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 아산의 한 하천에서 떼죽음 당한 오리 사체들과 그 옆에서 날아가지 않고 서 있는 수리부엉이의 구조신고가 있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농경지 사이에 흐르고 있는 하천에서 흰뺨검둥오리 사체들이 물가에 떠 있었고 그 주변에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사람이 가까이 가도 달아나지 않은채 서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흰뺨검둥오리 사체들을 수거한 뒤 식도를 절개하여 열어보니 신선해 보이는 볍씨들이 다량 들어있었으며, 죽은 오리들의 흉근 상태로 미루어 짐작컨데 죽기 전까지 건강하게 먹이 활동을 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따라서 농약(살충제) 중독으로 인한 집단 폐사로 잠정진단을 내리고 현장의 수리부엉이는 이 오리들을 포식한 뒤 2차 중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현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간이 키트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됨). 다행히 2차 중독된 수리부엉이는 구조 후 바로 해독 처치를 실시하여 3일째부터 비행이 가능한 상태로 돌아왔으며 비행 능력 평가 후 방생할 예정입니다.
일반 농민이 한 겨울에 볍씨에 농약이나 살충제를 뿌리는 일은 없을 것이므로 이는 밀렵꾼이 저지른 일로 보여집니다. 당시 하천 위쪽으로 다른 오리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이들 역시 밀렵꾼에 의해 희생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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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뺨검둥오리들이 집단으로 폐사했던 주변 현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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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모래밭 위에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대낮에 날아가지 않고 그냥 서 있기만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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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변에 오리류 사체들이 보였고 수리부엉이가 포식을 하였는지 깃털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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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밭 아래 바로 5M 정도 거리에서 다른 흰뺨검둥오리 사체들도 물위에 떠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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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 주변 반경 10M 내에서 수거한 흰뺨검둥오리 사체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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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체들의 식도를 절개해 보니 다량의 볍씨들로 가득해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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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체 수거와 수리부엉이 구조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천을 따라 올라가면서 살펴보던 중 청둥오리 사체 2수와 흰뺨검둥오리 사체 1수가 또 발견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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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흰뺨검둥오리 13(암7,수6)개체와 청둥오리 2개체의 사체가 수거되었고 대부분 식도나 위 내에 볍씨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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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수리부엉이는 농약 중독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인 과도한 침 흘림과 동공의 이상을 나타내었고, 지금은 비행이 가능한 상태로 호전되었지만 구조 직후 치료 하루 뒤에도 비행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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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리부엉이는 암컷 성조로 동정되었으며, 배부분의 털을 살짝 살펴보니 포란반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기상 알이 부화하였을 것이고 새끼들은 어미가 가져다 주는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을텐데...바로 방생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여서 새끼들이 있는 곳으로 하루빨리 보내주지 못해 매우 안타깝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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