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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7일 수요일

밀렵(살충제 중독)에 의한 흰뺨검둥오리의 떼죽음과 수리부엉이





지난 3월 1일 아산의 한 하천에서 떼죽음 당한 오리 사체들과 그 옆에서 날아가지 않고 서 있는 수리부엉이의 구조신고가 있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농경지 사이에 흐르고 있는 하천에서 흰뺨검둥오리 사체들이 물가에 떠 있었고 그 주변에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사람이 가까이 가도 달아나지 않은채 서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흰뺨검둥오리 사체들을 수거한 뒤 식도를 절개하여 열어보니 신선해 보이는 볍씨들이 다량 들어있었으며, 죽은 오리들의 흉근 상태로 미루어 짐작컨데 죽기 전까지 건강하게 먹이 활동을 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따라서 농약(살충제) 중독으로 인한 집단 폐사로 잠정진단을 내리고 현장의 수리부엉이는 이 오리들을 포식한 뒤 2차 중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현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간이 키트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됨). 다행히 2차 중독된 수리부엉이는 구조 후 바로 해독 처치를 실시하여 3일째부터 비행이 가능한 상태로 돌아왔으며 비행 능력 평가 후 방생할 예정입니다.
일반 농민이 한 겨울에 볍씨에 농약이나 살충제를 뿌리는 일은 없을 것이므로 이는 밀렵꾼이 저지른 일로 보여집니다. 당시 하천 위쪽으로 다른 오리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이들 역시 밀렵꾼에 의해 희생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흰뺨검둥오리들이 집단으로 폐사했던 주변 현장입니다...



하천 모래밭 위에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대낮에 날아가지 않고 그냥 서 있기만 했었습니다.


그 주변에 오리류 사체들이 보였고 수리부엉이가 포식을 하였는지 깃털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습니다..


모래밭 아래 바로 5M 정도 거리에서 다른 흰뺨검둥오리 사체들도 물위에 떠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수리부엉이 주변 반경 10M 내에서 수거한 흰뺨검둥오리 사체들입니다.

사체들의 식도를 절개해 보니 다량의 볍씨들로 가득해 있었습니다...


1차 사체 수거와 수리부엉이 구조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천을 따라 올라가면서 살펴보던 중 청둥오리 사체 2수와 흰뺨검둥오리 사체 1수가 또 발견되었습니다...

총 흰뺨검둥오리 13(암7,수6)개체와 청둥오리 2개체의 사체가 수거되었고 대부분 식도나 위 내에 볍씨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구조된 수리부엉이는 농약 중독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인 과도한 침 흘림과 동공의 이상을 나타내었고, 지금은 비행이 가능한 상태로 호전되었지만 구조 직후 치료 하루 뒤에도 비행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이 수리부엉이는 암컷 성조로 동정되었으며, 배부분의 털을 살짝 살펴보니 포란반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기상 알이 부화하였을 것이고 새끼들은 어미가 가져다 주는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을텐데...바로 방생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여서 새끼들이 있는 곳으로 하루빨리 보내주지 못해 매우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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