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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8일 금요일

너구리 11-681 : 80일간의 여행

너구리 11-681은 작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때 예산군에서 구조된 개체입니다. 당시 2.54kg으로 매우 야윈 상태에서 발견되었었죠. 개홍역에나 걸렸을까 노심초사 했지만 다행히 건강 상의 특별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겨울철인지라 가뜩이나 체중이 떨어지는 개체를 내보낼 수 없어 봄이나 되면 내보내자며 겨울 내내 센터에서 데리고 있었지요. 물론 하루가 다르게 건강은 회복하였지만 봄이 멀긴 멀었습니다.

긴긴 겨울이 지나가고 새 순이 살짝 올라오던 지난 3월 7일 야생으로 내보내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우리도 못미더운 감이 있어 GPS 추적 장치를 부착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발견 장소에 다시 돌아가야 하지만 도로에 가까운 면이 있어 더 교통량이 적인 곳을 골라 방생하였습니다.

밤에 방생을 하니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는 681번 입니다.

저기 멀리 보이시나요? 아직 논은 겨울입니다.

충남 예산군 신양면 연리에 방생하였죠.

이 화면은 센터의 모든 데이터를 기록 보존하는 Record keeping program입니다. 발전하여서 이제는 GPS 파일을 올려서 살펴볼 수 있게 되었죠. 우리가 풀어준 곳에서 한동안 방황을 하더니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풀어준 곳으로 올라 왔다가 다시 내려가더니 고속도로 휴게소의 남측사면숲에 자리를 잡습니다.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북편과 남편을 오가는 모습이 매우 안타까웠지요. 워낙 도로교통사고가 다발하는 고속도로이기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수시로 고속도록의 북편과 남편에서 좌표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 다만 고속도로의 동남쪽은 교량구간이 있었고 복서편은 지하 암거통로가 있어 그리로 이동한 듯 싶었습니다. 

그러던 5월 20일 갑자기 새벽 4시 좌표와 8시 좌표가 무려 10km의 간격을 두고 나타난 것입니다. 바로 4시 좌표가 하필 도로상에서 나타난 것이죠.

그후 며칠간 동일 장소에서 좌표가 계속하여 뜨는 것이 확인되었고, 불행한 결과를 예상했습니다. 이동한 장소로 판단된 지역을 찾아갔더니 그곳은 과수원에 둘러싸인 농가였지요. 

농가 주변에서 3일간 좌표가 나타난 것으로 미루어 어찌되었건 동물이 이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일이 정리된 후, 밤에 해당 농가를 방문하여 사정에 대해 설명하고 주변을 수색했지만 확인할 수는 없었지요. 다만 농가에 집을 짓고 있는데 아무래도 현장 작업자분들께 의문이 들어 다음날 다시 찾아오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떠났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현장을 방문하여 인수 받은 추적장치입니다.
상황을 점검해보니 새벽 12시에서 4시 사이에 도로를 횡단하던 너구리가 차에 치어 죽었고, 7시 경 이 부분을 지나던 아저씨들이 이를 발견하고 주워서 작업 장소까지 가지고 와서 추적 장치만 떼어낸 상황이었죠.

너구리 11-681이 남긴 유일한 유품입니다.
너구리 11-681는 2011년 5월 중순경 충남 예산군 삽교면 인근에서 출생하여 어미에게서 독립 후 2011년 12월 25일 용동리에서 매우 체중이 줄어든 상태로 발견이 되었지요. 2012년 3월 7일 다시 야생으로 돌아갔다가 약 70여 일 후 차에 치어 죽은 상태로 지구의 역사에서 사라지게 되는 스토리를 안고 있습니다.

비단 너구리 11-681만 그럴까요?

지난 3일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구조된 6마리의 고라니들 중 새끼 한마리를 제외한 5마리 모두가 교통사고로 인해 척추와 다리가 부러져 안락사되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동물들이 차가운 길바닥에서 그 생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도로를 열심히 이용하는 우리들도 난감합니다.

그 총체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그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댓글 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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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친구라고 생각하는 학생입니다. 길 고양이들을 위해 물과 밥을 챙겨주고 제 나름대로 인간이 우리 친구인 동물을 실험하고 죽일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여 동물실험한 제품을 안 쓰고 구스다운 등 아지도 입지도 않는 중인데요.. 궁금하기에 실례를 무릅쓰고 여쭤봅니다. 동물이 아닌 우리 친구들을 보호하고 지키고 싶은데 우리가 실험하고 죽이고 밀렵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러기에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친구들 고통받는 친구들을 보며 결심을 했습니다. 친구들을 위해서 일하겠다고요~ 그래서 말인데 구조원이 되려면 어느 정도 갖추어야할 학력이나 전공이 있나요? 그리고 다른 무엇들 더 갖추어야 하나요? 친구들을 돌보며 지키고 보호하며 마음이 따듯해지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구조원이 되려며 어떻게 해야하는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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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친구라고 생각하는 학생입니다. 길 고양이들을 위해 물과 밥을 챙겨주고 제 나름대로 인간이 우리 친구인 동물을 실험하고 죽일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여 동물실험한 제품을 안 쓰고 구스다운 등 아지도 입지도 않는 중인데요.. 궁금하기에 실례를 무릅쓰고 여쭤봅니다. 동물이 아닌 우리 친구들을 보호하고 지키고 싶은데 우리가 실험하고 죽이고 밀렵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러기에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친구들 고통받는 친구들을 보며 결심을 했습니다. 친구들을 위해서 일하겠다고요~ 그래서 말인데 구조원이 되려면 어느 정도 갖추어야할 학력이나 전공이 있나요? 그리고 다른 무엇들 더 갖추어야 하나요? 친구들을 돌보며 지키고 보호하며 마음이 따듯해지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구조원이 되려며 어떻게 해야하는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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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야생동물이나 유기동물 구조원(사육사, 재활사 등)은 특별한 학력이나 전공이 사실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단, 경우에 따라 관련 기관에서 채용을 할 때 2년제 또는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 갖춘자를 채용하기도 하죠. 전공은 보통 생물학이 동물과 관련된 분야를 공부하시는게 도움이 되긴 하며 제일 중요한 것은 관련 기관에서 자원봉사나 실습 등을 통해 현장에서 느끼고 경험하시는게 가장 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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