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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0일 토요일

2016년 하반기 실습생 활동 후기 ③ - 함승연

[인턴]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함승연




지원동기 및 목적:

처음 SNS 를 통해 센터를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관심이 쏠리게 되면서 자원봉사활동을 신청했다. 실습을 하기 전 근 6개월 가량 봉사활동을 하면서 센터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1학기 중반 쯤에 와서는 여름에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고심 중에 있었다. 고민을 하다가 우선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서 실습에 지원하게 되었다.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던 수의대생은 아니었지만 이 분야의 일을 더 깊게 파고들고 싶었고 짧게나마 경험을 한 뒤 내가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알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활동내용:
실습하는 동안의 활동 내용은 크게 진료와 관리로 나눌 수 있었다. 진료 부분에서는 진단을 위한 검사와 처치에 대해서, 그리고 관리 부분에서는 처치 후 동물의 회복을 위한 계류장, 먹이, 재활 과정이 주를 이뤘다.

진료: 우선 진료 부분에서는 검사, 진단, 수술, 후 처치, 부검 등이 이뤄진다. 실습생들은 다양한 검사 방법을 볼 기회가 있었다. 우선 동물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신체 검사가 실시된다. 기본적으로 체중을 재고 촉진을 한다. 조류의 경우 검 가슴 근육의 정도와 깃의 여부와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이었고, 그 외로 신경 반응 검사도 진행됐다. 가슴 근육을 만짐으로써 정도에 따라서 동물의 체중과 상태를 짐작할 수 있으며, 신경 반응 검사는 날개와 발을 포함한 곳곳을 건드리며 통증 반응이 있는지 검사하는 것이다

동물의 보정 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조류는 동물계에서 눈의 상대적 크기가 제일 큰 동물이기 때문에 새가 어떤 것에 충돌했을 때 충격이 눈에도 쉽게 전달되는데, 이 때 눈 안의 pecten이라는 조직을 검사하여 충격 여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것은 ophthalmoscope라는 기구를 이용한 안저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눈의 표면에 염색을 입혀 각막의 손상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각막 검사를 배웠다.
간단한 혈액검사로는 적혈구 용적과 백혈구층을 확인할 수 있는 PCV(Packed cell volume) 검사와 혈장 단백질 양을 알 수 있는 TPP(Total Plasma Protein) 검사를 배웠다. 처음 수의사선생님께서 몇 샘플에 대한 PCVTPP 검사를 맡겼을 때는 서툴러서 결과가 들쭉날쭉했기 때문에 매우 당황스러웠다.

또 다른 검사로 X-ray가 있다. 방사선 촬영을 통해 동물의 골절과 장기 및 근 손상의 정도, 그리고 대략적인 동물의 나이까지도 알 수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두 가지 상(VD/DV view, Lateral view)의 쓰임새와 찍을 때 동물의 위치하는 법과 촬영 사진을 보는 법을 배웠고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AP(Anterior Posterior) view 대해서도 배웠다. VD view는 좌우를 비교하기 위해 척추와 용골(keel bone)을 겹쳐 대칭으로 만들어야 한다거나 Lateral view는 오른쪽의 면이 바닥을 향하고 오른 다리를 앞으로 빼고 이 상으로는 날개의 이상을 보기 어렵다는 것 외에도 날개의 부러짐의 방향에 따라 정확한 진단을 위한 상의 필요성 등이 그 내용이었다. 또한 동물에 따라, 체중에 따라 촬영 조건이 달랐고 촬영을 위해 보정하는 법을 실습했다.

방사선 촬영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검사 후 수술이 필요하다고 결정되면 수술 전 동물은 마취에 들어간다. 센터에서 주사를 놓아서 마취를 하는 것은 보지 못하고 호흡 마취를 주로 봤다. 삵 같은 보정이 어려운 포유류는 스퀴즈 박스를 이용하여 맞춤 제작된 상자 안에 넣어 마취시키고, 대부분의 조류들은 보정 후 맞춤 제작된 마스크를 씌워 마취시켰다. 보정에 관한 실습도 있었는데, 조류 중에서는 특히 맹금류 및 올빼미류와 백로 및 두루미류를 보정하는 법을 배웠다.
이후 수술 중에 동물의 안전을 위해 보조로 들어가는 재활관리사분들이 실시간으로 호흡과 맥박을 모니터링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습생들도 호흡과 맥박을 체크하는 연습도 하고 종종 모니터링하며 수의사선생님에게 동물의 상태를 알리기도 했다. 조류 같은 경우 포유류보다 호흡 기능이 월등히 효율적이어서(10배 이상) 쉽게 마취되고 또 그만큼 위험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렇기 때문인지 호흡이 눈에 띄게 떨어지기도 하고 호흡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경우 어떻게 호흡을 유도해야 하는지 그 방법과 주의점에 대해서도 배웠다.
부검은 동물에 대한 실습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그리고 폐사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이뤄졌다. 부검을 하면서 수의사선생님은 실습생들에게 질문을 던지셨고 실습생들의 대답이 오고 갔다. 궁금증은 직접 검색하거나 질문을 하는 식으로 바로 해결하는 식이었다. 나는 비록 비교해부학을 자세히 공부하지는 않아서 있는 자리에서 심도 있는 이해는 하기 어려웠지만, 실습기간 중에 가끔 있었던 부검 시간은 흥미로웠고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시간이었다.

이외에도 Intowild 프로그램을 이용한 유동식 칼로리 계산과 팔자포대, 꼬리깃싸개, 수액을 놓는 법, 경구투약 그리고 개체 식별을 위한 링 채우기 등을 실습했다.

황조롱이의 링 부착을 위해 보정을 실히사는 모습입니다.


관리:
구조된 동물들의 최종 목적인 방생에 있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관리는 매우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상태 모니터, 먹이와 물, 계류장, 재활 운동이 그 구성요소이다.
동물은 구조된 직후부터 상태 감독에 들어가는데 객관적인 정보로 체중을 확인하고 육안으로 활력과 몸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고 생각되면 진료를 요청한다. (**이 과정에서 재활관리사와 수의사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며, 센터에서도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짚어 주셨던 부분이기도 하다.)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동물들은 체중을 매일 체크하고 그렇지 않은 동물들은 주기적으로 체크했다. 새끼 포유류나 조류들은 하루에 2번 이상 체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기록되는 체중 기록표는 각 동물마다 있기도 했지만, 센터 내 모든 동물들의 체중이 기록되는 곳은 '일일사육기록표' (줄임 '일사')이다. '일사'는 계류 동물의 체중, 먹이 구성과 양, 그리고 약과 보조제 및 특이사항이 기록되어 있는 표다. 그 날 진료가 있는 동물은 형광팬으로 표시하고 먹이준비가 되면 체크표시를 하는 등 작은 규칙들이 몇 가지 있는데 처음에는 일사를 보았을 때는 너무나 많은 글자와 숫자 속에서 무엇을 먼저 읽어야 하는지 몰라서 눈이 갈 곳을 잃었다. ‘일사는 그 날마다 업무 후 미팅 뒤에 수정되며, 그렇게 다음날을 위한 일사가 생긴다.
일사에 기록되는 정보 중에 단연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먹이이다. 항상 오전에는 그 전날 저녁에 먹은 잔량을 확인하는 것과 그 날을 위한 먹이 준비가 이뤄졌다.
먹이 준비 중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들었던 것 같은 작업은 치료 중에 있는 맹금류나 너구리를 위해 메추리나 병아리를 알맞은 상태로 만드는 일이었다. 집중 치료에 있는 맹금류는 되도록 살코기만 발라서 주었고, 너구리의 경우 소화를 돕기 위해 뼈까지 잘게 다져서 주었다. 이렇게 작은 덩어리의 고기를 급여 받는 대부분의 맹금류의 경우 대부분 스스로 먹지 않거나 먹기 어려운 조류였고, 이 동물들을 상대로 강제급여가 이뤄졌다. 강제급여는 문자 그대로 사람이 먹여주는 것을 말한다. 실습생들도 동물들에게 강제급여를 했는데, 조류의 경우 보정을 하고 수건으로 날개와 몸통을 감싼 뒤 먹이를 먹인다. 먹이를 먹일 때 기도를 피하는 것과 보정 시 부상을 막도록 약하게 힘을 들이는 것, 먹이를 먹일 때 부리의 털을 뽑지 않을 것 등이 주의사항이었다.
강제급여는 또한 어린 포유류 조류와 다른 여러 동물 종에서도 이뤄진다. 실습 기간 동안 하루에 해가 저물 무렵까지 짧게는 30분 간격, 길게는 3시간 간격으로 딱새, 직박구리, 참새, 물까치, 등의 어린 조류들에게 먹이를 줘야 하는 일이 많았다. 이 때 먹이를 조르는 베깅(begging)’ 행동을 하지 않고 스스로 먹지 않으면 기록지를 확인한 뒤 여쭤보거나 지시에 따라 바로 강제급여했다.
포유류 중에서는 어린 고라니를 상대로 실습 초반에는 하루에 3, 중반에는 2, 끝날 즈음에는 하루에 1번 포유했다.

이러한 어린 동물들을 직접 급여하다 보면 사람에 많이 노출되고 특히 잘 다가오는 개체가 있었는데, 이런 개체들은 포유가 끝나면 살짝 밀어내거나 받아주지 않았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는 것은 야생에서 살아가는 데 위험하기도 하며 각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센터에는 각인으로 인해 야생으로 가지 못하고 계속 센터 내 계류장에 거주하는 동물들이 몇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행동이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리 중에는 되도록 사람에 노출이 되지 않도록 동물로 위장하거나 동물 소리를 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데, 이것이 어려운 경우 일부러 작은 위협으로, (**물론 부상 동반한 위협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았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기도 했다.

새끼 고라니의 포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 먹이 급여에는 왜가리에게는 미꾸라지와 작은 물고기를 주거나 오리나 고라니에게는 채소가 지급되는 등 종마다 구성이 달랐다. 채소는 몇 가지를 썰어서 주었는데 우리는 그것을 VF(Vegetable Formula)라고 불렀다. 버전이 2가지가 있는데, 배추, 양배추, 시금치, 열무잎 등 푸른 채소가 들어간 것과 당근, 감자, 무가 들어간 것이 있다. VF는 양이 떨어질 때마다 채소를 잘게 썰어서 오리용, 고라니용 따로 지퍼백에 담아 보관했다. 채소를 써는 재미에 좋아했던 일이다.
하루 중 먹이를 갈아줄 때 같이 갈아주는 물 또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었다. 물을 담는 그릇을 선택하는 데 있어 조심스러운데 고라니 이동장의 경우 그릇이 엎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교적 넓고 바닥면에 딱 붙는 그릇에 물을 담았고, 특정 종(바다새, 왜가리 두루미 류)을 제외한 조류는 그릇에 빠질 것을 염려하여 낮은 그릇에다 물을 담았다. 깊이가 있는 그릇에 얕게 물을 담았다 하더라도 비가 오거나 다른 외부적 요인으로 물이 채워질 수 있는 것 또한 고려하여 그릇을 선택하는 것 또한 배웠다.

계류장은 각기 상태와 종에 따라 달리 주어지며 가장 우선시 될 사항은 동물들의 안전이다. 포유류의 경우 치료 중에는 포획이 쉽고 운동을 제한하는 실내 계류장에서 관리되었다. 계류할 때는 변뇨가 되도록 몸에 묻지 않도록 밑으로 오물만 빠지게끔 철망을 깔았고 그 위로 발이 빠지지 않도록 촘촘한 철망을 덧 깔은 식이었다. 조류가 실내 계류장에서 계류할 때는 깃 보호와 발 보호를 우선 순위로 두었다. 깃 보호를 위해 철망과 같은 구조물을 넣지 않고 패드, 담요 혹은 인조잔디를 깔아주었다. 또한 맹금류들에게는 발에 무리한 하중이 가해져 생기는 감염을 막기 위해 횃대를 넣어줬다. (맹금류 외에도 갈매기같은 바다새나 고니류같은 몸이 좀 무거운 새에게는 발의 감염을 막기 위해 계류장에 물을 넣어주는 것을 보았다.) 만약 날개나 다리에 부상이 있는 등의 이유로 횃대를 이용하지 못한다면 혹은 이용하지 않는 것이 회복에 더 빠르다면, 손상되기 쉬운 꼬리깃을 보호하기 위해 꼬리깃싸개를 해준다. 보통 운동이 제한된 실내계류장에 있는 조류들은 깃이 새로이 나고 있는 개체(어린 새들과 같은)를 제외하고는 꼬리깃싸개를 해주는 편이었다. 실습 기간동안 꼬리깃싸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배웠고, 각 계류장에 있는 횃대들마다 보수하거나 새로이 만들었다

계류장 내부의 망을 보수하고 있습니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에 참 고생이 많았지요....!!!
 
 
, 이번 여름에는 물새장이 새롭게 지어져서 계류장 보수 및 공사를 위한 야외작업이 많았다. 날씨는 더웠지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것과 왠지 일하면서 사람들에게 더 친근감이 생겼다.

야외작업은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있죠!! 함께 작업하면서 친밀도를 올리기에도 좋습니다. 
 

재활운동은 각 동물들의 치료 단계에 따라 달리 실시됐다. 조류의 경우 아직 포대를 풀지 않은 새들이 진료 중에 마취되어 있는 상태에서, 재활관리사 선생님이 날개막 인대를 주물 주물 마사지를 하고 날개를 폈다 접었다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운동이 제한되는 동안 날개가 굳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야외 계류장에 있는 새들은 본격적인 재활을 위해 운동을 많이 시키는 쪽이었다. 방생 전에 새들의 비행테스트를 했는데 수리부엉이 같이 크기가 있는 조류들이 넓은 운동장에서 비행훈련(Creance flying)하는 것을 볼 기회가 있었다. 포유류의 경우 조류와는 다르게 특별히 재활 훈련이라기보다는 동물의 생태적 특성에 따른 능력을 테스트했다. 예를 들어 너구리의 경우 먹이를 파헤쳐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중요했기 때문에 고기를 계류장 곳곳에 묻어서 먹이를 찾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일종의 먹이 행동풍부화를 해주었다

기타 활동 사항으로 직원세미나, 견학, 발표가 있었다. 직원 세미나는 1주일에 한 번씩 열렸는데, 기초 수의학적 지식 및 질병, 구조, 관리, 방생, 동정, 생태적 특성까지 그 주제가 다양했고 세미나를 통해 각 부문의 일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또 다른 활동으로 예산 황새 공원과 서천 국립생태원을 견학했다
 
황새공원에 방문해 견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

실습 기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어떤 날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던 동물들이 죽어서 우울했던 적도 있었고, 반대로 새로 지은 물새장에서 황조롱이가 날고 오리들이 물에 발을 담그기 전 담금질을 하는 모습에 기뻤던 기억도 있다. 수술 중에 새가 호흡을 하지 않아 긴장을 했던 때도 있었고 가르침을 받을 때 신경을 세워 집중하던 순간이 있었다. 이런 작은 시간들이 모여 6주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습 중간에는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실습이 끝나고 보니 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직접 볼 수 있었던 기회도 놓친 것도 많았고, 더 배울 수 있던 점도 많았던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 6주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다. 정말 시간이 배로 빠르게 흘러가는 듯했다. 그 긴 시간 같지만 짧았던 기간 동안 비단 동물의 지식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을 대하는 윤리의식과 배움을 대하는 태도 등의 인간적인 면모 또한 배울 수 있었다. 정보를 공유하는데 주저함이 없고 질문을 하면 아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가르쳐 주시려 했으며 모르는 것은 같이 검색하며 공부했고 실습생들에게 할 수 있는 한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시려 했다. 실습생들을 가르치고 감독하느라 수고해주신 센터의 모든 직원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구조센터에서의 기억이 훗날의 승연씨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랄께요!! 고생많았어요 :D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하반기 실습생 함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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