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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3일 토요일

2번의 방생, 3번의 구조. 다가올 겨울 다시 피어나는 '큰고니의 꿈'

큰고니를 아시나요?

큰고니는 우리나라 전역의 호수나 강가에서 월동하는 겨울철새 입니다. 약 10월경 우리나라에 찾아와 2월 말, 3월 초가 되면 번식을 위해 북상합니다. 보통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큰고니는 몽골 동부에서 번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새끼가 태어나면 겨울이 지날 때까지 어미와 함께 가족군을 형성해 지내거나, 지난해 태어난 어린 개체들과 함께 생활하기도 합니다.

부리 기부가 노랗고 털이 전체적으로 새하얀 어미(성체)와
부리 기부가 희고, 털이 때가 묻은 것처럼 회색빛을 띄는 새끼(미성숙 개체)
그해 태어난 새끼들은 대체로 어미와 함께 가족군을 형성해 겨울을 보냅니다.


2014년 2월 1일, 충남 아산에서 큰고니 1개체가 구조되었습니다. 13년에 태어나 처음 우리나라에 도래한 어린 개체였습니다. 꽤나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지 굉장히 수척한 상태였습니다.
보통 큰고니가 구조되는 이유는 밀렵에 의한 총상(워낙 덩치가 크고, 하얗기 때문에 눈에 잘 띄어 밀렵꾼에게 발각될 가능성이 높음), 납중독(밀렵에 사용된 납탄이 몸의 내부에 박히거나 먹이활동 중 바닥에 떨어져있는 납추를 먹음), 크고 높은 다리나, 대형 송전탑 등의 높은 구조물과 충돌하는 경우입니다. 특히나 이러한 원인에 의한 사고는 죽음과도 직결되기에 굉장히 위험합니다.

검사를 위해 호흡마취를 진행하는 모습


다행히도 이 큰고니는 위와 같은 치명적인 사고에 의한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검진 결과 날개에 약간의 찰과상이 있고, 간과 비장의 종대가 있었으나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어떠한 이유로 무리에서 떨어져 나왔고, 아직 어린개체 이다보니 혼자서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추측해볼 수 있겠습니다.

14-034라는 개체번호를 부여받은 이 큰고니는 몇 일 동안 극진한 보호를 받은 결과, 활력을 되찾게 되었고, 2월 20일 처음 발견했던 장소에서 방생을 했습니다.
약 20여일이 지난 3월 중순 또 다시 큰고니 구조가 접수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충남 보령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만난 큰고니는 뭔가 낯설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요, 보령에서 구조된 이 큰고니는 다리에 금속가락지를 부착한, 2월 20일 아산에서 방생했던 14-034 큰고니가 60km 떨어진 보령에서 다시 발견이 된 것 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14-059라는 개체번호를 부여받게 되었습니다.

2월 20일 방생되었던 그 친구가 3월 13일 다시 구조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확인시켜준
금속가락지는 이처럼 재포획 여부를 확인하거나, 방생 후 모니터링을 위해 부착합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총에 맞거나 납중독으로 인한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다행이긴 하지만 지난번보다 극심한 기아를 겪고 있었고, 탈수도 굉장히 심했습니다. 강제급여와 동시에 수액을 공급해줘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허나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지금이 3월 중순이라는 점입니다.

 위 : 수액을 공급받는 큰고니의 모습 / 아래 : 튜브를 삽입해 소화와 흡수가 용이한 유동식을 급여하는 모습


3월이면 대부분의 큰고니들이 번식을 위해 북상해야 하는 시기 입니다. 그런데 3월 중순에 구조가 되었고,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기에 이 큰고니가 올해 번식지로 돌아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때문에 다음 겨울이 올 때까지 오랜 기간 이곳에 머무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결국 큰고니는 회복이 된 시점부터 서산에 위치한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계류를 시작했습니다.

왼쪽에 있는 흰뺨검둥오리+원앙은 14년 여름에 태어난 
어린 개체들이었고, 모두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렇다면 큰고니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큰고니도 자연으로 돌아갔을까요...?


14-059 큰고니는 1년이라는 시간을 견디고 견뎌냈습니다. 봄을 지내고, 여름을 견디고, 가을을 떠나보내니 비로소 큰고니가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겨울이 다가왔습니다. 이번에 방생을 위해 선택한 곳은 충남 서산이었습니다. 서산에는 국내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 '천수만 평야'가 있고, 이 천수만을 가로질러 흐르는 '간월호'가 있어 매년 겨울, 많은 수의 큰고니가 머물고 있습니다. 그만큼 환경 자체는 큰고니에게 적합한 곳입니다.

천수만 '간월호'에 모여 있는 야생 큰고니 무리의 모습





방생에 앞서 이전에 두 번이나 구조되었던 이력이 있는 만큼 신중을 가하기 위해 GPS 위치추적기를 부착했습니다. 특정 시간마다 큰고니가 머물고 있는 지점의 좌표가 수신이 되어 머물고 있는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한다면 큰고니가 머물고 있는 현장으로 직접 가서 어떻게 지내는지 모니터링 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다시 재구조를 할 수도 있겠지요?

큰고니는 서산 '석지제' 에서 방생이 되었으며, 이틀이 지나선 천수만 간월호 부근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후 약 10일 동안 간월호 부근에서 계속 머물렀으며, 3월 5일 별안간 서산 '잠홍저수지'로 이동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좌 : 방생 직후인 2월 23일 부터 3월 4일까지 큰고니가 머물렀던 좌표의 모음
우 : 3월 5일 이후 잠홍저수지로 이동한 후 큰고니가 머물렀던 좌표의 모음


잠홍저수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급하게 현장으로 가보았습니다. 꽤 너른 저수지였고, 큰고니가 즐겨먹는 수초와 수초의 뿌리가 저수지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큰고니가 북상하기 전 잠깐 머무는 곳으로 크게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잠홍저수지는 이러한 장점이 모두 빛바랠 만큼 큰 단점이 존재했습니다.

굉장히 유명한, 많은 사람이 찾는 '낚시터'라는 점이었습니다.

수초와 수생식물의 뿌리를 즐겨먹는 큰고니, 그러한 큰고니에게 알맞은 환경을 갖춘 잠홍저수지의 모습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과 그 주변에 유유히 떠있는 큰고니의 모습입니다.
누군가에겐 편안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질지 모르겠습니다.
허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는 굉장히 위태로운 모습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낚시는 누군가에게 있어선 소중한 취미생활이지만, 야생동물에겐 꽤나 큰 위협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낚시를 하다가 바닥에 떨어진 납추를 야생동물이 먹게 되어 납중독에 걸리기도 하고, 끊어진 낚싯줄이나 바늘을 삼키거나 몸에 걸리기도 합니다.
(낚시가 야생동물에게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는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당신의 취미생활, 우리의 취미생활 그리고 고통 받는 야생동물 ③ - 낚시



때문에 잠홍저수지는 큰고니에게 절대로 안전한 환경이 아니었고, 이를 걱정스럽게 여겨 거의 매일같이 현장에 나가 큰고니의 상태를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큰고니의 위태로운 하루하루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약 10일쯤 지났을 때 운동성이 현저히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원인을 찾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가간 결과, 역시나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큰고니의 부리 주변에 낚싯줄이 뒤엉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낚싯줄이 어떻게 엉켜있는지, 혹여 낚싯바늘이 목에 걸려있지는 않은지 검사가 필요했습니다. 때문에 최대한 빨리 큰고니를 재포획 해야만 했습니다. 운동성이 많이 떨어진 탓에 그리 어렵지 않게 포획할 수 있었고 다행히 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부리 주변에 엉킨 낚싯줄을 풀어내기 전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검사 결과 낚싯바늘이 걸려있지는 않았습니다. 허나 낚싯줄이 혀에 엉켜 조여오고 있었고, 목 깊숙이 들어간 상태로 혀에 걸려버려서 식도가 막혀 먹이를 먹지 못해 수척한 상태였습니다. 

낚시를 하다 보면 수초나 바닥의 돌에 낚싯바늘이나 낚싯줄이 쉽게 걸리게 됩니다. 걸린 낚싯줄을 빼낼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끊어지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이렇게 끊어져 버린 낚싯줄은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하죠. 강가나 해안가에 버려지는 쓰레기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너무나 위험한 쓰레기로 말이죠...낚싯줄은 굉장히 날카롭기 때문에 야생동물의 신체 일부가 낚싯줄에 엉키게 되면 야생동물은 여간해선 풀어낼 수 없습니다. 오히려 풀어내려 할수록 점점 조여와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만약 추적기를 달아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다면 이 큰고니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혀가 잘려져 나가고 식도가 꽉 막힌 채 굶주림에 지쳐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어갔을지 모릅니다. 

아니, 그렇게 죽어갔을 것이 분명합니다.

좌 : 큰고니에게서 낚싯줄을 제거하는 모습 // 우 : 제거한 낚싯줄과 이물이 뒤엉켜 있는 모습


잠홍저수지에는 안내문이 적힌 구조물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본 저수지의 보호 및 안전관리를 위해 다음 행위를 금합니다"
2. 낚시 또는 어망, 유해물질 등으로 물고기를 잡는 행위
3. 쓰레기 버리기, 수질오염 행위

허나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수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고, 그들의 남기고간 흔적은 쓰레기가 되어 이곳저곳을 더럽히고 있었습니다. 10여 일간 이곳에 나가 큰고니를 지켜보면서 관찰해보니 그 누구도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고, 낚시 행위를 적발하거나 금지시키는 모습 역시 볼 수 없었습니다. 관리감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죠.

"본 저수지의 보호 및 안전관리를 위해 다음 행위를 금합니다"
낚시행위를 금지한다는 안내문 바로 옆에 자리 잡고 낚시를 즐기는 모습


결국 큰고니는 또 다시 구조센터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1년여 간을 고생하고, 참아가면서 그토록 그리워하던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채 한 달을 살지 못하고 다시 돌아온 셈 입니다. 그것도 벌써 3번째 구조입니다. 태어난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은 이 생명이 짧은 기간 동안 얼마나 힘든 삶을 살고 있는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끝내 번식지로 돌아가지 못하고 좁은 계류장에 머물고 있는 큰고니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미안한 마음과 함께 가슴 한켠에 묵직한 돌덩이가 내려앉은 것만 같은 답답함이 느껴집니다. 낚시를 한다는 것은 분명히 야생동물의 삶을 위협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낚시를 하는 모든 사람들을 비난할 순 없습니다.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당신이 무심코 드리워놓았던 낚싯줄이 야생동물의 목을 조일 수 있다는 걸, 나의 취미가 야생동물을 이토록 위협할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책임을 다 해주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취미생활이 생명의 불씨를 꺼뜨린다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입니다. 

인고의 시간을 겪어 드디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는데, 나가자마자 줄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그 줄은 누군가가 무심코 잘라버렸던 낚싯줄이었습니다. 그래도 큰고니는 악착같이 버텨냈고, 다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다가올 겨울을 기다리며 인고의 시간을 겪고 있습니다. 큰고니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을 때 넘어지지 않으려면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기억해주세요!!!

다가오는 겨울에는 꼭, 자연으로 돌아가 이렇게 힘찬 비행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땐 넘어지지 말고 계속해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5년 4월 9일 목요일

두 번의 만남, 다시는 보지 말자!!

  2014년 9월 29일 12시경 119소방차 한 대가 저희 센터로 들어왔습니다. 종종 예산 119대원분들께서 직접 야생동물을 구조하여 저희 센터로 데려다 주시기 때문에 동물을 접수 받기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구조된 동물은 수리부엉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14-613 수리부엉이로 접수 하였습니다.

구조 당시 모습입니다.

  접수를 하고 초기 진료를 하는데!!!!!
  발에 140-01053의 은색 가락지를 하고있네요??

가락지를 달고 있다는 것은 이미 한 번 이상 구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잠시 가락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새에게 주로 다는 가락지는 금속 가락지(Metal Rings)와 유색 표식(Colour Markers) 두 가지가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가락지는 금속가락지이고, 이 가락지에는 [K.P.O BOX 1184 KOREA]라는 고유 주소와 010-00001 같은 8자리의 고유번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앞의 세 자리는 가락지 크기를 나타내고 뒷자리는 고유번호를 나타냅니다. 가락지의 크기는 010호에서 150호까지 총 15종류가 있고 150호에 가까울수록 큰 호수입니다.

아주 작은 숲새부터 독수리까지 다양한 크기가 있습니다.
출처: http://www.vogelwarte.ch/bird-ringing.html
  금속 가락지와 다른 유색 가락지도 있는데요. 이 가락지는 해당 개체가 자연으로 돌아갔을 때 재발견 확률을 높이지만 사람 눈에 잘 보이는 만큼 천적에게도 쉽게 눈에 띌 수 있기 때문에 저희 센터에서는 계류장 내에서 같은 종을 구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고, 가락지 이외에도 neck band, wing tag, 추적장치, 이표, 마이크로칩 등의 인식표를 부착하고있습니다.

이 친구는 13-920 큰기러기입니다.
목에 하얀색의 띠가 neck band이고, 등쪽 분홍색은 추적장치입니다. 오른쪽 발에는 금속가락지도하고 있네요

  그런데 이러한 가락지는 왜 부착할까요?? 가락지 부착은 철새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데서 시작하였습니다. 가락지를 부착한 개체가 재구조(포획)되었을 때 이동경로, 수명 등 기본적이고 중요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시 14-613 수리부엉이의 이야기로 넘어와서 가락지를 확인 한 결과 11-110 수리부엉이로 2011년도 5월 5일 어린이 날에 발견된 어미를 잃은 미아 수리부엉이였습니다.
  구조 후 7개월 간의 재활과정을 거쳐 2011년 12월 15일 예산군 대흥면 갈신리에 방생했습니다. 이런 수리부엉이가 2차 구조가 된 것이지요.  2차 구조장소는 예산군 삽교읍 송산리 226-7 4차선 옆의 농장이었는데요. 비에 젖은 상태로 날지 못하는 채로 구조되었습니다.

'출발' = 구조지역, '도착' = 방생지역, 15km 이상을 이동했네요.

  2차 구조 당시 활동 및 경계반응 양호한 상태이고 방사선 사진상 특이사항은 없어 단순탈진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양쪽 눈의 상안검에 약간의 찰과상 있었습니다. 우선 깃을 드라이기로 말린 후 실내입원실로 이동해서 지켜 보기로 했습니다~

2차 구조 당시 방사선 사진입니다.

  다음 날 먹이 먹는 것이 확인 되고, 기타 특이사항이 없어 야외 계류장으로 이동하여 먹이를 충분히 먹여 재활과정을 거친 후 2015년 3월 12일에 2차 방생을 하였습니다.

계류장 내에서 비행 훈련하는 영상입니다.

위치 추적기를 달았습니다.
추적기 같은 인위적 물체를 동물에게 다는 것은 동물에게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하여 부착하여야 합니다.

방생 영상입니다.


2015년 4월 8일까지 이동 경로입니다.

 14-613 수리부엉이를 자연으로 돌려보낸지 이제 1달이 다되어 갑니다. 자연에 잘 적응하고 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구조센터 일 중 가장 보람된 일은 야생동물들을 무사히 자연으로 돌려 보내는 방생일 겁니다. 저는 야생동물들을 방생 할 때 '다시는 보지 말자!!'라고 하며 방생을 합니다. 이상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구조센터에서 일하는 저로선 방생하는 야생동물을 다시 본다는 것은 그 동물이 어딘가 다쳐 다시 만나겠지라는 생각에 다시는 보지 말자라고 한답니다.

  무수히 많은 야생동물들이 다쳐 구조센터에 들어옵니다. 충남 지역만하더라도 1년에 700건 이상입니다. 저희에게 연락이 다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야생동물들만 이 정도의 숫자입니다. 전국적으로는 엄청난 숫자이겠지요. 지금 이 시간에도 쓸쓸히 죽어가는 동물들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방생하는 동물뿐만 아니라 자연에 사는 모든 동물들을 구조센터에서 보지 않는 그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안병덕



참고
환경 훼손 때문에... 큰고니 '세 번째 구조' 수난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888642&plink=ORI&cooper=NAVER)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새끼 동물을 발견했어요! 어떻게 해야 ...


2012년 12월 12일 수요일

2012년 11월 구조(치료) 결과

11월에는 구조 개체수가 일일 평균 1마리 수준인 33마리의 야생동물이 구조되었는데요,

그 중 40%정도의 비율을 차지하는 13마리가 고라니였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방생 후 모니터링' 사업의 일환으로 고라니 또는 수리부엉이 등에게 위치추적기를 부착하여 방생 후 생존 여부 및 생태학적 특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11월에는 경기도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구조한 고라니를 인계받아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뒤 방생하여 해당 고라니의 이동 거리나 위치 등을 매일 확인하고 있는데요,

방생 후 생존 가능성 평가가 기본적으로 이뤄지고 이러한 자료들이 축적되면 고라니나 수리부엉이의 활동 범위 및 시간, 서식지 분석 등과 같은 생태적 자료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적당한 방생 장소를 선정하는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고라니 방생 전 위치추적기를 부착하고 있는 모습.
방생 후 지도상에서 고라니의 시간대별 위치와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우측 하단).



지난 먹황새에 이어서 11월에도 흔치 않는 야생동물이 구조되었습니다. 

'남생이' 세마리가 구조되었는데 그 중 한마리는 검사 결과 낚시바늘 두개가 식도 주변에 걸려 있는 상태였습니다.

수술로 인한 후유증과 낚시바늘이 걸려 있는 상태의 건강상 문제를 고려해 봤을 때,
우선 낚시바늘을 제거하지 않고 지켜보기로 하였고, 한달 넘게 특별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견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낚시바늘을 삼킨 남생이.
초기 방사선 촬영결과 위장관 내로 들어간 것으로 예상했으나(좌측 하단), 열흘 뒤 진정제 투여 후 재촬영한 결과 식도 상부와 하부 주변에 각각 하나씩 낚시바늘이 고정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우측 상/하단).



11월 7일에는 서산에서 '혹고니'가 구조되었는데요,

초기 검사결과, 심각한 기아 및 탈수 상태로 확인되어 수액 공급 및 강제급여 등의 집중 치료를 실시했습니다...

접수 당시 일어서거나 위협소리 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한 상태에서 체중도 증가하고 스스로 물을 먹는 모습을 보이는 등 조금씩 호전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밤 늦게 개구호흡을 증상을 보이면서 호흡상태가 안좋아지더니 결국 새벽에 죽고 말았습니다...

부검 결과, 곰팡이성 질병인 '아스퍼질러스 감염증(Aspergillosis)'으로 인한 폐사로 확인이 되었으며 물새류에서 감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기아로 인해 면역기능이 매우 저하된 상태에서 감염이 이뤄졌고, 질병의 특성상 죽기 바로 직전에야 임상 증상을 나타난 것입니다. 

심각한 기아와 탈수 상태에 집중하여 치료하다보니 사전에 예방적 차원에서 항진균제를 투약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아스퍼질러스증으로 폐사한 혹고니.
폐사 후 방사선 촬영결과 폐렴이 확인되었고 부검을 통해 백색 결절의 병변들이 폐와 기낭, 그 주변부에서 관찰되었다.


2012년 12월 11일까지 구조된 야생동물은 총 621건이며,

실질방생율은 44.4%로 나타났습니다.

세부 내용은 아래 표를 참고하세요.





11월에 구조된 야생동물은 총 33건이며, 

특이사항으로는 작년 12월에 개선충 감염으로 구조된 너구리를 치료하여 올해 3월 말경에 방생을 했던 개체가 11월에 재구조 되었습니다.
(마이크로칩을 삽입하였던 개체여서 우리 센터에서 치료 후 방생했던 개체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똑같이 개선충에 감염된 상태로 발견이 되었고 다행히 현재 치료를 잘 받고 회복중에 있습니다.

세부 사항은 아래표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