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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4일 수요일

2017년 결산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구조'

2017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교육동물 계류장과 냉동창고가 신축되고, '함께 살아가는 야생동물' 소책자가 발간되고, 많은 자원활동가 분들과 견학, 방문객들 여러 강의 활동 등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일들과 더불어 구조센터에서는 기본적으로 조난당한 야생동물의 구조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2017년도에는 어떤 동물이 어떤 이유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오게 되었을까요?

2017년도 총 1,063마리의 야생동물이 구조되어 전년 대비 9.9%가 증가한 숫자였습니다. 야생동물들이 사고를 더 많이 당했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야생동물을 생각하고 걱정하는 시민들이 더 늘어 전에는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경우에도 저희에게 연락을 더 주신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2013년 특수하게 밀렵으로 동시 접수된 259마리의 뱀을 제외한 일반적 구조는 688마리로 
2012년부터 구조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1,063마리 중 126마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50마리는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이었으며, 분류군으로는 조류가 786마리로 73.9%, 포유류는 274마리로 25.8%, 그 외 자라 등의 파충류 3마리가 구조 되었습니다.

구조동물 분류군별 비율

가장 많은 조난 원인은 미아(어미를 잃었다고 오인한 것 포함)로 전체 28.6%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는 전선/건물 충돌(18.4%), 차량 충돌(17.5%) 인가침입(6.9%)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놀라운 점은 1063마리 중 862마리가 사람에 의해서 사람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들로 인해 조난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862마리는 2017년도 전체의 81.1%를 차지하는 숫자로 거의 대부분이라고 바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하는지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조류는 총 77종 786개체가 구조되었으며, 주요 조난 원인으로는 미아(오인 포함) 전선/건물 충돌, 인가침입, 차량충돌로 나타났습니다. 미아는 263마리로 33.5%, 전선/건물과의 충돌은 196마리 24.9%로 두 가지 원인이 무려 58.4%를 차지합니다. 두 가지 원인에 대한 예방책만 마련하더라도 조류의 조난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이죠.

조류 구조원인별 건수

전체 조류 분류군 비율에서는 오리과가 20.1%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올빼미과(13.4%), 비둘기과(11.2%), 매과(10.4%) 등의 순이었습니다. 조류의 종별로는 흰뺨검둥오리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멧비둘기,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등입니다. 기타에 들어간 조류는 물까치, 새호리기, 중대백로, 직박구리, 어치, 물총새, 쇠백로, 올빼미, 큰소쩍새, 검은등뻐꾸기, 큰덤불해오라기, 황로, 매, 쇠기러기, 쏙독새, 오색딱다구리, 중백로, 청딱다구리, 칡부엉이, 큰부리까마귀, 큰오색딱다구리, 큰회색머리아비, 가마우지, 검은댕기해오라기, 귀제비, 꼬마물떼새, 꾀꼬리, 대백로, 멧도요, 물닭, 붉은머리오목눈이, 붉은배새매, 뿔논병아리, 쇠딱다구리, 알락할미새, 조롱이, 파랑새, 해오라기, 곤줄박이, 노랑턱멧새, 논병아리, 덤불해오라기, 메추라기, 멧새, 바다쇠오리, 방울새, 붉은왜가리, 삑삑도요, 상모솔새, 아비, 청둥오리, 큰기러기, 황새, 후투티, 흑꼬로도요, 흰꼬리수리, 힝둥새입니다.  대부분의 야생동물이 그렇지만 흰뺨검둥오리는 여름 번식기에 미아로 구조되는 경우(5월~7월)가 대부분인데도 1년 구조 건수가 가장 많습니다.

조류 구조 비율
흰뺨검둥오리는 보통 하천 주변의 야산이나 초지에 알을 낳는데, 하천정비 공사 등의 이유로 번식에 적절한 장소가 사라지면서 도심지의 건물 옥상에 조성된 초지에 번식을 하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경우 옥상에서 탈출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간신히 탈출하더라도 각종 위험요소(사람, 도로, 개, 고양이, 하수구, 집수정 등)가 사방에 도사립니다. 도심지에서 이동 중 개나 고양이에게 공격을 받을 수도 있고, 도로를 건너다 로드킬을 당하거나 도로를 무사히 건너더라도 하수구나 집수정에 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러한 경우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띠어서 구조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흰뺨검둥오리의 구조가 조류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흰뺨검둥오리 월별 구조 건수                                  흰뺨검둥오리 월별 구조 비율

포유류는 13종 274개체가 구조 되었으며 우리나라의 야생동물 포유류 중 상대적으로 개체수가 많고 인가나 도로에서 쉽게 발견되는 고라니(73.7%)와 너구리(15.3%)가 구조 동물의 89%나 되었습니다.

포유류 구조 동물 비율

고라니 조난 원인은 주로 차량충돌입니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 대비 도로의 밀도가 굉장히 높고 저지대에 주로 서식하는 고라니의 특성상 도로를 만나는 빈도가 높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전체 구조원인의 60.9%를 차지합니다. 이 %는 살아서 구조센터에 구조된 고라니만 포함된 수치이기 때문에 길에서 죽어간 고라니까지 포함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미아(납치) 문제는 여전히 많이 발생하여 두 번째 빈도가 높은 원인으로 기록 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농수로 고립, 포식자 공격, 그물에 얽힘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2017년도에 개에 의한 공격, 포식자 공격 사례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전체 구조건 수에 비해 낮은 수치이지만 증가 추세로 반려견의 산책, 유기되어 야생화된 들개에 대해 우리 모두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고라니 사고 원인 비율

너구리의 주요 조난원인은 기생충 중감염입니다. 개선충이라는 기생충인데 이 개선충은 몸 전체에 털이 빠지고 피부가 갈라지며, 탈수, 극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기생충입니다.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먹이활동이 제한되고 그로인해 체중감소, 탈수, 면역력 감소 등 악순환이 되어 폐사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기생충입니다. 한 식구가 같은 굴 생활을 하는 너구리의 특성상 한 마리만 감염되더라도 가족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높고,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는 생태도 너구리간 전염의 가능성을 높여서 너구리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보입니다.

너구리 사고 원인 비율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야생동물의 번식기인 5~7월에는 야생동물따라 구조센터도 바빠지는데요. 월별 구조 동물 비율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3개월의 구조 수가 전체 구조 수의 54.7%를 차지 할 정도로 번식기의 구조센터는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시기입니다.

   월별 구조 동물 건수                                                월별 구조 동물 비율

2016년과 2017년도 월별 구조 건수를 비교해보면 2017년도도 2016년도와 마찬가지로 번식기 구조가 집중된 형태를 보였습니다. 전체적인 추세는 비슷하지만 번식기 집중도가 2016년도에 비해 더욱 심화 되었습니다.
월별 그래프를 보면 번식기를 제외하고 철새들이 오는 시기(12월)에 구조 수가 늘었다가 철새들이 떠난 시기(3월, 10월)에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년 대비 월별 구조 건수

그러면 가장 바쁜 번식기에 구조원인은 어떻게 될까요? 전체 구조원인에서도 보셨듯이 미아로 구조되는 개체가 가장 많은데요. 번식기 구조원인은 압도적으로 미아가 많았습니다. 50%에 육박한 46.8%입니다. 절반 이상이 번식기인 5~7월에 구조가 되고 그 절반이 미아로 구조되는 것이죠. 이 미아 중에는 정말 어미를 잃은 경우도 있지만 사람이 어미를 잃은 것으로 오인하여 구조하는 경우, 자신의 집, 회사, 창고에서 발견하여 이소까지 두지 못해 구조센터로 오는 경우,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곳에서 떨어져 미아가 된 경우 등 많은 원인이 있는데요. 우리가 조금만 야생동물을 배려한다면 구조센터에 오지 않고 어미의 품에서 자라나 온전히 자연의 품으로 갈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짧게는 1달에서 길게는 2달만 아기새들의 울음소리를 노랫소리라 여기고 이해하며 더불어 살아간다면 생명을 살리는 일에 모두 동참할 수 있습니다.

5~7월 구조 원인 분석, 미아가 압도적으로 많다.

지역별 구조 건수는 어떨까요? 가장 많이 구조가 된 지역은 아산시입니다. 다음으로는 천안시, 예산군, 서산시, 홍성군 순입니다. 야생동물의 구조는 사람이 발견하고 신고를 하기 때문에 인구가 많은 천안시, 아산시에서 구조가 많이 된 것으로 보이고, 인구가 더 많은 천안시보다 아산시에서 구조가 많은 이유는 아산시 내 민간단체의 적극적 협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구조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3순위인 예산군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소재한 곳으로 구조센터의 존재가 많이 알려져서 인지 구조 수가 많았습니다.

지역별 구조 수

구조된 1,063마리의 야생동물 중 454마리(42.7%)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실제적으로 구조센터에서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인 폐사체와 DOA(dead on arrival, 구조 혹은 이송하는 과정에서 폐사한 경우. 접수 후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이나 24시간 이내 폐사한 경우를 포함)를 제외한 실질 방생율은 54%입니다. 구조된 야생동물의 절반정도만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야생동물을 구조,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세부적으로 알아보면 치료 가능성이 없거나, 치료를 하더라도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해 안락사 되는 야생동물이 186, 치료 중에 죽은 야생동물이 176마리, 통계 기준일에 센터에 머물고 있는 계류, 다른 기관으로 이첩한 경우,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구조센터 내부에서 야생동물이 처한 위협들을 방문객들이게 알리는 교육동물이 24마리, DOA가 170마리, 폐사체가 53마리입니다.

작년대비 구조 결과 분석.  폐사율, 안락사 줄고 방생율은 증가하였다.
작년대비 실질 구조 결과 분석

지난 6년 구조결과를 분석해 보면 2013년도 밀렵에 의한 단체 구조인 뱀(259마리) 같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2012년부터 매년 구조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방생율도 2016년 소폭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년 사고를 당하는 야생동물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야생동물에 대한 인식이 좋아져 신고가 늘어나 충남 지역 어딘가 홀로 죽어가는 야생동물이 줄어들고 있다고 믿고 싶네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바쁘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물러가고 완연한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야생동물에게도 따뜻하기만한 봄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안병덕 재활관리사

2017년 9월 6일 수요일

2016년 결산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구조'

2017년이 저물어가는 이시기에, 2016년도 구조/치료 결과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2016년도에는 총 967마리의 야생동물을 구조하였습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동물은 조류로 669마리(69.2%)였고, 포유류는 296마리(30.6%), 파충류는 2마리(0.2%) 순이었습니다. 보통 시민분들께서는 포유류가 덩치도 크고 로드킬되있는 모습도 자주 보다 보니 많이 구조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조류가 종도 많고 그 만큼 개체수도 많다보니 70% 가깝게 많이 구조 되고 있습니다.

2016년도 구조 동물 분류군별 비율






























구조된 967마리 중 279마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거나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동물 이었습니다.

2016년도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동물, 일반종 구조 비율






























종별 구조 동물을 살펴 보면 전체 구조 수의 20%를 차지하는 고라니가 가장 많이 구조 되었고, 그 후 순으로는 흰뺨검둥오리,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참새, 너구리 등입니다. 주요 조난 원인으로는 미아, 전선/건물 충돌, 차량 충돌로 나타났습니다.

2016년도 구조 동물 종별 비율































2016년도 전체 구조 원인 분석

2016년도 조류 구조 수 분석






























조류는 총 77종 669개체가 구조되었습니다. 흰뺨검둥오리가 가장 많이 구조되었고,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참새, 멧비둘기, 까치 등 많은 조류가 구조되었습니다. 조류의 주요 조난 원인으로는 미아, 전선/건물과의 충돌이었습니다. 미아로 구조되는 동물들은 정말 미아인 경우도 있지만, 미아로 오인하여 구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소 시기에 이런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전선/건물 충돌은 얇은 전선을 미쳐 보지 못하여 부딪치는 경우와 건물의 유리창에 비친 자연풍경을 실제로 오인하여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6년도 조류 조난 원인 분석


구조 수가 가장 많은 흰뺨검둥오리는 미아로 무리 구조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번식기인 여름에 주로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흰뺨검둥오리 구조 원인, 구조 시기 분석


흰뺨검둥오리 뿐만아니라 구조센터에 구조되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여름에 구조가 되고 전체 구조 수의 50%정도가 5, 6, 7월에 구조가 되고 8월까지 포함하면 60%에 육박합니다. 여름철은 번식기와 관련이 있는데요. 여름철을 제외한 구조 수의 추세를 보면 철새들의 이동시기와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도 월별 구조 비율


구조 되는 포유류는 17종 296개체로 절반 이상인 66.9%가 고라니입니다. 그 외 너구리, 삵, 족제비, 안주애기박쥐, 집박쥐, 하늘다람쥐, 붉은박쥐, 수달, 큰귀박쥐, 고슴도치, 다람쥐, 두더지, 멧토끼, 오소리, 청솔모가 구조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야생동물 포유류 중 개체수가 상대적으로 많고 인가에서 쉽게 발견되는 고라니와 너구리가 주로 구조 되었습니다. 주요 조난 원인으로는 차량 충돌, 미아, 기생충 감염이었습니다.

2016년도 포유류 구조 수 분석

2016년도 포유류 조난 원인 분석

가장 많이 구조된 고라니의 구조 원인으로는 과도한 도로밀도에 서식지 단절 등의 문제로 도로를 건널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인해 차량 충돌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 나는 것으로 보이며, 어미가 차량 충돌 등의 사고로 죽어 미아가 되는 경우와 사람들의 선의에 피해를 당하는 납치된 미아 등 미아 사고가 두번째 구조 원인이었습니다. 사람도 올라오기 힘들 정도의 수 많은 농수로에 고립되는 사고와 개 등 포식자의 공격, 절벽 등에서의 추락, 밀렵에 의한 총상, 공장 등 인가에 침입하는 경우와 덫, 올가미, 펜스 등의 구조물에 걸리는 사고와 기아/탈진 사고가 있습니다.

고라니 구조 원인별 비율

2016년도에 가장 많은 구조 신고가 접수된 지역은 예산군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아산시, 천안시, 당진시 순이었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예산군에 소재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예산군이 가장많은 신고가 접수 된 것으로 보이며, 충청남도 내에서 인구 수가 많은 아산시와 천안시에서 조난 당한 야생동물이 많이 목격되어 신고 접수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도 지역별 구조 분석


구조된 동물 967마리 중 390마리(40.3%)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여기에서 실질적으로 구조센터에서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인 폐사체와 DOA(dead on arrival, 구조 혹은 이송하는 과정에서 폐사한 경우. 접수 후 24시간 이내 폐사한 경우)를 제외한 실질 방생율은 49.8%로 나타났습니다.

2016년도 구조 결과 분석
2016년도 조류 구조 결과 분석
2016년도 포유류 구조 결과 분석


2016년도 실질 구조 결과 분석

2016년도 조류 실질 구조 결과 분석

2016년도 포유류 실질 구조 결과 분석


마지막으로 2016년도 방생된 야생동물의 방생영상들을 조금씩 편집하였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안병덕


2017년 1월 5일 목요일

야생동물의 이름과 학명, 그 안에 비추는 녀석들의 삶

하나의 동물이라도 그들을 부르는 이름은 꽤나 다양하다. 각각의 나라에서 부르는 국명이 대표적이지만, 영어권의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영명도 있고, 또 과거에 불려왔지만 현재는 부르지 않는 고명(옛 이름)도 있다. 심지어 어떤 동물은 이런 이름이 여럿인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에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저지대의 강변이나 경작지, 산림, 초원 등 먹잇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누룩뱀은 국내에서만 하더라도 금화사, 석화사, 밀뱀산구렁이 등 참으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다. 이처럼 하나의 나라 안에서도 지역이나 시기에 따라 혹은 동물의 이름을 각각 달리 부르는 것은 사실 굉장히 흔한 경우이다.

금화사, 석화사, 밀뱀, 산구렁이 등 국내에서만 하더라도 참으로 다양하게 불리는 누룩뱀. 



그런데 이처럼, 국명이든 국외명이든 여러 가지 이름이 동시에 불리면 종종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한다. 예를들어, 우리나라의 까치를 다른 나라에 가면 까치라 부를 수 없다. 아니, 부를 수야 있겠지만 외국인은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영어권의 나라라면 그나마 널리 쓰이는 영명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또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는 이 역시도 한계가 있다.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한 상황이다. 각 나라마나 고유의 언어와 문화가 있고, 그들의 역사에 맞게끔 이름을 부르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여기엔 불편함이 뒤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야생동물을 포함한 대부분의 생물은 살아있기 때문에 움직일 수도 있고, 여러 나라에 널리 분포해있기도 한다. 우리에게나 국경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지, 녀석들이 그것을 이해하고 살아갈리 만무하다. 국경을 잣대로 녀석들을 구분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이 아닌 우리의 기준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까치가 다른 나라에서는 까치가 아니지만 결국, 둘은 같은 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일종의 약속이 필요했다. 어떠한 동물의 이름을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인정하여 사용하는, 바로 학명이다.

수리부엉이의 분포를 나타내는 지도이다. 이는 수리부엉이가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것도 아니고, 국경을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도 아님을 나타내고 있다물론, 거리가 멀리 떨어져있는 곳에 서식하는 개체들 사이에는 생태적, 유전적 차이(아종 등)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긴 하다.
(사진 출처 : IUCN)


학명은 기본적으로 종(Species)을 표기하는 방법으로, 라틴어를 이용해 속(Genus)명과 종(Species)명을 조합한 이명법을 따르고 있다. 이는 국제적으로 약속된 종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동물을 분류해 종의 위치를 나타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매의 학명은 Falco peregrinus , 황조롱이는 Falco tinnunculus . 이 둘은 속명인 Falco가 같은 것으로 보아, 분류학적으로 같은 속에 포함된 다른 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좌측 : 매 / 우측 : 황조롱이
Falco라는 속명을 미루어보아, 둘은 같은 속에 속하는 다른 종임을 알 수 있다.



학명이 가지는 의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학명은 처음 동물을 발견해 학계에 보고한 사람이 정하게 되는데, 속명이야 분류학적 위치에 따라 정한다 하더라도 종명은 명명자가 짓기 나름이다. 때문에 발견자의 이름이나 지역명을 라틴어화 해서 부르기도 하는데, 보통은 그 동물이 지닌 특징을 종명에 담아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흰꼬리수리의 영명은 하얀색 꼬리를 지닌 바다수리라는 뜻의 ‘White-tailed Sea Eagle’이다. 그렇다면 학명은 어떠할까? Haliaeetus albicilla. 이게 녀석이 학명이다. hali는 바다 또는 소금, aeetus는 수리라는 뜻이다. , albi는 하얗다, cilla는 꼬리를 뜻한다. 그러니까 녀석의 학명을 풀어 써보면 결국, 하얀색 꼬리를 지닌 바다수리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국명도, 영명도, 학명도 녀석의 가장 두드러지는 외형적 특징인 하얀 꼬리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녀석의 국명, 영명, 학명은 모두 외형적 특징인 하얀 꼬리를 가르킨다.


물론, 모든 동물의 학명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학명을 알아본다면 그 동물의 분류학적 위치나 외형, 생태적 특징을 이해하는데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야생동물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제는 그들 이름의 어원이나 학명을 들여다보자. 아는 만큼 관심도 높아지고,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도 강해질지 모르니까.

, 참고로 까치의 학명은 Pica pica, 수리부엉이의 학명은 Bubo bubo 이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6년 10월 23일 일요일

야생동물과의 공존, 그 어려운 딜레마에 대하여

삵이 덫에 걸렸다. 그것도 창애라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덫에 말이다.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에 해당해 보호받아야 하는 삵이 왜 이런 덫에 걸리게 되었을까?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고양잇과 야생동물 '삵'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사람이 덫이나 총을 이용해 야생동물을 포획하는 경우는 대게 이러하다. 동물의 털이나 가죽을 얻기 위해, 근거 없는 보신문화로 야생동물을 섭취하기 위해, 연구/전시/사육의 목적이 있을 경우, 사냥을 취미로 삼고 즐거움을 얻기 위해, 동물을 혐오하기 때문에가 그 이유일 수 있겠다. 그리고 하나 더, 동물이 사람에게 경제적으로 피해를 끼치거나 생명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삵이 덫에 걸린 곳은 어느 양계 농가였다. 요 며칠 녀석이 양계장에 침입해 닭을 물어갔다. 물어간 한, 두 마리 닭이 피해의 전부라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일반적으로 양계농가는 닭을 좁은 공간에서 집단으로 밀집사육 한다. 삵이나 수리부엉이 같은 포식자가 닭을 노리고 양계장에 들어오면 놀란 닭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폐사하거나 포식자를 피해 무리지어 다니다가 넘어져 밟히거나 서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폐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닭을 사육하는 농장 주인에게는 꽤나 큰 경제적 피해를 끼칠 수도 있는 것이다.

침입자로 인해 폐사한 양계장의 닭

크고, 작은 피해가 반복되자 농장 주인은 침입하는 녀석을 잡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덫을 구매해 양계장에 드나드는 길목에 설치해두었고, 삵은 이 덫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걸리게 된 것이다. 자신과 닭에게 피해를 주는 삵을 잡는데 성공했다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전에 막상 덫에 걸려 몸부림치는 녀석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구조센터에 구조를 요청하게 되었다.
현장에서 만난 삵의 몰골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덫에 걸린 뒷다리는 잘려나가기 직전이었고 상처부위엔 파리가 들끓으며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덫에 걸린 뒤 풀어내기 위해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다치게 되었는지 오른쪽 눈이 심하게 부어있기도 했다. 덫을 제거하고 녀석을 구조하기 위해 다가갔지만 녀석은 무척이나 예민해진 상태였다. 사람에 의해 덫에 걸렸으니 사람이 그리도 두려운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상황이었다.

덫에 걸린 삵의 모습. 다리가 거의 절단되기 직전임을 확인할 수 있다.





녀석을 포획하는 모습을 내내 지켜보던 정작 덫을 설치했던 양계장 주인분의 표정에는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가득했다. 마치 자신이 덫을 설치한 걸 후회라도 하는 듯 말이다. 그럴 수밖에,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고통 받는 생명체를 지켜보는 것이 어찌 마음이 편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양계장 주인의 선택을 쉽사리 비난하는 건 문제가 있다. 우리는 양계장 주인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어야한다. 애지중지 기른 닭들이 예기치 못하게 죽어나갈 때의 심정이 오죽 화나고 안타까웠을까? 특히나 그에겐 생계를 유지하는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과 방법이 잘못되었다.

검사와 치료를 위해 마취 중인 삵의 모습

 
서로를 가해질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없었을까?
 
포식자가 양계장에 침입하는 것이 확인된 시점에서 가장 우선 시 해야 하는 것은 침입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양계장을 보수하거나 외벽을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점이다. 침입하는 동물을 포획해 처리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시간이 지나 또 다른 동물이 양계장에 나타나리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 아니겠는가. 나아가 만약 포획을 시도한다면, 덫의 선택에 조금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했다. 창애는 동물이 덫의 일부분을 밟으면 잠금장치가 풀리면서 날카로운 이빨을 지닌 부분이 콱! 하고 맞물려 동물의 신체를 물게 되는 구조를 지녔다. 이 덫에 동물이 걸리게 되면 피부와 근육의 손상, 골절은 기본이고 심할 경우 신경이 손상되거나 절단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결국 다리는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덫의 종류는 다양하다. 창애나 올무처럼 신체 일부에 심각한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덫이 있는 반면, 포획 틀과 같이 조금은 더 안전하게 잡을 수 있는 덫도 있다. 만약 이러한 덫을 사용했으면 어땠을까? 안전하게 포획해서 양계장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고 삵에게 살기 적합한 환경을 찾아 풀어주어 서로가 받는 피해를 해소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일반적으로 '덫'하면 가장 먼저 떠오는 것이 바로 이 '창애'일 것이다

결국 삵은 다리를 절단해야했다. 덫이 너무 깊게 파고들어 이미 회복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구조센터에 머물면서 야생에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오랫동안 평가받아야 했다. 그렇게 약 3개월이 흘러 삵은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비록 다리를 잃었지만, 녀석이 쌓던 삶의 역사는 계속해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물론, 양계장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말이다.

동물이 사용할 수 없는 신체를 지니고 있는 것은 큰 위험부담이 될 수 있다.
추가적인 감염의 위험과 장애를 극복하는 보정기구 등의 사용이 제한적이기 때문 


야생동물이 왜 사람에게 접근하는 것일까?
 
사실 이런 경우가 양계장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유해 야생동물로 알려진 고라니나 멧돼지, 까치와 같은 동물들이 밭에 내려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고라니나 멧돼지의 경우 이동을 하는 도중에 저도 모르게 도심이나 민가에 진입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후에 갑작스럽게 맞닥뜨리는 수많은 사람과 무섭게 내달리는 자동차, 소음, 불빛에 의해 놀라 극도의 흥분상태가 된다. 흥분하니 난폭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고, 덩달아 사람들도 놀라거나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난폭함은 사실 그들에겐 살고 싶다는 표현이자 절박한 저항의 수단이다.
그 때문일까? 이런 유해 야생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피해만 끼치고, 난폭하기 까지 한 동물이라고. 때문에 무분별하게 잡아 없애고, 어떠한 가학적 처치를 가해도 상관없는 존재쯤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로 그렇게 해도 아무렴 상관없는 그런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

밀렵으로 올무에 걸려있는 멧돼지를 구조하기 위해 마취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출처 : 김영준)


그렇다고 직접 피해를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자금과 노동력을 들여 정성껏 재배하고 키워낸 농작물이 하룻밤 사이에 망가지는 것을 보는 농민들의 마음도 야생동물의 생존권 만큼이나 중요하게 헤아려야한다. 동물의 접근을 적절히 예방하고 차단함과 동시에 서로에게 경제적, 감정적, 생명의 소모만을 불러일으키는 갈등을 줄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물들이 꺼려하는 초음파를 발생시키거나 포식자의 소리, 배설물을 농장 부근에 뿌려두는 방법, 전기 목책, 폭음탄 등 이미 시행되고 있는 예방의 방법도 다양하다. 물론 필요하다면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직접 포획하는 방법도 사용해야 하겠지만, 사전에 피해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예방의 노력을 우선적으로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정성껏 기른 농작물이 야생동물에 의해 망가지는 것을 보는 농민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한 고민과 해결을 위한 노력을 피해 당사자들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농작물의 생산자와 야생동물의 갈등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농작물을 소비하는 우리와도 뗄 수 없는 문제이다. 피해를 겪는 농장에 대한 예방책 지원, 피해 정도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이에 걸맞은 투명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가 먹을 농작물의 가격이 다소 상승할 수밖에 없다면, 이를 너그러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해심도 갖춰야한다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 인간의 거주지 확대와 농토 확보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면서 자연 생태계가 속수무책으로 훼손되어왔다. 서식지가 줄어들고 먹을 것을 찾기 어려워진 동물들에게 양계장이나 농작물을 재배하는 곳은 그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자. 그들이 우리에게 피해를 주고 싶어서 혹은 그들이 행한 것이 우리에게 피해가 된다는 것을 알고서 하는 잘못이 아니지 않은가. 사람들이 산에 올라 임산물을 채취하고 도토리를 주워오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야생동물이 사람들의 거주지 부근으로 내려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로 인식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단지 그들은 그들의 삶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삶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해주길 바란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 본문에서 다룬  삵의 이야기는 2012년에 발생한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