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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3일 목요일

2015년 야생동물 구조(치료)결과 분석

1.구조 동물 분석.



2015년도 구조 동물 비율

2015년도에는 총 889마리의 야생동물이 구조 되어 접수되었습니다. 그 중 127마리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58마리는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이었습니다.  분류군으로는 조류가 613마리로 69%, 포유류는 269마리로 30%를 차지했다. 그 외 누룩뱀 등의 파충류 7마리(1%)가 구조되어 접수 되었습니다.


2015년도 조류 구조 비율

조류는 총 74종 613개체가 구조되었으며 전체 조류 분류군 비율에서는 올빼미과가 21%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매과, 수리과 등의 순서로 많았습니다. 구조된 조류 중 가장 많이 구조된 종은 황조롱이로 85개체(14%)였으며 그다음은 흰뺨검둥오리 81개체(13%), 수리부엉이 61개체(10%) 순으로 많이 구조되었습니다.  기타에 속하는 종으로는 괭이갈매기, 큰소쩍새, 참매, 까치, 독수리, 왜가리, 뜸부기 등이 구조되었습니다.



2015년도 포유류 구조 비율

고라니 190개체(71%)와 너구리 59개체(22%)로 구조된 포유류의 93%를 차지하며, 그 외 삵과 안주애기박쥐, 족제비, 청설모, 고슴도치, 멧박쥐, 붉은박쥐, 수달이 구조 및 폐사체로 접수되었습니다.


2.월별 구조 동물 비율 분석.


2015년도 월별 구조 동물 건수

2015년도 월별 구조 동물 비율


야생동물의 번식기인 5, 6, 7월에는 어미를 잃은 새끼(또는 어미를 잃었다고 오해해서)들의 구조가 증가하여 연중 가장 높은 비율로 동물이 구조되었습니다.


3.구조 원인 분석.


2015년도 구조 원인 분석


주요 발생 원인으로는 어미를 잃은 미아가 292개체(33%)로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 전선 및 건물과의 충돌이 185개체(21%), 차량과의 충돌이 180개체(20%) 였습니다. 고라니와 너구리는 실제로 어미를 잃어버려 미아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발견자가 어미가 옆에 없는 경우 미아라고 착각해서 데리고 오는 일이 많습니다. 고라니는 주로 야간에 차에 치어 척추나 다리의 골절로 구조되며, 너구리는 개선충이라는 외부기생충 감염에 의해 탈진 및 기아 상태로 구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구조 지역 현황.


2015년도 지역별 구조 동물수

2015년도에 가장 많은 구조 신고가 접수된 지역은 아산시였습니다. 다음으로 구조 신고가 많았던 지역은 천안시, 예산군이며 서산시와 당진시, 논산시가 그 뒤를 이었다. 


5.구조 및 치료 결과.


2015년도 구조 결과 분석


2015년도 실질 구조 결과분석(폐사체와 DOA 제외)




 2015년에 구조된 동물 총 889마리 중 355마리(40%)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실제적으로 구조센터에서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인 폐사체와 DOA(dead on arrival, 구조 혹은 이송하는 과정에서 폐사한 경우. 접수 후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 또는 24시간 이내 폐사한 경우를 포함)를 제외한 실질 방생율은 50%로 나타났습니다.(2016년 3월 1일 기준)

작성자
충남야생동물 구조센터
진료수의사 장진호


아파트단지 내에서 동물 잡는 덫 발견, 동물 잡으려다 사람도 잡는다.

눈이 내리던 2월의 마지막 날, 목소리가 앳된 초등학생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한껏 상기된 목소리의 소년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어떤 동물이 덫에 걸려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 덫이? 설마 그냥 어떤 구조물에 걸린 거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현장에 나가보았습니다. 그리고 경악을 금치 못할 상황과 마주했습니다.

정말로 아파트 단지 내 위치해있는 공원 산책로 바로 옆에서 야생동물인 너구리가 덫에 걸려있었습니다.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죠.

덫(창애)에 앞 다리가 걸린 채 시름하던 너구리의 모습.
덫에 걸리면 빠져나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너구리가 덫에 걸려있다는 사실도 경악스러웠지만, 더욱 무서웠던 건 이곳이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해있다는 것 입니다. 주변에는 여러 아파트 단지와 학교, 관공서, 큰 규모의 유치원도 자리해있었습니다. 심지어 바로 옆에는 아이들이 뛰어 놀아야 할 놀이터도 위치해있었죠. 만약 어린아이가 산책로 근처의 풀밭에서 놀다가 이 덫에 걸리기라도 했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현재 이런 덫이 어디에 얼마나 더 설치되어있는지 파악되지 않아 그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아파트단지의 공원과 같은 불특정 다수가 자유로이 이용하는 장소여서 그 위험성은 더욱 높을 수밖에요. 

덫이 설치되어있는 위치는 어린이들도 충분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바로 옆에는 놀이터가, 불과 200m 근처에는 큰 규모의 유치원이 위치해있습니다.


덫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포획 틀이나 올무 등도 있지요. 하지만 우리가 가장 흔하게 떠올리는 덫이 바로 '창애' 입니다. 창애는 동물이 덫의 일부분을 밟으면 잠금장치가 풀리면서 날카로운 이빨을 지닌 부분이 콱! 하고 맞물려 동물의 신체를 물게 되는 구조를 지닌 덫입니다. 이 덫에 동물이 걸리게 되면 피부와 근육의 손상, 골절은 기본이고 심할 경우 신경이 손상되거나 절단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어린아이의 발목이 이 덫에 걸렸다면 어찌되었을까요? 골절 등의 크나큰 상처가 생기는 것은 불 보듯 뻔한 결과입니다.
특히나 이러한 덫은 누구나 쉽게 구매해 설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악용의 소지 또한 높은 상황입니다. 사람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는 창애가 '쥐덫' 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판매되고 있으니까요.

추운 겨울, 굶주림에 지친 너구리가 사람의 거주지 주변까지 내려와 먹이를 찾아 헤메고 있었고, 북어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고 덫 근처에 다가왔을 겁니다.
그리고 덫에 걸리고 말았죠.


보통 동물이 이러한 덫에 걸렸을 때 발생하는 문제는 빠져나가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더 큰 상처가 발생한다는 점 입니다. 그렇게 발버둥 치면 칠수록 상처는 깊어지고, 치료는 어려워지죠. 또 빼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빨이 부러지거나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덫(창애)에 걸려 다리가 절단된 너구리의 모습


하지만 무척이나 다행스럽게도 이 너구리는 상당히 온전한 상태였습니다. 발가락의 일부만이 덫에 걸려있었고, 크게 발버둥치거나 물어뜯지 않아 상처도 심하지 않았습니다. 구조 이후 방사선 사진을 찍어보니 좌측 발가락에 약간의 폐쇄골절이 있었고 피부 괴사가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허나 이 역시도 기존에 덫에 걸린 다른 개체들과 비교한다면 천만다행인 수준이었죠. 

덫에 걸렸던 부위의 검사와 치료를 진행하는 모습
좌측 발가락뼈에 골절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왜 아파트 단지에 이토록 무시무시한 덫을 설치해놓았을까요? 
이런 곳에서 야생동물을 밀렵하고자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마 최근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유기동물이나 길고양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거나, 혐오하는 마음에 상해를 입힐 목적으로 설치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 같습니다. 
최근 뉴스만 봐도 독극물을 넣은 먹이를 이용해 길 위의 생명을 죽이거나 길고양이에게 화살을 쏘기도 하고,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일명 '캣맘'이 폭행을 당하는 등의 '동물혐오'에 따른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가 덫이 설치되어있던 장소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이곳에 설치된 덫은 그 누구에게나 크나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위험이 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길 위의 다른 생명들이 불편하고 혐오스럽다하더라도, 어찌 이런 방법까지 선택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덫에 걸린 동물이 겪을 고통은 전혀 생각지 않았을 테죠. 그렇다면 동물도 동물이지만, 만약 이 지역주민이나 어린이가 이 덫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는지도 생각지 못했던 걸까요? 아니면 아무렴 어때하고 개의치않았던 걸까요?

만약 후자라면, 우리는 지금 너무도 끔찍한 생각을 지닌 누군가와 같은 시간, 장소를 공유하며 살아가는셈입니다. 동물을 싫어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생명을 앗아가는 것도 그들에게 주어진 자유는 아니겠지요.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6년 3월 1일 화요일

2016년 2월 야생동물 구조(치료) 결과 분석

1.종별 개체수 분석.(2016년 2월)




봄에 들어서는 입춘과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가 있는 2월이었지만 가끔 하늘에서 눈이내리기도 하였습니다. 꽃샘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는 2월에는 총 39마리의 야생동물이 구조되어 접수 되었습니다. 포유류 4종 10개체(26%), 조류 18종 29개체(74%)가 접수되었습니다. 가장 많이 구조되어 접수된 동물은 말똥가리로 7개체 였습니다.



2.구조 원인 분석.(2016년 2월)




2월에 구조된 동물들의 사고 원인들도 다양했지만 전선 및 건물과의 충돌이 15개체(38%)로 가장 많았으며 차량과의 충돌이 그다음이었습니다.



3.구조 지역 현황.(2016년 2월)




2월에는 당진시에서 11개체로 가장 많이 구조되어 접수되었으며 아산시와 서산시가 뒤를 이었습니다.



4.구조 및 치료 결과.(2016년 2월)




2월 한달동안 구조되어 충남야생동물 구조센터에 접수된 동물은 총 39개체였으며 이중 7개체(18%)가 자연으로 돌아 갔으며 11개체(28%)는 현재 치료 및 재활 중에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진료수의사 장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