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서울호서전문학교 애완동물관리과 강병준
지원동기
어릴 적부터 동물이 좋아 사육사가 되고자 하여 주로 국외 서식 종들에 대한 사육 관리법을 공부했었지만 2년간 산속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정말 다양한 야생동물을 매일같이 접하였고, 행동을 관찰하고 소리를 들으며 점차 우리나라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야생동물에 대한 관련 정보와 뉴스 등을 찾는 과정에서 로드킬 이나 밀렵, 납치 등 우리나라 야생동물들이 처해있는 현실과 사람들의 인식 등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것을 계기로 동물원 사육사의 꿈을 접고 야생동물에 관련된 내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게 되었고,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여 나중에는 야생동물보호와 인식 함양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현장에서 야생동물을 직접 보고 관리하면서 더 많은 것을, 더 깊이 배우고 싶었고, 마침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페이스북에서 실습생을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온 것을 보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계류장 내부 환경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
실습
6주간 실습을 하는 동안에 신고가 들어왔을 때 신고자로부터 어떤 정보를 얻어야 하는지, 그리고 구조를 할 때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구조가 되어 들어온 동물에 대해 수술 및 치료가 있을 때 옆에서 지켜보며 어떻게 동물을 보정하고 보조를 하는지에 대해, 그리고 치료가 끝난 동물의 예후와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마지막으로 치료를 끝마치고 방생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등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는 업무에 대한 일련의 과정들을 매주 실시하는 세미나와 함께 병행하여 집중적으로 배웠습니다.
실습생들은 일과를 진행함에 있어 크게 진료보조, 먹이 준비, 구조 및 방생, 개체관리 등으로 나누었고 하루 업무 계획에 따라 수술이 있을 때엔 옆에서 지켜보았으며, 구조 신고가 들어왔을 때나 동물의 방생 계획이 있을 때엔 직접 현장에 같이 가서 보는 등 짜인 계획에 얽매이지 않고 유동적이고 효율적으로 실습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종의 수술 및 치료 과정과 구조•방생하는 데에 참관하였고 보정 및 강제 급여 등을 하면서 직접 동물을 다루며 관리를 한 덕분에 책상 위에서는 배울 수 없는 많은 것들을 현장실습을 통하여 배우며 아주 값진 경험을 하였습니다.
구조된 동물의 방사선 사진을 통해 진단을 내리고, 어떤 사고를 당했는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
또한 여러 가지 필요한 물품들을 제작하는 법과 직접 제작도 하였습니다. 케이지에 머무는 새들의 꼬리깃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꼬리깃 싸개, 횃대 등을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물들의 변과 흘린 먹이가 묻어있는 인조잔디를 바닥에 놓고 세척을 하면서 많은 불편함을 느껴 직접 청소 거치대를 만들어 보았고 실습이 끝날 무렵엔 야외 계류장에 있는 새의 먹이를 급여할 때 그릇이 엎어지거나 밀웜이 탈출하는 것을 보고 먹이 그릇을 고정할 수 있는 거치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마침 통나무 잘라놓은 것이 있어 그릇을 끼울 수 있는 홈을 만들어 조립한 후 야외 계류장 3-2번에 넣어줬는데 아쉽게도 새들이 사용하는 모습은 보지 못 했습니다. 도구와 기계를 다루는 것이 서툴러 많이 조잡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뭔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즐거웠습니다.
계류장의 철망과 새가 부딪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푹신한 망을 내측에 부착해 안전성을 확보합니다. 외부작업은 힘들지만 뿌듯하지요!! |
인조잔디를 세척할 때 사용할 거치대와, 그릇이 흔들리거나 뒤짚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직접 제작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지요!! |
실습 하루 일과
오전 9시에 센터에 도착하면 재활사 선생님과 함께 구조센터를 돌면서 치료 중인 모든 동물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루 일과가 시작되었습니다. 전날에 급여했던 먹이의 잔량, 개체의 활력, 밤사이 다친 곳은 없는지 등 특이사항이 있는지 등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히 체크를 하였고 활력이 다소 떨어진 것이 관찰되거나 상처 발견 등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개체의 경우엔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고 진료실로 옮겨오면 수의사 선생님이 진료를 보셨습니다.
그리고 개체들의 무게도 올랐는지 줄었는지 확인하고 주기적으로 체크를 하였고 측정된 값들을 모두 기록하고, 이런 기록들과 먹이 반응, 활력 등 특이사항을 종합하여 개체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몸무게가 많이 떨어졌거나 활력이 없거나 상태가 악화된 개체의 경우엔 집중 관리실로 옮겨와 치료를 받게 되고 이후 개체의 상태에 따라 실내에서 치료를 받을지 야외 계류장으로 갈지 정해졌습니다. 계류장의 환경이 변이나 떨어진 먹이 등으로 인해 지저분해 지면 청소 및 소독을 진행하여 청결을 유지했고, 먹이를 급여할 때에도 개체의 상태에 따라 강제 급여를 하거나 처방된 약을 먹이와 함께 주었습니다.
퇴근하기 전에는 마지막으로 동물들의 상태를 확인한 후 빨래를 하고 설거지와 청소를 끝마친 후 퇴근을 하였습니다.
구조센터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들, 그리고 근로장학생분들, 자원봉사자와 실습생 모두가 매일같이 정말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무리 덥고 뜨거워도, 작업은 계속되어야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개인적으로 구조 및 방생에 대하여 관심이 많아 기회가 될 때마다 따라갔고 가장 인상 깊었던 것도 방생이었습니다. 제일 처음 보았던 게 수리부엉이의 방생이었는데, 그냥 방생하는 것이 아니라 개체가 구조된 지점까지 이동을 하여 가장 알맞은 장소를 선정하여 그곳까지 올라간 후 방생을 하였는데 박스에서 나오자마자 그 큰 날개를 펼치고 멀리 날아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히 제 마음이 뿌듯하고 벅차오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입니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나서 더 이상 센터에 머무르지 않아도 되는 개체를 원래 살던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마지막 과정인 이 방생이 가장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느낀 점
영구장애를 가지게 되어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구조센터에 남아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새, 유리창에 비친 자연물에 의심 없이 날아오다 부딪혀 다친 새, 사람에게 각인이 되어 더 이상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너구리,
풀숲에 새끼를 숨기고 다니는 고라니의 습성을 모르고 어미를 잃은 것으로 오해를 하여 무작정 집으로 데리고 온 사람에 의해 부모와 생이별하여 오게 된 아기 고라니들.
구조센터에는 정말 다양한 슬픈 이야기들이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엔 그저 보기가 쉽지 않은 동물이 내 바로 앞에 있고 그 작고 귀여운 외모에 동그랗게 뜬 두 눈을 보고 상당히 신기했고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구조센터에서 실습을 진행하면서 하나둘씩 이런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되면서 그들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귀여움보다 동정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실습기간 동안 개인적으로 공부한 국내 서식 뱀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에 관해서도 발표했습니다. 병준 실습생이 파충류에 얼마나 큰 애정을 지녔는지 잘 느껴지는 발표였어요. |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저의 꿈과 목표가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들을 듣게 되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야생동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같이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실습을 진행하면서 아주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땡볕 아래에서 힘든 작업들을 하면서도 항상 밝은 모습을 하시고 야생동물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옆에서 계속 보면서 저 또한 자극을 많이 받았고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으로 6주간 바쁜 일정으로 꽉 찬 하루 속에서도 저희 실습생들을 가르치시고 이끌어주시며 소중하고 값진 경험과 기회를 주신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욱 공부하여 야생동물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하던 모습이 참 인상깊었어요! 또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분위기메이커를 담당했던 병준군!! 수고많았어요 :D |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하반기 실습생 강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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