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검색해보세요

2012년 9월 20일 목요일

검은등제비갈매기(Sooty Tern) 유조

검은등제비갈매기(Onychoprion fuscatus, Sooty Tern)

- 조강(Aves) / 도요목 / 갈매기과

- 현황: 현재까지 국내에서 10회 미만의 채집기록 및 관찰기록이 있는 희귀한 새
         (전세계적으로는 약 22만여마리의 개체수가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
검은등제비갈매기 분포도.
출처:  http://www.surinambirds.com/charadriiformes-sternidae-sooty-tern-sterna-fuscata

- 1992년 8월 26일 부산 공동 어시장에서 어린깃에서 성조깃으로 깃털갈이 중인 1개체를 수집한 것이 최초 기록이며, 표본은 이화여대에 소장되어 있다.

- 지리적으로 7 또는 8 아종으로 분류한다
  : 한국에 도래하는 아종은 분포권으로 보아 nubilosa로 판단되나 확인이 필요하다(박진영, 2002)




이전 '8월 구조(실적) 결과' 포스팅 글에서 잠시 언급했던 검은등제비갈매기를 좀 더 자세히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위에서 이 종에 대에 간략히 설명한 바와 같이, 국내에서는 매우 보기드문 종이고 관련 자료도 많지 않아 사육/재활에 애를 좀 먹고 있습니다.


검은등제비갈매기 유조.
매우 수척해 있던 상태로 체온유지를 위해 ICU에 입원 중인 모습.


지난 8월 13일 충남 부여군의 한 공장 내에서 발견이 되었고, 접수 당시 체중은 130g이었으며 흉근량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매우 수척한 상태였습니다.
설사 증상도 있었기에 무리한 검사를 실시하기보다 항생제 투여와 보온 및 영양분 공급을 우선 실시하였죠...

다행히 하루 정도 후부터 먹이를 부리 주변에 갖다대면 반응을 보이며 먹기 시작했고 약 1주일 정도가 지난 후부터는 작은 물고기를 스스로 먹을 수 있게 되어 체중이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약 한달 정도의 입원 결과 체중은 180g 전후를 유지하고 있으며 흉근 발달도 좋아져서 비행 테스트를 실시하였습니다.






 근골격계나 다른 문제가 있지는 않나 확인하기 위해 방사선 촬영을 실시하였고, 판독 결과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검은등제비갈매기의 방사선 촬영 사진(위: VD view, 아래: lateral view)


그러나 갈매기/오리 등과 같은 물새류의 사육 상태에서 발생하는 가장 빈번한 문제인 '범블풋(bumble foot)'이 확인되어 매일 소독과 항생제 연고를 사용하여 치료를 해주고 있으며,

다행히 심하게 악화된 상태는 아니지만 그들의 자연 서식지가 아닌 인위적 사육환경에서의 한계로 인해 하루 빨리 방생이 필요한 상황이죠.



국내에선 정보를 얻기 힘든 상황이라 'international bird rescue research center'쪽에 자문을 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기도해주세요~!!



2012년 9월 17일 월요일

흰뺨검둥오리와 집오리의 깃털고르기입니다.

흰뺨검둥오리와 집오리의 깃털고르기입니다.
날이 좋으니 생존에 필수적인 깃고르기가 한창입니다.

이렇게 어리던 녀석들이 들어와서 난리들을 쳤습니다.


아주 엉뚱하지만, 엉겹결에 인수받은 집오리 녀석이 있습니다. 역시 꼬맹이 때 온 것인데, 우리 센터에서는 야생동물이 아닌 이상 인수하지 않습니다만 대전에서 센터까지 직접 가져오신 노력 때문에 인수하여 데리고 있습니다. 국도 길가에 홀로 나와 돌아다니던 녀석이라죠? 흰뺨검둥오리보다 훤씬 늦게 태어난 녀석인데, 폭풍성장합니다. 흰뺌검둥오리들은 가까이 가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저희는 이 친구가 왕따 당할 줄 알았었는데... 다행히 지금은 잘 지냅니다. 혹시 누구 데리고 가실 분 계시나요? 이쁘게 키웠습니다.

학명 공부를 좀 하시죠. 라틴어라 생소합니다만 자꾸 들으면 쉬워집니다.

집오리의 학명인 Anas platyrhynchos에서 platyrynchosplatyrhyncos로 나눌 수 있는데 platy의 뜻은 넓은 이라는 의미이고 rhynchos는 부리라는 의미에서 왔습니다. 청둥오리의 학명이기도 합니다. 집오리는 청둥오리를 원종으로 하고 있죠.

Platypoecilus 라는 속명이 있는데 이는 어찌보면 청둥오리흰뺨검둥오리의 학명을 쉽게 외우게끔 해주는 속명입니다. "platy-" + "-poecilus"로 이루어지는데 그리스어인 poikilos 는 spotted라는 의미이거든요.


깃털은 엄밀히 말하자면 포유류의 털보다는 파충류의 비늘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정립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젠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어려서 들어왔던 흰뺌검둥오리 새끼들이 이제는 제법 커서 날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육장이 다소 비좁아 날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야생에서 잘 살아나리라 생각합니다. 따스한 날, 목욕 잔뜩 하고서 깃고르기가 한창입니다.

흰뺨검둥오리의 학명인 Anas poecilorhyncha는 오리류를 뜻하는 속명(Genus name)인 Anas와 그리스어인 poikilos에서 유래된 poecilarhyncha로 나눌 수 있습니다. rhyncha는 부리를 뜻하며 poikilos는 얼룩덜룩한 speckled라는 의미라는군요. 얼룩반점의 부리라는 의미입니다. 학명 외우기 쉽죠잉?



머리 한쪽 깃털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지금은 보이지 않죠

언제 키울까 했는데 이제 다 컸습니다.

물 안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집오리입니다.
이제 동영상을 보시죠.




집오리입니다.


2012년 8월 구조(치료) 결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2012년 8월(9월 9일까지 접수된 건수 포함)까지 구조(치료)된 야생동물의 결과는 아래 표와 같으며, 방생율은 약 40% 정도로 지난 달보다는 다소 감소하였습니다.
2012년 9월 9일까지 구조(치료)결과 총괄표.
실질 방생율은 약 40% 정도이며, 계류 상태의 동물도 이전달보다 많이 감소한 상황이다.

2012년 8월 한달간 구조된 동물의 세부 정보는 아래 표와 같으며, 구조건수는 지난달에 비해 다소 감소하였네요...
58마리가 구조되어 4마리가 방생되었고, 11마리만이 치료/계류 상태중입니다.
8월에는 구조건수에 비해 안락사와 DOA(dead on arrival), 폐사체 비율이 높아 그만큼 치료 가능한 개체수가 적었음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8월에 구조된 야생동물 중 특별한 케이스 몇 가지를 사진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먼저 '검은등제비갈매기(Sooty Tern, Onychoprion fuscata nubilosa)' 유조가 8월 13일에 구조되었는데요..
이 새는 국내 발견 기록이 10회 미만일 정도로 매우 드문 종이며, 태풍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초기 체중이 130g정도로 매우 수척한 상태였으나 현재 190g정도까지 증가하여 정상 체중을 거의 회복한 상태입니다. 근골격계나 다른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고 위협행동이나 보행 등은 정상으로 보이지만 아직 비행 여부를 정확히 확인해 보지 못한 상황(비행테스트 를 실시해보았지만 전혀 비행 못함)이라 센터에서 계류 중이네요...
검은등제비갈매기 유조.
초기 기립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수척하였으나 정상 체중을 회복하여 야외장에서 계류 상태에 있다.


8월은 올해 태어난 유조들의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8월 18일에 구조된 '소쩍새(Oriental Scops Owl, Otus scops)' 유조도 그 중 하나인데요, 천안 한샘동물병원에서 구조하여 인계받은 녀석으로 중학교 부근에서 발견되었고 검사 결과 골절이나 안구 등의 문제가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유리창이나 건물과의 가벼운 충돌로 인한 일과성 뇌진탕으로 진단되었죠....
보통 철새가 이 시기에 골절 등의 부상을 입고 구조되면 치료를 하더라도 방생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여 1년을 더 계류하면서 기다리는 일도 생기는데, 다행히 이 소쩍새는 다른 큰 외상없이 회복 후 비행상태도 좋아서 9월 3일에 방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초기 구조(접수) 상태의 소쩍새 유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름 철새로서 보통 소쩍새는 회갈색의 털을 가지지만, 이 소쩍새 처럼 적갈색 털을 보이는 개체들도 종종 발견된다.
회복 후 방생한 소쩍새.
야행성 맹금류인 점을 감안하여 야간에 적합한 방생장소에서 자연으로 보내주었다.


다음은 폭스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비둘기 사진입니다...
조류 폭스바이러스는 Avipoxvirus에 속하는 바이러스들에 의한 조류의 전염병이며, 전 세계적 발생 분포를 보이고 감염된 개체와의 직접 접촉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환경, 모기에 의한 흡혈로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부형과 점막형의 두가지 형태의 감염 증상을 보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멧비둘기에서 흔하게 감염된 개체를 볼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 후 자연치유 되기도 하지만 병변이 증식/확장하면 시력장애, 호흡곤란, 먹이활동의 제한, 이차 세균 감염 등으로 폐사에 이르게 되며 특이적 치료법은 현재까지 없습니다..
조류 폭스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비둘기.
털이 없는 부위(다리, 부리, 눈 주위)에 사마귀같은 구진이나 결절이 형성되어 시력장애가 발생하였고,
센터내 계류/입원 중인 조류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야외에서 검사 및 확진 후 안락사되었다.



요즘 센터는 어린 동물들의 구조와 관리가 마무리 되어 이미 방생되었거나 방생 준비에 한창입니다...


이들 어린 야생동물들 모두가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거라고 확신할 수 없지만, 자유롭게 그리고 본능적으로 야생에서 잘 적응하여 지내기를 바라면서 꾸준히 방생을 하고 있죠..



그런 의미에서, 지난 봄 센터 주변에 방생했었던 까치 유조 형제들의 모습을 확인하시죠~!
윙텍 5번 까치.
둥지에서 떨어져 날개와 다리에 골절을 입었던 녀석이지만, 야생에서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다.
센터 주변에서 지내며 일명 '깍깍이'라고 불리며 가끔 센터 직원들이 먹이를 주면 곧잘 다가오는 귀여운 녀석.

윙텍 2번 까치.
단순 미아로 구조되어 윙텍 5번과 함께 길러진 까치 유조.
센터 주변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지만, '깍깍이'이와는 달리 사람을 다소 경계한다.




2012년 9월 16일 일요일

어린 너구리들의 먹이 찾기 공부

대전에 있는 보문고등학교 이건익 학생이 오늘 자원봉사를 하러 왔지요. 학교에서 생물동아리를 하고 있고 동물에도 무척 관심이 많았습니다. 자원봉사를 더 하려고 하는 것을 뒤에 약속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오전까지만 하였드랬죠ㅎ 이쁩니다ㅎㅎ

자원봉사의 시작은 간단하게 청소와 정리를 하고 난 뒤 새끼 너구리들에게 먹이 줘서 관찰하는 것을 하였습니다. 그냥 먹이를 준 것이 아니라 먹이를 찾아 먹을 수 있게끔 했지요. 사람을 따르는 경향이 강한 어린 너구리에게는 간접적으로 먹이를 줘서 사람과의 거리감을 둘 수 있다는 것과 먹이를 찾으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입니다.

사료와 포도는 계류장 곳곳에 뿌려 너구리들이 돌아다니며 먹을 수 있게 했지요. 그리고 냄새가 강한 먹이는 땅에 다양한 깊이로 묻었구요.

처음 새끼 너구리들의 반응은 우선 먹기 쉬운 사료과 포도를 여기저기 다니며 먹었습니다. 그러나 땅에 묻힌 먹이는 잘 먹지 못하더군요.  돌아다닐 뿐 땅을 파지는 않았습니다.

땅에 묻힌 먹이를 먹지 못하는 새끼 너구리

그래서 결정한 것은!!!!! 짬밥이 투입!! 실은 짬밥이는 먹이를 줄 때 체중조절을 위해 어린 너구리와 격리시켜 따로 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새끼 너구리들에게 시범을 보이기 위해 같이 있게 해주었지요. 그랬더니!!!!!

어린 너구리들이 짬밥이가 하는 모습을 보며 따라하는 것이 아닙니까!
짬밥이가 땅을 파서 그 속에 있던 먹이를 먹으면 옆에 와서 달라고 조르기도 했지만 그간 체중조절을 위해 참았던 식욕을 폭발시키는 짬밥이는 절대로 먹이를 주지 않더군요. 전에는 줬었는데.....그러자 새끼들이 짬밥이가 지나간 자리에 땅을 팠습니다. 우연히 짬밥이가 찾지 못한 먹이가 있자 그것을 먹고 그리고는 적극적으로 냄새를 맡으며 여기저기 다니면서 직접 위치를 선정해 땅을 파 먹이를 찾았습니다.
짬밥이가 하는 행동을 보고 있는 새끼 너구리들

어린 너구리가 다가가지 엉덩이로 밀쳐내는 짬밥이ㅋㅋㅋ



이젠 나도 할 수 있다!!!우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여기저기 땅을 판 흔적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야생동물들에게도 경험이 많은 동물이 곁에 있어주는 게 정말 중요하단걸 보여주었지요. 짬밥이도 나름 행복한 날(내일 부터 다시 체중조절 도입..), 새끼 너구리들에게도 배울 수 있었던 날이었습니다ㅎㅎ

참!!! 이건익 학생~!! 오늘 땅파느라 수고했어요~^ㅂ^
다음에 또 봅시다~ㅎㅎ

위의 글은 이건익 학생과 함께 관찰하며 이야기 나눈 것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2012년 9월 15일 토요일

건강하게 자란 새끼 삵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이제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어 어린 야생동물들이 모두 성장해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품을 떠나 야생으로 돌아가는 시기도 이렇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센터에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정말 북적대던 어린 동물들이 건강하게 성장해서 웃으면서 대부분 떠나보내고 후반기 계절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이 때까지 같이 있었던 새끼 삵들도 이번에 야생으로 돌려보내게 되었습니다.



. 13일 목요일에 비가 조금씩 오긴 했지만 천수만까지 가서 방생을 했습니다. 가을이라 그런지 황로와 왜가리들 같은 야생 조류도 많이 보고 너구리 발자국도 보고 왔습니다. 야생으로 돌아가면서 물에서 헤엄도 치고 소리없이 사라지는 게 역시 야생동물이다 싶었습니다. 벌써 잘 적응한 것 같았지만 정말 잘 적응해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살기를 바랍니다.













방생 후 사진입니다. 물을 헤엄쳐 건너서 맞은편에 가니 어디에 있는지 주변이랑 색이 비슷해서 찾는 데 힘들었습니다.




야생으로 돌아가던 삵의 발자국입니다. 이 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땅이 물러 이렇게 선명하게 찍혔습니다. 비가 온 날의 삵 발자국은 깊에 찍혀서 발톱도 어렴풋이 찍히더군요.





 마지막으로 방생 전, 미꾸라지로 행동풍부화를 한 모습을 보여드립니다. 여름이 끝나갈 쯤에 더위에 지친 삵들을 위해 해가 진 저녁에 시원한 물에 미꾸라지를 몇 마리 넣어 제공했습니다. 네 마리 다 모여서 미꾸라지 움직임에 집중하는 게 아무래도 호기심이 많은 삵들에게 좋은 자극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야생에서 더 재미있게 지내겠죠? 














2012년 9월 4일 화요일

솔부엉이 11-392번의 방생

사람에게 사지 말단이 매우 중요한 것처럼 모든 동물에게도 각기 사진 말단은 중요합니다. 물고기에게 지느러미가 중요한 것처럼, 새에게는 날개가 무척이나 소중한 것이죠.

날개뼈가 부러지면 물론 날 수 없습니다.

치유가 가능한 경우, 시간을 두고 천천히 아물기를 기다려야만 하겠죠.

물론 그 치유의 기간동안 충분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한다면 죽음에 더욱 가까워질 것임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구조센터에서 지내다 보면 적지 않은 동물이 야생에서 부상당한 후스스로 치유하여 들어온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이 고스라니 뼈의 형태에 남아있기 때문에 방사선으로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저희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들의 상처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셈이지요.

물론 과거에 사람에 의해 총에 맞은, 몸 안에 총알을 박고 살아가던 숱하게 많은 고라니들도 보곤 합니다.

이번에 소개드릴 동물은 솔부엉이입니다.

2011년 8월 14일 경북 봉화군에서 발견된 개체인데, 어찌어찌하여 충남센터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체중은 상당히 말라있어서 156g이 나갔고 우측의 척골이라는 뼈가 네동강이 난 상태였죠. 유리창 같은 곳에 강하게 부딪혔을 가능성이 높은 부상의 형태였습니다.
연령은 깃갈이 상태로 보아 성체로 보고 있었죠.

치료방법의 고민 끝에 부목과 운동제한의 과정을 거친 비수술적 교정방법을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모든 골절은 무조건 수술적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술이라는 과정 또한 새로운 손상을 야기하고 잠재적인 감염의 기회를 넓히는 것이기에 신중한 판단을 항상 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1개월 후 임상적 유합이 완성되고 2개월 후 완전한 유합이 달성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비행깃에 달려 있었죠.

10월 중순이 되면 대부분의 여름철새는 이미 동남아시아로 이동해버리는 상태입니다. 스스로 멀리까지 날아가는 것보다는 기류를 타고 이동하는 측면이 강해서 이 시기에 불어주는 기류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게 월동지로 날아가는 방법인 셈인데 이 열차를 놓치게 되면 사실 생존에 심각한 문제가 닥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날개가 골절된 경우에는 뼈가 붙는 것도 중요하지만, 뼈가 붙는 기간동안 운동제한을 시키기 때문에 골절부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운동제한에 걸려 위축되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그로 인해 비대칭적인 비행을 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날개깃과 꽁지깃이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됩니다.

조류의 깃은 보통 1년에 1회정도의 교체를 합니다.
사람이나 포유류의 털처럼 일정길이만큼 계속쩍으로 빠져서 자라나고 그런 것이 아니라 연중 특정 시기에 교체를 한다는 것이지요.

배에 걸린 깃발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은 헤어지기 쉽상이죠. 이런 것처럼 조류의 비행깃은 사용하면서 닳게 되어 이를 갈아야만 하는데 보통 1년에 딱 한번 갈아입습니다. 물론 대형조류의 경우 2년정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결국 강제로 호르몬 유도를 통해 깃을 갈아주지 않는 이상은, 혹은 깃을 교체해주지 않는 이상은 자연의 섭리에 맡겨야 하는데 간혹 이 시기를 기다리는 게 무척이나 힘들 때도 있습니다. 

이번처럼 1년을 기다리기도 하니깐요.

새의 깃은 망가지면 최소 6개월을 기다려야 합니다. 망가진 깃으로 야생에서의 생존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새를 다룰 때는 정말 조심조심 다뤄야 하며, 특히 깃이 손상되지 않도록 종이상자에 넣어서 운반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겠습니다.

1년만에 다시 야생으로 돌아간 11-392에게 희망을 빌어주세요.

아래 방사선 사진은 우측 하단의 날짜를 참조하시면서 R이라고 써진 쪽의 골절이 치유되어가는 것과 함께 전체적인 체격의 변화도 눈여겨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가을이 다가오며 어린 야생동물 방생을 준비합니다.

이제 완연한 가을이라고 해도 될까요?
두차례 태풍이 지나가고 센터로 일부 피해를 입었지만 농민들 맘 같을까요?

가을이 다가오며 여름 내내 우리와 지냈던 동물들을 돌려보내야 합니다.

이러한 동물을 보낼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야생성의 여부이겠죠.
바로 정신적 건강성이겠죠.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두번째로는 신체적 건강성입니다.
신체적 건강성은 야생의 개체를 표준으로 삼는데
야생의 개체를 우리가 알 수 없기 때문에 로드킬이나 그 시기에 확보되는 동물들을 대상으로 하여 확보하는 체중 등이 표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자료는 그냥 지나가면 쓸모없는 자료이지만
정리가 도니다면 전체적인 1년 흐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 입수한 로드킬 당한 삵 새끼의 경우 머리를 다쳐 일부 출혈이 있었을테지만 그 체중에는 그게 변화가 없을텐데 수컷이면서 체중은 2258그램 정도가 나왔습니다.

로드킬 되는 동물의 경우 일반적으로 정상 생황을 영위하다가 문제가 생긴 경우이기 때문에 얻어지는 자료는 야외 표준을 삼기 좋은 측면이 있습니다.


태어난 지 4개월 정도 지난 어린 수컷 삵입니다.

순간적인 충돌에 의해 두개골 손상이 발생한, 불쌍한 개체입니다.
센터에서 자란 4마리 삵 중 한마리입니다. 성질이 매우 거칠죠.

며칠 상관이긴 하지만 한마리를 빼고서는 모두 사람을 겁내하거나 위협하는 행동을 보입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야생에서 살아가기 좋은 적합한 반응으로 간주하고 있지요.

키워준 것도 어디인데 배은망덕하게 재활사에게 신경질을 부리다니... 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숨고 사람에게 위협하고, 멀리 도망가주는 녀석들이 훨씬 더 고맙고, 그렇습니다.

화를 내며 이동 할 때는 이렇게 허리도 키우고 꼬리고 듬뿍 들어올리고 걸어다닙니다. 화 났다고 이야기 하는 셈이지요.






2012년 9월 3일 월요일

벌매의 벌집 공격입니다.

벌매는 우리나라를 주로 통과하여 동남아와 시베리아 혹은 일본으로 이동하는 철새입니다. 물론 일부는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번식지가 잘 알려지 있지도 않고 번식 개체군의 크기도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벌매는 벌을 직접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그 유충을 먹습니다.
장수말벌집까지 공격하는 정말 무시무시한 능력이 소유자입니다.

Pernis apivorous가 유럽벌매의 학명입니다. 라틴어로 Api는 벌을 뜻하고 vorous는 --을 먹는 이라는 의미지요. 벌을 먹는 새라는 의미입니다.

Pernis ptilorhynchus는 아시아벌매의 학명인데, 라틴어로 Ptilo의 뜻은 깃털이 나 있는, 혹은 날개 라는 의미이며  rhynchus의 뜻은 부리를 뜻합니다. 즉 부리까지 깃털이 나 있는이라는 의미겠지요.

다른 조류에 비해 배설물(요즘 많은 분들이 배설물을 배설물이라 하지 않고 분비물이라고 하는데, 똥을 코나 눈으로 흘리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배설물을 배설물이라고 하게 해주세요. 배설과 분비는 다릅니다. 매우...)에 물이 매우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갈증이 믾이 나는 동물일까요? 

2011년 10월 19일 충남 서산에서 발견된 이 개체는 아파트의 유리창에 충돌하여 좌측 날개가  골절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수술적으로 교정이 가능한 골절이었지만 골절된 지 오래된 상처라서 구더기가 슬고, 이미 상당부분 괴사가 이루어져서 영구장애 판정이 났습니다. 

하지만 워낙 귀한 새이고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관찰은 되지만 사육하고 있는 개체도 거의 없는 편이어서 교육차원에서 사육을 고려하고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매우 강한 충격이 좌측 요척골에 가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유리창에 부딪혀서 이렇게 까지 부러질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만, 일단은 총상은 아닙니다.

날개뼈가 부러진 관계로 사람의 팔뚝부위가 많이 짧아져 있습니다.

신선한 골절이었으면 치료가 충분히 가능한 상태의 골절입니다만, 이미 상처부위의 감염과 괴사, 그리고 구더기 오염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생명을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죠.

희안하게도 이 개체는 사람을 무척이나 따르고, 경게하지 않던, 식탐 많던 새라서 저희가 데리고 있기가 매우 수월했습니다. 덩치 큰 맹금 앵무라고나 할까요? 이런 동물을 데리고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고려점 중 하나는 동물이 받는 스트레스입니다만, 이 친구는 오히려 저희가 스트레스 받을 정도였답니다. 배고프면 울어댑니다.

벌매에게는 좀 추운 겨울이었을 겁니다. 봄과 가을에 우리나라를 통과하여 산림 지대로 이동하여 벌집을 공격하는 맹금류이며, 동남아에서는 아마도 대만 인근까지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4월 사진ㅇ니데 연회색이던 홍채색이 슬슬 노랗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의미입니다.  상당히 많은 조류에서 연령을 추정할 때 홍채의 색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에게 구조된 이 녀석은 몇 개월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된 것으로 보입니다.

보시기엔 늠름한 자태입니다만, 정말로 순진하고 순한 녀석입니다.

새로 만들어준 횃대에 올라가 앉아 있는 모습입니다. 철쭉이 펴 오르는군요.

보름 전쯤 새로 만들어둔 횃대에 올라간 녀석입니다. 홍채색이 더욱 노랗게 변해 있습니다.

참으로 예쁜 노란색입니다. 수리부엉이의 홍채는 노랗다 못해 붉은색까지 감도는 반면 이 녀석은 연노랑입니다.



우연찮게 쌍살벌집 하나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많은 유충이 있었고, 벌매에게 주기로 하였지요. 쌍살벌들에게는 미안합니다만... 그래도 센터에 매달린 벌집을 놔둘 수는 없는 것이지요.

119 요원분들이 살충제만 뿌리지 않고 저희에게 주신다면 이런 벌집은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먹다가 흘린 벌 유충입니다.

이렇게 생겼다군요.

쏙쏙 뽑아먹고 그것도 아쉬워 뻘집의 일부까지 뜯어먹었습니다.

벌매의 발가락 비늘모양입니다. 우리 조밀하고 두터운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주로 발로 먼저 벌집을 움켜잡기 때문에 공격을 당할 수 있는 부위입니다만 이러게 보호하고 있답니다.


발톱은 상당히 가늘고 길게 발달해있습니다. 마치 갈코리처럼 말이죠. 먹이를 채거나 죽이는 용도가 아닌, 쉽게 부스러질 수 있는 벌집을 강하고 깊게 움켜잡을 수 있도록 발달한 흔적이라고 하겠습니다.

벌매의 뒷덜미입니다. 목덜미깃은 풍성하고 덥수룩하게 나 있어서 벌침이 몸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멋지지 않나요?

부리는 다른 맹금류에 비해서 상당히 길게 자랍니다. 공작에 가까운 부리형태라고나 할까요? 콧구멍은 길고 앏게 발달해있습니다. 괜히 크게 만들어서 벌침 맞을 이유는 없겠죠?  잘 안보이시겠지만 부리 위의 노란색 부위가 납막이라는 부분인데 부리와 납막 사이에 길게 2시에서 8시 방향으로 홈이 나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가 외비공( 外鼻孔  nostril)입니다. 눈과 부리사이에도 간격이 넓을 뿐만 아니라 이 부분도 충실하게 깃털이 덮고 있습니다.

3년새 수컷 말동가리의 모습입니다. 부리가 상당히 짧기도 하거니와 콧구멍도 명료하게 보입니다. 얼굴깃도 조밀하지 않죠. 이런 녀석은 벌 근처에 갔다가는 금방 쫓겨날 겁니다.
물을 마시는 이쁜 벌래도 보세요...
벌매가 물을 마십니다. 이럴 때 보면 영락없이 앵무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