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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24일 수요일

소쩍새와 큰소쩍새.. 뭐가 다를까요?

이번에는 소쩍새와 큰소쩍새에 대한 소개입니다.

소쩍새와 큰소쩍새는 올빼미과에 속하는 맹금류입니다. 이러한 야행성 소형 맹금류들은 특히 청각이 발달하고, 비행시 발생하는 날개소음을 줄여 스텔스전투기와 같이 조용히 먹이에 접근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잡은 먹이는 대부분 뜯어먹기 보다는 한꺼번에 삼켜서 먹고, 소화되지 않은 날개나 외골격 등의 먹이물질은 다시 펠렛이라는 형태로 만들어 내뱉어 버립니다.


당년도에 태어나 이소 단계가 된 어린 소쩍새

겨울철에 발견된 완전히 성장한 큰소쩍새

깃의 차이가 있으나 다 올해 태어난 어린 소쩍새들이다.

여름에 구조되는 소쩍새

드물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꽤 넓은 지역에서 구조되는 어린 큰소쩍새입니다.

몸색은 나무줄기색과 매우 유사해서 나뭇가지에 앉아있으면 도통 구분해내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색만으로는 일반인들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두 종은 닮아 있습니다.
큰소쩍새 유조
소쩍새 유조

이렇게 유사하게 생긴 소쩍새와 큰소쩍새를 많이 혼동하는데, 그 차이를 설명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소쩍새는 여름에 소쩍소쩍 하고 우는 새인데, 여름철새입니다.
전남이나 제주와 같은 남부지역에서는 겨울에도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여름철새이지요. 그 이유는 바로 먹이와 몸의 특징에 있습니다.


어린 소쩍새. 소쩍새의 홍채색은 노랗다.
소쩍새와 큰소쩍새의 월별 구조현황. 6월에 나타나는 큰소쩍새는 어린 개체이다.

소쩍새의 주 먹이는 나방이나 날벌레들입니다. 물론 작은 설치류나 양서 파충류 등도 잡을 수 있지만 주먹이는 곤충이지요. 소쩍새의 발가락에는 털이 없습니다. 이는 솔부엉이도 마찬가지인데 솔부엉이에게는 도깨비 방망이와 같이 털이 그냥 듬성듬성 나 있을 뿐이죠. 이러한 녀석들이 겨울을 한국에서 난다면 동상걸리기 딱 좋을 겁니다. 올빼미종류만 비교해본다면 말이죠.


어린 큰소쩍새. 어리다고 하여 홍채색이 다른 것은 아니다. 주황색의 홍채가 큰소쩍새의 특징

반면 큰소쩍새는 일반적으로는 겨울철에 많이 관찰되는 철새로 보기도 합니다만 우리나라에서 꽤 넓게 번식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일단 확인된 것은 강원대 일대와, 경기도 동부권, 경북 안동과 상주 일대, 충북과 충남, 특히 저희 센터가 위치한 충남은 금산과 예산, 당진과 보령에서 새끼들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큰소쩍새는 북방계 올빼미의 특징일 수 있는 발가락 깃털이 나있죠.

로드킬과 같이 끔찍한 사고를 당해 뭉개진 사체에서도 큰소쩍새와 소쩍새를 구분할 수 있는 단서는 바로 발가락에 난 깃털의 유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가락에 털이 없는 소쩍새의 발가락

발라가에는 털의 없지만 발목에는 이미 깃털이 난 어린 큰소쩍새의 발가락

완전히 성장한 큰소쩍새의 경우 발가락에도 깃털이 자라있다.

이렇게 발가락에 깃털이 나 있다는 것은 추운 계절에 적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큰소쩍새
큰소쩍새는 자신의 체구와 거의 비슷한 멧비둘기까지도 사냥을 합니다. 물론 곤충도 잡고.. 좌우간 자기보다 작은 동물은 뭐든 먹을테니깐요.

큰소쩍새와 소쩍새의 크기를 비교하자면 당연히 소쩍새가 더 작겠지요. 하지만 작긴 작을텐데 대체 얼마나 할지는 잘 모르시겠죠.

소쩍새는 어른 주먹정도의 크기에 체중은 65-85g정도 나갑니다. 반면 큰소쩍새는 어른 주먹 두개를 위아래로 올린 정도의 크기이고 몸무게는 일반적으로 180-220g 정도 나갑니다.
맹금류는 성별에 따라 체중이 다른데, 다른 동물종과는 달리 일반적으로 암컷이 무척이나 무겁습니다. 고로 소쩍새는 65-75g 정도가 수컷이고 70-85g 정도가 암컷이 되겠죠.


구조된 어린 소쩍새

구조신고가 들어왔으나 나무 위의 어미가 확인되어 119의 도움으로 다시 나무로 돌아가는 소쩍새 어린새

소쩍새의 홍채(홍채는 어려운 게 아니고 사람의 눈에서 검은자위를 뜻합니다. 검은자위 가운데 정말로 검은 부위가 있는데 여기는 동공이라고 하여 눈 안쪽으로 통하는, 빛이 들어가는 구멍이죠. 이 구멍의 크기를 조절하는게 홍채입니다) 색이 노란색인 반면에, 큰소쩍새의 홍채색은 주황색정도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어린 개체들도 동일하니까 어릴 때 구분이 나름 용이하겠죠.


충돌에 의해 우측 안구 내측구조물의 완전한 파열이 발생한 큰소쩍새

반면 좌측 안구는 그나마 나아보인다. 홍채색의 개체들에 따라 간혹 연주황색이 나타나기도 한다.

큰소쩍새의 좌측 안구. 검게 보이는 빗살주름돌기(Pecten)의 아래에 작은 출혈반이 관찰된다.

하자만 우측 안구의 경우 충격이 심해 pecten의 손상과 더불어 망막의 심각한 손상이 나타난다.

손상 안구의 윗면 망막부. 망막박리가 관찰된다. 이 정도면 완벽한 시력손상이 발생한다.

또 다른 각도의 좌측 안저면.

좌측 안구의 아랫면에서도 작은 출혈반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큰소쩍새의 안구손상입니다.


다친 동물들은 이러한 진단적 검사를 바탕으로 방생의 여부를 확인합니다. 실내 복도에서 실시한 장애물 회피시험입니다.


충돌 후 외상성 백내장이 발생한 개체이며, 실외장에서의 비행능력과 장애물 회피검사입니다. 잘 피해가죠?


이런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보다고 하여 눈의 안쪽이 보이는 게 아닙니다. 반드시 수의학적 검사와 치료가 완료되어야만 합니다.


소쩍새의 학명은 과거 Otus scops로만 분류되다가, 이 종이 O. senegalensis (1993), O. sunia (1998), O. alius (1998)와 O. scops로 재분류되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의 소쩍새는 O. sunia로 분류되었죠. Otus scops 아닙니다.
큰소쩍새의 학명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워낙 다양하게 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명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 종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Otus lempiji, O. bakkamoena의 학명이 많이 사용되고 있고, 최근에는 O. semitorques가 옳다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나아가 O. lettia로 까지 인용된 경우도 있었죠. 사태가 이러하니 대체 어떤 종이 어떤 종인지 알 수가 없는 상태이고,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큰소쩍새라는 동물은 과연 어떤 개체인가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학명이라는 것은 국제적인 생물종을 특정 언어(예를 들어 한국어나 영어 일본어나 중국어 등)로만 부르게 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혼동을 없애고자 고유한 이름을 만들어 붙인 것입니다. 그러하니 아무리 많은 날에서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하더라고 공용명칭이 되는 셈이죠.

딱딱하게 말하자면 분류학적인 명칭인데 일반적으로는 이명법을 사용하지만 아종단위 (예를 들어 벵갈호랑이와 아무르호랑이를 나누어 보는 단위)를 부를 때는 아종명을 적어서 삼명법으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학명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곳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분류학적 현황

저희 센터에서는 큰소쩍새의 학명Otus semitorques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과정의 연구를 통해 결론을 낸 것입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e_ased&logNo=80189906784&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

영명으로는 소쩍새의 경우 Oriental scops owl, 큰소쩍새는 원래 Collared scops owl이라고 붙이다가 학명이 분리되면서 Japanese scops owl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동물명에 특정 국가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매우 불합리 합니다.물론 먼저 발견한 사람이 이름을 붙일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민족성만을 반영하는 것은 국수주의 혹은 지나친 애국주의입니다. 물론 그 동물이 그 나라에만 존재한다면 가능하겠지요.
따오기라는 동물의 영명은 Crested ibis 입니다만, 학명은 Nipponia nippon입니다. 이제 무슨 의미인지 아시겠죠?


그렇다면, 먼저 Otus라는 뜻은 무엇일까요? 라틴어를 영어에서 찾아보면 Keen of hearing, 매우 날카로운 청각이라는 뜻일 겁니다. 우리가 키우는 "아따리"라는 소쩍새도 소리의 발생에 매우 큰 반응을 보이지만, 정지된 사물인식능력이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계열의 올빼미들은 청각이 특히 예민하며, 많은 수의 곤충을 잡아먹습니다. 그래서 소쩍새의 경우에는 곤충의 수와 크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6월이 넘어서야 번식을 시작하고 새끼들을 키웁니다.

그럼 semitorques라는 뜻은 무엇일까요? semi라면 절반, 어느 정도 혹은 조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torques라는 라틴어의 뜻은 목걸이, 목 주위의 장식이나 collar 등을 뜻합니다. 큰소쩍새의 목주위 테두리를 뜻하는 학명이 되겠지요.


유리창에 충돌하여 납막의 손상과 함께 구강/비강 출혈, 안구손상이 발생한 소쩍새

머리 충격이 의심된 경우에는 빠른 회복을 위해 산소탱크에서 관리하기도 한다.

충돌한 소쩍새의 가삼고 배에 든 멍. 이러한 부상으로 인해 간과 같은 중요 내부장기가 파열되기도 한다.

소쩍새와 큰소쩍새가 다치는 가장 큰 이유는 유리창 충돌, 차량 충돌과 쥐끈끈이 등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유리창과 같은 구조물은 시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야행성 맹금류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할 것입니다. 또한 차량 충돌의 경우, 가로등이 켜진 도로 주변에 모여든 나방이나 다른 곤충은 이러한 소형야행성 맹금류에게는 매우 좋은 먹이자원이기에 소쩍새와 큰소쩍새가 도로 주변에 모이게 되고, 이는 곧 차량 충돌로 쉽게 이어진곤 합니다. 머리를 다치게 되는 과정에 청신경 손상이 발생한다면 야생으로의 복귀는 불가능해지고 말죠.


어린 새들의 경우 골격이 단단하지 않아 잘못 보정하게 되면 골절을 야기하기 쉽다. 그래서 이렇게 스탠딩 촬영을 실시하기도 한다.

X-ray 촬영을 위해 제작한 횃대 위의 큰소쩍새 유조
충돌에 의해 구조된 큰소쩍새. 기립불능 상태여서 추가부상을 막기 위해 수건 도넛 위에 올려두었다.


척추손상이 의심되어 치료를 위한 슬링을 제작하여 추가적인 깃털오염과 욕창을 예방하고 있다.

방사선 촬영 결과 흉추의 골절이 확인되었다.



야생으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훈련을 하는 큰소쩍새
야생으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훈련을 하는 큰소쩍새, 어린 새들은 같이 키우는 게 좋다.
  
날개깃이 손상당해 깃교체작업을 마무리하고 비행하고 있는 큰소쩍새 성조



모든 동물이 다 살아서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소쩍새는 충돌에 의해 날개신경이 심각하게 손상당했습니다.



참고자료 : http://www.birdlife.org/datazone/speciesfactsheet.php?id=30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