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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5일 목요일

야생동물의 이름과 학명, 그 안에 비추는 녀석들의 삶

하나의 동물이라도 그들을 부르는 이름은 꽤나 다양하다. 각각의 나라에서 부르는 국명이 대표적이지만, 영어권의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영명도 있고, 또 과거에 불려왔지만 현재는 부르지 않는 고명(옛 이름)도 있다. 심지어 어떤 동물은 이런 이름이 여럿인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에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저지대의 강변이나 경작지, 산림, 초원 등 먹잇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누룩뱀은 국내에서만 하더라도 금화사, 석화사, 밀뱀산구렁이 등 참으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다. 이처럼 하나의 나라 안에서도 지역이나 시기에 따라 혹은 동물의 이름을 각각 달리 부르는 것은 사실 굉장히 흔한 경우이다.

금화사, 석화사, 밀뱀, 산구렁이 등 국내에서만 하더라도 참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누룩뱀. 



그런데 이처럼, 국명이든 국외명이든 여러 가지 이름이 동시에 불리면 종종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한다. 예를들어, 우리나라의 까치를 다른 나라에 가면 까치라 부를 수 없다. 아니, 부를 수야 있겠지만 외국인은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영어권의 나라라면 그나마 널리 쓰이는 영명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또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는 이 역시도 한계가 있다.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한 상황이다. 각 나라마나 고유의 언어와 문화가 있고, 그들의 역사에 맞게끔 이름을 부르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여기엔 불편함이 뒤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야생동물을 포함한 대부분의 생물은 살아있기 때문에 움직일 수도 있고, 여러 나라에 널리 분포해있기도 한다. 우리에게나 국경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지, 녀석들이 그것을 이해하고 살아갈리 만무하다. 국경을 잣대로 녀석들을 구분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이 아닌 우리의 기준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까치가 다른 나라에서는 까치가 아니지만 결국, 둘은 같은 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일종의 약속이 필요했다. 어떠한 동물의 이름을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인정하여 사용하는, 바로 학명이다.

수리부엉이의 분포를 나타내는 지도이다. 이는 수리부엉이가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것도 아니고, 국경을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도 아님을 나타내고 있다물론, 거리가 멀리 떨어져있는 곳에 서식하는 개체들 사이에는 생태적, 유전적 차이(아종 등)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긴 하다.
(사진 출처 : IUCN)


학명은 기본적으로 종(Species)을 표기하는 방법으로, 라틴어를 이용해 속(Genus)명과 종(Species)명을 조합한 이명법을 따르고 있다. 이는 국제적으로 약속된 종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동물을 분류해 종의 위치를 나타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매의 학명은 Falco peregrinus , 황조롱이는 Falco tinnunculus . 이 둘은 속명인 Falco가 같은 것으로 보아, 분류학적으로 같은 속에 포함된 다른 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좌측 : 매 / 우측 : 황조롱이
Falco라는 속명을 미루어보아, 둘은 같은 속에 속하는 다른 종임을 알 수 있다.



학명이 가지는 의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학명은 처음 동물을 발견해 학계에 보고한 사람이 정하게 되는데, 속명이야 분류학적 위치에 따라 정한다 하더라도 종명은 명명자가 짓기 나름이다. 때문에 발견자의 이름이나 지역명을 라틴어화 해서 부르기도 하는데, 보통은 그 동물이 지닌 특징을 종명에 담아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흰꼬리수리의 영명은 하얀색 꼬리를 지닌 바다수리라는 뜻의 ‘White-tailed Sea Eagle’이다. 그렇다면 학명은 어떠할까? Haliaeetus albicilla. 이게 녀석이 학명이다. hali는 바다 또는 소금, aeetus는 수리라는 뜻이다. , albi는 하얗다, cilla는 꼬리를 뜻한다. 그러니까 녀석의 학명을 풀어 써보면 결국, 하얀색 꼬리를 지닌 바다수리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국명도, 영명도, 학명도 녀석의 가장 두드러지는 외형적 특징인 하얀 꼬리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녀석의 국명, 영명, 학명은 모두 외형적 특징인 하얀 꼬리를 가르킨다.


물론, 모든 동물의 학명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학명을 알아본다면 그 동물의 분류학적 위치나 외형, 생태적 특징을 이해하는데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야생동물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제는 그들 이름의 어원이나 학명을 들여다보자. 아는 만큼 관심도 높아지고,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도 강해질지 모르니까.

, 참고로 까치의 학명은 Pica pica, 수리부엉이의 학명은 Bubo bubo 이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5년 8월 4일 화요일

2015 어린 야생동물 구조 현황(조류편)

지난 포유류 편에 이어, 이번에는 어린 야생조류들의 현황을 알려드립니다~!

7월 30일을 기준으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는 포유류를 제외한 조류만 26종 163마리가 머물고 있습니다.
이 중 성조(어른 새)보다 더 많은 주의와 관리가 필요한 올해 태어난 어린 야생조류는 15종 119마리가 되겠습니다.

종이나 개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조류는 포유류보다 스스로 먹이를 먹게 되기까지의 기간이 길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결코 새끼 야생조류를 키워내는 것이 쉬운건 아니랍니다.

먹이를 최소 30분~1시간 간격으로 급여해야 하는 참새목 소형 조류의 유조들,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헤엄을 칠 수 있는 수조가 있어야 하는 흰뺨검둥오리 유조들, 그리고 다리나 날개의 골절이 발생하여 먹이와 함께 치료적 처치가 필요한 유조들....

이 모든 어린 조류들은 스스로 먹이를 먹을 수 있을 때까지 보통
- 매일 체중을 측정하고 기록해서 체중 변화를 모니터링해야 하고
- 깃털이 분변에 오염되지 않도록 청결을 유지해야 하며
- 성장하면서 깃털이 부러지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최적화된 사육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죠...

또한,
- 시중에 판매되는 먹이 중 해당 종에게 맞는 적절한 먹이를 찾아서 공급해야 하고
- 자연스런 햇빛을 쐴 수 있도록 이동식 입원장을 자체 제작해서 활용하거나 UV등을 설치해 주거나
- 부족한 영양분을 채워주기 위해 비타민이나 칼슘과 같은 영양보충제를 추가해주고
- 체온 유지를 위해 열등을 켜주거나 ICU(Intensive Care Unit)에서 일정한 온도와 습도로 관리해 주는 등.....

각별한 노력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이런 어린 새들이 100여마리니까~ 결코 단순하지 않죠?^^;

그럼 현재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호 중인 어린 야생조류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만나보실까요~?

1) 올빼미


5월 7일에 미아 상태로 발견되어 지역 동물병원에서 약 한달간 돼지고기만 급여하며 키웠던 새끼 올빼미.
초기 검사 결과 왼쪽 다리가 골절된 상태였으며(붉은색 화살표), 이는 동물병원에서의 부적절한 영양공급(칼슘 부족)으로 인해 뼈가 약해져 발생한 것이다. 
야외 계류장에서 적응 중인 어린 올빼미.
적절한 영양공급과 관리를 통해 부러진 다리를 완전히 회복하고, 야외 계류장 횃대에 편안하게 앉아 있는 모습.

2) 소쩍새

새끼 소쩍새.
6월 말부터 7월에 걸쳐 둥지를 뛰쳐나온(?) 어린 소쩍새들이 흔치 않게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구조되고 있다.

이동식 계류장에서 함께 관리중인 어린 소쩍새들.
한쪽은 사람들의 시야를 차단하기 위해 담요로 덮고, 입원장 안에 UV등과 은신처를 만들어 주었다.
센터에서 제공하는 먹이를 스스로 먹을 수 있을때까지(길게는 한달) 하루 2~3차례 강제급여를 하며,
체중과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 한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실내 입원장에서 함께 지내는 어린 소쩍새들.
스스로 먹는 것이 확인되고, 비행도 가능할 정도로 자란 어린 소쩍새들이 모여 있다.
이 시기에도 매일 체중을 확인하며, 개체를 구별하기 위해 발에 컬러링과 메탈링이 부착되어 있다.


3) 뜸부기


7월 16일 우리센터에 접수된 새끼 뜸부기.
농민분이 수로에 빠진 새끼들 5마리를 구조한 뒤 어미에게 돌려보내줬는데, 이녀석만 뒤쳐져서 어미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 3일정도 벌레를 잡아다 먹여서 키우셨다고 한다. 
크기도 작지도 않은 계류장.
알에서 부화하자마자 바로 어미를 따라 다닐수 있는 조류 종(꿩, 오리류 등)은 일반 입원장이나 ICU에서 사육시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죽을 수 있다.

체중 측정 중인 새끼 뜸부기.
매일 체중을 모니터링하면서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처음 센터에 왔을 때 17g 정도였는데,
2주정도 뒤에는 몸무게가 74g으로, 2주만에 3배가 넘게 체중이 늘었다.

스스로 먹이를 먹고 있는 새끼 뜸부기



4) 제비


고속전철 아래 둥지가 있었는데 둥지가 바닥으로 떨어져 동배 4마리 중 1마리만 살아서 구조된 새끼 제비
IUC에서 보호 중인 새끼 제비.
먹이도 잘 받아먹고 깃털 상태도 좋아졌다.

5) 물까치


 건물 주변의 큰 나무에서 떨어졌는데, 올릴수 있는 방법이 없어 민간 보호단체에서 구조해온 새끼 물까치.
어린 동물 관리를 위한 기록지.
30분~1시간마다 먹이 급여하고 그 반응과 분변 상태, 기타 특이사항들을 기록한다.
먹이 반응이 양호한 경우 체중은 아침 첫 먹이 급여전, 저녁 마지막 먹이 급여 전에 각각 측정해서 체중 변화를 확인~!

6) 솔부엉이

이소(새끼새가 둥지를 떠나는 것)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둥지 이탈 사고로 구조되는 어린 솔부엉이.

야외 계류장의 솔부엉이들(성조와 유조 함께 있는 모습).
깃털 손상의 예방과 자연 채광을 제공하기 위한 공간. 아직 비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지만, 이번달 말이면 더 넓은 계류장에서 멋지게 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7) 붉은배새매

산길에서 비에 젖은 채 발견되어 일주일간 일반인이 보호했던 새끼 붉은배새매.
센터 접수 당시의 모습.
다행히 일반인이 키운 기간이 길지 않아서 깃털과 골격의 문제는 크지 않았다.

8, 9) 직박구리, 딱새


새끼 직박구리.
새끼 딱새.
편의점 보일러 연통에 둥지가 있었으나 주인의 신고로 민간보호단체에서 납치(?) 후 센터로 오게됐다.
새끼 직박구리 2마리(동배), 새끼 딱새 3마리(동배).
넘처나는 새끼 동물들로 인해 입원장이 부족하여 부득이하게 함께 관리하고 있는 모습

10) 수리부엉이

지난 3월에 구조된 새끼 수리부엉이.
매년 구조되는 첫 새끼 동물은 수리부엉이다.

4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잘 자라 야외 계류장에서 비행 중인 모습

올해 구조된 새끼 수리부엉이들.
더 넓은 비행장을 제공하지 못해 안타깝다....

11) 큰소쩍새


흔하진 않지만 매년 구조되고 있는 큰소쩍새 유조.
남자 주먹만한 크기의 어린 큰소쩍새.
새끼지만 이미 다 자란 크기다.
야외 계류장의 어린 큰소쩍새.
조만간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고 비행 상태도 좋다.

12) 황조롱이

어린 황조롱이들.
올해 구조된 어린 황조롱이가 40여 마리나 된다. 예년보다 어린 황조롱이들이 더 많이 구조되고 있다.

야외 계류장에서 옹기종기 앉아있는 황조롱이 유조들.

야외 비행장에서 머물고 있는 황조롱이 유조들.



13) 흰뺨검둥오리

태어난지 일주일 정도 된 새끼 흰뺨검둥오리들.
초기에는 보온(열등)과 수조가 있는 적절한 크기의 실내 입원실에서 관리한다.

3주정도 지난 어린 흰뺨검둥오리들의 먹성~!



한달여 가량 실내 입원실에 자란 뒤 야외 계류장으로 나온 어린 흰뺨검둥오리들.


지금까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는 어린 야생 조류들의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선임 수의사 김희종

2015년 6월 24일 수요일

방생, 끝나지 않은 이야기 (GPS 추적 장치에 대하여)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해마다 구조한 동물을 치료하고, 여러 가지 재활 훈련을 통해 야생에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몇몇의 동물은 안타깝게도 영구장애 판정을 받고 자연으로 돌아가기 어려워 안락사를 고려하기도 하지만, 회복되어 자연으로의 방생이 가능한 동물은 자연으로 되돌아갑니다. 하지만, 자연으로 돌아간다 해도 저희의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때때로 방생되는 일부 야생동물에게는 GPS 추적기를 부착하여 이들의 삶을 추적하는 연구가 진행됩니다. 추적을 통해 얻어지는 여러가지 자료는 많은 연구에 도움이 됩니다. 축적된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머물고 있는 서식지의 환경이나 이동경로, 행동반경이 어떻게 되는지 등 생활사의 부분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고, 이렇게 축적된 자료는 야생동물의 보호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GPS 추적 장치에 따른 약 열흘간의 좌표들입니다.


이전에 주로 사용했던 VHF 추적 방식은 일정한 시간 간격에 의한 정확한 좌표 값을 받아 내기 힘듭니다. 뿐만 아니라 굉장히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며, 모두 다 현장으로 나가 두손 걷어 부치고 뛰어야 하지요. 무엇보다도 조사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반면에 GPS 추적 장치는 설정에 따라 하루 수차례 위치좌표를 얻을 수 있어 다소 편하게 많은 데이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일정기간이 지나면 장비 스스로 떨어질 수 있도록하여 장비의 수거에 용이합니다. 무엇보다도 추가적인 비용(유류비, 인건비, 추적 장비의 추가비용)이 발생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추적장치입니다. 물론 배터리의 수명은 한정적이며, 장비 자체도 조금은(?) 비싼 고가의 장비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연구에 사용되는 것인지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추적 중인 야생동물의 행동이 이상하거나 무언가 의심스러울 때, 추적을 통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장소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 장소에서 폐사체로 발견이 된다면, 그 곳에 어떤 위협요인이 있었으며, 폐사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를 확인한다면 추후 같은 종 방생 시 고려하여 방생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관련 연구에 접목시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수리부엉이는 도로를 넘나들어 조금은 위험하지만, 확실한 자신의 서식지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좌표 값을 토대로 만약 현장에 나가 조사한다면 수리부엉이 서식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동물에게 이러한 추적기를 부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추적기는 방생동물의 체중과 상태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서 부착합니다. 첫 번째로 추적기의 무게는 체중의 약 3~4% 이내로 제한합니다. 보통 수리부엉이의 무게는 2kg 내외이므로 60~80g 정도인데 실제 부착하는 추적기의 무게는 65g 정도로 부피에 비해 가벼운 것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두 번째로 배터리의 방전과 추적의 종료시점을 고려해 자연적으로 떨어질 수 있도록 제작된 줄을 사용합니다. 추적기를 부착하기 전에는 실제로 해당 종에게 모의 추적기를 부착하여 추적기로 인한 불편함이나 이상이 없는지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진행하게 됩니다.

추적기를 단 동물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의 동물이 이러한 불편함을 감내해 준다면,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고, 더 많은 야생동물의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수리부엉이에게 GPS 추적기를 부착한 모습


방생 후, 이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위치추적만으로 동물의 모든 생활사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얻어지는 소중한 정보는 위기에 처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야생동물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태훈

2015년 4월 9일 목요일

두 번의 만남, 다시는 보지 말자!!

  2014년 9월 29일 12시경 119소방차 한 대가 저희 센터로 들어왔습니다. 종종 예산 119대원분들께서 직접 야생동물을 구조하여 저희 센터로 데려다 주시기 때문에 동물을 접수 받기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구조된 동물은 수리부엉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14-613 수리부엉이로 접수 하였습니다.

구조 당시 모습입니다.

  접수를 하고 초기 진료를 하는데!!!!!
  발에 140-01053의 은색 가락지를 하고있네요??

가락지를 달고 있다는 것은 이미 한 번 이상 구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잠시 가락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새에게 주로 다는 가락지는 금속 가락지(Metal Rings)와 유색 표식(Colour Markers) 두 가지가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가락지는 금속가락지이고, 이 가락지에는 [K.P.O BOX 1184 KOREA]라는 고유 주소와 010-00001 같은 8자리의 고유번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앞의 세 자리는 가락지 크기를 나타내고 뒷자리는 고유번호를 나타냅니다. 가락지의 크기는 010호에서 150호까지 총 15종류가 있고 150호에 가까울수록 큰 호수입니다.

아주 작은 숲새부터 독수리까지 다양한 크기가 있습니다.
출처: http://www.vogelwarte.ch/bird-ringing.html
  금속 가락지와 다른 유색 가락지도 있는데요. 이 가락지는 해당 개체가 자연으로 돌아갔을 때 재발견 확률을 높이지만 사람 눈에 잘 보이는 만큼 천적에게도 쉽게 눈에 띌 수 있기 때문에 저희 센터에서는 계류장 내에서 같은 종을 구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고, 가락지 이외에도 neck band, wing tag, 추적장치, 이표, 마이크로칩 등의 인식표를 부착하고있습니다.

이 친구는 13-920 큰기러기입니다.
목에 하얀색의 띠가 neck band이고, 등쪽 분홍색은 추적장치입니다. 오른쪽 발에는 금속가락지도하고 있네요

  그런데 이러한 가락지는 왜 부착할까요?? 가락지 부착은 철새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데서 시작하였습니다. 가락지를 부착한 개체가 재구조(포획)되었을 때 이동경로, 수명 등 기본적이고 중요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시 14-613 수리부엉이의 이야기로 넘어와서 가락지를 확인 한 결과 11-110 수리부엉이로 2011년도 5월 5일 어린이 날에 발견된 어미를 잃은 미아 수리부엉이였습니다.
  구조 후 7개월 간의 재활과정을 거쳐 2011년 12월 15일 예산군 대흥면 갈신리에 방생했습니다. 이런 수리부엉이가 2차 구조가 된 것이지요.  2차 구조장소는 예산군 삽교읍 송산리 226-7 4차선 옆의 농장이었는데요. 비에 젖은 상태로 날지 못하는 채로 구조되었습니다.

'출발' = 구조지역, '도착' = 방생지역, 15km 이상을 이동했네요.

  2차 구조 당시 활동 및 경계반응 양호한 상태이고 방사선 사진상 특이사항은 없어 단순탈진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양쪽 눈의 상안검에 약간의 찰과상 있었습니다. 우선 깃을 드라이기로 말린 후 실내입원실로 이동해서 지켜 보기로 했습니다~

2차 구조 당시 방사선 사진입니다.

  다음 날 먹이 먹는 것이 확인 되고, 기타 특이사항이 없어 야외 계류장으로 이동하여 먹이를 충분히 먹여 재활과정을 거친 후 2015년 3월 12일에 2차 방생을 하였습니다.

계류장 내에서 비행 훈련하는 영상입니다.

위치 추적기를 달았습니다.
추적기 같은 인위적 물체를 동물에게 다는 것은 동물에게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하여 부착하여야 합니다.

방생 영상입니다.


2015년 4월 8일까지 이동 경로입니다.

 14-613 수리부엉이를 자연으로 돌려보낸지 이제 1달이 다되어 갑니다. 자연에 잘 적응하고 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구조센터 일 중 가장 보람된 일은 야생동물들을 무사히 자연으로 돌려 보내는 방생일 겁니다. 저는 야생동물들을 방생 할 때 '다시는 보지 말자!!'라고 하며 방생을 합니다. 이상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구조센터에서 일하는 저로선 방생하는 야생동물을 다시 본다는 것은 그 동물이 어딘가 다쳐 다시 만나겠지라는 생각에 다시는 보지 말자라고 한답니다.

  무수히 많은 야생동물들이 다쳐 구조센터에 들어옵니다. 충남 지역만하더라도 1년에 700건 이상입니다. 저희에게 연락이 다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야생동물들만 이 정도의 숫자입니다. 전국적으로는 엄청난 숫자이겠지요. 지금 이 시간에도 쓸쓸히 죽어가는 동물들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방생하는 동물뿐만 아니라 자연에 사는 모든 동물들을 구조센터에서 보지 않는 그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안병덕



참고
환경 훼손 때문에... 큰고니 '세 번째 구조' 수난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888642&plink=ORI&cooper=NAVER)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새끼 동물을 발견했어요! 어떻게 해야 ...


2013년 1월 17일 목요일

2012년 12월 구조(치료) 결과 및 방생 영상

2012년이 지나고 2013년 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이글을 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작년 12월에는 49마리의 야생동물이 저희 센터에 접수되었습니다.

그 중 안타까운 수리부엉이 한마리가 있었는데요...

신고자분의 말씀에 의하면 6개월 전, 즉 작년 6월 경에 발견한 어린 수리부엉이를 바로 신고 하지 못하고 집에서 키우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보살핀 수리부엉이를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려고 했더니 날아가지 못하자 해당 지역 동물병원에 가져다 주셨고, 저희 센터로 연락이 왔습니다.

해당 수리부엉이는 기본적인 신체검사와 방사선 촬영 결과에서 심각한 골격장애가 확인되었는데요.

다리와 날개의 골격과 관절이 만곡되어 정상 각도를 유지하지 못하여 비정상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우측 발은 부척 부분 골격의 심한 변형으로 인해 발바닥으로 서지 못하여 부척부 피부의 부종과 발적, 염증이 발생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는 아마도 부적절한 사육환경과 먹이로 인해 골격 장애가 발생하여 나타나는 문제로 추정되었습니다.


6개월간 신고자에 의해 길러진 수리부엉이.
초기 신체검사에서 꼬리깃과 날개깃의 손상, 비정상적 날개 및 다리 자세가 확인되었다. 

호흡마취 중인 수리부엉이.
과도한 발톱의 성장 및 우측 다리뼈의 심한 변형으로 인해 발목부의 부종과 발적이 관찰되었다.
사육된 수리부엉이의 방사선 사진.
대부분의 뼈가 심하게 휘었고 관절부분의 심각한 문제도 확인되었다.  

정상 수리부엉이의 방사선 사진.
위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뼈가 곧고 균일한 두께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방사선 촬영 결과에서, 모든 뼈의 변형 및 관절부 손상이 확인이 되었습니다.

이 수리부엉이는 작년 2월 전후로 태어난 어린 숫컷 수리부엉이로 추정되며, 심각한 골격 장애로 인해 다시는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로 판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뼈의 길이, 변형의 정도, 외부 신체 상태, 발견 시기 및 사육 기간, 신고자에게 길러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때,
어미로부터 보호받는 동안 발생한 대사성 골질환(자연도태 개체)인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는 어렵겠지만,
아마도 구조/신고자가 보호하면서 부적절한 환경과 먹이로 인해 발생했거나 악화된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이 수리부엉이는 '안락사 지침'에 따라 생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신고자가 발견 초기에 바로 관련 전문기관에 신고하여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게 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텐데 많은 안타까움을 남긴 경우가 되겠습니다...

지속적으로 말씀드리는 부분이지만, 야생동물은 애완동물과 다르기 때문에 어리거나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거나 보호하시게 되면 빠른 시일안에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연락하거나 이송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2012년 한 해동안 구조된 야생동물은 총 665건이며,

실질방생율은 약 43%정도가 됩니다.

세부 내용은 아래 표를 확인하세요~!





2012년 12월에 구조/접수된 야생동물은 총 49건(조류 16종 32개체, 포유류 3종 17개체)이었고,

조류는 주로 밀렵(총상, 농약중독)과 충돌(차량, 건물-유리창),

포유류의 경우는 대부분 차량충돌로 인한 사고로 구조가 되었습니다.

아래 12월 구조 동물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확인하세요.



끝으로, 12월에 방생한 동물들의 영상을 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