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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8일 토요일

제 1회 계류동물 행동풍부화의 날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제한된 사육 상태에 있어야만 하는 동물들의 정해진 행동의 규칙을 깨뜨리고, 사육상태에서나마 야생에서 가질 수 있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이나 사회적 습성, 개인적 습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시환경을 정기적으로 바꿔주고, 먹이의 공급을 다양하게 하거나 야생에서 먹는 것을 재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고, 사회성이 있는 동물의 경우 사회적 교류를 일으킬 수 있게 하거나 감각의 자극을 통해서 그 목적을 달성합니다.

행동풍부화를 위해 제작된 먹이 굴림통 안의 먹이를 먹기 위해 통을 굴리는 너구리 '클라라'


각각의 계류동물에게 맞는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이 시행된다면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좁은 계류장 내에서 지내는 동물들이 흔히 보이는 정형행동을 막을 수 있고, 운동량이 부족한 개체에겐 운동을 유도해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의 도입은 각각의 동물들의 특성에 맞아야하며 그들에게 흥미,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어야 효과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안전성 입니다. 행동풍부화를 위해 제공해주었던 환경의 변화나 물품으로 인해 동물들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풍부화 제공 전에는 꼭 안전성에 대한 점검을 해야 합니다.

이처럼 많은 장점을 지닌 행동풍부화는 좁은 공간에서 오랜 기간 계류하는 동물들에게 필수적으로 제공해줘야 합니다. 때문에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는 2주에 한 번씩 계류동물 행동풍부화의 날을 지정하여 풍부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계획을 세웠고 오늘 제 1회 행동풍부화의 날을 진행 했습니다.

제 1회 계류동물 행동풍부화의 날을 위해 제작한 풍부화 물품들


삵에겐 상자에 기호성이 좋은 먹이를 담은 후 제공하였는데, 이때 너무 빨리 박스 안 먹이의 존재를 눈치 채는 것을 막기 위해 박스 표면에 다른 향을 묻혀 주었습니다.
너구리에겐 개봉이 다소 까다로운 용기를 만든 후 그 안에 먹이를 담아 제공해주었고, 매는 플라스틱 관에 먹이를 잘 빠지지 않도록 꽉 끼워넣은 후 빼먹을 수 있게 해주었으며, 뜯는 것을 좋아하는 독수리에게는 삼줄로 공을 만들어 그 안에 먹이를 넣어 공을 뜯으며 먹이를 찾아 먹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삼줄로 만든 공을 열심히 뜯어 그 안의 먹이를 찾아 먹는 독수리 '광주'의 모습
( 해당 과정은 본문 아래에서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먹이가 담긴 상자가 삵의 계류장 내에 놓여있는 모습.
아직까지는 촬영자가 계류장 안에 있어 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영구장애를 입은 계류동물들에게 조금이라도 유익할 수 있는 여러 환경 및 장치를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만 아쉽고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행동풍부화 적용에 대한 고민, 물품 제작의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사실 가장 부족한 것은 우리들의 실천력 이었습니다.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의 장점과 필요성에 대해선 알고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합리화하면서 자주 해주지 못했었지요. 영구장애를 입어 좁은 공간에 살아가는 친구들의 아픔과 답답함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가슴으로는 이해하지 않았다고나 할까요...? 사실 풍부화 프로그램을 적용해주는데 정말 많은 시간이 소요되거나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죠... ^ㅡ^;;;
때문에 지난날을 반성하고 앞으로 더 많은 풍부화 프로그램을 적용해주기 위해 행동풍부화의 날을 시행하게 된 것 입니다.

앞으로 또 어떤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이용해 계류동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게 될까요!? 계류동물 행동풍부화의 날!!! 많은 기대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D!!!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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