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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2일 화요일

흰꼬리수리의 추락...


흰꼬리수리의 영명은 White-tailed sea eagle입니다. 미국의 국조인 흰머리수리(bald eagle, Haliaeetus leucocephalus, leuco-는 흰, -cephalus는 머리라는 뜻입니다)와 같은 바다수리류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밖에도 참수리가 살고 있습니다. 참수리는 Steller's sea eagle, Haliaeetus pelagicus (pelagicus는 Pelagic이라는 바다 혹은 대양을 뜻합니다)라고 부르지요. 학명을 잘 알아보면 동물의 일반적인 특징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흰꼬리수리 완전 성조

참수리 완전성조

검독수리 어린새


흰꼬리수리의 학명은 Haliaeetus albicilla (Hali- 는 바다/소금 -aeetus는 수리 즉 바다수리라는 의미이며, albi- 는 하얗다는, cilla-는 꼬리를 뜻하죠)입니다. 흰꼬리바다수리라는 뜻이죠.
 
우리나라에서는 흰꼬리수리는 멸종위기 1급, 1973년 천연기념물 제243-3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력하게 보호하고 있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들고다니는 총 아무데나 갈겨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 2013년 1월 19일 충남 금산군청에서 신고된 흰꼬리수리가 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자 등에서 피를 흘리고 입안에 피를 머금은 흰꼬리수리 성조가 다리도 움직이지 못한 채 엎드려 있었습니다. 직감컨대 총상이었죠.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천연기념물은 국가지정문화재로서

제92조(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 ① 국가지정문화재(중요무형문화재는 제외한다)를 손상, 절취 또는 은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류에 따르면

제67조(벌칙) ① 제14조제1항을 위반하여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을 포획ㆍ채취ㆍ훼손하거나 고사시킨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상습적으로 제1항의 죄를 지은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 경우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

이와 같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에 처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질을 해대고 있습니다.

총상으로 추정된 흰꼬리수리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후송 후 방사선 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알이 목과 복부, 다리에 4발이 박혀 있었고 가슴을 관통하여 엉덩이뼈를 뚫고 나와 숨이 새어나오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보기도 드문, 아름다운 새에게 총질을 해대는 인간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요? 과연 입으로 밥이 넘어갈까요?

혈액검사는 더욱 비참했습니다. 혈액내 고형물질의 양은 통상적으로 37-41%에 가까워야 하는데 흰꼬리수리의 경우 고작 17%에 불과했습니다. 심각한 실혈이 있었던 셈이죠. 숨을 쉴 때마다 등에 난 관통상을 통해 피거품이 끓어오르고, 숨이 새어나왔습니다. 이를 어쩔까요...


센터에 도착한 흰꼬리수리입니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습니다.

입가에는 피가 묻어있고, 다친 척추로 인한 다리를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등에 난 총상, 관통상입니다. 날고 있는 개체를 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저 아름다운 눈빛은 과연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요?

호흡기를 다쳐서 숨을 쉬면서 피가 입안으로 넘어옵니다. 우리가 과연 어떤 동물에게 이런 아픔을 줄 권한을 가졌을까요?

숨이 새어나오면 호흡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어 있단 관통상을 폐쇄해두었습니다만, 내부장기는 얼마나 다쳤을지 상상할 수 없습니다.

......

이러한 한반도에 왜 찾아오는 것일까요? 차라리 멀고 먼 동토에서 그냥 어렵더래도 버털터이지...

가슴에서 큼지막한 상처가 있습니다.

적어도 한개 이상의 총알은 관통해버렸고 나머지 4개의 총알이 몸 안에 남아있습니다.

내부장기가 훼손되었지만 현재의 몸 상태로는 내부장기를 수술하기 위해 마취를 할 수도 없습니다.






지난 1월 초순 방문했던 경북 울진군의 왕피천 하류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흰꼬리수리 유조 2마리와 참수리 유조 한마리가 날고 있는 사이로 RC 비행기를 몰아대며 위협하던 사람들입니다. 대체 어떤 정신세계를 가진 것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돕기 위한 노력들도 있습니다.

지난 2011년 1월 20일에 발견된 흰꼬리수리 유조입니다. 농약에 중독된 후 낙동강변에 쓰러져 있다가 얼음이 다리와 함께 얼어버려서 상주의용소방대분들이 얼음을 깨고 구조한 흰꼬리수리 어린 개체입니다.




동상으로 인해 발가락을 움직이는 인대의 손상이 심해서 발가락을 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발가락을 펴지못해 발가락 등부분이 손상당하는 것을 막고자 인조잔디를 깔아주었죠.

또한 다리가 양쪽으로 벌어지는 문제(splayed leg)가 발생하여 벌어지지 않도록 가죽끈으로 양다리를 묶어두었습니다. 또한 사람의 발목부위에 욕창이 생겨 추가적인 손상을 막고자 부목을 대 두었죠. 

최종적으로 2개월 정도 극진한 간호 끝에 일어설 수 있게 되었고 이 개체는 드디어 비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상현님의 도움을 얻어 야생화 훈련을 진행하였고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동상으로 인해 좌측 다리 아랫쪽의 깃털이 빠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겠지요.


때때로 이러한 훈련은 야생화를 위한 적절한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흰꼬리수리는 매우 큰 대형 수리종입니다. 수리라고 하면 말 그대로 큰 맹금류를 뜻합니다. 보통은 3kg이 넘어가는 종을 이야기하죠. 전신은 약 66-94cm에 달하고 양 날개를 편 길이는 1.8-2.4미터에 이를만큼 큰 조류입니다. 암컷의 경우 일반적으로 4-6.5kg에 달하며, 수컷의 경우 3.1-5.4kg까지 나갑니다만 암컷이 여전히 더 큽니다. 유럽 스코틀랜드에서 호가인된 가장 큰 개체는 7.5kg에 달할 정도엿다니 실로 어마어마한 크기입니다. 세계에서 4번째로 거대하고 무거운 수리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날개는 문짝처럼 넓고 길게 발달해있고, 큰 머리에 크고 두터운 부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 성장한 성체의 경우 회백색의 몸깃을 가지고 있고 날개는 다소 검습니다. 하지만 이름처럼 꼬리는 완전히 하얗게 변하지요. 부리와 다리는 노랗습니다. 어린 개체들의 경우 부리와 꼬리가 검고 꼬리의 경우 얼룩덜룩합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꼬리깃과 부리의 색은 점차 변해갑니다.
 
야생에서는 25년 이상을 생존하며, 평균적으로 21년 정도를 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북유럽과 아시아 북부에서 주로 서식합니다, 유럽에서는 노르웨이의 연안에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고 2008년도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 약 9,000-11,000쌍의 개체가 살고 있답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흰꼬리수리는 주로 러시아에서 겨울에 찾아오며, 남해안의 신안군 일부 섬에서는 번식개체군이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 날려보낸 흰꼬리수리 유조는 아무르강 중앙부에 위치한 섬에서 여름을 났고, 현재 동해안에 들어와 있는게 확인되었지요.
 
흰꼬리수리는 DNA 연구 결과 북미에서 서식하는 흰머리수리와는 매우 유사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북태평양에 서식하던 개체군이 동부로 이동하면서 북미의 흰머리수리로 진화하였고 서부로 이동한 개체군은 유라시아 대륙에 정착하여 흰꼬리수리가 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먹이는 매우 다양하고 기회주의적 먹이습성을 보입니다. 즉 보이는대로 먹는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계절에 따라 먹이를 달리합니다. 일반적으로 먹이는 물고기, 조류와 포유류를 포함하죠. 많은 경우 청소동물로서 살아가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달이나 가마우지와 같은 다른 조류가 잡은 먹이를 가로채기도 합니다. 죽은 동물사체를 잘 먹는데, 고래류부터 가축까지 가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토끼와 오리류도 잘 잡는 맹금류이기도 합니다. 하루에 필요로 하는 먹이량은 500-600g 정도의 먹이를 먹는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검독수리와 서식권이 겹치기도 하는데 검독수리에 비해서 더 높은 밀도로 서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검독수리에 비해서 덜 활동적이기도 하지만, 장의 길이가 더 길어서 영양분의 흡수력이 더 좋아서 적은 먹이로도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군요.
  
공격성에 대한 재미있는 보고가 있는데, 1932년 6월 5일 노르웨이의 한 시골에서 흰꼬리수리가 Svanhild Hansen이라는 4세 여아의 옷을 뒤에서 잡아채 들고서 해발 800미터 정도에 위치한 둥지로 들고 갔답니다. 약 1.6km를 날아갔는데 둥지에서 약 15미터 정도 낮은 절벽모퉁이에 내려놓았다는군요. 재빠르게 수색대를 조직하여 둥지로 찾아갔더니 아이는 많이 다치지 않았는데, 발톱이 아이의 옷만 잡아서 들고 온 사례도 있었답니다.
흰꼬리수리는 약 4년에서 5년 정도 성장해야 번식을 할 수 있습니다. 한번 짝을 지은 경우 겅의 평생을 같이 하며, 짝이 죽을 경우 다시 다른 개체와 짝을 이룹니다. 이러한 짝짓기는 텃세권이 명확해진 이후에 가능하답니다. 아주 특징적인 공중제비 구애를 펼치는데 공중에서 서로 발톱을 끼워서 붙들고 지면으로 둥글게 돌면서 떨어지는 구애를 보인다고 하는군요.
 
둥지는 주로 절벽이나 나무의 중간 가지를 이용해서 만듭니다. 거의 둥지는 다시 사용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몇 세대에 걸쳐 수 십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아이슬랜드의 한 둥지는 150년 넘게 사용된 적도 있답니다.
 
세력권은 일반적으로 30에서 70 km²정도이고 거의 바닷가를 끼고 살지만 경우에 따라 큰 호수나 강을 따사 살기도 합니다. 검독수리의 세력권과 겹치기도 하지만 별로 상관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검독수리의 경우 산악이나 황무지 지대를 선호하는데, 흰꼬리수리는 연안이나 바다를 선호하기 때문이랍니다.
 
일단 성장을 하게 되면 apex predator 즉 더 이상의 천적이 없는 최상위포식자가 된답니다.
 
알은 매년 1-3개 정도를 낳고 3월에서 4월 2-5일 간격으로 하나씩 낳는답니다. 부모에 의해 약 38일간 부화되며, 주로 어미새가 돌본답니다.약 5-6주 정도 성장한 이후부터 스스로 먹이를 먹을 수 있으며 11-12주(3달 가량) 정도 자라면 이소를 시작하여 둥지 주변을 돌아다닙니다. 이후 6주에서 10주(생후 네달 반에서 5달 반 정도) 정도 더 부모들이 돌봅니다.
 
폴란드에서 설치한 흰꼬리수리 둥지의 웹캠입니다. 시간이 나신다면 한번 방문해보시죠.
 
http://www.lasy.gov.pl/bielik
 
(위키피디아 정보) 

2013년 1월 3일 목요일

야생조류와 총상...

2012년과 2013년에는 유난히 총상을 입은 동물들이 많이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말똥가리, 청둥오리, 흰빰검둥오리 심지어 흑두루미까지 총에 맞아 구조가 됩니다. 수렵을 인정할 수는 있지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만 실시해야 합니다.


말똥가리는 북한에서는 저광이라고 부르는 새입니다. 어원에 대한 이야기가 하도 많아 뭐가 뭔지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언뜻 인터넷만 뒤져보아도 5-6개의 어원은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새입니다.

이 친구가 말똥가리입니다.


저번 블로그 http://cnwarc.blogspot.kr/2012/12/blog-post_20.html 에도 대충 말똥가리에 대해 대충 소개를 드렸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꽤나 겨울철에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맹금류입니다.

겨울철 들판이나 산 위에서 빙글빙글 난다 싶으면 거의 대부분 이 녀석이지요.

물론 간혹 큰말똥가리(Upland buzzard, Buteo hemilasius 아직 이 학명의 어원을 모르고 있습니다.), 털발말똥가리(Rough-legged buzzard, Buteo lagopus 토끼는 라틴어로 lago, 발은 pus라고 의미하죠. 즉 토끼발이라는 뜻인데, 미션임파서블에서 나온 토끼발일지 모릅니다. 추운 곳에 살아서 발가락 바로 윗부분까지 깃털이 나기때문에 토끼발처럼 생긴 말똥가리라고 부르는 거죠.)와 혼동하기도 합니다.

말똥가리는 이전까지만 해도 멸종위기2급으로 지정, 보호받던 종인데 비교적 흔하다고 하여 지난 2012년 5월 31일 이후로 멸종위기종에서 해제되었습니다. 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어도 별 보호는 여전히 못 받았습니다만...

워낙 하늘에서 천천히 빙빙 도는 녀석이니만큼 총탄에 희생이 많이 되는데요, 제발 수렵하시는 분들이나 총을 가진 분들은 정해진 법적 테두리 내에서만 총을 쐈으면 합니다. 보이는 족족 아무거나 쏘지 말구요.


얼마 전에는 날개와 다리에 한꺼번에 총에 맞은 말똥가리가 들어왔고, 2012년 12월 31일 마지막 날에는 가슴끝으로 총알이 들어가 엉덩이 척추뼈를 끊고 총알이 관통되어버린 6개월짜리 어린 말똥가리 암컷도 들어왔습니다.

이 친구들이 얼마나 먼 곳에서 이곳 한국을 찾아왔는지, 얼마나 고생하며 이곳에 왔는지 알고 있다면 차마 이리 무식하게 총질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 무지해서 그러려니 합니다.



총탄이 가슴을 지나 복합천추라고 하는 척추를 뚫고 지나갔습니다. 내부장기 손상은 이미 발생했고, 아마도 꽁지깃을 영원히 펼 수 없을 듯 합니다. 아직도 일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확대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꽁지쪽의 척추가 부러져버렸습니다.

가슴쪽에서 총알이 들어간 부위입니다. 깃털이 있기에 출혈이 많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깃털이 총알이 만든 상처를 막아버리기 때문에 출혈이 많지 않죠.

가운데 구멍이 보이시나요?

등면 척추의 한 중간에 난 상처입니다. 완전히 관통해버린 것이지요.

총알 뚫고 지나간 흔적입니다. 얼마나 아팠을까요?

부리와 날개, 어깨, 다리에 다발로 산탄총을 맞은 또 다른 말똥가리입니다. 발견이 늦어 빈사상태에서 구조되었는데 조금씩 회복하고는 있지만 영원히 날 수 없을 겁니다.

아주 어리디 어린 말똥가리입니다. 태어나서 7개월도 채 못산 애입니다.

상태가 워낙 위중하여 치료는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이미 시간이 늦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일어설 수 있게만 조치합니다. 날개뼈를 이용해서 수액을 공급하고 있으며 인큐베이터에서 관리되고 있습니다.

수렵은 정해진 기간에 정해진 수량의 정해진 동물을 정해진 지역에서만 한해서만 실시해야 합니다. 그것을 벗어나게 되면 위법이고 밀렵이 됩니다. 흰뺨검둥오리는 수렵종으로 선정이 되었지만 위치를 벗어나거나 기간이 벗어났을 때는 모두 밀렵일 뿐입니다. 총알이 틀어져박힌 동물들을 보시죠...


우측 전오나골과 목이 부러지고 좌측 어깨에 산탄이 박혀져 있습니다.

목이 부러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12년 12월 28일 금요일

고라니 12-585의 야생복귀, 그리고...

지난 11월 1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전호리에서 구조된 개체로서 12-585번 고라니입니다.
발견당시 12.8kg의 암컷 고라니여서 12월에는 첫 발정이 올 5개월령의 어린 고라니였습니다. 저희 센터에 들어와 KBS와 공동으로 방생을 추진하였고, 충남 홍성군의 골 깊은 야산에 방생을 했습니다.

이송상자에서 고라니를 마취하고 있습니다.

KBS 환경스페셜팀에서도 구조와 방생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김감독님 고생하십니다.
발신기의 무게는 약 188g 나갑니다. 이는 체중 12kg이 넘는 고라니에게 체중대비 1.6%에 해당하는 무게이므로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무게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권장은 3-4%까지 허용합니다만, 저희는 되도록 가볍게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라니가 심하게 놀래지 않도록 흡입마취를 실시하는 장면입니다. 고라니에게 눈을 가리는 후드는 매우 중요한 보정도구입니다.

발신기 장착이 끝나고, 마취에서 깨고 있는 장면입니다. 이제 눈을 떴죠? 이 고라니에게는 CDMA GPS 발신기외에도 단기추적이 가능한 UHF 추적기도 부착하여 내보냈습니다. UHF 발신기는 실시간으로 추적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방생일 밤, 동녘 하늘에 떠오른 아름다운 달입니다.


고라니는 힘차게 뛰어 논을 거쳐 야산으로 들어갔습니다.


이후 오서산이라는 충남에서는 꽤나 높은 산의 주변까지 오르내리다가 능선을 넘어 청양군의 남측 야산에 자리를 잡았죠. 약 30여일간 방랑을 하다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쩌면 암컷이어서 상대적으로 빨리 자리를 잡았을지도 모릅니다.

한동안 주변을 돌아다니며 지냈고, 좋은 은신처를 찾았었죠. 아직은 놀랜 기색이 있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삼가고, 주로 산림 내부와 더불 위주의 식생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지난 12월 8일경부터 움직임이 둔해지고, 한 장소에 움직임이 고착되는 경향을 나타내더군요.

하지만 현장에 함부러 들어갈 수 없는 것은 워낙 예민한 동물이어서 가뜩이나 간신히 잡은 은신처와 세력권을 우리가 침범하여 놀래게 해서 다른 지역으로 또 다시 빠져나가게 자극을 주지 않아야 하는 부분도 있고, 그 과정이 위험에 새롭게 노출될 수도 있는 것이 있어 꺼려하죠. 또한 우리가 얻고 있는 좌표가 완벽하게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좌표값으로 간혹 나타나므로 경우에 따라 오류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전파를 받는 것인지라 오차가 나타나기도 하고, 그 오차는 약 100m 이상의 이동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고라니의 위치좌표가 고정되는 경향이 나타난 지점입니다. 한동안 잘 돌아다니던 개체가 자리를 잡은 것으로 추정했던 위치들이지요.

결과적으로 12월 27일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해발 300m 지점인지라 아직도 임도에는 잔설이 가득 깔려 있었죠.

현장에는 많은 고라니의 발자국이 이리저리 나 있었고 당일 아침에 이동한 듯한 발자국들도 발견이 되었습니다.

칡넝쿨과 관목, 덤불이 잔뜩 우거진 사면도 보였었고, 고라니가 자주 머물렀던 위치도 그러했죠.

아, 이런 환경이어서 특별하게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나 보다 생각했었답니다.

여기저기 더 조사를 진행하던 끝에 고라니가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새로운 흔적을 보았고 이를 따라가기로 결정했었죠, 그런데 계곡 개울부에 이르더니 갑자기 뒤돌아 움직이는 양상이었습니다. 넘어졌을까?


현장의 능선부와 계곡사이사이에는 수많은 고라니의 흔적이 확인되어 잠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개울부로 들어서고나서야 문제를 알 수 있었죠. 고라니의 털이 뭉텅이로 빠져 있었습니다. 고라니의 털이 빠지는 이유는 크게 보면 두가지인데, 하나는 번식철에 교미과정에서 격렬한 추격 등의 이유로 빠지기도 하며, 두번째는 사고로 동물이 죽었을 때 나타나지요.

하지만 얼어붙은 개울에 나타난 고라니의 털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죠. 해서 개울 상류를 더 쥐졌고, 더 많은 털과, 피부의 일부가 붙은 털까지 찾아 냈습니다.

앗, 사고이구나...

주변에 나 있던 발자국은 다른 개체들의 흔적이었을 가능성이 높아졌고, 발신 위치가 고정된 지역의 정밀한 수색이 필요했습니다. 죽었다면 뼈도 있어야 하지만, 발신기도 확인해야 하니깐요.



하지만 계곡부에서 나타난 고라니의 털뭉치는 우리의 희망을 무너뜨리고 있었죠. 


다시 센터로 연락하여 정확하게 위치보정된 자료 제작과 전송을 부탁하고, 실제 위치의 정밀 수색을 시작했습니다. 아지만 개울부는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고, 산에는 눈이 덮고 있어서 수색에 어려움이 있었죠. 센터에서 위치가 보정된 자료를 전송받았고, 그 지점을 위주로 계곡 사면 등을 샅샅히 수색한 끝에 벗겨진 껍질에 네 다리의 아래뼈와 발굽만이 달린 12-585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사체를 수거하여 확인을 해보니 껍질은 깨끗하게 발라져 있고, 머리는 떨어져 나갔고, 사지 말단에서 근육층 즉 고기가 부족한 부위에서 뼈를 잘라 내용물만 가져갔더군요. 발신기에는 송곳니 자국도 나타났고...



한참을 헤매고 눈밭을 뒤진 후에야 겨우 비탈면에 걸쳐져 눈에 수북히 맞고 있는 고라니를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고라니는 온전하지 못했고, 피부만 벗겨진 채로 나뭇가지에 걸쳐져 있었지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고라니의 목에는 여전히 발신기가 걸려져 있었고 피부는 깨끗히 발라져 있었습니다. 고기가 되지 못하고 부피만 크고, 껍질 벗기기 어려운 다리는 뼈를 부러뜨려 남기고 갔더군요.

2년 이내에 떨어질 것을 대비하여 목걸이에 가죽까지 덧대었지만, 고작 40일도 채 살지 못하고 밀렵을 당해버렸습니다.

회수한 발신기입니다. 목걸이 일부는 동물이 물어뜯은 흔적이 발견되었고 이빨자국도 확인되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온전한 편으로 회수되었습니다.

고라니 12-585의 60일간의 이동자료입니다. 야생으로 돌아간지 채 40일도 못되어 밀렵을 당해버린 어린 6개월령 고라니는 이렇게 지구에서 사라졌습니다.

올해 충남지역에서의 수렵은 금산군, 부여군과 예산군만 풀려있는 상태이므로, 홍성군과 청양군 사이지역에서의 동물수렵은 분명 밀렵은 셈이죠. 또 수렵을 하였다고 하여 산에서 함부러 해체작업을 할 수 없고 관공서에 신고하고 텍(tag)을 받아야 하므로 이 또한 법에 접촉되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신위치 데이터의 재확인 결과 머물던 지역 인근에서 12월 7-8일까지 지내다가 올무나 야간써치밀렵 등에 의해 부근에서 밀렵당했고, 사체는 껍질만 벗겨 현장에 유기한 사례였습니다.

12-585는 2012년 6월경에 태어나서 10월말 구조된 후 11월 1일 야생으로 돌아간 지 불과 38일만에 밀렵으로서 채 6개월도 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개체입니다.

야생동물 구조센터에서 내보는 많은 고라니들에게 능력이 허용하는 한 발신기를 부착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80%가 넘는 동물들이 80일 이내에 도로교통사고(로드킬)로 죽거나 이처럼 밀렵당하거나,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고라니를 구조하고, 치료하는 과정은 참으로 험난한 과정을 거칩니다만, 이렇게 허무하게 가버리면, 저희는 정말 허탈해집니다.

다른, 야생으로 돌아가는 야생동물들의 운명은 또 어떨가요?

앞으로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여력이 되는 한 이와 같은 방생 후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동물들의 운명을 살펴볼 것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