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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2일 월요일

여전히 존재하는 그릇된 보신문화, 언제쯤 사라질까?

가을에서 겨울로,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뱀을 구조해 달라는 신고가 들어오면 센터 직원들은 바짝 긴장합니다. 뱀을 다루는 것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적게는 수십 마리에서 많게는 수백 마리를 한꺼번에 구조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일종의 트라우마 입니다.
      
파충류의 구조를 요청하는 원인은 그리 다양하지 않습니다. 보통 인가 근처에 머물다 건물 내부나 인공구조물에 잘 못 들어와 고립된 채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경우 활동성이나 외상 여부를 파악한 후, 이상이 없다면 녀석들에게 적합한 서식 환경에 풀어주면 그만입니다. 물론 파충류도 차량충돌을 포함한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긴 하지만, 살아있는 상태여야 구조를 진행하는 센터의 특성상 신고 및 접수로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위험에 노출되는 순간 생명을 잃을 정도로 치명적인 손상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구조센터에 신고되는 뱀은 많은 수가 건물의 내부나 인공구조물에 들어와 고립된 채 발견되는 경우다.

 
어쨋든 파충류 몇 마리 정도 구조하는 일이야 가끔 있지만,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간혹 수백 마리를 구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럴 때면 녀석들을 살펴야 하는 직원들은 말 그대로 '멘붕'에 빠질 수밖에요.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뱀이 한꺼번에 구조되는 걸까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모든 뱀은 동면, 즉 겨울잠에 듭니다. 추운 겨울이 찾아오기 전에 부지런히 잠자리를 찾아 이동하죠. 대개 산속의 돌이나 나무의 뿌리 틈, 낙엽 더미 깊숙한 곳이 녀석들의 겨울을 책임질 보금자리 입니다. 하지만 겨울잠으로 자러 가는 길 자체가 모험입니다. 이러한 뱀의 습성을 아는 일부 사람들이 녀석들의 이동 경로를 막고, 곳곳에 덫을 놓아 포획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는 뱀 역시 같은 위기에 처하게 되죠. 다행히도 등산객이나 밀렵감시원에게 발견되면 구조되어 센터에 들어오게 됩니다만, 불법적으로 행해지는 포획인 만큼 단속도 쉽지 않으니 이를 파악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겨울잠을 자는 뱀의 습성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뱀 덫. 심할 경우 이 작은 통발에 수십 마리가 비좁게 얽혀있기도 하다.

 
이처럼 많은 뱀이 덫에 갇힌 채 들어오면 직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서로 엉켜있는 뱀을 풀어내는 일입니다. 정말 수십, 수백 마리의 뱀이 덫 내부에 어지럽게 뒤엉켜 있거든요.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뱀이 머물다 보니 서로의 무게에 짓눌려 폐사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중에는 공격성이 강하거나 독을 지닌 종도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해야겠죠. 그렇다면 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뱀을 이렇게나 많이 포획하는 걸까요?

엉켜있던 뱀을 풀어내어 종 별로 분류했다. 이 중 대부분은 이미 폐사에 이르렀다.

 
문제의 답은 여전히 존재하는 그릇된 보신문화에 있습니다. 과거보다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야생동물을 먹으면 몸에 좋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떠돌고,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솔깃한 유혹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이 터무니없는 소문에 불과합니다. 건강 회복은 커녕, 오히려 야생동물이 지닌 기생충이나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특히나 야생동물의 포획과 거래는 불법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굉장히 비위생적인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적발되어 압수된 뱀으로 담근 술. 그릇된 보신 문화는 우리 삶에 여전이 만연하다.
( 출처 : 원주지방환경청 )

   
설령 몸에 좋다 한들, 불법을 자행하면서까지 벌어지는 일에 절대 면죄부를 줄 수 없습니다. 뱀 덫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의 뱀을 포획하는 활동은 대체로 불법이 확실하거든요. 또한 불법적인 포획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겠죠. 허가받지 않은 이가 야생동물을 포획, 유통, 거래하면 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잡는 사람도, 판매하는 사람도, 구매하는 사람까지 모두 법을 어기는 것이지요.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상업적인 목적으로 야생 뱀의 부분적 포획과 인공증식을 허가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태어난 뱀은 허가인의 사유재산으로 인정되죠. 그렇다보니 불법성 여부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건강원에 머무는 뱀이 산에서 덫을 이용해 포획한 것인지, 인공증식을 통해 번식시킨 개체인지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는 분명히 악용될 소지가 있습니다.

건강원에서 발견되어 압수한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구렁이. 현장에서 적발한 담당 공무원의 증언에 따르면 그밖에 수백여 마리의 뱀이 더 있었지만, 불법포획 여부를 증명할 수 없어 몰수하지 못했다고 한다. 남은 뱀들은 어떻게 될까?

 
문제는 또 있습니다. 대중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방송매체 역시 근거 없는 보신문화를 희화화하거나 부추기는 내용을 서슴없이 노출합니다. 은퇴한 운동선수가 현역시절 먹어보지 않은 보신음식(야생동물 포함)이 없다는 발언을 일종의 자랑, 무용담처럼 늘어놓고 이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처럼, 불법적 요소가 없는 것처럼 대중을 현혹시키는 등의 내용을 여전히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욕구가 올바르게 제어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생명의 희생이 불가피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누군가의 불법적인, 그릇된 욕구 때문에 희생되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야생동물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오늘날 우리는 누군가의 불법적인, 그릇된 욕구 때문에 희생되지 않을 권리를 이야기한다. 그건 야생동물도 마찬가지 아닐까?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8년 2월 26일 월요일

2017년 결산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홍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말하지 못하는 야생동물을 대신해, 그들이 처한 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야생동물은 우리 눈에 잘 띄지 않아 보호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비해 쉽게 잊혀지는 안타까운 처지인데요. 매일매일 그들의 옆에서 살아가는 저희가 꾸준하게 이야기를 전달한다면, 보다 많은 분들이 야생동물을 잊지 않고 보호의 중요성을 상기시키실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순간순간 일어나는 야생동물의 사고, 치료, 재활, 방생 등 여러 생생한 이야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Blog, Youtube, Facebook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총 33개의 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았습니다.
다음, 네이버와 같은 대형 포털의 뉴스 갈무리 란에 메인으로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포털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소개되는 거죠. 이 경우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많은 분들에게 도달할 수 있어 홍보효과가 막대합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대중과의 소통에 많은 갈증을 느껴왔습니다. 교육과 홍보의 중요성에 비해 이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과 기회가 제한적이라 더 많은 이에게 닿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었죠. 그런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게 2017년은 '협업'의 해였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펼치고 있는 외부 전문가와 함께 새로운 홍보 방안을 구상, 보다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 지구와 사람과 동물
2017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발간한 소책자 '함께 살아가는 야생동물'은 협업을 통해 만들어낸 대표적인 결과물이었습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빼곡히 나열한 야생동물의 이야기는 호소력이 있을지언정 흥미를 유발하거나 쉬이 읽힐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보다 쉽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만화'였습니다. 긴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아 만화의 형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그 효과가 커질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웹툰을 제작하는 '지구와 사람과 동물(이하 지사동)'이었습니다. 지사동만의 특색 있는 그림은 많은 이에게 큰 호감을 얻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지사동이 그려온 동물 만화 역시 단순히 재미와 정보전달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야생동물의 멸종위기를 염려하고 대중으로 하여금 보호의식을 고취시키는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뜻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었죠.
야생동물이 처한 이야기를 4컷의 만화에 함축적으로 담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새 생명을 얻는 만화를 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그려진 만화는 책자 곳곳에 삽입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불러옴과 동시에 깨달음을 유발하는데 제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너절했던 첫 콘티가 '지구와 사람과 동물'에 의해 새 생명을 얻었다.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 디자이너 'ISENBECKII'
어느 날 메일이 한 통 도착했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브랜드와 저의 일러스트, 디자인 능력을 합한다면 대중에게 더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참으로 반가운 제안이었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홍보와 관련해 특출한 전문가가 있는 집단은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홍보의 중요성에 비해 활용능력이 떨어지는 안타까움이 있었죠. 그런 중 디자인 전문가가 선뜻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하니 어찌 반갑지 않을까요? 충남센터와 디자이너 젠벡의 첫 작업은 '함께 살아가는 야생동물' 소책자 입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보수가 있는 작업도 아니었지만 각 페이지마다 정성을 다 해 디자인을 도맡아 주셨습니다. 덕분에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책자가 될 수 있었죠!

모든 것의 완성은 디자인이라고 했던가...
적은 분량의 소책자지만, 정말 많은 분들의 노력이 함께했다.


충남센터와 디자이너 젠벡의 협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함께 크라우드펀딩을 기획하기도 했죠. '크라우드펀딩'이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 대중에게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말합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해를 거듭하면서 재정난을 겪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동물 구조 빈도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꼭 비례해 증가하진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대중에게 모금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도와달라고 요구할 수 없죠. 젠벡 디자이너가 제작한 야생동물 관련 물품(소책자, 담요, 뱃지, 스티커 등)을 대중에게 후원에 대한 '리워드'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리워드 물품 중 하나인 담요. 새끼 삵이 가득 그려져있....다. (심쿵)


펀딩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목표금액인 3,000만원을 훌쩍 넘겼죠. 후원자 역시 1,000여명에 육박할 정도였으니까요. 예산에 보탬이 된 것이 기쁜 것이 아니라,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야생동물에 관심을 가지고 온정을 나눠주시고자 한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감동이었습니다. 이렇게 모인 금액은 펀딩을 진행하며 발생한 비용, 리워드 제작 비용을 충당하고, 타 동물보호단체와 및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후원금으로 전달되어 투명하게 사용될 예정입니다.


2017년의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도움이 가득했던 해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감사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죠!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 노력을 통해 여러분과 소통하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D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앞으로도 여러분에게 야생동물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8년 2월 21일 수요일

2017년 결산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교육'


야생동물구조센터는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해 회복이 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센터의 역할이 단지 치료와 재활에만 한정되게 된다면, 야생동물이 처한 오늘날의 현실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야생동물들이 서식지 파괴와 환경오염, 로드킬, 밀렵, 충돌 등의 사고로 구조됩니다. 하나같이 사람이 끼치는 막대한 영향력이 근본적인 원인이죠.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공감하지만 정작 무엇이 야생동물을 위협하고,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를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교육 및 홍보 분야에 중요성을 두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대중에게 야생동물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이를 통해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자연환경과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다양한 교육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017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어떤 교육활동을 진행하였을까요?

● 교육 횟수, 인원수, 교육시간 (2013~2017) 
횟수와 참여 인원은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시간은 감소했다.

● 대상 별 교육지원 (2013~2017)
내부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스터디 그룹을 운영, 직원 간 교육활동이 증가했다.
 
 
분석 결과, 2017년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실시한 교육 횟수는 총 55회이며, 교육 인원은 총 915명 이었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횟수와 인원이 증가하였습니다. 하지만 총 교육 시간은 오히려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는 기존에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던 장기 실습 및 교육 프로그램을 한 차례로 축소 시행한 결과입니다.

천안중앙도서관 관계자들의 방문과 견학 지원.

제 14회 천연기념물(야생동물) 구조, 치료 및 관리 교육 실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야생동물 보호 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을 목적으로 외부 기관이나 단체에 대한 출장 강의 지원을 확대하였으며, 학교기관, 사설교육기관, 비영리단체,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 등이 주요 강의 대상이었습니다.

경북대학교 말/특수동물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강연을 실시.


2017년에는 소책자 '함께 살아가는 야생동물'을 발간했습니다. 해당 소책자는 사진이나 삽화, 만화가 두루 삽입되어 모든 연령층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시작으로, 함께 살아가는 우리 내 야생동물과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알아보면서, 나의 삶과는 크게 상관없다고 여겼던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조난당한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도 알아볼 수 있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대중과의 소통, 교육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의 이곳을 오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고, 깊이 공감해주고 계십니다. 그 덕분에 야생동물을 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나날이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길 바라면서 달리고, 또 달려가야겠죠.



2018년에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교육 활동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드리던 많은 야생동물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곧 선보일 예정이기도 하고요. 계속해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야생동물 보호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D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8년 2월 13일 화요일

2017년 결산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자원활동'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야생동물의 보전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조난당한 야생동물의 구조 및 치료, 방생, 환경교육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조난당한 야생동물에게 최적의 환경과 올바른 복지를 제공하기엔 제한된 시간, 환경, 인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함께 고민하며 야생동물을 위한 시간과 노력을 함께 할 자원활동가를 매년 모집하고 있습니다.

조난당한 야생동물에게 올바른 계류환경과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땀 흘려 애써주시는 자원활동가들 덕분에
매년 많은 야생동물이 무사히 야생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자원활동으로는 주로 계류동물을 위한 행동·환경풍부화, 환경관리, 재활과 홍보를 위한 물품 제작 등의 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 인력이 필요한 활동들이라 자원활동가의 도움 없이는 진행하기 쉽지 않은 게 구조센터의 현실입니다. 다행히도 2011년부터 실시한 자원활동 프로그램에 정말 많은 분들께서 열정을 가지고 참여해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구조되는 동물들에게 올바른 계류환경과 복지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야생의 풀을 계류장 내 심어 숲처럼 조성해 먹이와 은신처를 동시에 제공했습니다.
이런 대규모의 작업은 자원활동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야외 계류장 환경조성은 언제나 고된 일이지만
일을 마친 후 뿌듯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답니다.
먹이를 활용한 행동풍부화에서 동물들의 적극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직접 제작한 풍부화 물품에 먹이를 숨기면 낯선 물건에 호기심을 보이며
평소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행동들을 보여줍니다. 
매년 여름, 참새, 박새, 제비 등 소형 조류의 유조들이 구조되는데
일반적인 계류장에선 사고 발생률이 높아 전용 계류장이 필요합니다.
<연도별 정기 자원활동가 인원수>
매년 접수와 선발요건이 까다로워짐에도 불구하고
자원활동 프로그램 지원자와 활동가의 수가 늘고 있습니다.
<연도별 자원활동 시간>
활동가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레 활동시간도 증가했습니다.
특히나 2017년엔 오랜 시간 도와주신 활동가들이 많아
인원수 증가에 비해 큰 폭의 활동시간 증가가 있었습니다.

자원활동가 여러분의 알찬 활동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인원수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원활동 프로그램 지원자가 많아져 접수와 선발요건이 까다로워졌지만 오히려 지원하시는 분들은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분들께 활동의 기회를 드릴 수 없어 늘 안타깝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자원활동가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큰 도움을 받는 만큼 업무를 진행하는 동안 야생동물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뜻 깊은 경험들을 제공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업무를 통한 경험 외에도 구조센터에서 진행하는 특강, 새로운 경험을 위해 다른 기관으로 견학을 가는 '자원활동가의 날' 등을 진행하며 그 감사함을 조금이라도 갚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7년 '자원활동가의 날'에는 낙동강 생물자원관으로 견학을 갔습니다.
자원활동 외에도 기증을 통해 구조센터를 도와주시기도 한답니다.
작년엔 충남여고의 동물 보호 동아리 'Animalibus'에서 기증해주신 포유류 이동 케이지입니다.
적지 않은 금액인데.. 저희에겐 기증품 그 이상의 의미가 됐습니다.
이렇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정말 많은 자원활동가들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큰 도움을 주고 가셨습니다. 가끔 자원활동 경험을 토대로 멋진 도전을 하시고 그 감사함을 전해주실 땐 자원활동 프로그램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됩니다.
자원활동가의 열정과 노력은 조난당한 야생동물들에게도 큰 힘이 되지만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를 짊어진 저희에게도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를 다녀가신 여러분들께서 앞으로도 야생동물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인간과 야생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큰 힘을 보태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에 보답하기엔 저희의 부족함이 늘 아쉽지만 항상 노력하고 발전하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새해에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힘을 보태주세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자원활동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18년도 1기 자원활동기간: 1월~2월
  • 2018년도 2기 자원활동기간: 3월~6월
  • 2018년도 3기 자원활동기간: 7월~8월
  • 2018년도 4기 자원활동기간: 9월~12월
다가오는 '2018년도 2기 자원활동'의 모집기간은 설 연휴가 지나고 시작될 예정입니다.
2018년도 3기 자원활동에 참여를 고민하시는 분들께서는 한 가지 활동조건이 있습니다. 3기 자원활동이 진행되는 7, 8월의 경우 구조센터의 업무가 굉장히 많은 시기여서 자원활동 경험이 있으신 분들만 지원이 가능하신 점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자원활동 관련 공지사항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자원활동가 카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연구원 이준석


2018년 1월 30일 화요일

위기의 청소동물, 이건 먹지 말았어야 했는데!

매년 겨울철이면 최상위포식자에 속하는 독수리나 흰꼬리수리와 같은 대형 맹금류가 여지없이 구조되어 들어옵니다. 녀석들은 덩치도 크고, 하늘에서 바람을 타고 유유히 비행하는 습성을 지녔기에 누군가의 눈에 띄기 쉽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하나같이 법정보호종에 속해 당장에 보호를 필요로 하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쏘아대는 총에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적 테두리를 한참이나 벗어난 야만적 행태지요.
녀석들을 위협하는 것은 밀렵만이 아닙니다. 안개가 끼거나 흐린 날에는 교각이나, 전깃줄, 풍력발전소의 날개와 같은 인공구조물에 부딪히곤 합니다. 워낙 덩치가 크다보니 즉각적인 회피 비행이 어려워 갑작스레 눈앞에 나타난 구조물을 미처 피하지 못하곤 합니다. 

독수리나 흰꼬리수리 같은 대형 맹금류는 종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죽은 동물의 사체도 곧 잘 찾아먹는 청소동물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사체를 먹는 동물의 습성을 부정적인 모습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편견일 뿐, 생태계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왜 우리 사람들이 먹는 고기 역시 대부분은 죽은 동물의 사체에서 비롯되는걸요. 이상할 것 하나 없죠. 

대표적인 청소동물 '독수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동물이 생태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사체가 오래 방치되면 부패하기 마련입니다. 이는 질병의 확산, 해충의 집단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지요. 그런데 독수리와 같은 청소동물이 나타나 사체를 소비한다면, 이런 문제를 예방하고, 질병의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만약 이런 동물의 개체수가 급감해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든다면, 우리는 보다 많은 질병에 노출되는 삶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겁니다. 
이런 청소동물에 대해 잘못 알려진 상식 중 하나가 '썩은 고기'를 좋아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청소동물에게 죽은 사체를 찾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습니다. 녀석들에겐 꽤나 간절한 기회지요. 또, 얼마 전 폐사한 신선한 먹이만을 찾아 헤맬 수 없는 노릇이니까요. 만약 신선한 먹이만을 선호하는 성향을 지닌 청소동물이라면 다른 개체와의 경쟁에서 쉽게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조금 시간이 지나 부패가 시작되었을지라도 그 먹이를 포기할 수 없는 거죠. 그렇다보니 부패한 먹이원을 섭취해 식중독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독수리, 까치, 큰부리까마귀가 모여 고라니 사체를 섭식하는 모습 


이처럼 사체를 먹는 청소동물에게는 '먹이원이 되는 폐사체가 과연 어떤 이유로 폐사했는가'가 녀석들의 생사를 결정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 됩니다. 만약 농약을 먹어 죽은 동물을 먹는다면 녀석들 역시 마찬가지로 농약중독이 발생합니다. 또, 누군가가 쏜 납탄에 맞고 죽은 동물을 먹는다면 납중독으로 이어집니다. 농약중독과 납중독이 가지는 여러 차이가 있긴 하지만, 소량만 섭취해도 문제가 발생하며, 쉽게 분해되지 않고 축적된다는 특징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 서식하는 더 많은 동물이 같은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치명적인 공통점을 지녔습니다. 절대 경계를 늦출 수 없는 문제겠지요.

누군가 고의적으로 농약을 묻힌 볍씨를 논에 뿌려두었고, 이를 먹은 가창오리 수십 마리가 폐사했다. 이후, 이 가창오리를 먹은 십여 마리의 독수리가 농약중독으로 조난되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축산물의 야외폐기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이러한 청소동물들이 먹이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녀석들을 보호하기 위해 민간단체와 관공서에서 부분적으로나마 먹이를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죠. 하지만 제공되는 먹이에 도축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포함되어져 있거나, 가축농장에서 나온 폐사체 등도 활용되고 있어 잠재적인 질병감염의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정육을 제공하기에는 가격이 비싼 문제가 존재합니다. 

농가에서 기르다가 폐사해 버려진 닭을 먹는 어린 흰꼬리수리


최근에는 사고로 인해 폐사한 야생동물, 특히 고라니를 먹이로 제공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폐사한 야생동물이 다른 야생동물에게 섭식되어 에너지원이 된다는 것 자체에는 의미가 있지만, 주로 제공되는 고라니의 경우 수렵의 과정에서 사용된 납탄이 몸에 박혀있을 가능성이 있고, 이를 독수리나 흰꼬리수리가 먹게 된다면 심각한 납중독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라니 등의 야생동물을 먹이로 제공하기 이전에는 방사선 촬영을 통해 몸에 납탄이 있는지의 여부를 우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차량충돌에 의해 폐사한 고라니를 흰꼬리수리가 발라먹은 모습.
사냥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어린 대형 맹금류에게 도로 위의 사체는 위험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먹이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2차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존재한다.

차량에 충돌해 구조된 고라니의 근육 속에 납탄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고라니가 청소동물의 먹이로 제공된다면, 납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너무 많은 개체의 대형 맹금류를 한 장소로 모이게 만들면 예기치 못한 질병의 확산이나 오염원과의 접촉으로 대규모 피해가 야기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독수리들이 대규모로 도래하는 지역에서 여러 마리가 같은 위험에 노출되어 단체로 조난에 처하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먹이를 안줄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먹이 제공을 중단한다면, 녀석들은 심각한 굶주림에 처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아주 다양한 곳에 나눠 제공하는 것 역시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겠지요. 앞으로도 이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당사자들 간의 지속적인 협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 봄이 찾아오면 이 덩치 큰 친구들은 그들의 번식지인 몽골, 러시아 등으로 북상하게 됩니다. 그때까지 아무쪼록 잘 먹고, 잘 쉬다가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꼭, 내년에 새끼를 데리고 우리나라를 찾아와 다시금 만날 수 있기를, 푸른 하늘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녀석들과 오래오래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바람을 타고 유유히 하늘로 날아오르는 독수리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8년 1월 5일 금요일

2017년 12월 야생동물 구조/치료 결과

1. 종별 개체 수


12월에는 조류 15종 34개체, 파충류 1종 1개체, 포유류 4종 27개체로 총 62마리의 야생동물이 구조되었습니다. 이 중 조류에서는 말똥가리가 8마리, 포유류에서는 고라니가 21마리로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이번 달에는 동면하지 않고 인가에 들어와 있다가 신고로 접수된 구렁이와 아파트 외벽에서 동면 중 신고접수된 안주애기박쥐가 눈에 띄었습니다.



2. 구조 원인


구조 원인으로는 충돌(전선, 건물, 차량)이 50%가 넘는 39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번 12월에는 해상 기름에 노출되어 깃이 오염된 채 들어온 큰회색머리아비가 있었습니다. 깃이 기름에 오염되는 경우 깃이 방수능력을 상실하고, 이에 물 위에서 떠있는 시간이 많은 물새의 경우 깃 사이로 물이 쉽게 스며들면서 체온조절이나 비상이 어려워지고 탈진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센터로 들어오게 되면 일단 새를 안정시킨 후 깃에 묻은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작은 자극에도 스트레스를 쉽게 받으므로 한번에 짧은 시간, 기간을 두고 여러 번에 걸쳐 세척을 실시하며, 제거 직후에도 개체의 상태를 모니터링 해야합니다.



3. 구조 지역



12월에는 아산, 천안, 논산 순으로 가장 많은 구조접수가 들어온 지역이었습니다.




4. 구조 결과


12월에 구조되어 치료받은 개체 62마리 중 18마리가 자연으로 돌아갔으며, 9마리는 치료 및 재활과정 중에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진료수의사 이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