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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20일 화요일

구조된 어린 수리부엉이의 불투명한 미래

 수리부엉이(영명: Eurasian Eagle-Owl, 학명: Bubo bubo)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올빼미과 조류의 한 종(species)으로, 시베리아 북부 및 캄차카 반도를 제외한 유라시아 대륙 전역과 아프리카 북부, 사할린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합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수리부엉이의 경우 보통 수컷은 1.6~2.2kg, 암컷은 2.2~2.8kg 정도로 암컷이 수컷보다 크기와 체중이 더 크며, 울창한 산림지역보다는 주로 개활지가 인접한 암벽지대와 바위산에 정착하여 생활하는 야행성 맹금류입니다.

 또한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제 324-2호이자 환경부에서는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하여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종이기도 합니다.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건물 주변에서 관찰될 정도로 생각보다 우리 주변 가깝게 살고 있는 새입니다. 



 
그러나 야생 조류이고 야행성이기에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가 쉽지 않아 이들에 대한 생태 자료는 국내에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TV의 한 다큐프로그램에서 수리부엉이를 다룬 방송과 그 내용을 책으로 펴낸 자료, 그리고 일부 연구자들이 조사한 논문 4~5편이 전부일 정도로 아직까지 국내에 서식하는 수리부엉이의 생태나 분포 등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2011~2013년까지 3년 동안 접수된 수리부엉이는 총 105마리로, 단순 계산해보면 충청남도에서만 연평균 30마리 가량이 구조되고 있습니다. 주요 사고(구조) 원인으로는 대부분의 야생조류가 그러하듯 차량 또는 유리창 충돌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고라니나 너구리같은 포유류도 아닌데, ‘새가 차량에 충돌할 일이 흔하겠는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포유류만큼 야생조류도 차량 충돌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수리부엉이와 같은 맹금류는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날아가다가 또는 도로위에 죽어있는 쥐를 먹기 위해 날아들거나 먹는 중에 달려오는 차를 피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죠.
 
도로위에 쥐와 함께 폐사된 채 발견된 수리부엉이


일반적으로 야생동물에게 있어서 최적의 번식기는 먹이 자원이 풍부한 봄부터 초여름이라 할 수 있지만, 텃새인 수리부엉이는 그보다 이른 1~3월 사이에 산란을 하고 2~4월 초순 사이에 부화하여 새끼들이 태어납니다.

태어난 새끼들은 보통 두 달 안에 둥지를 떠나지만(이소) 그 근처에서 약 4~5개월 정도 머물면서 부모의 보살핌을 받다가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을 하는데 이것을 ‘분산(dispersal)’이라고 하죠.

분산 시기에 살아남은 어린 수리부엉이들은 특정 지역에 정착하여 세력권을 형성하기 전까지 넓은 지역을 방랑하는 험난한 과정을 겪게 되고 거기서 살아남은 녀석들이 짝을 만나 그 둘만의 서식지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새들보다 이른 산란시기와 부화로 인해 매년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구조되는 어린 동물의 첫 주인공은 주로 수리부엉이가 차지하게 되죠.

문제는 과연 이러한 어린 수리부엉이들이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키워진 후 다시 야생으로 돌아갔을 때 분산 과정을 잘 견뎌내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렵다는데 있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그 결과가 궁금하여 2012년도에 구조된 어린 수리부엉이들 중 세 마리에게 위치추적기를 부착해서 그해 8월 초에 방생한 뒤 생존 여부와 이동경로를 추적해 보았습니다.

4월 말에 구조된 새끼 수리부엉이
 
사육 3개월 후 방생 전에 위치추적기 부착
 


그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한 달여 정도의 시간동안 세 마리 중 두 마리는 죽은 채 발견되었고 나머지 한 마리는 굶어 죽기 직전의 상태로 구조되었기 때문입니다.

방생 후 방랑을 하다 8월 28일을 끝으로 위치 정보 수신이 끊김
 

마지막 좌표 수신 지역 도로에서 죽은 채 발견된 어린 수리부엉이



올해도 어김없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는 새끼 수리부엉이들이 구조되었고 5월 현재 현재 6마리의 어린 수리부엉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 어린 녀석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건강하게 잘 키운다고 해도 강한자만이 살아남는 야생으로 돌아가서 성공적으로 정착하며 살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2014년 5월 17일 토요일

영구장애동물?! 교육, 훈련동물!!!

띵똥, 닌자, 짬밥이, 클라라, 클로 등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를 방문해보셨거나 응원해주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위에 열거 된 이름들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구조되어 치료를 받았지만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다(영구장애 혹은 장기간의 재활을 필요)는 판단하에 과거에 혹은 지금까지도 구조센터 내에서 함께 지내는 친구들을 말합니다.

오늘의 이 친구들이 어떠한 도움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까 해요 :D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훈련받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대중에 대한 교육, 즉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과 야생동물을 위협하는 요인 그리고 동물의 전반적인 특징 등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감에 있어 더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주고 있습니다.

황조롱이 '후크' 입니다. 서산 야생동물재활센터에서 교육 보조 역할을 담당해주고 있습니다 :D!!

너구리 '클라라'는 무분별한 새끼동물구조(납치)의 위험성을 설명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D!!


깃털이나 골격 등 조금은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조류의 특징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도 단순히 사진이나 설명을 통한 교육보다는 직접 새를 가까이에서 보고 함께 호흡할 때 교육의 효과가 훨씬 높아집니다.

같은 교육을 하더라도 훈련조류의 유/무는 견학생들의 교육 참여도에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구장애 판정을 받은 개체들 중 교육, 훈련 동물로 선별이 되면 즉각적인 훈련에 돌입하게 됩니다. 우선적으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순치 훈련을 진행하게되는데, 순치 훈련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시 훈련의 효율성도 떨어질 뿐더러 동물이나 재활사 모두에게 스트레스나 예기치 못한 외상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순치훈련이 진행되면 재활사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게 되어 이렇게 손 위에서도 먹이를 먹습니다.


순치가 진행 된 훈련조류 들은 종별, 개체별 상태를 고려해 각각에 알맞은 훈련을 하게 됩니다. 범상비행훈련, 루어훈련, 단거리 유도훈련 등의 훈련 외에도 행동풍부화 등을 이용한 훈련도 이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멋지게 범상비행훈련과 루어 훈련을 하는 말똥가리 '띵똥'


교육을 위한 훈련조류로써 지내고 있다 하더라고 장기간의 재활 후 몸의 상태가 자연으로 돌아가도 무방할 만큼 좋아지면 다시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훈련을 진행해 방생을 하게 됩니다.
오랜 기간 충남센터에 머물면서 많은 이들에게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는데 도움을 주었던 말똥가리 '띵똥'은 2014년 초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D
 
방생 된 훈련조류 '띵똥' 지금쯤 제 짝을 만나 새끼도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겠지요 ^ㅡ^??


훈련 된 동물이 주는 도움은 교육 뿐만이 아닙니다. 구조센터의 안방마님 '짬밥이'는 매년 구조되는 새끼 너구리의 상당수를 길러내주는 대리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직접 배아파 낳은 새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애정을 듬뿍 담아 길러내주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짬밥이가 길러낸 새끼 너구리들은 야생성도 더 강해 방생시 생존 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매년 자기 새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새끼 너구리들을 기꺼이 품어주는 고마운 짬밥이 입니다 ^ㅡ^


이처럼 많은 도움을 주는 교육, 훈련 동물로 지내게 되면 꾸준한 관심과 많은 시간을 투자해줘야 합니다.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자극을 계속해서 줘야하고 장기간 계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꾸준히 관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순치훈련을 진행 중인 자원봉사자와 말똥가리 '쥬디'의 모습입니다.
자원봉사를 와주셔서 훈련조류 순치를 시켜주시는 것 역시 저희에겐 굉장히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 구조되는 동물들은 인간이 원인인 사고가 대부분 입니다. 비록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간이 이용하는, 인간이 버린 여러가지에 의한 사고로 영구장애라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었지만, 이 친구들은 인간을 미워하기보단 각각의 위치에서 자신들이 맡은 역할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가슴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켜주시고, 응원해주세요!!  야생동물을, 교육/훈련동물들을!!!


응 ●ㅅ●???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4년 5월 15일 목요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체중측정의 날~

야생동물 치료 및 관리에 있어 체중의 관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체중이 정상범위보다 높거나 낮을시 여러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으며 이에따라 동물들의 예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조류는 신체 상태를 시각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우며 대부분의 야생동물은 질병의 신호를 감추는데 능숙하므로 체중측정은 잠재적 건강문제를 관찰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재활센터에서는 주기적으로 계류동물들의 체중을 측정하고 있습니다. 매일 치료를 받는 동물들이나 새끼동물의 경우엔 매일 혹은 몇 시간에 한번씩 체중을 측정하고 있으며 재활의 단계에 있는 동물들은 한달에 1~2번 정도 체중을 측정합니다.

아주 어린 새끼동물의 경우 하루에 수차례 몇 시간 단위로 체중을 측정해야 합니다


체중을 측정하기 위해선 우선 동물을 잡아야 합니다. 비록 체중을 측정하기 위해 잡았다할지라도 잡은김에 바디스코어, 깃 상태, 발바닥의 상태 등 전반적인 상태를 점검합니다.  특히나 장기간 센터에 머물며 치료를 받는 동물들은 발바닥에 발생하는 일종의 피부염인 범블풋(Bumble foot)의 발생 여부를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체중 측정을 위해 잡은 황조롱이의 발바닥 상태를 관찰하는 모습입니다

체중 측정을 위해 잡은 저어새의 날개깃 상태를 관찰하는 모습입니다


 체중측정에는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동물을 잡아 박스나 케이지에 넣어 무게를 측정한 후 박스나 케이지의 무게를 빼는 방법, 움직이지 못하게 수건 등으로 감싸 보정해 무게를 측정한 후 수건의 무게를 빼는 방법 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새끼 수달이 수건에 싸여 체중계 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계류동물의 체중을 측정하는 것은 동물에게나 관리자에게나 서로에게 부담이 가는 일입니다. 부득이하게 동물을 잡아야 하고 이에따른 보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동물들에게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주게 되며 이러한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처를 입거나 깃 손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영구장애 판정을 받아 훈련을 진행하거나 장기간 보호를 받고 있는 동물들은 스스로 체중계에 올라가거나 체중측정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체중을 측정하기 위해 담요에 싸여 보정되고 있어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수리부엉이...미안하구나 T^T.....
체중계에 스스로 올라가는 훈련이 진행 된 너구리와 독수리
체중계 훈련을 통해 스트레스와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독수리 광주가 계류장에서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 입니다. 이처럼 체중계 훈련이 진행되면 체중 측정을 위해 동물을 잡고 보정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동물과 관리자가 스트레스와 부상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습니다 :D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