하게 만드는 겁니다. |
간단히 실시한 혈액검사에서도 PCV라는 수치가 32-33에 머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은 38-43 정도가 정상수치인데도 말이죠. |
이 개체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알 수 없는 이유로 모 동물병원에서 1개월을 머물다가 우리 센터로 이송되었습니다. 골절의 흔적으로 미루어 골절은 30일 이전에 발생한 것이 아닌 최근의 일임을 알 수 있고, 이 골절의 패턴(다발성, neck fx), keel bone(carina)의 미발달로 미루어 심각한 양양불균형에 오랫동안 시달려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러한 대사성골질환의 문제는 칼슘과 비타민의 흡수가 급격하게 필요한 어린 개체들에게 살코기만 먹이게 되면 발생하는, 비전문가가 일으키는 흔한 실수입니다.
수의사라고 하여 모든 동물에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로 인해 필요하다면 전문 지식을 따로 자세히 공부해야 합니다.
주인이 있는 동물을 맡아 이렇게 관리하였다면 분명 소송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렇지 않기 위해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하겠지요.
반려동물과 야생동물이 다른 점은 임상수의사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오직 하나입니다.
주인이 지켜보고 있냐, 아니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특별한 사유없이 조난당한 야생동물을 3일 이상 계류한 경우 민간단체나 동물병원에서의 인수를 앞으로 거부하기로 하였습니다.
충남센터는 야생동물의 재활과 연구기관이지, 문제가 심각해진 동물을 처리하는 마무리 기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시간 내에 의뢰된 동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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