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우리 센터에 실습생들이 다녀갔었습니다.
실은 실습 후기작성을 통해 개선해야 할 점을 찾아보자고
필수로 강요(?ㅋㅋ)하기는 했지만
실습생들이 센터에서 활동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해 하셨을 분들도 있을 것 같아 같이 공유하고자 글을 올립니다ㅎ
익스턴 활동기간 : 2015년 6월 29일 ~ 2015년 7월 24일
1. [익스턴]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김홍철
현용선 수의사쌤과 함께 무엇인가 작업하고 있는 김홍철학생 |
* 지원 동기 및 목적
학년이 올라가면서 진로에 대해 여러 가지로 고민해 보았습니다. 야생동물 수의사라는 큰 틀은 있었지만 동물원이나 야생동물센터, 종 복원 기술원 등 여러 가지 진로가 있는 것을 알고 시작한 고민이었습니다.
제가 야생동물 수의사를 하면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만약 나중에 야생동물센터 수의사를 한다면 현재 가장 잘 정비되어있는 충남야생동물센터에서 배워 나중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목적이었습니다.
* 활동 내용 및 느낀 점
실습이 끝나고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정말 이걸 한 달 동안 다 했던 건가 싶을 정도로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구조, 방사, 견학 (국립생태원, 경기야생동물센터, 서산버드랜드), 부검, 보정, 혈액검사, 방사선촬영과 판독, 계류장 환경조성, 포육, 종 동정 등등을 경험할 수 있었고 몇몇은 세미나와 발표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주 활동은 일과시간에 청소, 포육, 먹이준비, 재활사선생님과 수의사선생님 보조, 보정 등 실제 야생동물센터에서 매일 해야 하는 일들을 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만 지나는 일을 한 것 보단 각각의 과정이나 행동에 대한 이유를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기 때문에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나중에 그 상황에 마주쳤을 때 쉽게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거의 매일 아침8시부터 밤 11시 늦게는 1-2시까지 센터를 위해서 고민하시고 개선할 점을 찾고 일사를 보면서 회의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저희도 따라서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고 하면서 몸은 굉장히 지치고 힘들었지만 선생님들의 모습에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견학도 실습하는 동안 기억에 많이 남는 것 중에 한 가지였는데 경기센터, 서산버드랜드에서는 계류장의 좋은 예와 나쁜 예를 볼 수 있었고 여러 가지 풍부화를 시도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태원에서는 조류 A.I에 대한 심포지움이 있어 견학을 갔다가 내부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사슴계류장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자연상태에서의 행동반경이나 밀도에 비해서는 부족하겠지만 충분히 사람의 시선을 벗어나 숨을 수도 있고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을 보면서 각각 동물에 맞는 테마를 가진 생태원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SNS를 활용해 센터를 홍보하고 야생동물에 대해 알리는 활동은 정말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폐쇄적일 수 있고 알아보기 쉽지 않은 야생동물센터를 SNS활동을 통해 알리고 센터의 역할을 교육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좋아요와 공유를 통해 동참할 수 있다고 하셔서 실습이 끝난 후 지금까지도 열심히 좋아요와 공유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전부터 야생동물수의사를 하고 싶었고 여러 가지 활동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습을 통해서 실제로 야생동물분야에 근무하고 있는 여러 선생님들을 만났고 그 분들이 야생동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야생동물과 관련된 일 중에서도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생각을 듣고 질문도 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지금껏 막연하게 생각해 왔지만 내가 야생동물 중에서도 무엇이 하고 싶은지 왜 야생동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지 더 깊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시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습을 하면서 다른 학교의 야생동물수의사를 꿈꾸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미 야생동물분야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을 알게 된 점도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야생동물분야를 고민하고 있거나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식이나 실무 뿐 아니라 시야도 넓어지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며 추천하고 싶습니다.
* 하고 싶은 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진로에 대해서 다시 고민도 해보고 여러 가지를 배워서 전북야생동물센터에도 몇가지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실습일지를 매일 작성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날 그 날 어떤 활동을 했고 왜 했는지 혹은 실수한 점이 있다면 어떤 실수였는지 적으면서 되새겨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일사회의를 하실 때 실습생이 뒤에서 참관하거나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한두 번 정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실습 중에 선생님들께서 일사회의를 하실 때 무슨 얘기를 하시는지,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영준수의사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자원봉사와 같이 다음 인턴, 익스턴 초반교육을 이전 인턴, 익스턴이 3일 혹은 1주일에 걸쳐 돕게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지난 한달 간 재밌게 실습할 수 있게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종 봉사활동이나 다른 활동으로 찾아 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라니들을 위한 계류장 환경 보수 작업 중 |
폭력적인 김홍철 학생ㅋㅋ |
엄청 키 큰 김홍철 학생 |
쉬는 시간이면 유독히 기절 사진을 많이 남긴 김홍철 학생 우린 당신이 참 열심히 한 거 알아요ㅋㅋㅋ |
벌써 수료식이군! 센터장님과 함께~! |
마침 생일이었어요! 생일축하~! |
* 지원동기 및 목적
본과1 학년때부터 야생동물 수의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막연하게 되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작년 여름, 겨울 울산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 실습을 하면서 사람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동물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 분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고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다른 센터에서는 어떻게 치료, 재활을 하는지를 보고 싶어졌고 그 곳에 계신 재활사분의 추천을 통해 이 센터에 실습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 활동 내용 및 느낀 점
여기서 실습하는 4주 동안 센터에서 하는 다양한 일들을 보고 직접 해본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부터 방생까지의 활동을 모두 볼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센터에 들어온 동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방생까지 가게 되는지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계류중인 동물의 방생까지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재활관리(먹이관리, 적절한 횃대 등 공간제공, 관찰)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료실에 있다 보면 방사선사진이나 혈액검사, 수술하는 모습 등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이곳에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왔지만 그 전에 제가 배울 준비가 잘 되어있지 않다고 느껴졌습니다. 좀 더 많이 알고 왔다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이곳에서 센터 분들의 열정을 많이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거의 12시까지 이어지는 일과를 보고 매우 놀랐습니다. 겨우 4주동안 실습하는 저도 너무 피곤하고 지쳤는데 이런 일과를 계속 반복하는 직원분들을 보며 정말 이 일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하고 싶은 말
실습하는 동안, 옆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으면 귀찮을 수 있는데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모두 대답해주시고 많은 것을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좀 더 자신있게 나서고 물어보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청소를 위해 동물을 잠시 상자 안에 두는 모습입니다. 조용히 다가와 무얼할까요 묻던 다혜학생이 생각나는 군요ㅋㅋ |
붕대 실습 중 무엇인가에 빵터졌나 봅니다. 사진의 반이 누군가의 머리로 가려졌군요. |
조류 계측하는 법을 보다가 상의하고 있습니다. |
벌써 수료식!!! 센터장님과 함께 사진 남겨봅니다ㅎ |
3. [익스턴]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 장영혜
* 지원동기 및 목적
지원서를 작성할 때 즈음, 내게는 졸업을 앞두고 한 번의 방학만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앞으로의 진로를 일단 ‘야생동물 수의사’로 정하기는 했으나, 야생동물과 관련된 실습은 제주구조센터에서밖에 해보지 않았었다. 또한, 그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페이스북을 보면서 언젠가 실습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실습 전에 내가 특히 배우고 싶었던 것은 야생동물을 보정하고 치료하는 수의학적인 부분과 재활관리로, 이 부분에 대해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익스턴으로 지원서를 냈다. (사정상 두 달은 불가능해서 익스턴을 신청했다.)
* 활동 내용 및 느낀 점
실습 첫 주는 담당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센터 일과를 파악하는 기간이었다. 첫 주부터 야생동물센터의 일이 ‘(생각했던 것보다)매우 하드함’을 체험할 수 있었다. 첫 주 내내, 밤에 기숙사로 돌아가면 다리가 퉁퉁 부어있곤 해서 앞으로 4주간 이런 생활을 견딜 수 있을까 살짝 의문이 들기도 했다.
둘째 주부터는 아침8시에 센터에 도착하면 바로 해야 할 일들을 찾아서 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도 많이 하면서 배웠다. 먹이 급여 전후로 체중을 측정하고, 매일 매일의 아침체중을 기준으로 체중증감을 파악하는 등 먹이급여에도 규칙적인 기준이 있음을 배울 수 있었다. 먹이를 준비하거나 새끼 동물들 먹이를 주거나 청소를 하는 시간 외에는 진료를 참관하면서 진료 시 살펴보아야 하는 부분들, 맹금류의 보정방법을 배웠고, 개선충에 걸린 너구리나 수리부엉이 등 제주에서는 보기 힘든 (또는 볼 수 없는) 진료케이스를 볼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기회였다.
구조와 방생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도 배울 수 있었다. 이를테면 구조 시에 기본적으로 체크해야 할 사항들, 방생에는 soft release와 hard release가 있고, 어느 경우에 해당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등등.
또한 센터에 있으면서 경기야생동물구조센터와 서산 버드랜드, 생태원 등의 다른 야생동물 관련기관들도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각의 센터마다 시설은 어떻게 되어있고, 어떤 일을 위주로 돌아가는지 짧게나마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특히 서산 버드랜드를 방문했을 때는, 어떤 시설이 왜 야생동물이 계류하기에 ‘좋지 않은지’ 나쁜 예(?)를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생태원은 운 좋게 ‘야생조류와 고병원성 AI 국제 심포지엄’에 참가하게 되면서 방문했는데, 심포지엄은 아직 학부생이라 깊이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각 나라마다 철새와 AI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더불어 생태원 구경도 하고.
서천 국립생태원 국제 심포지엄 실습생 단체사진 |
돌이켜보면 4주는 조금 더 깊게 배우기엔 살짝 모자란 기간이었던 듯하다. 일이 조금씩 손에 배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실습이 끝나버린 것 같아서 지금도 살짝 아쉽다. 그래도 4주 동안 실습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내가 야생동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음’을 깨달은 점이다. 거의 1년 반마다 학교 야생동물 구조센터에서 한 달씩 실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야생조류의 깃털로 어떻게 성조와 유조, 암수를 구분할 수 있는지, 깃이 왜 중요하고 입원 시에 어떻게 깃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와 같은 기본적이고 실제적인 것들에 대해 실습을 하면서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더 크게는 센터가 어떻게 기능할 수 있고, 왜 중요한지와 같은, 스스로의 궁금증에 대해서도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어느 정도 나름의 답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하고 싶은 말
개인적으로는 이번 익스턴십 과제(조류 동정)가 매우 유익했지만, 다음에 과제를 주실 때 필요한 것들을 키워드로 던져주시면, 실습생들이 창의성(?)을 발휘해서 센터에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는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인턴, 익스턴 지원모집 시에 교육과정을 미리 공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재활방법’에 대해서도 배우고 싶었는데, 인턴과정에서 세미나가 있다는 것을 오리엔테이션 첫 날 알게 되어서 약간 아쉬웠습니다. 4주 지원하려는 학생들도, 재활에 대해서는 8주 과정을 해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바로 8주 과정으로 지원하지 않을까요...? (저는 사정상 불가능하긴 했지만요)
마지막으로, 졸업 전에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운 좋게도 가질 수 있어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배우러왔지만 일하면서 실수도 하고, 센터 선생님들이 하시는 일에 외려 방해가 되었을 텐데, 참을성 있게(?) 지도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날이 매우 더운데 몸조심하시면서 일하세요. ㅠㅠ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라니 계류장에 설치할 천막 보수 중 갑작스런 촬영에 놀람ㅋ |
소쩍새 강제급여. 진지모드 |
과제물 발표! 나에게 집중하세요ㅋ |
마지막! 센터장님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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