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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21일 화요일

새끼 황조롱이 둥지 복귀 대작전!!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새끼 동물들의 삶은 불안정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직 나약한 그들에게 세상은 온통 처음이라는 두려움 그 자체니까요. 둥지에서 벗어나 처음 날갯짓을 하거나 하늘에 몸을 던지는 것 역시 꼭 필요하고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아직은 서투른 그들에게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지금과 같은 시기에 구조센터에는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새끼 동물들의 신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특히 조류의 경우 둥지에서 떨어지거나 둥지를 벗어나 이제 막 세상의 품으로 향하는 '이소'의 과정에서 미숙함으로 다소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갓 이소한 황조롱이 새끼의 모습. 앉아있는 장소의 선택이나
 움직임이 꽤나 어색한 모습입니다. 이 모든 것이 '처음' 이기 때문이겠지요?


보통 누군가에게 발견되지 못한다면 서서히 도태되거나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겠지요. 이러한 과정은 사람의 어떠한 행위나 간섭에 의해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 꽤나 자연스러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런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발견한 이상 그냥 모른 척 지나가자니 윤리적인 갈등에 직면하게 되죠. 그런 경우 대부분의 분들이 감사하게도 관심을 가지고 상황을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해주시고 있습니다.

오늘 신고 받은 황조롱이 역시 이와 같은 경우였습니다. 아직은 이소하기에 약간 이른 감이 있었는지 둥지에서 떨어지고 말았지요. 신고자는 주변에 머무는 여러 위험으로부터 황조롱이의 안전을 확보한 후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해왔습니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약 10여m 높이의 나무 꼭대기에 까치의 둥지 내에 번식한 황조롱이 가족이 위치해있었습니다. 신고자가 발견한 황조롱이는 이 둥지에서 떨어진 것이 확실한 상황이었습니다.

오늘의 미션은 둥지에서 떨어진 황조롱이를 저~ 위에 올려주는 것!! 입니다.


둥지에서 이탈한 조류의 경우 다시 본래의 둥지로 올려주는 것이 가장 우선으로 고려되는 사항입니다. 허나 그럴 수 없는 경우도 분명 존재하겠지요. 과연 어떤 경우가 그러할까요?

첫 번째, 떨어지는 과정에서 신체 일부에 상처를 입었다던가 활동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대게 이런 경우, 다리나 날개 등이 비대칭의 모습을 보이거나 움직임이 비정상적이며 혈흔 등이 관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둥지에서 추락하는 과정에서 다리가 부러진 황조롱이
이런 경우 비대칭의 모습을 보이거나 움직임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두 번째, 떨어질 당시 큰 문제는 없었지만 시간이 오래 경과되어 기아 탈진 등으로 쇠약해진  경우입니다. 눈을 계속해서 감거나 힘없이 서있고, 공격성/경계 반응이 약해지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이러한 경우 정도에 따라 둥지에 올려주기보다는 충분한 영양공급을 통해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것을 우선 고려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둥지에서 떨어진 후 꽤 시간이 흘러 기아/탈진 상태에 놓인 황조롱이 입니다.
정도가 심할 경우 수액, 먹이급여 등을 통한 영양공급이 우선 이루어져야 합니다.


세 번째, 서툴기는 하지만 신체적으로 큰 문제가 없고 기력이 좋아 정상적으로 이소하는 과정이라 판단되는 경우입니다. 주변에서 어미까지 관찰된다면 더더욱 문제가 없겠지요. 이러한 경우 굳이 둥지까지 올려주지 않아도 포식자의 접근을 피할 수 있는 구조물이나 나무 위에 올려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조치가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둥지에 새끼를 올려주는 과정에서 사람이 다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하고 최대한 안전대책을 강구한 상태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둥지에서 떨어진 오늘의 주인공 입니다. 이 친구야 조심 좀 하지...!!!


이번 개체는 딱히 문제도 없었고 다시 둥지로 올려준다면 약간 더 시간이 지난 후 정상적으로 이소의 과정을 거칠 수 있는 개체로 판단되었습니다. 때문에 다시 둥지로 올려주기로 결정되었죠. 허나 둥지의 높이가 사다리를 이용해 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나무에 돋아난 가지의 두께가 얇아 밟고 올라서기도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을 거듭하던 중 나무 옆에 위치한 건물에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옥상을 올라가보니 둥지가 거의 5~6m 떨어진 수평한 위치에 놓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에서 올라가기 보다는 이 곳에서 도구를 이용해 둥지까지 도달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지요.

나무 꼭대기 부근에 위치한 둥지가 보이시나요?
황조롱이는 이렇게 까치의 둥지를 이용해 번식을 하곤 합니다.


긴 막대기에 새를 담아 둥지 까지 뻗어주면 스스로 둥지로 돌아갈 것이라는 계획 하에 막대기의 길이를 늘이는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재료가 충분치 않아 애를 먹었지만 가까스로 둥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막대기가 완성되었습니다.

건물 옥상에서 뻗어 황조롱이의 둥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막대기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있을 위험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두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친 후 황조롱이 둥지 복귀 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결국 황조롱이는 무탈하게 둥지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큰 위기에 직면했지만, 다행히 그 상황을 외면하기 보다는 자신과 다른 생명의 안전에 대해 걱정해주고 구조센터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셨던 감사한 분들을 만났기 때문이죠!!!

하지만, 새끼 황조롱이에게 처한 삶의 위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일 것 입니다. 그래도 오늘의 위기를 계단삼아 천천히 오르고 또 오르면 언젠가 저 하늘 위에서 멋진 정지비행을 선보이는 야생의 주인공이 되어가겠지요? 그렇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언젠가 야생의 주인공이 될 녀석의 미래를 응원해주세요 :D !!!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5년 8월 4일 화요일

2015 어린 야생동물 구조 현황(조류편)

지난 포유류 편에 이어, 이번에는 어린 야생조류들의 현황을 알려드립니다~!

7월 30일을 기준으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는 포유류를 제외한 조류만 26종 163마리가 머물고 있습니다.
이 중 성조(어른 새)보다 더 많은 주의와 관리가 필요한 올해 태어난 어린 야생조류는 15종 119마리가 되겠습니다.

종이나 개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조류는 포유류보다 스스로 먹이를 먹게 되기까지의 기간이 길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결코 새끼 야생조류를 키워내는 것이 쉬운건 아니랍니다.

먹이를 최소 30분~1시간 간격으로 급여해야 하는 참새목 소형 조류의 유조들,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헤엄을 칠 수 있는 수조가 있어야 하는 흰뺨검둥오리 유조들, 그리고 다리나 날개의 골절이 발생하여 먹이와 함께 치료적 처치가 필요한 유조들....

이 모든 어린 조류들은 스스로 먹이를 먹을 수 있을 때까지 보통
- 매일 체중을 측정하고 기록해서 체중 변화를 모니터링해야 하고
- 깃털이 분변에 오염되지 않도록 청결을 유지해야 하며
- 성장하면서 깃털이 부러지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최적화된 사육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죠...

또한,
- 시중에 판매되는 먹이 중 해당 종에게 맞는 적절한 먹이를 찾아서 공급해야 하고
- 자연스런 햇빛을 쐴 수 있도록 이동식 입원장을 자체 제작해서 활용하거나 UV등을 설치해 주거나
- 부족한 영양분을 채워주기 위해 비타민이나 칼슘과 같은 영양보충제를 추가해주고
- 체온 유지를 위해 열등을 켜주거나 ICU(Intensive Care Unit)에서 일정한 온도와 습도로 관리해 주는 등.....

각별한 노력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이런 어린 새들이 100여마리니까~ 결코 단순하지 않죠?^^;

그럼 현재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호 중인 어린 야생조류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만나보실까요~?

1) 올빼미


5월 7일에 미아 상태로 발견되어 지역 동물병원에서 약 한달간 돼지고기만 급여하며 키웠던 새끼 올빼미.
초기 검사 결과 왼쪽 다리가 골절된 상태였으며(붉은색 화살표), 이는 동물병원에서의 부적절한 영양공급(칼슘 부족)으로 인해 뼈가 약해져 발생한 것이다. 
야외 계류장에서 적응 중인 어린 올빼미.
적절한 영양공급과 관리를 통해 부러진 다리를 완전히 회복하고, 야외 계류장 횃대에 편안하게 앉아 있는 모습.

2) 소쩍새

새끼 소쩍새.
6월 말부터 7월에 걸쳐 둥지를 뛰쳐나온(?) 어린 소쩍새들이 흔치 않게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구조되고 있다.

이동식 계류장에서 함께 관리중인 어린 소쩍새들.
한쪽은 사람들의 시야를 차단하기 위해 담요로 덮고, 입원장 안에 UV등과 은신처를 만들어 주었다.
센터에서 제공하는 먹이를 스스로 먹을 수 있을때까지(길게는 한달) 하루 2~3차례 강제급여를 하며,
체중과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 한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실내 입원장에서 함께 지내는 어린 소쩍새들.
스스로 먹는 것이 확인되고, 비행도 가능할 정도로 자란 어린 소쩍새들이 모여 있다.
이 시기에도 매일 체중을 확인하며, 개체를 구별하기 위해 발에 컬러링과 메탈링이 부착되어 있다.


3) 뜸부기


7월 16일 우리센터에 접수된 새끼 뜸부기.
농민분이 수로에 빠진 새끼들 5마리를 구조한 뒤 어미에게 돌려보내줬는데, 이녀석만 뒤쳐져서 어미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 3일정도 벌레를 잡아다 먹여서 키우셨다고 한다. 
크기도 작지도 않은 계류장.
알에서 부화하자마자 바로 어미를 따라 다닐수 있는 조류 종(꿩, 오리류 등)은 일반 입원장이나 ICU에서 사육시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죽을 수 있다.

체중 측정 중인 새끼 뜸부기.
매일 체중을 모니터링하면서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처음 센터에 왔을 때 17g 정도였는데,
2주정도 뒤에는 몸무게가 74g으로, 2주만에 3배가 넘게 체중이 늘었다.

스스로 먹이를 먹고 있는 새끼 뜸부기



4) 제비


고속전철 아래 둥지가 있었는데 둥지가 바닥으로 떨어져 동배 4마리 중 1마리만 살아서 구조된 새끼 제비
IUC에서 보호 중인 새끼 제비.
먹이도 잘 받아먹고 깃털 상태도 좋아졌다.

5) 물까치


 건물 주변의 큰 나무에서 떨어졌는데, 올릴수 있는 방법이 없어 민간 보호단체에서 구조해온 새끼 물까치.
어린 동물 관리를 위한 기록지.
30분~1시간마다 먹이 급여하고 그 반응과 분변 상태, 기타 특이사항들을 기록한다.
먹이 반응이 양호한 경우 체중은 아침 첫 먹이 급여전, 저녁 마지막 먹이 급여 전에 각각 측정해서 체중 변화를 확인~!

6) 솔부엉이

이소(새끼새가 둥지를 떠나는 것)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둥지 이탈 사고로 구조되는 어린 솔부엉이.

야외 계류장의 솔부엉이들(성조와 유조 함께 있는 모습).
깃털 손상의 예방과 자연 채광을 제공하기 위한 공간. 아직 비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지만, 이번달 말이면 더 넓은 계류장에서 멋지게 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7) 붉은배새매

산길에서 비에 젖은 채 발견되어 일주일간 일반인이 보호했던 새끼 붉은배새매.
센터 접수 당시의 모습.
다행히 일반인이 키운 기간이 길지 않아서 깃털과 골격의 문제는 크지 않았다.

8, 9) 직박구리, 딱새


새끼 직박구리.
새끼 딱새.
편의점 보일러 연통에 둥지가 있었으나 주인의 신고로 민간보호단체에서 납치(?) 후 센터로 오게됐다.
새끼 직박구리 2마리(동배), 새끼 딱새 3마리(동배).
넘처나는 새끼 동물들로 인해 입원장이 부족하여 부득이하게 함께 관리하고 있는 모습

10) 수리부엉이

지난 3월에 구조된 새끼 수리부엉이.
매년 구조되는 첫 새끼 동물은 수리부엉이다.

4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잘 자라 야외 계류장에서 비행 중인 모습

올해 구조된 새끼 수리부엉이들.
더 넓은 비행장을 제공하지 못해 안타깝다....

11) 큰소쩍새


흔하진 않지만 매년 구조되고 있는 큰소쩍새 유조.
남자 주먹만한 크기의 어린 큰소쩍새.
새끼지만 이미 다 자란 크기다.
야외 계류장의 어린 큰소쩍새.
조만간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고 비행 상태도 좋다.

12) 황조롱이

어린 황조롱이들.
올해 구조된 어린 황조롱이가 40여 마리나 된다. 예년보다 어린 황조롱이들이 더 많이 구조되고 있다.

야외 계류장에서 옹기종기 앉아있는 황조롱이 유조들.

야외 비행장에서 머물고 있는 황조롱이 유조들.



13) 흰뺨검둥오리

태어난지 일주일 정도 된 새끼 흰뺨검둥오리들.
초기에는 보온(열등)과 수조가 있는 적절한 크기의 실내 입원실에서 관리한다.

3주정도 지난 어린 흰뺨검둥오리들의 먹성~!



한달여 가량 실내 입원실에 자란 뒤 야외 계류장으로 나온 어린 흰뺨검둥오리들.


지금까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는 어린 야생 조류들의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선임 수의사 김희종

2015년 5월 10일 일요일

우리 집에 새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집에 새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고 누군가 물어온다면 어떠한 대답을 들려줘야 할까요?

만약 둥지가 굉장히 아슬아슬한 위치에 있어 바로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칫 둥지 안의 새끼가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던가, 둥지를 당장에 치우지 않으면 생활하는데 아주 큰 불편함이 따르는 경우가 아니라면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2주, 아무리 길어도 딱 3주 만 그냥 가만히 두고 기다려주세요.

황조롱이가 아파트 베란다에 놓인 화분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집에 새가 둥지를 튼다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닙니다. 물론 제비와 같이 천적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소 덜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의 곁에 둥지를 트는 습성을 가진 종을 제외한다면 말이죠. 허나 제비가 아닌 다른 새들도 사람의 집에 둥지를 트는 경우가 종종 목격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도심 속 아파트나 높은 고층건물에도 말이죠.

사람이 있는 곳엔 자신과 새끼를 위협하는 천적의 접근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제비는
사람의 왕래가 잦은 재래시장 처마나 간판 밑에 둥지를 트는 습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보통 새들의 경우 각 종의 특징에 따라 둥지선택의 장소가 달라집니다. 물론 모든 새들이 둥지를 짓는 장소를 선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새끼를 안전하게 기를 수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만약 아파트 화단이나 배란다와 같은 공간이 안전하고 적합하다고 판단된다면 둥지를 트는 것 역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종종 도심 속 건물이나 아파트에서 새끼를 길러내는 맹금류 '황조롱이'


TV나 인터넷을 통해 종종 아파트 베란다에 둥지를 튼 새의 이야기를 접하신 적이 있을 겁니다. 보통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천연기념물 323-8호 '황조롱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도 매년 여름 아파트에 둥지를 튼 새를 구조해달라는, 조치를 취해달라는 연락을 종종 받았었는데 대부분은 마찬가지로 '황조롱이' 였습니다.

황조롱이의 경우 보통 탁 트인 평원을 마주하고 있는 암벽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길러냅니다. 만약 탁 트인 평원을 마주한 아파트가 있다면 황조롱이에게 이 아파트는 암벽과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 입니다. 때문에 꽤나 적합한 번식장소가 될 수 있는 셈 이지요.

물론 이렇게 도심 속 건물이나 아파트 베란다 등에 둥지를 트는 경우가 황조롱이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런 경우가 가장 흔히 목격되는 황조롱이는 보통 3월 말에서 4월 말 사이에 산란을 합니다. 알은 5월 중에 부화를 하게 되고 약 3주, 아무리 길어봐야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 지나면 모두 둥지를 떠나갑니다.

베란다에 위치한 에어컨 실외기 위에 자리 잡은 황조롱이 가족.


장소와 환경 자체는 이들에게 꽤나 적합했겠습니다만, 이들은 미처 '사람' 까지 고려하지 못했었나 봅니다.

보통 새끼를 길러내는 새들을 목격하게 되면 반응이 여러 가지로 나뉩니다.
자신의 집에 새가 둥지를 튼 사실을 신기해하고 기뻐하며, 될 수 있는 한 도움을 주려고까지 노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에 무섭다, 더럽다, 시끄럽다 등의 이유로 못마땅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전화를 걸어와 자기 집 베란다에서 새가 새끼를 기르고 있는데 더럽고 시끄러우니 당장 베란다에서 끄집어내라며 난리를 쳤던 적도 있습니다.
육추 중인 새끼 새의 위치를 함부로 옮기는 것은 새끼 새들의 생존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길 권고했지만 집주인을 완고하게 거절을 하였고, 어쩔 수 없이 임시로 인공둥지인 Hack table을 만들어 아파트 옥상에 설치를 한 후 새끼를 옮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길어봐야 3주면 떠날 친구들인데, 결국 베란다에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지켜보았더니 다행히도 어미가 포기하지 않고 새끼를 돌보러 나타났습니다.


또 한 번은 어느 학교에서 구조신고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교실 내부에 딱새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고 있는데 시끄럽고 더러워서 둥지를 떼어냈으니 데려가 달라는 연락이었습니다. 사실 말이 좋아 구조였지 쫓아낸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어미 딱새는 새끼를 도저히 기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영어와 수학은 중요하지만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은 경시하는 학교에서 과연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학교 교실에 둥지를 틀었다는 이유로 쫓겨난 딱새 가족.
학교에서는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쳐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비가 둥지를 많이 트는 재래시장을 둘러보면 너무나 쉽게 안타까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둥지를 떼어낸 흔적, 지어진 둥지를 사용할 수 없게끔 둥지 내부에 이물을 넣어놓은 모습 등을 말이죠.

보통 제비의 변이 바닥으로 떨어져 더렵혀진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둥지를 없애거나 둥지 내부에 이물을 넣어놓은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조금의 불쾌함과 불편을 방지하기 위해 번식 자체를 못하게 방해하는 방법까지 선택해야 했는지 속이 상합니다. 하물며 변으로 인한 오염이 문제라면 둥지 아래에 임시로 배변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배변판 하나만 달아놓아도 해결될 일인데 말이죠.

제비는 진흙과 지푸라기 등을 수백, 수천 번 물어 날라야 겨우 집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생명을 품어내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정녕 우리에겐 불편함, 번거로움, 더러움 인가요?

제비의 변이 바닥으로 떨어져 더럽혀진다는 이유로 제비의
번식을 방해하기 위해 둥지 안에 이물을 넣어 놓은 모습.
제비는 진흙과 지푸라기 등을 수백, 수천 번 물어 날라야 겨우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생명을 품어내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정녕 우리에겐 불편함, 번거로움, 더러움 인가요?


물론, 자신의 집에 새가 둥지를 튼 사실을 신기해하고 기뻐하며, 될 수 있는 한 도움을 주려고까지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선박에 둥지를 튼 제비를 위해 새끼가 다 자라 떠날 때까지의 한 달간 경제적 손실을 무릅쓰고 어업을 하지 않았던 어민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생명존중의 귀감이 되기도 했습니다.

공사 중인 아파트 베란다에서 발견 된 수리부엉이 새끼의 모습. 
아파트 관계자들은 감사하게도 수리부엉이가 무사히 이소할 때까지
 불필요한 자극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었습니다.
자신의 아파트 실외기 위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가 행여 뙤약볕에 더워하지는 않을까
우산으로 그늘을 만들어주고, 사냥에 실패하는 경우가 반복될 경우 먹이까지 챙겨주시는 집주인분.


자, 그렇다면 우리 집에 새가 둥지를 틀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새끼가 모두 이소할 때까지 자극을 최소화 해줌과 동시에 신경 쓰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 입니다. 딱 2~3주 정도만 불편함을 감수하고 모른 척 해주시면 된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둥지의 위치가 계속해서 자극을 줄 수밖에 없는 곳에 있다거나, 새 생명의 탄생 과정을 관찰하고자 싶으실 때가 그런 경우입니다.
그런 때에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1. 과하지 않은 하지만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
  - 새끼가 높은 곳에 위치한 둥지에서 떨어지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정상적인 육추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선택한 둥지장소가 너무 비좁거나 조금은 부적합한 환경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주기적으로 관찰을 한다면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사고가 났더라도 빠른 대처가 가능해집니다. 허나 역시 너무 자주, 가까이서 관찰을 하게 되면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2. 아직 알을 품고 있는 상황이라면 불필요한 자극은 최소화
  - 어미가 알을 품고 있는 포란 시기에는 굉장히 예민해집니다. 사람의 과도한 자극이나 접근으로 인해 둥지와 알을 포기하고 떠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불필요한 자극을 최소화해야 하며, 일단 알에서 새끼가 부화한다면 새끼를 지켜내려는 모성애가 더 강해지기 때문에 포기할 확률이 적어지므로 꼭 관찰하고 싶다면 되도록 포란이 끝난 후 부터 진행하는 것이 옳습니다.

3. 육추 과정에 있어 과도한 관여는 금물 
  - 어떠한 분들은 우리 집 베란다에 황조롱이가 둥지를 틀었다며 기쁜 마음에 돼지고기며, 소고기며 이것저것 준비해서 제자식 돌보는 마음으로 먹이를 먹여주기도 합니다. 야생동물을 위하는 그 마음은 참으로 감사하지만 이 역시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먹이를 주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고 이는 후에 자연에서 살아감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나 불의의 사고로 어미 중 한마리가 돌아오지 않는다던가, 짓궃은 날씨가 계속되어 먹이사냥을 못하는 경우 부분적으로 먹이주기에 관여해 도움을 줄 수는 있겠습니다.
황조롱이와 같은 맹금류의 경우 영양성분과 시중에서 구하기 쉬워야 함을 고려해봤을 때 닭 날개를 으깬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 급여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새가 둥지를 짓고 알을 낳아 부화시킨 후 새끼를 길러내기까지 약 2달 정도가 소요됩니다. 그 중 둥지를 짓고 알을 낳아 품는 한 달은 사실 불편할 것도 없습니다. 아주 조용하고 흔적도 많이 남기지 않기 때문이죠.
문제는 새끼가 부화하고 나서 입니다. 먹이를 한번이라도 더 받아먹기 위해 소리내어 울고, 성장을 위해 종일 먹이를 먹기 때문에 배변활동도 많이, 자주합니다. 때문에 새끼가 태어나 이소할 때까지 약 한 달은 꽤나 불편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허나 시끄럽고 내 집의 일부가 더러워진다 하더라도 새 생명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불편함을 감내할 용의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불편한 한 달은 야생동물에겐 평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달입니다.

시끄럽고 내 집의 일부가 더러워진다 하더라도 새 생명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불편함을 감내할 용의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5년 4월 5일 일요일

센터에서 보호 중인 조류들의 목욕하는 이야기

새들은 야생에서의 생존을 위해 먹이를 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 외에 대부분의 시간은 자신의 청결과 관리에 많은 투자를 합니다. 이러한 습성을 배려해 센터 내에서 보호 중인 조류와 조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교육조류들에게는 물 그릇이나 모래를 담은 그릇을 제공합니다.

작년에 미아로 구조되었던 흰뺨검둥오리들의 목욕영상입니다.
수조에 깨끗한 물을 제공했더니 모두들 즐거운 듯 목욕을 하며 물장구를 치고 있습니다.

황조롱이의 모래 목욕 사진
  
밖에서 일광욕을 하며 깃을 말리던 중 갑자기 어디론가 향해 다가갔습니다.
깨끗하고 마음에 드는 모래를 발견하고 내려간 모습입니다.


목욕이 끝난 후에는 꼬리 깃 기시부에 있는 기름샘, 미지선이라고도 부르는 기관에서 분비되는 특수한 기름을 이용해 치장을 합니다.

새끼 올빼미의 기름샘입니다. 아직 어리지만 살짝 튀어나와 확실히 발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특수한 기름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답니다. 이 기름은 방수나 체온유지(방한)의 역할을 하며, 치장용으로 깃털의 유지에 많은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혹시라도 새들을 만지는 일이 있을 때에는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람의 손바닥으로 만지는 것은 좋지 않은데, 그 이유는 사람손바닥의 기름에 의해 발라둔 기름이 제거되기 때문이죠. 저희 센터 역시, 동물 구조시 항상 장갑을 착용하고 조심스러운 보정을 통해 새들을 배려하려고 노력합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교육조류로 활동하고 있는 11-616 벌매의 목욕 영상입니다.
목욕 중 기분이 좋은 지 가끔씩 작은 소리를 냅니다.

얼마 전,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3번째 재구조 된 14-059 큰고니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목욕을 하고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햇볕이 내리쬐는 한가로운 오후 시간... 이렇게 여유로운 모습도 보여준답니다. 야생에서 살아 갈 때의 긴장감은 잠시 내려두고, 자신의 몸단장에 신경을 쓰는 이 친구들이... 머지않아 야생으로 돌아가 자유로운 나날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