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부리는 참 다양합니다. 전 세계 9,500여 종의 조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진화의 과정에서 나름의 살길을 찾아 여러 방면으로 그 모습을 달리해 왔으며, 특히 서로간의 경쟁을 피하고자 먹이를 찾는 방법을 바꿔왔습니다. 시간대를 달리하거나 먹이 사냥터가 다르거나 혹은 먹이 자체가 다릅니다. 이런 먹이를 집어 들기 위해서 가장 효율적인 무기를 찾아냈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부리입니다.
다양한 원인으로 구조된 어린 저어새들 (사진 출처 : 김영준)
날아야 하는 숙명을 지닌 새들은 이빨이나 턱과 같은 무거운 구조물을 머리에 두는 게 불합리하죠. 이 과정에서 부리를 얻고, 이빨은 내려두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뭉툭한 오리부리, 닭처럼 짧지만 뾰족한 부리, 흰꼬리수리처럼 거대하고 날카롭게 날이 선 휜 부리도 있죠. 드문 경우이긴 하나 부리가 위로 휜 경우도 있고 심지어 옆으로 휜 경우도 있습니다. 돌 밑의 먹이를 쉽게 뒤지기 위함입니다. 부리모양이 아예 놀부의 밥주걱처럼 생긴 녀석들도 있습니다. 바로 저어새류입니다. 주걱처럼 생신 부리를 물에 담가 이리저리 저어 먹이를 잡는다고 해서 저어새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영어로는 부리가 숟가락을 닮았다고 해서 스푼빌(spoonbill)이라고 합니다.
저어새류는 전 세계 6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여름철새로 저어새, 겨울철새로 노랑부리저어새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중 저어새는 체중 2kg도 되지 않은 중형 조류로서, 멸종위기1급, 천연기념물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 지정 절멸위기종으로 지정된 종입니다. 전 세계 약 2,700여 마리만 남은 상태이며, 이중 성체는 고작 1,600여 마리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화도와 인천 송도, 영종도 그리고 새만금 인근의 작은 섬들에 찾아와 4-5월에 번식합니다. 10-11월경에 중국 남부해안, 대만과 홍콩, 베트남 등지까지 이동하여 월동을 하죠. 이렇게 먼 거리를 떠나기 전에 충분히 몸을 불려야 바다를 건너갈 수가 있습니다.
노랑부리저어새와 어린 저어새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김영준)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황은 갈수록 어두워져가고 있습니다. 인천 송도갯벌은 간척사업으로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남동공단 유수지 안의 인공섬에서 매년 100여쌍이 넘게 번식하고 있으나 송도갯벌 매립으로 인해 먹이터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고, 도심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여전히 유수지에 모여들고 있습니다. 건강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태입니다.
설상가상으로 2008년도부터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보툴리즘 중독증으로 올해만 이곳에서 3마리 이상이 폐사했습니다. 2002년 대만에서 발생한 보툴리즘 중독에 의해 73마리(전 세계 개체군의 7%)가 폐사한 바 있어 우리나라에서의 집단폐사문제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어야 합니다.
가을하늘을 가로지르는 어린 저어새. 날개깃 끝이 검은게 어린새의 특징
(사진 출처 : 김영준)
한편 전남 영광의 칠산도 인근에서 번식한 개체들은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서 마지막 체력을 보충합니다만 여기도 상황은 크게 어려워져만 갑니다. 전북 군산의 수라갯벌로 알려진 곳에서 벌어지는 새만금산업단지3공구 매립공사입니다. 새만금의 거의 모든 지역은 준설과 매립으로 인해 저어새가 버틸 수 있는 지역이 사라졌습니다. 2012년 자료에 비해 4년 만에 저어새 서식지 80%가 사라졌다는 점은 얼마나 시급한 상황인지 알 수 있습니다.
새만금의 거의 모든 지역은 준설과 매립으로 저어새가 머물 공간이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남아있는 몇몇의 갯벌은 고맙게도 저어새를 품어주고있다. (사진 출처 : 김영준)
현재 수라갯벌만은 완만한 갯벌이 유지되고 있고 아직도 수심이 낮아 저어새 먹이터로서의 중요한 역할이 남아 있습니다. 군산경제자유구역 새만금산업지구 환경영향평가 환경 관련 사업계획에는 방수제 축조시 “환경친화적인”산업단지를 조성하도록 명기하고 있으나 멸종위기1급에 지정된 동물마저 쫓아내는 개발산업이 진행된다면 어떤 환경 친화적인 사업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인간 위주의 일방통행 개발방식이라고 한다면 굳이 멸종위기종을 지정하고 보호할 필요가 있을까요? 조금만 더 그들을 위한 숨통을 틔워주는 아량을 우리는 만들어낼 수 없을까요?
멸종이라는 절벽에 내몰리는 저어새와 같이 국제적 이동성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해당 경로국가의 모든 노력이 합쳐져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의 갯벌 보전은 어쩌면 지구적 가치를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것임이 분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의 갯벌 보전은 어쩌면, 지구적 가치를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것임이 분명합니다.
서산에 위치한 야생동물치료센터에는 꽤나 오래 전부터 머물고 있는 터줏대감이 있습니다. 주걱 모양의 특이한 부리를 지니고 있는 만큼이나 이름도 특이한 '저어새'가 그 주인공 입니다. 2013년 6월에 아주 어린 새끼 저어새의 모습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으니 벌써 2년이 훌쩍 지났네요. 이 정도면 터줏대감으로 불릴만하죠?
저어새는 전 세계적으로 동아시아에만 서식하며, 2015년 실시한 국제 동시 센서스 결과 전 세계에 단 3,272개체만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이야기죠. 그 때문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IUCN 적색목록에 위기(EN) 등급으로 등재되어 국내·외에서 보호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이한 모양의 부리, 부리 모양만큼이나 독특한 먹이활동 모습을 보이는 세계적 멸종위기 종 '저어새'
그 덕분에 저어새의 개체수가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저어새를 위협하는 많은 요인을 줄여나가지 않는다면, 보호의 노력을 결국 노력으로만 끝나게 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저어새를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서식지의 훼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저어새의 대부분은 서해안의 무인도에서 집단으로 번식하고, 주변의 갯벌이나 습지에서 먹이활동을 합니다. 허나 갯벌매립, 간척사업 등의 무분별한 개발이 저어새의 번식지와 먹이터, 휴식 공간 등을 훼손하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으며, 서식지 주변의 환경변화로 인해 둥지를 지을 재료가 부족해 번식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로는 하천과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꼽아볼 수 있습니다. 무심코 버려지는 쓰레기가 하천과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면 저어새 뿐 아니라 많은 야생동물에게 큰 위협이 됩니다. 낚싯줄과 낚싯바늘과 같은 날카로운 쓰레기를 삼키거나, 이것이 몸에 걸리게 되면 치명적인 장애를 갖게 되거나 생명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빚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나 저어새는 주걱모양의 부리를 얕은 물에 담그고 이리저리 저어가며 먹이활동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져있는 쓰레기가 부리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낚시 쓰레기가 저어새에게 미치는 영향을 사례와 함께 소개해 저어새가 처한 위기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보고서 '저어새를 낚시쓰레기로부터 구해 주세요' (출처 : 한국물새네트워크 & 동아시아공동체 오션)
2년이란 시간동안 저희의 곁에서 보호받던 터줏대감 저어새는 어떤 특정 위협요인에 의해 구조된 사례는 아닙니다. 이 친구는 2013년 여름, 인천에 위치한 바위섬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미가 가져다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겠지만 약 한 달이 되었을 때, 어떠한 자연적 사고로 인해 꽁지깃 부분의 기름샘이 감염되었고 그 결과, 꽁지깃이 모두 탈락하는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위 : 기름샘에 발생한 상처. 이 상처의 영향으로 모든 꽁지깃이 빠지게 됨을 확인
아래 : 구조센터 초기접수 당시 상태확인을 위해 기립 상태를 관찰 중인 모습
꽁지깃이 다시 자랄 수 있음을 기대하며 장기계류에 돌입했습니다. 계절이 지나고, 해가 바뀌면서 짧았던 부리가 길어지고 날개깃 끝 부분의 검은 무늬가 점차 사라져갔습니다. 처음 접수되었을 땐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새끼 저어새였는데 어느새 어린티를 말끔하게 벗어내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처음 접수 당시의 모습과 약 2년의 시간이 흐른 뒤의 모습을 비교
짧았던 부리가 길어지고, 몸집이 커졌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날개 깃 끝 부분의 검은 무늬도 이젠 거의 사라졌지요.
2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이 저어새의 모습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렇게 멋진 청소년 저어새가 되었지만,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꽁지깃만큼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깃이 모두 빠져버렸던 처음과 달리 다시 몇 개의 깃이 자라긴 했지만 완전히 정상적인 꽁지깃의 모습을 되찾지는 못했습니다.
조류에게 특정 부위 일부라도 깃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비행 능력을 결정짓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저어새는 이후에도 꽤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며 비행능력을 검증받아야 했습니다. 반 이상의 꽁지깃이 없고, 한정된 공간이라는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저어새의 방생 가능성을 판단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섭식, 비행, 사회성, 자극에 대한 반응, 건강상태 등 복합적인 면을 평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방생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설 만큼 좋은 모습을 수차례 보여주었고, 결국 방생이 확정될 수 있었습니다.
위 : 방생에 앞서 깃 등의 신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가운데 : 2년 경과 후 3개의 꽁지깃이 새로 자라난 모습 아래 : 인식표(금속가락지)를 부착하는 모습
저어새를 방생하기 위해 선택한 장소는 어느 강의 하구입니다. 너른 갯벌을 지니고 있어 저어새의 먹이자원이 풍부하기에 매년 번식을 끝낸 많은 개체의 저어새가 도래해 이동 전까지 머무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동물을 방생할 때에는 최대한 그 동물에게 적합한 서식지를 찾아 보내주어 야생으로의 적응을 돕고, 자연스럽게 무리로 합류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등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살펴보니 크고, 작은 저어새 무리가 눈에 띄었으며, 그 수는 약 100여 개체에 이르렀습니다. 야생조류 100여 개체가 적은 수로 느껴질 수 있으나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꽤나 많은 개체군이 모여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저어새가 저 무리에 합류해 함께, 진정한 야생동물로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방생이 진행되었습니다.
방생장소인 강 하구 갯벌에서 먹이활동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저어새 무리
어두컴컴한 이송상자에서 나온 저어새는 의아하다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2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좁은 계류장에서 자연으로 돌아갈 이 순간을 기다려왔을 저어새이지만, 이 순간과 주변 환경이 낯설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두리번거리기도 잠시, 계속해서 바람을 느끼고 주변 환경을 익히며 자신이 정말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송상자에서 나와 자연으로 돌아간 기쁨의 순간을 온 몸으로 만끽하고 있는 저어새
그렇게 몇 분 동안 저어새는 우두커니 저희의 앞에 서 있다가 갑작스럽게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습니다. 바람에 몸을 맡긴 저어새는 드넓은 갯벌 위를 선회하며 여유로운 비행을 선보였습니다. 흡사 하늘과 바람을 느끼기 위해서 비행을 하는 것 같이 말이죠. 그동안 저 바람이 얼마나 간절하고 그리웠을까요?
힘차게 날아오른 저어새가 멋진 비행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야생에서도 훌륭히 살아갈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더욱 커지는 순간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날아다니던 저어새는 다시 근처 갯벌에 내려앉았습니다. 곧이어 저어새는 우리에게 이제 걱정하지 말라는 듯 갯벌을 이리저리 걸어다니기도 하고, 수풀에 숨어보기도 하며 자연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안심이 되었지만, 딱 한가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갯벌을 이리저리 오가며 자연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저어새
'2년이나 보호받은 저어새가 혹여 무리에 합류하는 것을 어려워하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갯벌을 노닐 던 저어새가 갑작스럽게 다른 저어새 무리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했고, 아주 자연스럽게 합류했습니다. 합류가 무척이나 자연스러워 어느 저어새가 우리가 보낸 저어새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었을 정도로 말이죠. (다리가 물에 잠겨 인식표가 보이지 않는 관계로 인식표를 통한 구분은 불가)
그렇게 2년이라는 긴 시간의 구조센터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계류장 내에서 기다란 식물줄기를 입에 덥석 물로 계류장을 활보하던 저어새의 모습을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년 혹은 내후년엔 서해안의 어느 무인도에서 사진과 마찬가지로 나뭇가지를 물고 새끼를 기르기 위해 둥지를 짓는 저어새가 되어 다시 우리에게 나타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계류장 내에서 기다란 식물줄기를 입에 덥석 물로 계류장을 활보하던 저어새의 모습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심각한 멸종위기 동물인 '저어새'... 이런 친구를 치료해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생명을 지닌 모든 동물이 그러하지만, 특히나 지금 당장의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은 그 의미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 예산을 투자해 멸종위기 종의 복원도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게 뿌듯한 마음으로 저어새를 보내주고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크고 작은 개발의 흔적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쓰러져있는 나무, 높게 쌓여진 흙더미, 철근과 콘크리트 지주가 뉘어져있는 모습.... 해마다 구조센터에는 이런저런 사연을 지닌 동물들이 구조되어 들어옵니다. 벌목을 하는 과정에 둥지에서 떨어지고, 자동차에 치이고, 유리창에 부딪히고, 낚싯바늘을 삼켜 목에 걸린 이 친구들이 겪었던 사고를 근본적으로 파헤쳐본다면, 그동안의 우리가 지녀왔던 개발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을지 모릅니다.
다친 야생동물 한 마리, 한 마리 정성을 쏟아 돌본 후 자연으로 돌려보냈는데, 이렇게 무분별한 개발 앞에 수백, 수천, 수만 마리가 또 다시 위험에 빠지게 되는 상황을 보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무기력함에 사로잡힙니다.
다친 야생동물을 치료하고, 종 복원을 통해 그 수를 늘려서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한들, 지금과 같이 그들을 위협하는 요인을 줄여주지 못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일까요? 한쪽에서는 사라져가는 산양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렇게 노력을 기울여 보호하려는 산양이 살아가야 할 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의 노력은 노력으로만 끝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저어새와 야생동물은 서서히, 우리의 욕심이라는 검은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겠죠.
멸종위기 동물... 지켜주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이번 저어새 방생은 한국물새네트워크,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오동필 님의 도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호받고 있는 저어새는 여름철새이기에 추운 겨울이었던 얼마전까지는 실내에서 지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들어 부쩍 따뜻해진 날씨덕에 서산 야생동물재활센터의 야외 계류장으로 나와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어새는 주걱처럼 생긴 부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이름도 'Black-faced Spoonbill' 이라 불리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특이하게 생긴 부리를 물속에서 휘저으며 먹이를 잡아먹습니다.
저어새는 천연기념물 205-1호이자 멸종위기 1급으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2010년 기준 전세계에 겨우 2,500마리 이하의 저어새가 살고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저어새는 검은 부리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어린개체는 사진처럼 부리 끝부분이 약간 붉은색을 띄고있습니다.
'노랑부리저어새' 입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저어새와 달리 겨울을 지내는 겨울철새 입니다.
부리 끝부분이 노랑색이고 얼굴을 덮는 검은 부분이 눈 주위까지 넓게 퍼진 저어새에 비해 좁습니다.
저어새들은 죽은 물고기에 대해서는 잘 반응하지 않아 살아있는 먹이를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잡는 것이 저어새에게 아주 쉬운 일은 아닌 듯 하네요...
또한 저어새는 자신의 부리길이보다 얕은 물에서 먹이활동을 합니다.
얼마전 올해 첫 저어새가 우리나라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번식지에 둥지재료를 넣어주시거나 둥지자리를 만들어주시고 저어새를 꾸준히 모니터링 해주시는 등의 보호활동을 하고 계시지만 올해는 AI로 인해 보호 활동에 제한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새끼를 길러내줄 저어새들과 저어새들을 보호하는데 힘써주시는 많은 여러분들을 응원하겠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저어새가 저희 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안 오면 좋겠지만, 그래도 이런 곳이라도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다니 다행입니다.
지난 토요일 저어새 네트워크의 이기섭 박사님의 전화가 왔고, 내용인즉 '저어새 한마리가 탈진으로 보여 구조되었다. 비가 많이 온 상태라서 탈진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라고 문의를 하셔서 만사불여튼튼이라고, 검사를 해보자고 조언을 드렸지요. 하지만 인천에서 충남 예산이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니 버스를 이용해보자고 제안을 드렸습니다.
당일은 토요일인지라 김희종수의사와 이유진 재활관리사가 근무하고 있던 날이어서 별 무리없이 검사가 진행되었지요.
나중에 확인을 해보니 인천저어새네트워크의 조영길 선생님께서 구조하신 개체인데, 아마 전날부터 관찰하셨다고 합니다.
성공적으로 이송된 저어새 어린 개체입니다. 대중교통에 대해 우려하시는 분들 많지만, 자가용보다 빠르고, 절대 운행이 난폭하지도 않습니다. 저희가 판단하건대 자가용보다 더욱 안전하고 빠릅니다. 특히 주말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복배상 방사선입니다만 특이점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측방상인데 자세히 관찰하면 흉골부의 절개골절선이 관찰됩니다. 강하게 가슴으로 무언가에 충돌하여 발생한 상처로 보입니다. 다친 흉골부 앞쪽으로도 연부조직의 손상이 관찰되죠.
꽤 굶은 상태입니다. 먹이배설물이 아니고 오줌만 나오는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차 타고 오느라, 힘이 없기는 없습니다. 곧바로 필요한 영양분과 수액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구조 후 센터로 오기 전에 밴딩작업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하반기 홍콩이나 대만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흉골부의 상처입니다.
이 정도의 상처라면 하루 이상은 진행된 것으로 보이며, 금요일이었던 7월 6일 이전에 사고가 났던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간단한 체중과 혈액 검사표입니다. PCV는 38-40 정도가 정상인데 이 녀석은 32.5입니다. PCV는 혈액 안의 고형물질 비율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며, 결국 적혈구의 수가 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밖에 혈액화학검사 결과 근육손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내에서 먹이 활동이 좋은 게 확인되어 야외장으로 이동하여 현재 적응 중입니다.
작년에 구조하였던 두마리 저어새들도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동아리 케이론이라는 친구들이 함께 지어준 장에서 보냈는데 올해 미리 지어둔 새로운 장에서 역시 저어새가 지내고 있습니다. 케이론과 저어새가 좋은 인연인가 봅니다.
잘 회복하고 있지만 어린 개체인지라 여전히 걱정은 있습니다. 잘 먹어야 하고, 체중이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이 친구들은 죽은 물고기에 대해서는 잘 반응하지 않아 살아있는 먹이를 주어야 하는데 우리는 미꾸라지만 가지고 있군요. 하지만 미꾸라지는 미끄러워 잡기가 약간 까다롭습니다.
그래도 작년에 구조되었던 개체는 한달간을 하루에 4번씩 강제급여를 했는데 그나마 참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