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검색해보세요

2017년 8월 17일 목요일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2017년 실습생 활동 후기 - 최유리)

 
 
실습지원동기 및 목적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동물을 귀여워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사실 어릴 적에는 “동물을 좋아해“ 라고 하며 사육사가 되기를 희망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꿈을 확실히 하는 과정에서 여러 분야의 동물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그들의 권리를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내가 하고자 했던 일이 동물의 자유를 침해하고 억압 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후, 내가 진정으로 동물을 생각한다면 나만의 만족을 위한 일이 아닌 그들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고, 여러 분야의 동물 중에서도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가족과 서식지를 잃고 방황하는 야생동물의 안타까운 처지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여러 인터넷 뉴스와 SNS를 통해 야생동물의 실태와 그들이 겪고 있는 고충에 대해 알아보며, 야생동물의 복지향상과 생태계 보존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하는 목표를 키워나가던 도중, ‘충남 야생동물 구조센터’에서 실습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고, 야생동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직접적인 경험을 쌓고자 하여 지원하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7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실습에 지원한 '최유리' 입니다.


실습내용

<구조>
개인적으로, 센터의 여러 가지 활동 중 ‘구조 활동’에 대한 관심이 가장 많았다. 구조단계에서의 실수는 추가적인 부상과 같은 부가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구조 방안에 따라 정확하고 신속하게 구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정리한 매뉴얼을 배워서 직접 적용해보는 경험을 해보고자 하였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과 달리, 직접 구조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이미 구조된 동물을 신고자나 야생동물보호협회로 부터 인수인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직접 구조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인수인계를 받는 경우에도 구조된 동물의 종 특성이 무엇인지, 어떠한 환경에서 발견되었는지 등 최대한의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직접 구조를 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구조방안이 무엇일까 추측해야 한다. 구조를 하기 전 여러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도 있었다. 그중, 어린개체의 구조신고가 접수될 경우에는 주위에 보금자리가 있지는 않은지, 어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발견된 것은 아닌지 등을 따져 섣부른 구조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린개체의 동물을 섣불리 구조할 경우 어미와 새끼를 생이별 시키는 ‘납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한다.
특히, 고라니와 같은 피식 계층의 동물은 어미 스스로가 새끼를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여 새끼들을 일정한 행동반경 내에 숨겨두어, 천적에게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생활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모에게 보살핌을 받던 아이들조차 미아로 오해받아 구조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한다.

둥지가 무너져내린 제비가족!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새끼를 보호하는
어미를 위해 인공둥지를 설치해주었어요! 결과는... 대성공 :D !!!


<진료>
센터에 동물이 구조되어 오면, 먼저 정확한 동정을 통해 동물을 구분해야 한다. 사람의 생활방식이 모두 다른 것처럼, 동물 또한 서식환경, 생활 습성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동정을 해야만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수 있다. 동정을 마친 후에는 체중을 측정한다. 동물의 구조당시 체중은, 그 동물의 건강상태를 짐작해 볼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체중을 측정한 후에는 구조당시의 상황을 참고하여 기본적인 외형검사(안구>구강>외이>날개>척추>다리>발 순서)와 통증반응 검사를 실시한다. 이후, 방사선 검사를 통해 신체내부의 손상 및 골절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한 후, 적합한 진단을 내리게 된다.
6주 동안, 기본적인 동물 진료과정과 치료법, 깃 이식, 팔자포대, 꽁지깃싸개 등을 배우고 실습하였다. 마침 센터에 날개깃이 부러진 물총새가 계류하고 있어서, 그 물총새를 통해 ‘깃 이식’을 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물총새 폐사체에서 가져온 정상적인 깃을 적절한 막대(물총새의 경우 기타줄)로 연결하고 본드로 고정시켰다. 

물총새에게 깃을 이식하기 위해 사체 중 온전한 깃을 지닌 것을 추출하고 있어요.


또한, 멧비둘기 폐사체를 이용하여 포대의 기본인 ‘팔자포대’와 ‘바디랩’을 하는 법을 배우고 직접 실습해 보기도 하였다. 팔자 포대를 할 경우 날개 막 인대에 손상이 가하지 않도록, 바디랩을 할 경우 발톱이 포대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습 막바지에는 꽁지깃싸개를 만들고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꽁지깃싸개는 꽁지깃의 오염과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기력이 없는 개체의 경우 싸개의 무게를 버틸 수 없기 때문에 바닥에 수건을 깔아 꼬리 깃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좁은 공간에서 꽁지깃이 손상될 것을 우려, 꽁지깃싸개를 부착해 보호하죠.

 
<재활>
구조된 동물은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은 후, 몸이 회복 될 때까지 계류장에서 생활하게 된다. 또한, 특정한 계절에만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철새 역시 적절한 시기가 오기를 기다리며 계류장에서 생활을 한다. 계류장을 선택할 때는, 그 동물의 습성과 상태를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면, 움직임을 제한하고 집중적인 관리를 받아야 하는 동물은 실내계류장에서 생활하게 되고, 방생을 앞두고 야생으로 돌아가기 위해 준비해야하는 동물은 야외 계류장에서 생활하게 된다. 또한 계류장 내부에 횃대, 풀장, 은신처 등을 설치하여 동물의 습성에 맞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적절한 먹이를 공급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어린 소쩍새들이 은신할 수 있을만한 구조물을 직접 만들어 보았습니다.
공구를 다룰 땐 항상 조심! 조심! 또 조심!!
  


처음 센터에 들어온 동물에게는 여러 종류의 먹이를 공급해 본 후 선호하는 먹이를 파악해야한다. 만일 자급(스스로 먹이를 먹는 일)을 하지 않을 경우 강급(강제로 먹이를 급여하는 일)을 해야 하며, 이를 할 때는 먹이로 기도를 막거나 핀셋 또는 존대로 식도에 상처를 내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동물에게 적절한 식단을 제공하기 위한 먹이 준비과정도 배웠다. 오전에는 전날 공급했던 먹이의 남은량을 체크하여 일사(일일사육기록표)에 정리하는 일과 계류하는 동물의 특성에 따라 먹이를 준비하는 일이 이루어졌으며, 오후에는 준비한 먹이를 나눠주고 다음날 공급할 먹이를 미리 준비해두는 일을 하며 마무리하였다. 실내 동물에게 먹이를 줄때는 급여를 유도하기 위해 동물과 가까이 놓아주는 것이 좋으며(예민한 동물의 경우 문 앞에 놓아주는 것이 좋다). 야외 동물에게 먹이를 줄때는 햇빛과 비를 피할 수 있는 천막 아래에 놓아주는 것이 좋다.
센터내의 동물은 방생이 되기 전까지 체계적인 관리 속에서 생활하게 된다.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동물은 하루에 한번 씩 체중을 측정하며 몸 상태의 변화를 체크하였고, 그렇지 않은 동물은 2주에 한번 씩 체중과 외부상태(눈 주위/각막 상태, 날개/꼬리 깃 상태, 발바닥/발톱 상태, 익각부 상태, 바디스코어)를 확인하여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상처가 잘 회복되고 있는지 등을 일사에 기록하여 관리하였다. 동물의 외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동물을 포획하여 보정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포획을 할 때는 동물의 상처부위가 어디 있는지를 파악하여 신속하게 포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물이 다칠까봐 주춤하며 시간을 끌게 될 경우 동물은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다는 사실을 유의해야한다. 보정을 할 때는 동물이 공격 시 사용하는 신체부위를 파악하여 주의하며 보정을 해야 한다. 보정은 동물의 외부상태를 확인할 때 뿐 아니라 진료를 볼 때와 강급을 할 때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와 동물의 안전을 위해서 능숙한 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방생>
신체적인 문제를 회복한 모든 동물이 방생을 나가는 것은 아니다. 상처가 모두 회복 되었더라도 방생을 위한 알맞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자율적인 먹이 활동이 가능한지, 사람을 경계/회피 하는 행동을 보이는지 등 여러 방생 가능성을 따져보고 최종 방생을 결정하게 된다. 특히, 계류기간동안 사람과의 접촉이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면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애착을 형성하는(각인) 동물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야생에서 살아가야할 동물이 사람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게 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경계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야 한다.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 있더라도, 동물의 습성이나 구조당시 정황에 따라 방생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 방생을 결정하게 된 동물은, 개체수를 파악하거나 다양한 정보 수집을 위한 목적으로 가락지나 추적 장치를 부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채혈을 하기도 한다. 방생을 위한 모든 준비가 갖춰졌다면 방생을 위한 적절한 장소와 시간을 결정한다. 대부분은 그들이 구조된 장소에서 그대로 방생을 해주지만, 그 장소가 도심지이거나 도로와 근접해 있는 경우에는 방생을 담당하시는 선생님께서 (구조/방생을 다니시면서) 봐두었던 적절한 장소에서 방생하기도 한다.

실습기간 동안 함께 지낸 흰뺨검둥오리!! 녀석들은 우리의 실습이
끝나는 시점에 자연으로 되돌아갔죠. 무언가... 동질감이 느껴졌달까요???


<새끼동물 포유>
새끼 고라니 인공포육 활동을 주로 하였다. 센터에 도착한 후 부터 퇴근시간이 지날 때 까지 새끼 고라니 인공포육을 해야 할 만큼, 어린 고라니들은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했다. 자연에서 어미와 함께 살아가는 새끼 고라니들은 어미가 직접 항문을 핥아 배변유도를 해주는데, 센터 내에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물티슈를 따듯한 물에 적셔 항문을 톡-톡-톡- 두드리며 배변유도를 해주었다. 이런 식으로 배변유도를 마치면, 체중을 측정하고 분유를 먹이기 시작한다. 아이들마다 모두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분유를 먹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얌전히 분유를 받아먹는 아이가 있는 반면, 온몸으로 거부하며 난리를 피우는 아이도 있었다. 분유를 다 먹였다면 또다시 체중을 측정하여, 먹은 양을 계산해낸다. 배변유도-체중측정-분유급여-체중측정 이러한 과정을 모두 끝내면, 그 결과와 특이사항을 고라니 전용 포육일지에 기록하는 일을 한다. 실습초기에는, 구조된 새끼 고라니들이 아직 어렸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을 하루에 많게는 4번 이상 반복하였다. 하지만 실습이 끝나갈 무렵에는 새끼고라니들이 많이 성장한 상태여서 하루에 한번만, 젖병이 아닌 그릇을 통해 분유를 급여해주었다.
구조된 모든 새끼 고라니의 성장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실습초기에 우리와 함께하던 많은 아이들은, 어느새 3마리만 남아 우리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정성 들여 돌보던 아이가 건강이 악화되어 안락사 되는 것을 보며 하루 종일 슬픔에 잠겨있던 적도 있었고, 모기에 뜯기며 열심히 구해온 야초를 맛있게 먹어치우는 아이를 보며 뿌듯해 한 적도 있었다. 직접 배변유도를 해주고 젖병을 물려주며 정성스럽게 돌본 새끼고라니들이, 스스로 포도송이 모양의 변을 보고 사료와 야초를 뜯어먹을 만큼 성장한 모습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 지금까지 우리의 곁에서 건강하게 성장해준 어린 고라니들이. 하루빨리 자연으로 돌아가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느낀 점

야생동물이 구조되어 방생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생각만큼 아름답지 않았다. 구조된 모든 동물이 치료를 받아 방생되는 것도 아니며, 심지어는 도움의 손길조차 내밀 수 없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인간의 창조물 앞에서 한없이 작아져만 가는 야생동물을 볼 때면 같은 인간으로써 죄책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 6주라는 실습기간 동안, 구조센터에서 수많은 동물의 생사가 좌우되는 것을 보았다. 저항할 힘조차 없어 사람의 손을 거부하지 않고 가쁜 숨을 내쉬는 고라니를 보며 가슴아파한 적도 있었고, 치료를 받고 자연으로 돌아가 자유를 만끽하며 비행하는 황조롱이를 보며 감동을 받은 적도 있었다. 구조되는 개체 수에 비해 방생되는 개체 수는 적지만, 하나의 생명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결과가 만들어지기 까지, 구조 센터 선생님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센터의 업무를 배움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와,
철새도래지와 철새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무엇인지 궁금해졌죠.


날씨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동물을 구조하다가 사고위기에 처한 선생님과 동물치료를 위해 보정을 하다가 동물의 날카로운 발톱에 의해 상처를 입으신 선생님도 계셨고, 야행성 동물을 적절한 장소에 방생하기 위해 밤늦게 까지 고생하시는 선생님과 심지어는 털 알레르기가 있는데도 동물의 재활을 위해 노력하시는 선생님도 계셨다. 실습기간 내내, 열정이 넘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끊임없이 자극을 받았고, 내가 지금까지 야생동물을 위해 어떤 일을 해왔는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 씩 진행된 선생님들의 세미나를 통해서 야생동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자 했던 나의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이번 실습 활동을 통해 배우게 된 전문 지식들을 토대로 야생동물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여, 그들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끝으로, 6주간의 실습기간동안 아무런 사건 사고 없이 실습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야생동물을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우리와 동등한 객체로 바라보고, 그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윤리적인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 고민과, 앞으로 쌓게 될 지식을 토대로 그들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 :D !!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2017 실습생 최유리

2017년 7월 19일 수요일

충남야생동물 워터파크 개장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는 57마리의 흼뺨검둥오리와 11마리의 원앙이 계류하고 있습니다. 각 개체의 성장단계를 고려하여 실내에서 야외 계류장, 물새장으로 단계적으로 이동하여 생활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깃 발달이 많이 되서 조만간 비행이 가능한 흰뺨검둥오리 15마리와 비행이 가능한 11마리 원앙을 물새장으로 이동 시켰습니다.



물새장에 입주한 흰뺨검둥오리



물새장에 입주한 원앙



목욕, 수영을 즐기는 흰뺨검둥오리



수영 후 깃 손질하는 흰뺨검둥오리

넓은 곳에서 빨리 비행연습을 해서 자연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안병덕







2017년 6월 23일 금요일

새끼오리의 여행... 자동차 괴물, 보도블럭 덫, 집수정 함정을 조심해!

바야흐로 야생동물의 번식기가 한창입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면 먹이를 물고 자신을 기다리는 새끼에게 바삐 돌아가는 어미동물과 그들의 노력에 움틀 대는 새 생명의 모습을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시기이죠. 새 생명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주위에서 자라나고 있는 것이 신비롭고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정작 야생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겐 매순간이 위기이고, 치열함 그 자체입니다.
때문에 야생동물구조센터에는 매년, 야생동물의 번식기가 도래하면 새끼 동물의 구조신고 빈도가 높아집니다. 이 과정에서 충분하게 고민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구조를 진행해 본의 아니게 '납치'를 하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정말로 구조를 필요로 하는 위험에 놓이는 경우도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많이 구조되는 동물이 다름 아닌 '오리류' 입니다. 국내에서 번식하는 대표적인 오리과 조류로는 '흰뺨검둥오리'와 '원앙'이 있습니다. 흰뺨검둥오리는 보통 하천 주변의 야산이나 초지에 알을 낳아 품습니다. 원앙 역시 마찬가지로 하천 주변의 나무구멍 등에 들어가 알을 낳아 품습니다.

좌 : 흰뺨검둥오리 / 우 : 원앙
선호하는 둥지는 다르지만, 부화 후 새끼와 이동해 강가, 하천에서 살아가는 특성은 같다.


문제는 지금부터 입니다. 이들은 '조성성 조류' 입니다. 부화와 동시에 눈도 뜨며 온 몸에 털도 나있습니다. 심지어 곧바로 기립 및 보행이 가능하죠. 이렇게 태어난 새끼들은 어미를 따라 앞으로 살아갈 강가로 이동합니다. 녀석들의 첫 여행은 눈을 뜨는 순간 시작인거죠.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아무리 태어나자마자 이동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연약하고 체력적으로 부족하며, 날 수 없으니 여러 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이를 회피하는 능력 역시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녀석들의 이러한 번식생태는 특히 오늘날에 매우 위태로운 상황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인구의 증가와 그에 따른 거주지 확대, 특히 하천주변에 생겨난 건물과 정비공사로 인해 하천과 가까운 곳에서는 번식을 위해 적합한 환경을 찾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도심에서 번식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곳곳에 잠재되어있는 위험이 녀석들을 기다리고 있죠.

녀석들에게 어떤 위험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을까?


가장 먼저 도로와 자동차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오직 두 다리로 열심히 걸어서 강가로 이동해야 하는 녀석들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존재입니다. 우리나라는 도로의 밀도가 매우 높고, 특히나 도심지에서 도로를 마주치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차에 치어 폐사하거나 무리에서 떨어져 도태되기 십상이며, 위험을 무릅쓰고 도로를 건넜다 하더라도 갑작스럽게 마주하는 중앙분리대나 보도블럭 등으로 더 이상 이동할 수 없어 결국 도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도로의 중앙까지 왔는데 앞에는 높은 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새끼들은 이 높은 중앙분리대를 넘을 수 있을 리 없다.


두 번째는 건물의 옥상에 조성된 작은 정원이나 텃밭 등에 번식을 하는 경우입니다. 최근 도심 속에서도 자연의 향취를 느끼고자 옥상의 잉여공간을 이용해 정원이나 초지, 텃밭을 가꾸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흰뺨검둥오리와 같이 풀밭에 번식을 하는 새에게 그런 공간은 번식을 하기에 꽤나 유혹적일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높이가 있다 보니 천적의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막상 새끼가 부화하고 나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강가로 가기 위해선 건물에서 뛰어내려야 하는데, 높이가 높아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간혹 심각한 외상이나 폐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건물 옥상은 추락의 예방과 같은 안전을 위해 담이나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경우, 부화하더라도 그 담을 덤어 뛰어내릴 수 없다보니 누군가에게 발견되지 않는다면 고립되어 서서히 죽어갈 수 있습니다.

건물 옥상에 조성된 인공초지에서 태어난 흰뺨검둥오리 새끼
건물을 뛰어내려야 하지만, 높은 난간으로 인해 뛰어내리지 못하고 있다.


세 번째는 곳곳에, 눈에 띄지 않지만 정말 수없이 널려있는 인공구조물인 '집수정' 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맨홀뚜껑이나 사각으로 짜여진 그물모양의 철제구조물이 빗물이나 오수를 모아내는 집수정입니다. 어미의 뒤를 졸졸 따라 이동하는 새끼오리들에게 집수정은 치명적입니다. 어미야 덩치도 크고, 발바닥도 크다보니 대부분의 집수정에 빠지는 사고를 겪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미에게 자신의 새끼가 매우 작고, 충분히 집수정 구멍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은 차마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새끼들을 데리고 집수정 위를 유유히 걷다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한 마리의 새끼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곤 하니까요.

집수정에 빠진 새끼오리들


집수정에 빠지는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수도 내부가 좁아 사람이 들어가 구조할 수 없거나, 하수도가 너무 길고, 복잡하게 이루어져있는 경우 구조가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또, 하수도 내부는 좁고 어두워서 여러 오염이나, 외상을 입힐 수 있는 구조를 미처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때문에 단순히 작고 낮은 집수정에 빠진 것이 아니라면, 직접적인 구조를 시도하기 보다는 전문가에게 요청해 구조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새끼오리의 구조를 위해 집수정 내부의 하수도 구조를 살펴보고 있다.


좁고 긴, 어두운 하수도 내부에서 다행히 총 8마리의 새끼오리 모두 구조할 수 있었다.


새끼오리들의 삶이 이렇게 처음부터 순탄치 않다니 참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당장에 해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도로를 없앨 수 없고, 누군가가 애써 조성해 놓은 옥상 위 정원을 금지할 수 없는 일입니다. 또, 전국에 수없이 존재하는 집수정을 다른 형태로 바꿔놓는 것 역시 막대한 예산과 인력,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번식기의 오리들을 위해 이를 요구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리라 기대하기도 쉽지 않겠죠.
현재로서는 이런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하지만 오리들이 어딘가에 고립된다면, 그 환경이 물리적으로 다가가기 어려울 수 있고, 이는 마찬가지로 사람에게도 위험할 수 있기에 보다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새끼오리들이 조난된 원인과, 현재 처한 상황이 어떠한지를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야생동물을 전문적으로 구조할 수 있는 기관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하지만 상황이 너무 급박하다면, 최대한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구조를 시도하거나, 오리가 안전하게 강가로 이동할 수 있게끔 주변의 위험요소를 통제(차량, 집수정 접근 등)해주는 것 역시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매년 위와 같은 이유로 구조된 새끼 오리들이 구조센터를 가득 채우고 있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강가에서 유유하게, 한가로이 헤엄치던 녀석들이 이런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지 미처 몰랐던 분들도 많으시겠지요. 차라리 몰랐으면 마음이 편하겠지만 우리가 녀석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그로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면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자동차 괴물, 보도블럭 덫, 그리고 집수정 함정은 결국 우리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니까요.
도로를 건너는 오리 가족을 위해, 스스럼없이 달리는 자동차를 멈춰주어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도와준 누군가의 행동이 많은 이에게 미담으로 다가와 가슴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가끔씩 들려오는 미담이 아니라, 누구라도 선뜻 녀석들의 첫 여행을 도와줄 수 있는 행동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욕심일까요?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7년 6월 22일 목요일

2017년 5월 야생동물 구조/치료 결과 분석

1. 종별 개체수 분석


지난 5월에는 총 164개체 (조류 29종 140개체(85%), 포유류 4종 24개체(15%))의 야생동물이 구조되었습니다. 한번에 여러 마리가 함께 들어오는 흰뺨검둥오리가 가장 많이 구조되었습니다.


2. 구조 원인 분석


여름이 다가옴에 따라 자연적 혹은 인위적으로 미아가 되어 들어온 새끼동물의 수가 급증하였습니다.


3. 구조 지역 현황


5월에도 천안시에서 가장 많은 구조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기타 지역으로 분류된 카테고리는 프로그램 소팅(sorting)과정에서 잘못 분류된 것으로 모두 충남지역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 구조 및 치료 결과


5월 한 달간 구조되어 치료받은 164마리 중 49마리(30%)가 자연으로 돌아갔으며, 40마리(24%)는 현재 치료 및 재활 중에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진료수의사 이문희

2017년 6월 19일 월요일

존재에 대한 감사

집 밖으로 나가 주위를 둘러보면 어떤 야생동물을 볼 수 있을까.
참새, 까치, 비둘기, 다람쥐 흔하디흔한 동물들이지만 이들도 야생동물이다.
야생동물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보호해야하는 귀한 동물만이 야생동물인 것도 아니다.
야생에서 자유로이 살아가는 모든 동물이 야생동물이다. 하물며 작은 들쥐나 개구리, 민물고기도 야생동물이란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오늘은 어떠한 이유들로 인해 홀대 받는 생명이 된 '그들'을 위한 이야기자 그들을 대하는 '우리'를 돌아보는 이야기다.

야생을 자유로이 살아가는 모든 동물이 야생동물이다.
늑대나 호랑이처럼 특별한 동물, 멧돼지나 두루미처럼 큰 동물, 황새나 저어새처럼 보호받아야 할 동물.
그들뿐만 아니라 아주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더라도 모두 야생동물이다.


대부분의 경우 인간은 자주 접하는 것들에 대한 감정이 빠르게 퇴색된다. 부모님의 사랑을 매일 새로이 되새기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고, 출근길 만나는 참새를 보며 매일 가슴 벅찬 사람도 없지 않을까. 드물고 귀한 것은 오래 기억되지만 흔한 것은 금방 잊혀진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검은머리물떼새를 처음 만난 날의 날씨, 주변 풍경과 소음까지 기억나지만 큰고니를 처음 촬영한 날이 언제인지 어디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처음엔 그렇게 벅찰 수가 없었지만 수차례 반복될수록 그 감정은 점점 무뎌졌다. 어찌 보면 짧은 세월을 살아가는 인간에겐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그들의 생명을 책임지고 그들의 삶에 개입하는 소위 말해 '야생동물 전문가' 에겐 반드시 경계하고 멀리해야 할 모습이다.

감사하고 벅찬 마음은 오래 가지 않았다. 사람 마음 참 간사하다.
(좌)검은머리물떼새, (우)큰고니


여행비둘기 혹은 나그네비둘기라 불리던 새가 있었다. 한 때, 하늘을 뒤덮으며 이동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개체수가 많았고 이동하는 무리를 일컬어 비둘기 구름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 많은 개체수 때문인지 멸종에 대한 경계심 따윈 없었고 그들을 사냥하는 것은 일종의 인기 스포츠가 되어 수만 마리가 희생됐다. 결국 1914년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마지막 한 마리가 죽으며 지구상에서 살아 숨 쉬는 여행비둘기를 다시 볼 순 없게 됐다.

마지막 여행비둘기 'Martha'
(출처: http://onwisconsin.uwalumni.com)


우리 주변에도 여행비둘기와 같은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를 동물이 있다. 살아있는 모습보단 싸늘한 주검으로 도로 위에서 마주치는 고라니다. 고라니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의 적색목록에 VU(Vulnerable, 취약) 등급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국내엔 개체수 조절이 필요할 정도로 많은 고라니가 서식하고 있고 그래서인지 고라니에 대한 연구는 다른 종보다, 심지어 개체수가 훨씬 적은 중국고라니보다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개체수 조절이라는 명목으로 매년 많은 수가 수렵, 밀렵으로 희생되고 로드킬하면 떠오르는 동물이 고라니일 정도로 많은 수가 사고를 당하지만 개체수의 변화가 어떤지 알 길이 없다.

도로에서 만난 고라니와 야생에서 만난 고라니.
유해조수로 미움 받는 그들이 안쓰러울 따름이다.

(사진 출처 : 김봉균, 이준석)


고라니 외에도 까치, 오리, 꿩, 비둘기 그리고 야생동물의 범주에 속하진 않지만 거리를 배회하는 개, 고양이까지 많은 종들이 흔함을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다. 작아서인지, 그들의 감정을 느낄 수 없어서인지 가벼운 생명으로 취급받는 양서류, 파충류, 어류, 인간에게 피해를 주던, 주지않던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재미로 잡고 죽이는 곤충.
파리와 모기까지 사랑하라는 것도, 존중하며 살생을 멈추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현실이 어떻든 그들 또한 한 생명이란 사실은 인지해야 하지 않을까. 이 작은 사실은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 가슴에 쉽게 새겨지지 않으며, 이 작은 사실이 우리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 주변을 살아가는 수많은 야생동물들.
그들의 생명에 가치를 매겨선 안 되지만 자신도 모르게 차별을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말이 있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 한데 정말 그런가.
이 말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현실과 동떨어지게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모든 생명의 가치가 평등하다는 말도 그리 느껴져 안타깝다. 인간의 세상이 생겨난 이래 사람 사이에서도 생명의 가치가 나뉘지 않은 적이 없는데 하물며 동물들은 오죽할까.

태어날 때부터 가격이 매겨지는 동물들.
인간의 욕심은 사그라질 기미가 없다.


유해조수인지 아닌지, 개체수는 어떻고 생태적 가치는 어떤지 그러한 이유들을 막론하고 한 마리, 한 마리가 우리처럼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생명임을 잊어선 안 된다. 특히나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세상이 매긴 그들의 가치가 어떠하든 그들을 대하는 자세에 다름이 없어야 한다. 물론 어찌할 수 없는 날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애써야만 한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지만 나무가 있기에 숲이 있고 그들이 있기에 지금의 야생, 생태계가 있다. 우리가 야생의 많은 것들을 누려오던 오랜 시간동안 그들의 존재에 대해 한 번이라도 감사해 본 적이 있었던가.

깊이 생각할수록 고민만 깊어지더라도 생각을 멈춰선 안 된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연구원 이준석

2017년 5월 8일 월요일

2017년 4월 야생동물 구조/치료결과 분석

1. 종별 개체수 분석


이번 4월에는 총 61마리(조류 18종 46개체, 포유류 3종 15개체)의 야생동물이 구조되었으며 조류가 75%를 차지하였습니다. 조류에서는 까치가 15마리, 포유류에서는 고라니가 12마리로 가장 많이 구조되었습니다.


2. 구조 원인 분석


지난 3월과 유사하게 건물/전선이나 차량 충돌이 원인인 경우가 가장 많았고, 번식기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어미를 잃은 채 구조된 개체의 수가 늘었습니다. 


3. 구조 지역 현황


4월에는 아산시가 15건으로 가장 많은 구조 신고가 접수된 지역이었습니다.


4. 구조 및 치료 결과


4월 한 달간 구조되어 치료받은 61마리 중 12마리(20%)가 자연으로 돌아갔으며, 17마리(28%)는 현재 치료 및 재활 중에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진료수의사 이문희

2017년 5월 6일 토요일

가녀린 생명을 위한 작지만 큰 행동

주말과 공휴일엔 많은 신고전화가 옵니다. 안타깝지만 대부분의 경우 출동할 수가 없습니다.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직원이 많지 않은 주말과 공휴일엔 현재 계류 중인 동물들을 돌보기에도 벅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흰 항상 부탁을 드리게 됩니다. 저희가 출동할 때까지 하루, 길게는 이틀정도 보호해 주실 순 없으실까요? 가능하시다면 구조센터로 데려와 주실 순 없으실까요? 저희가 생각하기에도 쉽지 않은 부탁이지만 많은 분들께서 흔쾌히 보호해주시거나 감사하게도 직접 데려와 주시기도 한답니다.

(좌)구조당시, (우)현재
천안에서 직접 데려와주신 까치 유조들.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까치나 비둘기의 경우 신고를 하실 때 '까치나 비둘기도 구조를 하시나요?' 라고 질문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선 가축을 제외하곤 그 어떤 동물도 차별없이 구조하고 치료한답니다.
서산에서 직접 데려와주신 참새 유조.
참새 또한 까치나 비둘기처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일까요? 가끔 구조대상인지 조심스레 질문하십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희는 유해조수를 막론하고 모든 종에 차별을 두지 않습니다.

신고자의 보호 덕에 무사히 야생으로 돌아간 소쩍새.
건물에 충돌한 경우 안전한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 
금세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날아가기도 한답니다. 

어린 생명이 태어나는 계절은 슬프게도 가장 많은 동물들이 구조되는 계절입니다.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많은 동물이 구조될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손을 조금 더 빌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친 야생동물을 치료해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구조센터만이 아닌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가 큰 몫을 차지하고 그만큼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답니다.
다친 동물을 돕고자 신고해 주시는 분들의 바람을 항상 들어드리진 못해 죄송하면서도 동물을 도우려는 따뜻한 마음과 적극적인 협조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어린 올빼미, 멧비둘기, 까치, 다람쥐와 여름철새 솔부엉이, 황로

적극적인 협조와 빠른 신고 덕에 무사히 야생으로 돌아간 동물들

구조된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던 우리 주변의 야생동물이 어찌할 수 없는 이유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런 그들을 향한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덕에 매년 많은 동물들이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여름이 다가오고 구조센터는 정신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겠지만 항상 여러분과 함께 한다는 걸 기억하겠습닌다.
가녀린 생명을 위한 여러분의 작지만 큰 행동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연구원 이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