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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26일 월요일

2017년 결산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홍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말하지 못하는 야생동물을 대신해, 그들이 처한 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야생동물은 우리 눈에 잘 띄지 않아 보호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비해 쉽게 잊혀지는 안타까운 처지인데요. 매일매일 그들의 옆에서 살아가는 저희가 꾸준하게 이야기를 전달한다면, 보다 많은 분들이 야생동물을 잊지 않고 보호의 중요성을 상기시키실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순간순간 일어나는 야생동물의 사고, 치료, 재활, 방생 등 여러 생생한 이야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Blog, Youtube, Facebook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총 33개의 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았습니다.
다음, 네이버와 같은 대형 포털의 뉴스 갈무리 란에 메인으로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포털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소개되는 거죠. 이 경우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많은 분들에게 도달할 수 있어 홍보효과가 막대합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대중과의 소통에 많은 갈증을 느껴왔습니다. 교육과 홍보의 중요성에 비해 이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과 기회가 제한적이라 더 많은 이에게 닿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었죠. 그런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게 2017년은 '협업'의 해였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펼치고 있는 외부 전문가와 함께 새로운 홍보 방안을 구상, 보다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 지구와 사람과 동물
2017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발간한 소책자 '함께 살아가는 야생동물'은 협업을 통해 만들어낸 대표적인 결과물이었습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빼곡히 나열한 야생동물의 이야기는 호소력이 있을지언정 흥미를 유발하거나 쉬이 읽힐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보다 쉽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만화'였습니다. 긴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아 만화의 형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그 효과가 커질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웹툰을 제작하는 '지구와 사람과 동물(이하 지사동)'이었습니다. 지사동만의 특색 있는 그림은 많은 이에게 큰 호감을 얻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지사동이 그려온 동물 만화 역시 단순히 재미와 정보전달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야생동물의 멸종위기를 염려하고 대중으로 하여금 보호의식을 고취시키는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뜻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었죠.
야생동물이 처한 이야기를 4컷의 만화에 함축적으로 담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새 생명을 얻는 만화를 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그려진 만화는 책자 곳곳에 삽입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불러옴과 동시에 깨달음을 유발하는데 제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너절했던 첫 콘티가 '지구와 사람과 동물'에 의해 새 생명을 얻었다.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 디자이너 'ISENBECKII'
어느 날 메일이 한 통 도착했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브랜드와 저의 일러스트, 디자인 능력을 합한다면 대중에게 더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참으로 반가운 제안이었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홍보와 관련해 특출한 전문가가 있는 집단은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홍보의 중요성에 비해 활용능력이 떨어지는 안타까움이 있었죠. 그런 중 디자인 전문가가 선뜻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하니 어찌 반갑지 않을까요? 충남센터와 디자이너 젠벡의 첫 작업은 '함께 살아가는 야생동물' 소책자 입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보수가 있는 작업도 아니었지만 각 페이지마다 정성을 다 해 디자인을 도맡아 주셨습니다. 덕분에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책자가 될 수 있었죠!

모든 것의 완성은 디자인이라고 했던가...
적은 분량의 소책자지만, 정말 많은 분들의 노력이 함께했다.


충남센터와 디자이너 젠벡의 협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함께 크라우드펀딩을 기획하기도 했죠. '크라우드펀딩'이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 대중에게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말합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해를 거듭하면서 재정난을 겪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동물 구조 빈도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꼭 비례해 증가하진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대중에게 모금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도와달라고 요구할 수 없죠. 젠벡 디자이너가 제작한 야생동물 관련 물품(소책자, 담요, 뱃지, 스티커 등)을 대중에게 후원에 대한 '리워드'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리워드 물품 중 하나인 담요. 새끼 삵이 가득 그려져있....다. (심쿵)


펀딩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목표금액인 3,000만원을 훌쩍 넘겼죠. 후원자 역시 1,000여명에 육박할 정도였으니까요. 예산에 보탬이 된 것이 기쁜 것이 아니라,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야생동물에 관심을 가지고 온정을 나눠주시고자 한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감동이었습니다. 이렇게 모인 금액은 펀딩을 진행하며 발생한 비용, 리워드 제작 비용을 충당하고, 타 동물보호단체와 및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후원금으로 전달되어 투명하게 사용될 예정입니다.


2017년의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도움이 가득했던 해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감사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죠!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 노력을 통해 여러분과 소통하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D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앞으로도 여러분에게 야생동물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8년 2월 21일 수요일

2017년 결산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교육'


야생동물구조센터는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해 회복이 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센터의 역할이 단지 치료와 재활에만 한정되게 된다면, 야생동물이 처한 오늘날의 현실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야생동물들이 서식지 파괴와 환경오염, 로드킬, 밀렵, 충돌 등의 사고로 구조됩니다. 하나같이 사람이 끼치는 막대한 영향력이 근본적인 원인이죠.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공감하지만 정작 무엇이 야생동물을 위협하고,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를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교육 및 홍보 분야에 중요성을 두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대중에게 야생동물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이를 통해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자연환경과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다양한 교육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017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어떤 교육활동을 진행하였을까요?

교육 횟수, 인원수, 교육시간 (2013~2017) 
횟수와 참여 인원은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시간은 감소했다.

● 대상 별 교육지원 (2013~2017)
내부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스터디 그룹을 운영, 직원 간 교육활동이 증가했다.
 
 
분석 결과, 2017년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실시한 교육 횟수는 총 55회이며, 교육 인원은 총 915명 이었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횟수와 인원이 증가하였습니다. 하지만 총 교육 시간은 오히려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는 기존에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던 장기 실습 및 교육 프로그램을 한 차례로 축소 시행한 결과입니다.

천안중앙도서관 관계자들의 방문과 견학 지원.

제 14회 천연기념물(야생동물) 구조, 치료 및 관리 교육 실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야생동물 보호 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을 목적으로 외부 기관이나 단체에 대한 출장 강의 지원을 확대하였으며, 학교기관, 사설교육기관, 비영리단체,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 등이 주요 강의 대상이었습니다.

경북대학교 말/특수동물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강연을 실시.


2017년에는 소책자 '함께 살아가는 야생동물'을 발간했습니다. 해당 소책자는 사진이나 삽화, 만화가 두루 삽입되어 모든 연령층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시작으로, 함께 살아가는 우리 내 야생동물과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알아보면서, 나의 삶과는 크게 상관없다고 여겼던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조난당한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도 알아볼 수 있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대중과의 소통, 교육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의 이곳을 오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고, 깊이 공감해주고 계십니다. 그 덕분에 야생동물을 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나날이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길 바라면서 달리고, 또 달려가야겠죠.



2018년에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교육 활동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드리던 많은 야생동물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곧 선보일 예정이기도 하고요. 계속해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야생동물 보호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D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8년 2월 13일 화요일

2017년 결산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자원활동'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야생동물의 보전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조난당한 야생동물의 구조 및 치료, 방생, 환경교육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조난당한 야생동물에게 최적의 환경과 올바른 복지를 제공하기엔 제한된 시간, 환경, 인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함께 고민하며 야생동물을 위한 시간과 노력을 함께 할 자원활동가를 매년 모집하고 있습니다.

조난당한 야생동물에게 올바른 계류환경과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땀 흘려 애써주시는 자원활동가들 덕분에
매년 많은 야생동물이 무사히 야생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자원활동으로는 주로 계류동물을 위한 행동·환경풍부화, 환경관리, 재활과 홍보를 위한 물품 제작 등의 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 인력이 필요한 활동들이라 자원활동가의 도움 없이는 진행하기 쉽지 않은 게 구조센터의 현실입니다. 다행히도 2011년부터 실시한 자원활동 프로그램에 정말 많은 분들께서 열정을 가지고 참여해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구조되는 동물들에게 올바른 계류환경과 복지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야생의 풀을 계류장 내 심어 숲처럼 조성해 먹이와 은신처를 동시에 제공했습니다.
이런 대규모의 작업은 자원활동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야외 계류장 환경조성은 언제나 고된 일이지만
일을 마친 후 뿌듯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답니다.
먹이를 활용한 행동풍부화에서 동물들의 적극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직접 제작한 풍부화 물품에 먹이를 숨기면 낯선 물건에 호기심을 보이며
평소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행동들을 보여줍니다. 
매년 여름, 참새, 박새, 제비 등 소형 조류의 유조들이 구조되는데
일반적인 계류장에선 사고 발생률이 높아 전용 계류장이 필요합니다.
<연도별 정기 자원활동가 인원수>
매년 접수와 선발요건이 까다로워짐에도 불구하고
자원활동 프로그램 지원자와 활동가의 수가 늘고 있습니다.
<연도별 자원활동 시간>
활동가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레 활동시간도 증가했습니다.
특히나 2017년엔 오랜 시간 도와주신 활동가들이 많아
인원수 증가에 비해 큰 폭의 활동시간 증가가 있었습니다.

자원활동가 여러분의 알찬 활동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인원수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원활동 프로그램 지원자가 많아져 접수와 선발요건이 까다로워졌지만 오히려 지원하시는 분들은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분들께 활동의 기회를 드릴 수 없어 늘 안타깝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자원활동가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큰 도움을 받는 만큼 업무를 진행하는 동안 야생동물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뜻 깊은 경험들을 제공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업무를 통한 경험 외에도 구조센터에서 진행하는 특강, 새로운 경험을 위해 다른 기관으로 견학을 가는 '자원활동가의 날' 등을 진행하며 그 감사함을 조금이라도 갚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7년 '자원활동가의 날'에는 낙동강 생물자원관으로 견학을 갔습니다.
자원활동 외에도 기증을 통해 구조센터를 도와주시기도 한답니다.
작년엔 충남여고의 동물 보호 동아리 'Animalibus'에서 기증해주신 포유류 이동 케이지입니다.
적지 않은 금액인데.. 저희에겐 기증품 그 이상의 의미가 됐습니다.
이렇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정말 많은 자원활동가들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큰 도움을 주고 가셨습니다. 가끔 자원활동 경험을 토대로 멋진 도전을 하시고 그 감사함을 전해주실 땐 자원활동 프로그램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됩니다.
자원활동가의 열정과 노력은 조난당한 야생동물들에게도 큰 힘이 되지만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를 짊어진 저희에게도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를 다녀가신 여러분들께서 앞으로도 야생동물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인간과 야생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큰 힘을 보태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에 보답하기엔 저희의 부족함이 늘 아쉽지만 항상 노력하고 발전하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새해에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힘을 보태주세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자원활동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18년도 1기 자원활동기간: 1월~2월
  • 2018년도 2기 자원활동기간: 3월~6월
  • 2018년도 3기 자원활동기간: 7월~8월
  • 2018년도 4기 자원활동기간: 9월~12월
다가오는 '2018년도 2기 자원활동'의 모집기간은 설 연휴가 지나고 시작될 예정입니다.
2018년도 3기 자원활동에 참여를 고민하시는 분들께서는 한 가지 활동조건이 있습니다. 3기 자원활동이 진행되는 7, 8월의 경우 구조센터의 업무가 굉장히 많은 시기여서 자원활동 경험이 있으신 분들만 지원이 가능하신 점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자원활동 관련 공지사항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자원활동가 카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연구원 이준석


2018년 1월 30일 화요일

위기의 청소동물, 이건 먹지 말았어야 했는데!

매년 겨울철이면 최상위포식자에 속하는 독수리나 흰꼬리수리와 같은 대형 맹금류가 여지없이 구조되어 들어옵니다. 녀석들은 덩치도 크고, 하늘에서 바람을 타고 유유히 비행하는 습성을 지녔기에 누군가의 눈에 띄기 쉽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하나같이 법정보호종에 속해 당장에 보호를 필요로 하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쏘아대는 총에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적 테두리를 한참이나 벗어난 야만적 행태지요.
녀석들을 위협하는 것은 밀렵만이 아닙니다. 안개가 끼거나 흐린 날에는 교각이나, 전깃줄, 풍력발전소의 날개와 같은 인공구조물에 부딪히곤 합니다. 워낙 덩치가 크다보니 즉각적인 회피 비행이 어려워 갑작스레 눈앞에 나타난 구조물을 미처 피하지 못하곤 합니다

독수리나 흰꼬리수리 같은 대형 맹금류는 종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죽은 동물의 사체도 곧 잘 찾아먹는 청소동물이기도 합니다누군가는 사체를 먹는 동물의 습성을 부정적인 모습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편견일 뿐, 생태계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왜 우리 사람들이 먹는 고기 역시 대부분은 죽은 동물의 사체에서 비롯되는걸요. 이상할 것 하나 없죠

대표적인 청소동물 '독수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동물이 생태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사체가 오래 방치되면 부패하기 마련입니다. 이는 질병의 확산, 해충의 집단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지요. 그런데 독수리와 같은 청소동물이 나타나 사체를 소비한다면, 이런 문제를 예방하고, 질병의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만약 이런 동물의 개체수가 급감해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든다면, 우리는 보다 많은 질병에 노출되는 삶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겁니다
이런 청소동물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 중 하나가 '썩은 고기'를 좋아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청소동물에게 죽은 사체를 찾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습니다. 녀석들에겐 꽤나 간절한 기회지요. 또, 얼마 전 폐사한 신선한 먹이만을 찾아 헤맬 수 없는 노릇이니까요. 만약 신선한 먹이만을 선호하는 성향을 지닌 청소동물이라면 다른 개체와의 경쟁에서 쉽게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조금 시간이 지나 부패가 시작되었을지라도 그 먹이를 포기할 수 없는 거죠. 그렇다보니 부패한 먹이원을 섭취해 식중독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독수리, 까치, 큰부리까마귀가 모여 고라니 사체를 섭식하는 모습 


이처럼 사체를 먹는 청소동물에게는 '먹이원이 되는 폐사체가 과연 어떤 이유로 폐사했는가'가 녀석들의 생사를 결정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 됩니다. 만약 농약을 먹어 죽은 동물을 먹는다면 녀석들 역시 마찬가지로 농약중독이 발생합니다. , 누군가가 쏜 납탄에 맞고 죽은 동물을 먹는다면 납중독으로 이어집니다. 농약중독과 납중독이 가지는 여러 차이가 있긴 하지만, 소량만 섭취해도 문제가 발생하며, 쉽게 분해되지 않고 축적된다는 특징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 서식하는 더 많은 동물이 같은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치명적인 공통점을 지녔습니다. 절대 경계를 늦출 수 없는 문제겠지요.

누군가 고의적으로 농약을 묻힌 볍씨를 논에 뿌려두었고, 이를 먹은 가창오리 수십 마리가 폐사했다. 이후, 이 가창오리를 먹은 십여 마리의 독수리가 농약중독으로 조난되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축산물의 야외폐기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이러한 청소동물들이 먹이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녀석들을 보호하기 위해 민간단체와 관공서에서 부분적으로나마 먹이를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죠. 하지만 제공되는 먹이에 도축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포함되어져 있거나, 가축농장에서 나온 폐사체 등도 활용되고 있어 잠재적인 질병감염의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정육을 제공하기에는 가격이 비싼 문제가 존재합니다

농가에서 기르다가 폐사해 버려진 닭을 먹는 어린 흰꼬리수리


최근에는 사고로 인해 폐사한 야생동물, 특히 고라니를 먹이로 제공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폐사한 야생동물이 다른 야생동물에게 섭식되어 에너지원이 된다는 것 자체에는 의미가 있지만, 주로 제공되는 고라니의 경우 수렵의 과정에서 사용된 납탄이 몸에 박혀있을 가능성이 있고, 이를 독수리나 흰꼬리수리가 먹게 된다면 심각한 납중독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라니 등의 야생동물을 먹이로 제공하기 이전에는 방사선 촬영을 통해 몸에 납탄이 있는지의 여부를 우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차량충돌에 의해 폐사한 고라니를 흰꼬리수리가 발라먹은 모습.
사냥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어린 대형 맹금류에게 도로 위의 사체는 위험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먹이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2차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존재한다.

차량에 충돌해 구조된 고라니의 근육 속에 납탄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고라니가 청소동물의 먹이로 제공된다면, 납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너무 많은 개체의 대형 맹금류를 한 장소로 모이게 만들면 예기치 못한 질병의 확산이나 오염원과의 접촉으로 대규모 피해가 야기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독수리들이 대규모로 도래하는 지역에서 여러 마리가 같은 위험에 노출되어 단체로 조난에 처하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먹이를 안줄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먹이 제공을 중단한다면, 녀석들은 심각한 굶주림에 처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아주 다양한 곳에 나눠 제공하는 것 역시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겠지요. 앞으로도 이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당사자들 간의 지속적인 협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 봄이 찾아오면 이 덩치 큰 친구들은 그들의 번식지인 몽골, 러시아 등으로 북상하게 됩니다. 그때까지 아무쪼록 잘 먹고, 잘 쉬다가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꼭, 내년에 새끼를 데리고 우리나라를 찾아와 다시금 만날 수 있기를, 푸른 하늘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녀석들과 오래오래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바람을 타고 유유히 하늘로 날아오르는 독수리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8년 1월 5일 금요일

2017년 12월 야생동물 구조/치료 결과

1. 종별 개체 수


12월에는 조류 15종 34개체, 파충류 1종 1개체, 포유류 4종 27개체로 총 62마리의 야생동물이 구조되었습니다. 이 중 조류에서는 말똥가리가 8마리, 포유류에서는 고라니가 21마리로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이번 달에는 동면하지 않고 인가에 들어와 있다가 신고로 접수된 구렁이와 아파트 외벽에서 동면 중 신고접수된 안주애기박쥐가 눈에 띄었습니다.



2. 구조 원인


구조 원인으로는 충돌(전선, 건물, 차량)이 50%가 넘는 39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번 12월에는 해상 기름에 노출되어 깃이 오염된 채 들어온 큰회색머리아비가 있었습니다. 깃이 기름에 오염되는 경우 깃이 방수능력을 상실하고, 이에 물 위에서 떠있는 시간이 많은 물새의 경우 깃 사이로 물이 쉽게 스며들면서 체온조절이나 비상이 어려워지고 탈진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센터로 들어오게 되면 일단 새를 안정시킨 후 깃에 묻은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작은 자극에도 스트레스를 쉽게 받으므로 한번에 짧은 시간, 기간을 두고 여러 번에 걸쳐 세척을 실시하며, 제거 직후에도 개체의 상태를 모니터링 해야합니다.



3. 구조 지역



12월에는 아산, 천안, 논산 순으로 가장 많은 구조접수가 들어온 지역이었습니다.




4. 구조 결과


12월에 구조되어 치료받은 개체 62마리 중 18마리가 자연으로 돌아갔으며, 9마리는 치료 및 재활과정 중에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진료수의사 이문희


2017년 12월 28일 목요일

야생조류 잡는 버려진 그물, 이대로 괜찮을까...?

야생동물이 살아가는 길을 방해하는 것은 무수히 많다. 갑자기 눈앞을 가로막는 회색빛 건물과 유리창이 즐비하고, 눈부신 빛과 굉음을 내뿜으며 내달리는 자동차와 도로 역시 곳곳을 누비고 있다. 녀석들은 가던 길을 갔을 뿐인데 무언가에 의해 이동에 방해를 받고, 심할 경우 목숨을 잃는 큰 사고를 겪기도 한다. 녀석들을 가로막는 위험은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한다. 하물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밭그물'도 그렇다.

과수원을 둘러싸고 있는 밭그물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가보니, 저 멀리 밭그물에 무언가 얽힌 채 고통스럽게 몸부림쳤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천연기념물 제323-4호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에 지정된 법정보호종 맹금류 '새매'였다. 녀석은 거꾸로 매달린 채 입을 벌리고 거칠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법정보호종 새매가 밭그물에 몸이 얽힌 채 고통스럽게 몸부림치고 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몸부림칠 수 없도록 포획한 후 자세히 살펴보았다. 얇고 날카로운 줄이 발과 날개, 몸통에까지 어지럽게 감겨있었다. 녀석이 스스로 줄을 풀어내고 탈출하기란 절대로 불가능했다. 누군가에게 발견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서서히 목숨을 잃어갔을 녀석이지만, 녀석을 쉬이 지나치지 않은 신고자의 노력으로 다행히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다.

밭그물에 걸린 새매를 구조하는 모습



녀석을 구조한 후 주변을 살펴보았다. 밭그물은 약 100m가 조금 넘을만한 길이로 과수원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짧은 거리의 그물에서 법정보호종 맹금류 3구, 까치/물까치를 비롯한 참새목 조류 6구, 그렇게 총 9구의 사체가 어지럽게 널려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고작 100m의 밭그물을 딱 한 번 관찰했을 뿐인데, 살아있는 새매까지 총 10마리의 새가 걸려 있는걸로 보아 잠재적으로 얼마나 많은 동물이 이와 같은 피해를 겪을지 예상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실제로 해당그물은 너무 얇아 시안성이 좋지 않았다. 사람에게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물며 그물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새들에겐 몸이 엉키고 나서야 장애물이 있었다고 인식할 정도가 아닐까.

또 다른 새매는 이미 명을 달리한 상황이었다.


그물에 걸린 채 죽은 새들의 모습은 처참하기를 넘어서 섬뜩했다. 이미 명을 다한 새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을 넘어서 사체를 먹기 위해 접근할지 모를 또 다른 야생동물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실제로 그랬을 수 있다. 과수를 먹기 위해 접근한 참색목 조류가 먼저 그물에 걸려 피해를 입고, 이후 이 새들을 먹이원으로 생각한 상위 포식자가 접근했다가 미처 그물을 파악하지 못하고 엉켜버렸을 수 있다는 합리적 추측도 가능하다.
또한, 사체가 소비되지 않은 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할지 모를 질병의 전파까지도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어지럽게 널려있는 사체는 자칫, 또 다른 2차 사고를 야기할지 모른다.


밭그물은 기본적으로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아 농작물, 과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명목으로 설치한다. 하지만 해당 과수원에 설치된 밭그물은 사실상 그 명목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오랜 시간 방치된 듯 한 모습으로 그물 곳곳이 찢어지거나 말려 올라가 침입 방지의 역할이 사실상 불가해보였다. 오히려 폐그물처럼 너저분하게 널려있어 불특정 다수의 야생동물에게 피해를 끼칠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 과수피해를 우려하는 농가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법정보호종의 야생동물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의 생물이 무차별적 피해를 겪고 있다면, 또 관리/감독의 소홀이나 더 이상 과수원을 운영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설치 목적과 역할이 유명무실하다면, 이 밭그물은 제거함이 마땅하다. 

밭그물의 하단부가 거의 다 말려 올라가 사실 상 효용성이 없는 상태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문제를 해결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농작물 피해를 우려해 설치한 시설물에 대해 철거나 보수, 교체를 지도/감독할 권한이 없다는 게 몇몇 관련부서의 입장이다. 사실상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폐그물이지만, 그마저도 철거를 권고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물의 사용 및 선택에 부분적 제한을 마련하거나, 지자체에서 주기적으로 점검 혹은 신고에 따라 적어도 폐밭그물의 철거나 수거를 진행할 수 있다면, 농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주기적으로 교육해 권고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텐데 아쉬움이 든다.
현재로서는 농민들의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물의 두께를 굵은 것으로 사용해 시안성을 높여 야생동물이 쉽게 그물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거나 부드러운 재질을 이용해 신체가 걸리더라도 조금은 더 쉽게 빠져나가고, 신체에 손상이 덜 가해지도록 배려하는 것. 그리고 밭그물의 필요가 없어지면 깨끗하게 철거해 불필요한 희생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 말이다. 

밭그물의 설치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야생동물로 인해 직접 피해를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우리는 충분히 헤아려야 한다. 자금과 노동력을 들여 정성껏 재배하고 키워낸 농작물이 하룻밤 사이에 망가지는 것을 보는 농민들의 마음도 야생동물의 이동권, 생존권 만큼이나 중요하게 헤아려야한다. 밭그물을 설치한 농민을 탓하기 보다는 동물의 접근을 보다 적절히 예방하고 차단함과 동시에 서로에게 경제적, 감정적, 생명의 소모를 불러일으키는 갈등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밭그물의 설치가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기 위함이지, 자신의 농작물과 과수에 피해를 끼치는 야생동물을 죽여 없애고 분풀이를 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피해를 겪는 농민도 같은 마음이 아닐까?

구조한 새매의 몸 구석구석에서 그물을 어렵게 풀어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한 고민과 해결을 위한 노력을 피해 당사자들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농작물의 생산자와 야생동물의 갈등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농작물을 소비하는 우리와도 결코 뗄 수 없는 문제다. 피해를 겪는 농장에 대한 예방책 지원, 피해 정도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이에 걸맞는 투명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가 먹을 농작물의 가격이 다소 상승할 수밖에 없다면, 이를 너그러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해심을 우리는 갖춰야 한다.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인간의 거주지 확대와 농토 확보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면서 자연 생태계가 속수무책으로 훼손되어왔다서식지가 줄어들고 먹을 것을 찾기 어려워진 동물들에게 농작물을 재배하는 곳은 그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자그들이 우리에게 피해를 주고 싶어서 혹은 그들이 행한 것이 우리에게 피해가 된다는 것을 알고서 하는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사람들이 산에 올라 임산물을 채취하고 도토리를 주워오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야생동물이 사람들의 거주지 부근으로 내려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로 인식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단지 그들은 그들의 삶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삶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해주길...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