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방생되는 일부 야생동물에게는 GPS 추적기를 부착하여 이들의 삶을 추적하는 연구가 진행됩니다. 추적을 통해 얻어지는 여러가지 자료는 많은 연구에 도움이 됩니다. 축적된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머물고 있는 서식지의 환경이나 이동경로, 행동반경이 어떻게 되는지 등 생활사의 부분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고, 이렇게 축적된 자료는 야생동물의 보호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GPS 추적 장치에 따른 약 열흘간의 좌표들입니다. |
이전에 주로 사용했던 VHF 추적 방식은 일정한 시간 간격에 의한 정확한 좌표 값을 받아 내기 힘듭니다. 뿐만 아니라 굉장히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며, 모두 다 현장으로 나가 두손 걷어 부치고 뛰어야 하지요. 무엇보다도 조사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반면에 GPS 추적 장치는 설정에 따라 하루 수차례 위치좌표를 얻을 수 있어 다소 편하게 많은 데이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일정기간이 지나면 장비 스스로 떨어질 수 있도록하여 장비의 수거에 용이합니다. 무엇보다도 추가적인 비용(유류비, 인건비, 추적 장비의 추가비용)이 발생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추적장치입니다. 물론 배터리의 수명은 한정적이며, 장비 자체도 조금은(?) 비싼 고가의 장비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연구에 사용되는 것인지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추적 중인 야생동물의 행동이 이상하거나 무언가 의심스러울 때, 추적을 통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장소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 장소에서 폐사체로 발견이 된다면, 그 곳에 어떤 위협요인이 있었으며, 폐사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를 확인한다면 추후 같은 종 방생 시 고려하여 방생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관련 연구에 접목시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수리부엉이는 도로를 넘나들어 조금은 위험하지만, 확실한 자신의 서식지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좌표 값을 토대로 만약 현장에 나가 조사한다면 수리부엉이 서식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
하지만, 모든 동물에게 이러한 추적기를 부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추적기는 방생동물의 체중과 상태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서 부착합니다. 첫 번째로 추적기의 무게는 체중의 약 3~4% 이내로 제한합니다. 보통 수리부엉이의 무게는 2kg 내외이므로 60~80g 정도인데 실제 부착하는 추적기의 무게는 65g 정도로 부피에 비해 가벼운 것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두 번째로 배터리의 방전과 추적의 종료시점을 고려해 자연적으로 떨어질 수 있도록 제작된 줄을 사용합니다. 추적기를 부착하기 전에는 실제로 해당 종에게 모의 추적기를 부착하여 추적기로 인한 불편함이나 이상이 없는지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진행하게 됩니다.
추적기를 단 동물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의 동물이 이러한 불편함을 감내해 준다면,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고, 더 많은 야생동물의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수리부엉이에게 GPS 추적기를 부착한 모습 |
방생 후, 이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위치추적만으로 동물의 모든 생활사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얻어지는 소중한 정보는 위기에 처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야생동물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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