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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2일 화요일

서산 먹이주기 자원봉사 활동




이번 달 11일에 서산 천수만에 다녀왔습니다.


서산에 계시는 김신환 원장님이 천수만에 도래하는 기러기들을 위해 볍씨 나눠주기 행사를 하신다기에 저희도 바쁜 일정을 겨우겨우 마치고 자원봉사차 참여하였습니다. 그 날 오전에는 천수만에 방생할 수 있는 개체들에게 인식표와 인공위성 추적기를 다는 작업을 했죠. 


워낙 천수만에는 다양한 종류의 동물을 볼 수가 있어 항상 갈 때마다 괜히 흥분하곤 합니다. 특히나 이 날에는 김영준 수의사 선생님의 특별 손님인 미국 덴버 동물원의 dave 수의사 선생님도 함꼐여서 더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한국의 야생 조류를 직접 보여준다는 사명감이 들었죠.


먼저 김신환 동물병원에서 볍씨를 나눠 담았습니다. 이 때 천재교육에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를 '우등생논술'이라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월간지에 소개하기 위해 촬영차 오신 두 직원분께서도 도와주셨습니다. 그렇게 볍씨를 차에 나눠 실고는 천수만으로 향했죠. 


밀렵감시초소에 도착해서는 먼저 방생을 위해 잠시 차를 세우고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이 곳에서 말똥가리 한 마리와 큰기러기 한 마리를 방생했는데요. 말똥가리는 농약에 2차로 중독되어 서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으나 센터에서 진료와 재활 관리를 받고 완치되어 방생할 수 있을 만큼 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큰기러기는 별 다른 외상 없이 원충에 감염된 채로 구조되서 구충과 적절한 재활을 통해 방생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dave 선생님이 방생에 참여해 주셨는데요. 저 멀리까지 잘 날아가는 모습이 기분이 좋습니다.



큰기러기도 이 곳에서 방생을 했는데요.

방생한 큰기러기의 모습입니다. 등쪽에 인공위성 추적기와 목에 인식표가 보이시나요?
센터 계류장에서는 곧잘 날더니 천수만에 오고서는 걸어서 물가로 가는 모습이네요. 그 날 오전에 인공위성 추적기와 neck band를 장착했습니다.


천천히 오리 무리로 다가갑니다. 

이 주변에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들이 주로 많이 모여 있었는데요. 그 무리로 조심히 다가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기분이 좋은지 날개를 펼치는 모습입니다.

다소 오리들이 반기지 않는 눈치였지만 그래도 잘 어울리는 듯 했습니다. 잘 돌아갔겠죠?


방생이 끝나고 볍씨를 나눠주기 위해 천수만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우릴 반겨주는 새들이 있었는데요. 영상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큰고니 가족을 촬영한 모습입니다. 유조 6마리와 성조 2마리가 같이 있는데요. 아마도 엄마 아빠와 자식 6마리로 자식을 많이 낳은 듯 하네요. 얼마나 아름답나요? 그 뒤로는 물닭 두 마리가 따라가고 있네요.






그리고 쇠부엉이도 볼 수 있었는데요. 저에게는 보기 귀한 종이라 너무 기뻤습니다. 날아갈까 조마조마하며 조용히 촬영했습니다.



그렇게 볍씨를 나눠주는 곳까지 가는 동안 이 외에도 여러 새를 볼 수 있었습니다.

볍씨를 나눠주는 곳에 도착해서 볍씨를 내리고 김신환 원장님께 설명을 들었습니다. 드디어 먹이를 나눠주는군요. 눈 위로 여러 동물의 발자국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영준 수의사 선생님과 김신환 원장님의 모습 뒤로 이 글을 쓰고 있는 직원이 열심히 일합니다.

영준 선생님이 잘 찍으라고 하시는 것 같네요. 저는 뒤에서 열심히 볍씨를 깔고 있습니다. 많이들 와서 먹고 간다고 하는 군요. 매일 이 작업을 하신다고 합니다. 가끔 자원봉사자 분들도 참여하신다고 하구요. 






영준 선생님께서도 열심히 볍씨를 깔며 하시는 말이 사진 좀 잘 찍으라고 ..

김희종 수의사 선생님께서도 열심히 볍씨를 깔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말 고르게 하십니다. 

저희 단체 컷입니다. 영준 선생님은 사진 찍으시느라 안보이네요. 사진에 있는 분들 모두 열심히 일했습니다. 꽤나 초췌한 모습이죠? 추웠답니다. 


dave 선생님도 좋은 추억 가지고 미국으로 돌아가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좋은 일도 하고 방생도 한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덧붙여서, 요즘 수렵이 풀려 덩달아 밀렵 사고도 많아졌는데요. 그로 인해 저희 센터 내 계류장에는 동물이 없는 곳이 없고 심지어 장이 부족해서 간이 계류장을 만들어 사용하는 상황에 습니다. 수렵으로 폐사한 동물을 먹고 납중독으로 들어오는 개체도 있도 있구요. 이 새들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총에 맞아야 했을까요. 사람은 총에 맞아도 살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새들이 총에 맞아 더 이상 날지 못하거나 발을 쓰지 못한다면 이 새들은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들마저 없어져 버린다면 사람들은 인생을 더 잘 살 수 있을까요.


가까운 하늘에 나는 새도 우리와 같은 아픔을 느끼는 생명입니다.




흰꼬리수리의 추락...


흰꼬리수리의 영명은 White-tailed sea eagle입니다. 미국의 국조인 흰머리수리(bald eagle, Haliaeetus leucocephalus, leuco-는 흰, -cephalus는 머리라는 뜻입니다)와 같은 바다수리류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밖에도 참수리가 살고 있습니다. 참수리는 Steller's sea eagle, Haliaeetus pelagicus (pelagicus는 Pelagic이라는 바다 혹은 대양을 뜻합니다)라고 부르지요. 학명을 잘 알아보면 동물의 일반적인 특징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흰꼬리수리 완전 성조

참수리 완전성조

검독수리 어린새


흰꼬리수리의 학명은 Haliaeetus albicilla (Hali- 는 바다/소금 -aeetus는 수리 즉 바다수리라는 의미이며, albi- 는 하얗다는, cilla-는 꼬리를 뜻하죠)입니다. 흰꼬리바다수리라는 뜻이죠.
 
우리나라에서는 흰꼬리수리는 멸종위기 1급, 1973년 천연기념물 제243-3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력하게 보호하고 있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들고다니는 총 아무데나 갈겨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 2013년 1월 19일 충남 금산군청에서 신고된 흰꼬리수리가 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자 등에서 피를 흘리고 입안에 피를 머금은 흰꼬리수리 성조가 다리도 움직이지 못한 채 엎드려 있었습니다. 직감컨대 총상이었죠.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천연기념물은 국가지정문화재로서

제92조(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 ① 국가지정문화재(중요무형문화재는 제외한다)를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류에 따르면

제67조(벌칙) ① 제14조제1항을 위반하여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을 포획ㆍ채취ㆍ훼손하거나 고사시킨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상습적으로 제1항의 죄를 지은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

이와 같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에 처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질을 해대고 있습니다.

총상으로 추정된 흰꼬리수리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후송 후 방사선 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알이 목과 복부, 다리에 4발이 박혀 있었고 가슴을 관통하여 엉덩이뼈를 뚫고 나와 숨이 새어나오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보기도 드문, 아름다운 새에게 총질을 해대는 인간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요? 과연 입으로 밥이 넘어갈까요?

혈액검사는 더욱 비참했습니다. 혈액내 고형물질의 양은 통상적으로 37-41%에 가까워야 하는데 흰꼬리수리의 경우 고작 17%에 불과했습니다. 심각한 실혈이 있었던 셈이죠. 숨을 쉴 때마다 등에 난 관통상을 통해 피거품이 끓어오르고, 숨이 새어나왔습니다. 이를 어쩔까요...


센터에 도착한 흰꼬리수리입니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습니다.

입가에는 피가 묻어있고, 다친 척추로 인한 다리를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등에 난 총상, 관통상입니다. 날고 있는 개체를 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저 아름다운 눈빛은 과연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요?

호흡기를 다쳐서 숨을 쉬면서 피가 입안으로 넘어옵니다. 우리가 과연 어떤 동물에게 이런 아픔을 줄 권한을 가졌을까요?

숨이 새어나오면 호흡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어 있단 관통상을 폐쇄해두었습니다만, 내부장기는 얼마나 다쳤을지 상상할 수 없습니다.

......

이러한 한반도에 왜 찾아오는 것일까요? 차라리 멀고 먼 동토에서 그냥 어렵더래도 버털터이지...

가슴에서 큼지막한 상처가 있습니다.

적어도 한개 이상의 총알은 관통해버렸고 나머지 4개의 총알이 몸 안에 남아있습니다.

내부장기가 훼손되었지만 현재의 몸 상태로는 내부장기를 수술하기 위해 마취를 할 수도 없습니다.






지난 1월 초순 방문했던 경북 울진군의 왕피천 하류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흰꼬리수리 유조 2마리와 참수리 유조 한마리가 날고 있는 사이로 RC 비행기를 몰아대며 위협하던 사람들입니다. 대체 어떤 정신세계를 가진 것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돕기 위한 노력들도 있습니다.

지난 2011년 1월 20일에 발견된 흰꼬리수리 유조입니다. 농약에 중독된 후 낙동강변에 쓰러져 있다가 얼음이 다리와 함께 얼어버려서 상주의용소방대분들이 얼음을 깨고 구조한 흰꼬리수리 어린 개체입니다.




동상으로 인해 발가락을 움직이는 인대의 손상이 심해서 발가락을 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발가락을 펴지못해 발가락 등부분이 손상당하는 것을 막고자 인조잔디를 깔아주었죠.

또한 다리가 양쪽으로 벌어지는 문제(splayed leg)가 발생하여 벌어지지 않도록 가죽끈으로 양다리를 묶어두었습니다. 또한 사람의 발목부위에 욕창이 생겨 추가적인 손상을 막고자 부목을 대 두었죠. 

최종적으로 2개월 정도 극진한 간호 끝에 일어설 수 있게 되었고 이 개체는 드디어 비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상현님의 도움을 얻어 야생화 훈련을 진행하였고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동상으로 인해 좌측 다리 아랫쪽의 깃털이 빠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겠지요.


때때로 이러한 훈련은 야생화를 위한 적절한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흰꼬리수리는 매우 큰 대형 수리종입니다. 수리라고 하면 말 그대로 큰 맹금류를 뜻합니다. 보통은 3kg이 넘어가는 종을 이야기하죠. 전신은 약 66-94cm에 달하고 양 날개를 편 길이는 1.8-2.4미터에 이를만큼 큰 조류입니다. 암컷의 경우 일반적으로 4-6.5kg에 달하며, 수컷의 경우 3.1-5.4kg까지 나갑니다만 암컷이 여전히 더 큽니다. 유럽 스코틀랜드에서 호가인된 가장 큰 개체는 7.5kg에 달할 정도엿다니 실로 어마어마한 크기입니다. 세계에서 4번째로 거대하고 무거운 수리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날개는 문짝처럼 넓고 길게 발달해있고, 큰 머리에 크고 두터운 부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 성장한 성체의 경우 회백색의 몸깃을 가지고 있고 날개는 다소 검습니다. 하지만 이름처럼 꼬리는 완전히 하얗게 변하지요. 부리와 다리는 노랗습니다. 어린 개체들의 경우 부리와 꼬리가 검고 꼬리의 경우 얼룩덜룩합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꼬리깃과 부리의 색은 점차 변해갑니다.
 
야생에서는 25년 이상을 생존하며, 평균적으로 21년 정도를 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북유럽과 아시아 북부에서 주로 서식합니다, 유럽에서는 노르웨이의 연안에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고 2008년도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 약 9,000-11,000쌍의 개체가 살고 있답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흰꼬리수리는 주로 러시아에서 겨울에 찾아오며, 남해안의 신안군 일부 섬에서는 번식개체군이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 날려보낸 흰꼬리수리 유조는 아무르강 중앙부에 위치한 섬에서 여름을 났고, 현재 동해안에 들어와 있는게 확인되었지요.
 
흰꼬리수리는 DNA 연구 결과 북미에서 서식하는 흰머리수리와는 매우 유사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북태평양에 서식하던 개체군이 동부로 이동하면서 북미의 흰머리수리로 진화하였고 서부로 이동한 개체군은 유라시아 대륙에 정착하여 흰꼬리수리가 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먹이는 매우 다양하고 기회주의적 먹이습성을 보입니다. 즉 보이는대로 먹는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계절에 따라 먹이를 달리합니다. 일반적으로 먹이는 물고기, 조류와 포유류를 포함하죠. 많은 경우 청소동물로서 살아가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달이나 가마우지와 같은 다른 조류가 잡은 먹이를 가로채기도 합니다. 죽은 동물사체를 잘 먹는데, 고래류부터 가축까지 가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토끼와 오리류도 잘 잡는 맹금류이기도 합니다. 하루에 필요로 하는 먹이량은 500-600g 정도의 먹이를 먹는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검독수리와 서식권이 겹치기도 하는데 검독수리에 비해서 더 높은 밀도로 서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검독수리에 비해서 덜 활동적이기도 하지만, 장의 길이가 더 길어서 영양분의 흡수력이 더 좋아서 적은 먹이로도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군요.
  
공격성에 대한 재미있는 보고가 있는데, 1932년 6월 5일 노르웨이의 한 시골에서 흰꼬리수리가 Svanhild Hansen이라는 4세 여아의 옷을 뒤에서 잡아채 들고서 해발 800미터 정도에 위치한 둥지로 들고 갔답니다. 약 1.6km를 날아갔는데 둥지에서 약 15미터 정도 낮은 절벽모퉁이에 내려놓았다는군요. 재빠르게 수색대를 조직하여 둥지로 찾아갔더니 아이는 많이 다치지 않았는데, 발톱이 아이의 옷만 잡아서 들고 온 사례도 있었답니다.
흰꼬리수리는 약 4년에서 5년 정도 성장해야 번식을 할 수 있습니다. 한번 짝을 지은 경우 겅의 평생을 같이 하며, 짝이 죽을 경우 다시 다른 개체와 짝을 이룹니다. 이러한 짝짓기는 텃세권이 명확해진 이후에 가능하답니다. 아주 특징적인 공중제비 구애를 펼치는데 공중에서 서로 발톱을 끼워서 붙들고 지면으로 둥글게 돌면서 떨어지는 구애를 보인다고 하는군요.
 
둥지는 주로 절벽이나 나무의 중간 가지를 이용해서 만듭니다. 거의 둥지는 다시 사용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몇 세대에 걸쳐 수 십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아이슬랜드의 한 둥지는 150년 넘게 사용된 적도 있답니다.
 
세력권은 일반적으로 30에서 70 km²정도이고 거의 바닷가를 끼고 살지만 경우에 따라 큰 호수나 강을 따사 살기도 합니다. 검독수리의 세력권과 겹치기도 하지만 별로 상관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검독수리의 경우 산악이나 황무지 지대를 선호하는데, 흰꼬리수리는 연안이나 바다를 선호하기 때문이랍니다.
 
일단 성장을 하게 되면 apex predator 즉 더 이상의 천적이 없는 최상위포식자가 된답니다.
 
알은 매년 1-3개 정도를 낳고 3월에서 4월 2-5일 간격으로 하나씩 낳는답니다. 부모에 의해 약 38일간 부화되며, 주로 어미새가 돌본답니다.약 5-6주 정도 성장한 이후부터 스스로 먹이를 먹을 수 있으며 11-12주(3달 가량) 정도 자라면 이소를 시작하여 둥지 주변을 돌아다닙니다. 이후 6주에서 10주(생후 네달 반에서 5달 반 정도) 정도 더 부모들이 돌봅니다.
 
폴란드에서 설치한 흰꼬리수리 둥지의 웹캠입니다. 시간이 나신다면 한번 방문해보시죠.
 
http://www.lasy.gov.pl/bielik
 
(위키피디아 정보) 

2013년 1월 17일 목요일

2012년 12월 구조(치료) 결과 및 방생 영상

2012년이 지나고 2013년 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이글을 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작년 12월에는 49마리의 야생동물이 저희 센터에 접수되었습니다.

그 중 안타까운 수리부엉이 한마리가 있었는데요...

신고자분의 말씀에 의하면 6개월 전, 즉 작년 6월 경에 발견한 어린 수리부엉이를 바로 신고 하지 못하고 집에서 키우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보살핀 수리부엉이를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려고 했더니 날아가지 못하자 해당 지역 동물병원에 가져다 주셨고, 저희 센터로 연락이 왔습니다.

해당 수리부엉이는 기본적인 신체검사와 방사선 촬영 결과에서 심각한 골격장애가 확인되었는데요.

다리와 날개의 골격과 관절이 만곡되어 정상 각도를 유지하지 못하여 비정상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우측 발은 부척 부분 골격의 심한 변형으로 인해 발바닥으로 서지 못하여 부척부 피부의 부종과 발적, 염증이 발생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는 아마도 부적절한 사육환경과 먹이로 인해 골격 장애가 발생하여 나타나는 문제로 추정되었습니다.


6개월간 신고자에 의해 길러진 수리부엉이.
초기 신체검사에서 꼬리깃과 날개깃의 손상, 비정상적 날개 및 다리 자세가 확인되었다. 

호흡마취 중인 수리부엉이.
과도한 발톱의 성장 및 우측 다리뼈의 심한 변형으로 인해 발목부의 부종과 발적이 관찰되었다.
사육된 수리부엉이의 방사선 사진.
대부분의 뼈가 심하게 휘었고 관절부분의 심각한 문제도 확인되었다.  

정상 수리부엉이의 방사선 사진.
위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뼈가 곧고 균일한 두께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방사선 촬영 결과에서, 모든 뼈의 변형 및 관절부 손상이 확인이 되었습니다.

이 수리부엉이는 작년 2월 전후로 태어난 어린 숫컷 수리부엉이로 추정되며, 심각한 골격 장애로 인해 다시는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로 판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뼈의 길이, 변형의 정도, 외부 신체 상태, 발견 시기 및 사육 기간, 신고자에게 길러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때,
어미로부터 보호받는 동안 발생한 대사성 골질환(자연도태 개체)인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는 어렵겠지만,
아마도 구조/신고자가 보호하면서 부적절한 환경과 먹이로 인해 발생했거나 악화된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이 수리부엉이는 '안락사 지침'에 따라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신고자가 발견 초기에 바로 관련 전문기관에 신고하여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게 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텐데 많은 안타까움을 남긴 경우가 되겠습니다...

지속적으로 말씀드리는 부분이지만, 야생동물은 애완동물과 다르기 때문에 어리거나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거나 보호하시게 되면 빠른 시일안에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연락하거나 이송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2012년 한 해동안 구조된 야생동물은 총 665건이며,

실질방생율은 약 43%정도가 됩니다.

세부 내용은 아래 표를 확인하세요~!





2012년 12월에 구조/접수된 야생동물은 총 49건(조류 16종 32개체, 포유류 3종 17개체)이었고,

조류는 주로 밀렵(총상, 농약중독)과 충돌(차량, 건물-유리창),

포유류의 경우는 대부분 차량충돌로 인한 사고로 구조가 되었습니다.

아래 12월 구조 동물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확인하세요.



끝으로, 12월에 방생한 동물들의 영상을 감상하세요~~!!!



2013년 1월 16일 수요일

번식기... 흥분한 고라니들...

한동안은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자주 들어오는 동물을 대상으로 몇 가지 생태적 특징이나 위협요인에 대해 설명을 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번엔 고라니입니다.

고라니는 영명이 Water deer, 학명은 Hydropotes inermis라는 종입니다.
기산지가 중국이라서 Chinese water deer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개체군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가 한국입니다.

태어난지 6개월이 된 고라니 암컷입니다.

중국고라니와 한국고라니는 아종으로 구분되는데 한국고라니(Korean water deer)는 H. i. argyropus라는 녀석인데 아종의 뜻은 "은색 발을 가진'이라는 뜻이죠. 아마도 한국고라니가 중국고라니보다 다리와 발이 더 은색으로 빛나나 봅니다.

높은 산에도 살지만 주로 저지대를 선호하며 습지를 좋아해서 이름도 water deer라고 부르죠.

진화적으로는 꽤 오래전에 사슴과에서 갈라져 나온 녀석인지라 뿔이 없고 송곳니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뿔이 달린 사슴류가 최근-말이 최근이지 사실 한참 전입니다-에 진화되어 갈려져 나온 종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송곳니는 길게는 9cm까지 자라기도 하며 종종 암컷의 경우 4cm까지 자라는 개체도 있습니다만 거의 5mm 이내에서 멈춥니다.

수컷의 경우 송곳니가 매우 길게 자라나기도 합니다. 때로는 매우 무서운 무기가 되기도 하죠


전세계에는 원래 동북아시아에만 서식하던 녀석인데, 영국과 프랑스 등지로 수렵, 관상종으로 수입되었다가 탈출하여 몇몇 개체가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전 지역에 서식하며, 워낙 수영을 잘해서 웬만한 인근 도서에도 서식합니다.
보통은 12월에서 1월에 교미를 하고 6월 경에 체중 900g-1kg의 새끼를 2-4마리(6마리까지의 기록도 있습니다) 정도 낳습니다.

교통사고로 인해 구조된 고라니 암컷입니다. 복부에 고라니 태아 두마리의 골격이 선연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임신 중인 어미가 엉덩이를 차에 치이는 바람에 새끼들도 이미 폐사했습니다.


태어난 새끼는 다른 사슴류와 비슷하게 점무늬가 있고 짧은 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노루에 비해 꼬리가 매우 긴 편입니다. 노루는 꼬리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저지대나 인가 주변의 덤불에서도 새끼를 낳고, 키웁니다.

그로 인해 새끼들이 여름철에 유괴되는 경우도 많고 어미가 죽거나 어미가 버린 개체들도 많아 여름철 센터를 매우 바쁘게 만드는 종이기도 하죠.

여름철이면 이렇게나 많은 수의 고라니들이 센터를 북적이게 만듭니다.

다름 사슴류와 같이 고라니의 옆면에는 흰색 반점이 있습니다.


10월이면 벌써 체중 10kg까지 성장하며 12월에는 13-15kg에 달합니다.

6월에 태어난 어린 애들이 12월이나 1월이 되면 벌써 발정을 하고, 수컷의 경우에도 임신시킬 능력이 있는 종이죠.

보고에 따르면, 여름에 태어난 새끼들이 이듬해 봄까지 살아남는 비율은 25%가 안된다고 하니 많이 태어나도 많이 죽는 아픔이 있는 동물입니다.

주된 위협요인은 로드킬이 가장 많고, 유해조수로 인해 수렵구제가 되며, 밀렵에 의해서도 많이 사라지는 동물입니다.

도로 교통사고가 고라니의 수를 통제하는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죽은 동물의 에너지가 제대로 순환되지 못한다는 개념, 이유없는 죽음이라는 점에서 로드킬은 어쩌면 인간이 야생동물에게 가하는 가장 비윤리적인 영향일지도 모릅니다.


야생에서는 어린 개체의 경우 삵이나 너구리에게 먹히고 아마도 수리부엉이도 사냥이 가능할 겁니다.

성체이 경우 담비가 공격하여 죽은 사례가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유기견-수렵견이 도망나와 유기견이 된 경우 매우 무서운 천적이 될 수 있겠죠-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구조가 되는 원인은 도로교통사고이며, 저지대의 경우농수로에 빠져 구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매우 귀한 동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유해조수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보호동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양쯔강 유역에 많이 서식했는데 많이 남회한 결과로 수가 매우 줄어든 상태겠지요.

일반적인 행동반경은 1km가 채 안됩니다만, 경우에 따라 20km 넘게 이동하는 개체도 추적결과 확인된 바 있습니다.

현재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12마리가 넘는 개체를 추적하고 있으며 그 데이터를 보존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중요한 관리지침을 만드는데 사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3년 1월 3일 목요일

야생조류와 총상...

2012년과 2013년에는 유난히 총상을 입은 동물들이 많이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말똥가리, 청둥오리, 흰빰검둥오리 심지어 흑두루미까지 총에 맞아 구조가 됩니다. 수렵을 인정할 수는 있지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만 실시해야 합니다.


말똥가리는 북한에서는 저광이라고 부르는 새입니다. 어원에 대한 이야기가 하도 많아 뭐가 뭔지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언뜻 인터넷만 뒤져보아도 5-6개의 어원은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새입니다.

이 친구가 말똥가리입니다.


저번 블로그 http://cnwarc.blogspot.kr/2012/12/blog-post_20.html 에도 대충 말똥가리에 대해 대충 소개를 드렸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꽤나 겨울철에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맹금류입니다.

겨울철 들판이나 산 위에서 빙글빙글 난다 싶으면 거의 대부분 이 녀석이지요.

물론 간혹 큰말똥가리(Upland buzzard, Buteo hemilasius 아직 이 학명의 어원을 모르고 있습니다.), 털발말똥가리(Rough-legged buzzard, Buteo lagopus 토끼는 라틴어로 lago, 발은 pus라고 의미하죠. 즉 토끼발이라는 뜻인데, 미션임파서블에서 나온 토끼발일지 모릅니다. 추운 곳에 살아서 발가락 바로 윗부분까지 깃털이 나기때문에 토끼발처럼 생긴 말똥가리라고 부르는 거죠.)와 혼동하기도 합니다.

말똥가리는 이전까지만 해도 멸종위기2급으로 지정, 보호받던 종인데 비교적 흔하다고 하여 지난 2012년 5월 31일 이후로 멸종위기종에서 해제되었습니다. 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어도 별 보호는 여전히 못 받았습니다만...

워낙 하늘에서 천천히 빙빙 도는 녀석이니만큼 총탄에 희생이 많이 되는데요, 제발 수렵하시는 분들이나 총을 가진 분들은 정해진 법적 테두리 내에서만 총을 쐈으면 합니다. 보이는 족족 아무거나 쏘지 말구요.


얼마 전에는 날개와 다리에 한꺼번에 총에 맞은 말똥가리가 들어왔고, 2012년 12월 31일 마지막 날에는 가슴끝으로 총알이 들어가 엉덩이 척추뼈를 끊고 총알이 관통되어버린 6개월짜리 어린 말똥가리 암컷도 들어왔습니다.

이 친구들이 얼마나 먼 곳에서 이곳 한국을 찾아왔는지, 얼마나 고생하며 이곳에 왔는지 알고 있다면 차마 이리 무식하게 총질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 무지해서 그러려니 합니다.



총탄이 가슴을 지나 복합천추라고 하는 척추를 뚫고 지나갔습니다. 내부장기 손상은 이미 발생했고, 아마도 꽁지깃을 영원히 펼 수 없을 듯 합니다. 아직도 일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확대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꽁지쪽의 척추가 부러져버렸습니다.

가슴쪽에서 총알이 들어간 부위입니다. 깃털이 있기에 출혈이 많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깃털이 총알이 만든 상처를 막아버리기 때문에 출혈이 많지 않죠.

가운데 구멍이 보이시나요?

등면 척추의 한 중간에 난 상처입니다. 완전히 관통해버린 것이지요.

총알 뚫고 지나간 흔적입니다. 얼마나 아팠을까요?

부리와 날개, 어깨, 다리에 다발로 산탄총을 맞은 또 다른 말똥가리입니다. 발견이 늦어 빈사상태에서 구조되었는데 조금씩 회복하고는 있지만 영원히 날 수 없을 겁니다.

아주 어리디 어린 말똥가리입니다. 태어나서 7개월도 채 못산 애입니다.

상태가 워낙 위중하여 치료는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이미 시간이 늦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일어설 수 있게만 조치합니다. 날개뼈를 이용해서 수액을 공급하고 있으며 인큐베이터에서 관리되고 있습니다.

수렵은 정해진 기간에 정해진 수량의 정해진 동물을 정해진 지역에서만 한해서만 실시해야 합니다. 그것을 벗어나게 되면 위법이고 밀렵이 됩니다. 흰뺨검둥오리는 수렵종으로 선정이 되었지만 위치를 벗어나거나 기간이 벗어났을 때는 모두 밀렵일 뿐입니다. 총알이 틀어져박힌 동물들을 보시죠...


우측 전오나골과 목이 부러지고 좌측 어깨에 산탄이 박혀져 있습니다.

목이 부러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