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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2일 일요일

새끼 동물을 발견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새해가 시작 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따지자면 3개월이 거의 다 지나갔네요. 얼마 지나지 않으면 4월이니까요. 햇볕도 따뜻해지고, 오고가는 사람들의 가벼워진 옷 차림 만큼이나 싱그러운 봄이 찾아왔지만, 구조센터 직원들의 마음은 그리 가볍지 만은 않습니다. 다가올 안타까움에 직면하기 전 충분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곧 있으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새끼동물 구조를 요청하는 연락이 많아 질 것 입니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수리부엉이를 시작으로 삵, 너구리, 고라니, 황조롱이 등 다양하고 수많은 새끼동물이 구조센터를 가득 채우게 될 겁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러했으니까요. 

일반적으로 야생동물에게 있어 최적의 번식기는 먹이 자원이 풍부한 봄부터 초여름이라 할 수 있지만, 
수리부엉이는 그보다 이른 1~3월 사이에 산란을 하고 2~4월 초순 사이에 부화하여 새끼가 태어납니다. 
때문에 매년 구조센터에 가장 먼저 구조되는 새끼동물은 항상 이 친구의 몫 입니다


새끼동물의 구조원인은 꽤나 단순합니다. 기타 대부분의 야생동물이 겪는 여러 가지 원인에 비하면 말이죠. 대부분 어미를 잃은 채 덩그러니 있는 것이 걱정되어 데려왔다는 것 입니다. 이러한 케이스에 해당하는 개체들을 저희는 '미아' 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새끼동물이 정말 어미를 잃고 미아가 된 걸까요? 

새끼동물 구조요청이 들어왔을 때 저희는 가장 먼저 새끼동물이 어떤 상태인지, 주변에 어미가 보이는지, 새끼 새일 경우 둥지가 있는지 등의 여부를 발견자에게 묻습니다. 하지만 저희와 닿기 전 이미 관할 시청이나 동물병원 등으로 직접 인계하시거나 발견 당시의 상황을 확실히 살펴주시지 않고 직접 구조하셔서 당시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는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구조가 아닌 '납치 (Kid napping)'가 진행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죠.

내가 구조한게 아니라, 납치를 했다고?? 이게 무슨 소리야?!


물론 '납치'라는 단어가 무척이나 자극적인 단어 선택 일 수 있고 대부분의 새끼동물 구조가 납치의 경우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부적절한 구조로 인해 새끼동물을 애타게 찾아 헤맬 부모동물을 떠올린다면 그리 과한 표현은 아닐 거라 생각됩니다.

야생동물을 구조했을 때 이것이 납치와 같은 결과를 낳게 되는 경우는 분명합니다. 순간의 섣부른 판단에 의해 구조하지 말아야 할 동물을 구조하게 되는 것 이지요. 만약 새끼동물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상태가 나쁘지 않고, 주변에 어미로 보이는 동물이 머물고 있거나 근처에 둥지와 같은 은신처가 있었더라면 구조해야 할 상황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새끼동물을 구조한다는 것은 어미동물의 입장에서는 자식을 납치당하는 것과 같은 경우이겠지요.

좋은 마음에 행했던 구조가 자칫 새끼동물을 납치한 결과는 낳는다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물론, 모든 새끼동물의 구조가 납치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미를 잃는 경우도 생기고, 새끼가 위험에 빠지거나 도태되는 과정에서 우연치 않게 발견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당연히 구조하여 성심성의껏 돌봐야 합니다.

때문에 내가 발견한 새끼동물이 구조를 필요로 하는 상황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우선 당장에 새끼동물을 위협하는 요인이나 없거나 주변 환경이 위험한 곳이 아니라면(개나 고양이 등 포식자 혹은 불필요한 사람의 접근, 새끼동물 발견 장소가 도로 근처라 언제든지 새끼가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 등) 최대한 멀리서 새끼동물을 꽤 오랜 시간 관찰해주셔야 합니다. 그러면서 어미가 돌아오는지를 판단 하셔야겠죠. 위의 상황을 모두 만족하고 어미까지 있다면 이 새끼동물은 절대 구조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대로 두시고 기쁜 마음으로 떠나시면 되는 거죠. 반면에 위에 해당사항 중 한 가지라도 부적절하다면 구조를 고민해 봄이 옳습니다. 이때는 저희와 같은 관련 기관에 빠른 연락을 주셔서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미동물은 먹이를 구하러 종종 새끼동물을 두고 자리를 비웁니다. 사람은 이러한 경우에
어미가 없다 판단하고 새끼를 구조합니다. 다시 돌아온 어미동물의 심정은 어떠할까요? 


상황에 따라선 직접적인 구조보다는 적절한 조치만을 취해주는 것이 훨씬 좋은 결과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직 이소시기에 이르지 못한 새끼새가 둥지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겪었다면, 새끼동물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다시 둥지 위로 올려주는 것 입니다. 가능하다면 본래의 둥지에 올려줘야겠지만 둥지가 너무 높은 위치에 있거나 올려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아쉬운 대로 대체둥지 등을 만들어 주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대체둥지를 그리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바구니나 박스 등에 나뭇잎, 솔잎 등을 넣어서 적당한 높이에 달아주기만 해도 그 역할을 어느 정도는 기대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둥지에 다시 올려주기 전 상태를 잘 살피고 필요하다면 간단한 처치 등을 해줘야 합니다. 떨어지는 충격에 의해 다치거나 했을 수 있으니까요.

쥐 뼈가 목에 걸려 구조된 새끼 황조롱이 입니다. 뼈를 제거해준 후 본래 
둥지로 다시 돌려보내 어미의 보살핌을 받도록 해주었습니다. 그게 최선이니까요 


자, 납치의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도 잘 살폈고, 간단한 처치만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살펴봤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도 분명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꼭 구조를 해야만 합니다. 구조가 끝났다고 그렇다고 모든 고민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 역시도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고려해야 할 점도 많죠.

과거에 있었던 새끼수달 구조 건에 대한 사례가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많은 분들이 아시듯 수달은 물과 아주 친숙한 동물입니다. 다만 이 물이 수달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도 아시는 분은 얼마나 되실까요? 
새끼수달 한마리가 물에 흠뻑 젖은 채 저체온증을 앓다가 폐사했던 경우가 있습니다. 새끼수달은 성체와 달리 방수능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러한 사실을 몰랐던 구조자는 수달이 좋아할 것이란 생각에 큰 물통에 물을 받아 수달을 보호하고 있는 곳에 넣어주셨고 그 물통이 쏟아지면서 물에 젖게 된 수달은 저체온증에 빠져 결국 폐사하였습니다.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의 야생동물구조는 위의 사례처럼 자칫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새끼수달에게 물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입니다.

이러한 위험이 새끼수달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새끼동물의 종에 따라, 어린 정도와 상태에 따라 조치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으셔야 합니다.

방수능력이 없어 물에 흠뻑 젖은 새끼 수달, 보호하셨던 분의 배려에서 시작된 
이 사건은 결국 한 마리의 새끼 수달이 명을 달리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구조 새끼동물을 돌보는 동한 선뜻 먹이를 주고 애완동물처럼 품에 안은 채 지극 정성으로 보호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이는 새끼동물에게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로 인해 새끼동물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거나 각인이 되어 버리면 훗날 이 동물이 야생으로 돌아가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새끼동물을 구조하여 돌볼 때에는 최대한 사람의 접촉을 줄이고, 사람에 의한 긍정적인 자극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흔히 말하는 정을 나누지 말아야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구조된 붉은배새매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고 있습니다. 먹이를 먹이는 등 새끼와 접촉 시
그 시간을 최소화하고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의식이 생기지 않게끔 주의해야 합니다 


이처럼 까다로운 새끼동물의 구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제 감이 오시나요? 글로만 보니 어렵기만 하고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동물을 발견한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쉽게 아실 수 있겠죠 :D ?




물론, 새끼동물은 생존율이 낮습니다. 어미보다 위험에 대처하는 능력도 떨어지고 천적도 많으며 자연의 섭리에 따라 도태되어지고 하지요. 그런 친구들이 저희에게 와 다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은 그 어느것보다 의미있습니다. 이렇게 부득이한 사고로 인해 구조되어 보호받아야 할 동물을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구조가 진행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구조였는지 납치였는지, 구조를 해야 한다면 적절히 했는지, 적당한 처치와 옳바른 보호를 했는지 그 누구도 쉽게 판단할 수 없겠지만 야생동물을 지켜주고자 좋은 마음에 행동한 일이 이처럼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걸 꼭 기억해 주셔야 합니다.

저 맑은 눈동자에 비치는 철조망이 보이시나요? 어쩌면... 이 친구가 있을 곳은 이곳이 아니었을지 모릅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4년 3월 29일 토요일

새끼 동물을 발견하셨나요???

곧 있으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새끼동물 구조를 요청하는 연락이 많아 질 것 입니다. 작년에도 그랬고 제작년에도 그랬었지요. 허나 이중에서도 그릇된 판단에 의해 구조요청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우리 센터로 새끼동물 구조요청이 들어왔을때 가장 먼저 새끼동물이 어떤 상태인지, 주변에 어미가 있는지, 새끼 새일 경우 둥지가 있는지 등의 여부를 항상 묻습니다. 하지만 관할 시청이나 동물병원 등으로 직접 인계하시거나 발견 당시의 상황을 확실히 살펴주시지 않고 구조하셔서 당시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는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구조가 아닌 '납치'가 진행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죠.

만약 새끼의 상태가 나쁘지 않고, 주변에 어미나 둥지가 있었더라면 구조해야 할 상황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새끼동물을 구조한다는 것은 어미동물들의 입장에서는 자식을 납치당하는 것과 같은 경우이겠지요.

사람이 아무리 노력한들 어미 삵보다 이 친구를 더 잘 길러낼 수 있을까요?? 
아직 이소할 때가 되지 않은 새끼 새가 둥지밖에 떨어져 있는 걸 발견했을때, 주변에서 부모새가 관찰된다면
작은 바구니나 박스에 건초나 솔잎 등을 깔아서 인공둥지를 만들어 주변의 나무에 걸어주세요.

새끼동물을 발견했을때 주변에 차량이나 사람, 개, 고양이 등에 의한 위험이 없다면
새끼동물과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부모동물이 돌아오는지 1~2 시간 쯤 지켜봐주세요. 

안쓰럽고 불쌍하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구조하시는건 굉장히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습니다.

또 구조 신고 전에 하루 이틀 새끼동물을 보호하고 있는 기간이 생기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때에도 마찬가지로 새끼동물의 종에 따라, 어린 정도와 상태에 따라 조치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허나 선뜻 먹이를 주고 애완동물처럼 보호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이는 자칫 어린 새끼동물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관할 야생동물구조센터나 야생동물치료소 등의 수의사와 통화하시면 그에 알맞은 대처방법을 아실 수 있고, 그에 따라 새끼동물의 예후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좌 : 정상 수리부엉이의 방사선 사진 // 우 : 일반 가정집에서 보호한 수리부엉이의 방사선 사진
일반 가정집에서 새끼 수리부엉이를 구조한 후 부적절한 환경과 사육방법으로 보호했을때 이러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역시 좋은 마음으로 보호하셨겠지만 저 새끼수리부엉이의 예후는 참담함 그 자체였습니다.


새끼동물을 구조하게 되면 대부분 어느정도 자랄 때까지 강제급여를 하며 대소변을 받아줘야하는 등 어미처럼 보살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람에게 익숙해지게 되면 후에 정작 자연으로 돌아가야할 때 굉장히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까다로운 새끼동물의 구조!!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물론 '납치'라는 단어가 무척이나 자극적인 단어 선택 일 수 있고 대부분의 새끼동물 구조가 납치의 경우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부적절한 구조로 인해 새끼동물을 애타게 찾아헤메일 부모동물을 떠올린다면 그리 과한 표현은 아닐거라 생각됩니다.

구조였는지 납치였는지 그 누구도 쉽게 판단할 수 없겠지만 좋은 마음에 행동한 일이 이처럼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저 맑은 눈동자에 비치는 철조망이 보이시나요? 어쩌면...이 친구가 있을 곳은 이곳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2년 7월 6일 금요일

어린 동물들이 크고 있습니다. 무얼 생각해봐야 할까요?

벌써 여름의 한 중간으로 들어왔지요. 모든 야생동물구조센터나 치료센터들이 그렇듯, 저희 센터도 참으로 바쁜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매달 100여 마리가 넘는 동물이 신고되고 센터를 찾아오고 있는데, 인력과 시간, 공간은 제한되어 있어 북적거리고 있습니다. 아마 이번달 까지는 이 추세가 계속 갈 것 같습니다.

그동안 알려드렸던 꿩이나 삵, 너구리 외에도 새끼 고라니만 25마리가 넘고, 흰뺨검둥오리 새끼들, 황조롱이들, 까치, 어치, 청호반새, 참새, 방울새 등등...


엊그제 부화한 것 같은, 훌쩍 커버린 꺼병이들입니다. 지금은 2-3미터를 수직으로 날아오릅니다. 방생할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한달 정도만 더 데리고 있는게 안전할 것 같습니다.


잠시도 곁을 주지 않습니다.

고라니 농장입니다. 이런 무더기가 3 묶음(?) 있습니다. 물론 몇몇은 도태하기도 하지만 몇몇은 다시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올해는 고라니 잔치입니다. 직원들이 매일 12시 넘어까지 젖 먹이느라 수고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 녀석들이 커 나가면서 점점 넓은 공간과 다양한 먹이들을 요구한다는 것이지요. 야생에서 자란다면야 넘쳐나는 먹이들을 선택하여 먹겠지만 우리가 구할 수 잇는 것이라고는 고작 채소수준이 전부입니다. 물론 산에서 들에서 칡이며 다른 풀들을 베어다가 주기는 합니다만, 그들이 원하는 다양한 영양분들을 섭취할 수 있는 먹이를 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요.


어린 황조롱이가 양 다리의 대퇴골과 종아리 뼈가 각각 부러져버렸습니다. 수술을 하고 나서도 아직은 발가락을 잘 못 펴고 있지요... 그나마 일어서지도 못했었는데 횃대에도 앉아 있습니다.


큰소쩍새 어린 새입니다. 온 몸에 솜털이 가득 하지요. 발견자분 마당에 떨어져 2-3일 정도 어미가 찾아오더니 포기하더랍니다. 구조된 후 방사선 사진을 찍는 과정에 숨어서 우릴 보고 있군요. 


사실 우리가 공들여 키운 녀석들이라고 하더라도, 야생에서 어미가 키우던 녀석들이 구조되어 들어온 것을 비교해본다면, 정말, 건강성이나 크기에서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사람 손에 키워진 동물이 오죽 하겠습니까?

간혹 한 두마리씩 새끼 야생동물들을 키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좋은 일 하시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본인도 만족하기에 하시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문제는 야생동물의 정신적 건강성이라는 부분도 존재한다는 것이죠.

야생동물의 모습이지만 야성을 잃은 개체의 경우 오히려 일반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사람에 의해 발생한 모습을 또 다른 사람이 오인하는 것이죠. 마치 쇠사슬을 목에 묶어 키우는 호랑이처럼 말이죠.


단순히 박스 하나 넣어주었을 뿐인데 이를 즐거운 놀이터로 생각합니다.


나아가 사람에 의해 키워진 동물은 비록 초식동물이라고 하더라도, 성장한 후에는 사람에게 공격성을 심하게 가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고라니 수컷의 경우에는 송곳니가 길게 나와 있는데 큰 녀석은 거의 10cm에 가깝기도 합니다. 이 송곳니는 사실 먹이를 먹는 행위에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닙니다. 꽃사슴이 번식을 위해 수컷들끼리 투쟁하는 것처럼 고라니도 어러한 송곳니를 자기 방어에 사용합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사람이 직접적으로 야생동물을 단독으로 키우는 것은 삼가야할 것입니다. 잘못된 지식을 바탕으로 동물을 데리고 있으면 결국 동물에게나 사람에게나 비극적인 결과가 초래되기도 합니다.


올해는 그나마 흰뺨검둥오리 새끼들의 구조신고가 적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일반적인 오리류는 흰뺨검둥오리와 일부 청둥오리, 그리고 원앙이 있습니다.


동종을 같이 키울 수 없는 경우에는 이종이라 하더라도 같이 데리고 있는 것도 동물들의 정신건강에 큰 도움을 받게 됩니다. 너구리와 삵은 야생에서 먹이경쟁은 할 지언정 서로 싸우지 않고 피하기 때문에 같이 데리고 있다 하여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똑같이 구조되었다 하더라도 어떤 녀석은 사람에 대한 경계가 유독 심합니다. 어떤 분들은 섭섭하지 않냐라고 하시지만, 저희는 되려 고맙습니다. 가까워진 동물을 더 많이 고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 곁을 주지 않는 또 다른 녀석, 너구리입니다. 태어날서 얼마 동안은 검은색이지만, 자라면서 차차 너구리 어미의 털로 갈아입습니다. 도망가는데 귀신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요.


되도록 전문가들에 의해 동물들을 집단으로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각인이나 사람을 심하게 따르게 된다 하더라도, 이중 각인이나 집단 행동울 배우게 되어 향후 문제의 소인을 없애거나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집단으로 사육하는 경우 개개 동물에게 신경을 좀 더 못쓰는 문제도 존재하겠지만, 집단사육에서는 보다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사육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장점도 존재합니다.

또한 사람과의 접촉 기회를 줄여야 합니다.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동물입니다. 반려동물이 아니라는 이야기이죠. 우리가 그동안 돌려보낸 야생동물의 일부에 추적장치를 달아서 살펴보니 돌아간 고라니의 60% 이상은 100일 이내에 차에 치어 죽었습니다. 물론 거의 대부분은 야생성으로 가득 찬 준성체, 혹은 성체동물이었죠. 인간에게 가까워진 동물은 인간 거주지 주변에 머무를 수 밖에 없고, 인간 주변의 도로망이나 개들에게 물려 희생될 가능성만 더 높아집니다. 나아가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 다른 동물에 비해 적기 때문에 다른 과정을 거쳐 희생될 수도 있겠죠.

진드기에 심하게 감염된 새끼 고라니입니다.

온 몸이 진드기로 덮일 정도로 심하게 감염되어 있었죠. 이러한 진드기는 다숙주를 가질 수 있으므로 사람의 피를 빨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진드기의 침에 포홤되어 있던 병원균이 체내로 침입이 가능한 셈이죠.

만약 브루셀라 등에 감염된 개체라면 사람에게도 감염되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센터에서도 야생동물을 다룰 때 이러한 외부기생충에 의한 감염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죠. 참고로 이러한 진드기는 사람을 물어도 느낌이 없어 피를 빨고 커진 후에 발견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야생동물을 돌본다는 좋은 취지가 간혹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명확히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