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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4일 월요일

자연도태 :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구조센터에 있게 되면 수많은 동물이 입원하고 죽거나 힘든 과정을 거쳐 야생으로 돌아갑니다. 어쩌면 죽기보다 힘든 과정들인 셈이지요.

최근 센터에는 새끼동물들의 봇물이 터진 셈인데 특히 황조롱이 새끼들이 많습니다. 더불어 너구리와 싸우던 어미가 갸륵하여 주민이 들고온 꿩알들도 부화를 하였지요.

들어온 황조롱이들은 거의 대부분 이소과정에서 잠시 지치거나하여 사람들에게 붙들린 녀석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 hacking 이라는 과정을 통해 야생으로 다시 돌려보내도록 합니다.

http://cnwarc.blogspot.kr/2012/06/hack-box.html 사람에게 먹이를 의존하는 습성을 줄이고 차츰 야생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버는 셈입니다. 풀어준 후에도 당분간은 먹이를 일부 제공하여 일종의 보험에 들 수 있게 해주죠. 먹이 사냥을 못하면 다시 와서 먹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하지만 모든 개체가 이렇게 건강하게 들어오지는 못합니다.

힘들게 부화한 10개의 알 중에서 제일 마지막 개체의 발가락이 굽어져 있습니다. 이대로 방치하면 제대로 걷지 못해 다리가 휘고 죽게 되죠. 임시방편으로 발가락을 펼 수 있지만, 도대체 자연계가 이러한 유전자를 선호하련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부화 중인 알을 이리저리 옮기는 과정에서 부화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이렇게 되었을 수도 있죠. 살리는 게 맞을까요?

Crooked toe라고도 합니다. 발생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라고도 하죠.

일반적으로 이러한 테이핑 방법을 통해 교정하기도 하며 2-3일 이내에 본 자리를 찾습니다.
 



또한 오늘 들어온 개체들은 아산 둔포에서 구조된 개체들인데, 깃 상태로 보아서는 체중이 거의 210-220그램 정도 나가야 하는 개체들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164, 114g이 나갔습니다. 앞선 녀석은 그나마 어미가 돌본 개체라 하겠지만 뒷 녀석은 자연 도태의 과정에 있는 녀석입니다.
굶어서 들어온 164g짜리 개체. 가슴근육은 말랐지만 그나마 체중이 나가서 먹이를 잔뜩 먹었습니다. 낮에 돌아다니는 주행성 맹금류의 특징 상 앙가슴의 모이주머니가 먹은 먹이로 인해 잔뜩 부풀려져 있습니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는 어린 황조롱이. 114g이라면 제 아들이 16kg 나가는데 8kg 밖에 안 나가는 상태라고 가늠하시면 되겠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어서 혈액검사는 언감생심입니다.

수혈을 위해서 채혈하는 과정입니다.

수혈바늘 장착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증을 줄이고자 실시하는 국소마취입니다.

수혈을 받는 황조롱이 새끼가 안쓰럽습니다. 잘 이겨낼지요?

재빨리 건강한 개체에게서 혈액을 채취하여 골수강 내로 투여를 해봅니다. 조류는 보통 첫회에 한해서 안전하게 수혈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꺼내든 셈이죠.

다 큰 황조롱이의 피가 힘들어하는 어린 개체에게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개체들은 분명 자연의 섭리대로 두면 낙오해야만 하는 개체들입니다만,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는 그 경계선을 긋는 것에 항상 난감해하고 있습니다. 비록 결과가 좋지 않더라 하더라도 끝까지 가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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