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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9일 목요일

두 번의 만남, 다시는 보지 말자!!

  2014년 9월 29일 12시경 119소방차 한 대가 저희 센터로 들어왔습니다. 종종 예산 119대원분들께서 직접 야생동물을 구조하여 저희 센터로 데려다 주시기 때문에 동물을 접수 받기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구조된 동물은 수리부엉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14-613 수리부엉이로 접수 하였습니다.

구조 당시 모습입니다.

  접수를 하고 초기 진료를 하는데!!!!!
  발에 140-01053의 은색 가락지를 하고있네요??

가락지를 달고 있다는 것은 이미 한 번 이상 구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잠시 가락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새에게 주로 다는 가락지는 금속 가락지(Metal Rings)와 유색 표식(Colour Markers) 두 가지가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가락지는 금속가락지이고, 이 가락지에는 [K.P.O BOX 1184 KOREA]라는 고유 주소와 010-00001 같은 8자리의 고유번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앞의 세 자리는 가락지 크기를 나타내고 뒷자리는 고유번호를 나타냅니다. 가락지의 크기는 010호에서 150호까지 총 15종류가 있고 150호에 가까울수록 큰 호수입니다.

아주 작은 숲새부터 독수리까지 다양한 크기가 있습니다.
출처: http://www.vogelwarte.ch/bird-ringing.html
  금속 가락지와 다른 유색 가락지도 있는데요. 이 가락지는 해당 개체가 자연으로 돌아갔을 때 재발견 확률을 높이지만 사람 눈에 잘 보이는 만큼 천적에게도 쉽게 눈에 띌 수 있기 때문에 저희 센터에서는 계류장 내에서 같은 종을 구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고, 가락지 이외에도 neck band, wing tag, 추적장치, 이표, 마이크로칩 등의 인식표를 부착하고있습니다.

이 친구는 13-920 큰기러기입니다.
목에 하얀색의 띠가 neck band이고, 등쪽 분홍색은 추적장치입니다. 오른쪽 발에는 금속가락지도하고 있네요

  그런데 이러한 가락지는 왜 부착할까요?? 가락지 부착은 철새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데서 시작하였습니다. 가락지를 부착한 개체가 재구조(포획)되었을 때 이동경로, 수명 등 기본적이고 중요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시 14-613 수리부엉이의 이야기로 넘어와서 가락지를 확인 한 결과 11-110 수리부엉이로 2011년도 5월 5일 어린이 날에 발견된 어미를 잃은 미아 수리부엉이였습니다.
  구조 후 7개월 간의 재활과정을 거쳐 2011년 12월 15일 예산군 대흥면 갈신리에 방생했습니다. 이런 수리부엉이가 2차 구조가 된 것이지요.  2차 구조장소는 예산군 삽교읍 송산리 226-7 4차선 옆의 농장이었는데요. 비에 젖은 상태로 날지 못하는 채로 구조되었습니다.

'출발' = 구조지역, '도착' = 방생지역, 15km 이상을 이동했네요.

  2차 구조 당시 활동 및 경계반응 양호한 상태이고 방사선 사진상 특이사항은 없어 단순탈진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양쪽 눈의 상안검에 약간의 찰과상 있었습니다. 우선 깃을 드라이기로 말린 후 실내입원실로 이동해서 지켜 보기로 했습니다~

2차 구조 당시 방사선 사진입니다.

  다음 날 먹이 먹는 것이 확인 되고, 기타 특이사항이 없어 야외 계류장으로 이동하여 먹이를 충분히 먹여 재활과정을 거친 후 2015년 3월 12일에 2차 방생을 하였습니다.

계류장 내에서 비행 훈련하는 영상입니다.

위치 추적기를 달았습니다.
추적기 같은 인위적 물체를 동물에게 다는 것은 동물에게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하여 부착하여야 합니다.

방생 영상입니다.


2015년 4월 8일까지 이동 경로입니다.

 14-613 수리부엉이를 자연으로 돌려보낸지 이제 1달이 다되어 갑니다. 자연에 잘 적응하고 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구조센터 일 중 가장 보람된 일은 야생동물들을 무사히 자연으로 돌려 보내는 방생일 겁니다. 저는 야생동물들을 방생 할 때 '다시는 보지 말자!!'라고 하며 방생을 합니다. 이상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구조센터에서 일하는 저로선 방생하는 야생동물을 다시 본다는 것은 그 동물이 어딘가 다쳐 다시 만나겠지라는 생각에 다시는 보지 말자라고 한답니다.

  무수히 많은 야생동물들이 다쳐 구조센터에 들어옵니다. 충남 지역만하더라도 1년에 700건 이상입니다. 저희에게 연락이 다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야생동물들만 이 정도의 숫자입니다. 전국적으로는 엄청난 숫자이겠지요. 지금 이 시간에도 쓸쓸히 죽어가는 동물들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방생하는 동물뿐만 아니라 자연에 사는 모든 동물들을 구조센터에서 보지 않는 그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안병덕



참고
환경 훼손 때문에... 큰고니 '세 번째 구조' 수난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888642&plink=ORI&cooper=NAVER)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새끼 동물을 발견했어요! 어떻게 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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