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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9일 화요일

2017년 여름(6~8월) 야생동물 구조/치료 결과 분석

1. 종별 개체수 분석



이번 여름(6~8월)에는 총 498마리의 야생동물이 구조되었으며, 6월에 277개체, 7월 140개체, 8월 81개체 순으로 구조되었습니다. 구조된 동물은 조류 50종 380개체(76.3%), 포유류 9종 117개체(23.5%), 파충류 1종 1개체(0.2%)였으며, 조류에서는 흰뺨검둥오리가 106마리, 포유류에서는 고라니가 91마리로 가장 많이 구조되었습니다. 파충류는 조류나 포유류처럼 구조센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물은 아닙니다. 이번 여름에 접수된 자라는 다행히 도로변에서 발견된 정상 개체로, 차량충돌이 우려되어 포획 후 안전한 곳에 방생한 케이스였습니다.



2. 구조 원인 분석


계절의 특성상 미아 개체가 231마리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전선/건물/차량 충돌 개체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3. 구조 지역 현황


아산시가 136건, 천안시 102건으로 구조 개체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큰 도시지역에서 구조되었습니다. 충남지역 이외에도 경북 포항시, 경기 구리시에서도 신고자분께서 구조한 동물을 직접 데리고 오셨습니다.



4. 구조 및 치료 결과


이번 여름 3달간 구조되어 치료받은 498마리 중 214마리(43%)가 자연으로 돌아갔으며, 23마리는 현재 치료 및 재활 과정 중에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진료수의사 이문희

2017년 9월 15일 금요일

인류 보편적 가치를 깨닫게 해준 제비, 이제는 우리가 보답할 때

우리에게 무척이나 친숙한 새가 있다.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에서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 착한 흥부에게는 복이 가득담긴 박씨를, 욕심이 지나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놀부에게는 도깨비가 나오는 박씨를 물어다주는 '제비'가 그 주인공이다.

박씨를 물어다 교훈을 준 주인공 '제비' 이다. 


제비는 특이한 습성을 지니고 있다. 보통의 야생동물이라면 자신의 천적이나 다름없는 사람의 거주지 가까이에 살아가기를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제비는 완전히 정반대로 우리와 가까이, 그것도 놀랄 정도로 아주 가까이에서 살아간다.
이처럼 특이한 제비의 습성은 번식기에 두드러진다. 과거에 비해 제비가 많이 줄어들었다곤 하지만 전통시장이나 시골집 처마 밑의 제비둥지를 오늘날에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거주지에 녀석들도 떡하니 거주지를 마련하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둥지 아래서 소란스레 떠들고 돌아다녀도 녀석들은 무던하게 새끼를 길러낸다.

제비가 사람의 거주지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람이라는 존재도 자신에겐 위협이 되는 천적일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다소 낮다고 보는 것이다. 때문에 사람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는 댓가로 보다 더 위험한 다른 천적의 접근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한 것이다. 실제로 사람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다른 야생동물이 제비를 포식하기 위해 사람의 거주지 주변에 머물기에는 그 위험부담이 몹시 클 수밖에 없다. 일종의 생존전략이다.
제비는 하늘이나 습지, 수면 위를 날아다니며 날벌레를 잡아먹는다. 사람의 거주지 주변과 농경지가 즐비한 시골에는 이러한 날벌레가 많아 먹이자원 확보의 이점도 있을 것이다.

제비는 우리와 함께 살아간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하지만 오늘날을 살아가는 제비에게 큰 위험이 드리운 것은 분명하다. 도시화, 산업화를 거치면서 주택의 구조와 토지를 이용하는 방식의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멋들어지게 늘어진 처마를 지닌 과거의 주택은 네모반듯한 아파트와 빌딩으로 변해갔다. 또, 둥지를 짓기 위해 물어 나르던 진흙과 물 웅덩이, 습지는 어느새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였다. 이제 도심에서 제비를 만나기란, 우연을 기대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함께 살아가길 원하던 제비의 바람은 우리의 급속하고, 일방적인 변화로 빛바래가지만, 그래도 제비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길 포기하지 않았다. 여전히 시골집과 전통시장의 처마에 녀석들의 삶이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제비 역시 그리 순탄한 삶을 살아간다 말하긴 어렵다. 거주지와 농경지 부근의 날벌레를 잡아먹는 습성에 농약에 쉽게 노출되곤 한다. 축적된 농약에 중독을 겪거나 번식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도 왕왕 관찰된다. 또, 이따금씩 함께 살아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에 의해 번식에 실패하는 경우도 쉽게 목격된다.

둥지 안에 이물질을 넣어 번식을 방해하기도 한다.


대게 이러하다. 자신이 살아가는 거주지에 녀석들의 배설물이나 흔적이 남는 것이 불편하거나 지저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둥지를 짓는 제비를 내쫓거나 방해하기도 하고, 애써 지어놓은 둥지를 임의로 떼어내기도 한다. 제비가 둥지를 틀면 대게 4~5개의 알을 낳는다. 부화한 새끼는 약 3주 정도가 지나면 둥지를 떠나는데, 여름 내 한 둥지에서 2번의 번식을 진행하기도 한다. 만약 그렇다면, 최대 2달 정도 부근에서 제비가 머문다는 뜻이 된다.

누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제비의 둥지를 떼어냈다.
그 안에는 다섯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제비가 머물면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둥지 아래로 떨어지면서 쌓이는 배설물을 보는 것이 불편할 수 있고, 녀석들이 물고 온 먹이의 흔적이나 빠진 깃털 등이 주변에서 관찰되는 것 역시 불편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제비의 번식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역시 안타깝지만, 그러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제비의 둥지 아래 배설물 받침대를 설치한 모습
쉽고도 어려운,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쉽다. 제비의 존재 자체가 싫고, 혐오스러운 것이 아니라면 번식을 방해하는 것 말고도 제비로 인해 내가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다른 방법을 충분히 고민해볼 수 있는데 말이다. 배설물이 떨어지는 것이 싫다면, 둥지 아래에 받침대를 놓아 바닥에 쌓이는 것을 막은 후 번식이 끝나면 받침대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제비가 남기는 흔적이 수백 번 진흙과 지푸라기를 물어 날라 겨우 작디작은 둥지를 만들어 새끼를 길러내는 제비의 노력보다 더 중요히 고려해야 할 사항일까?

제비는 수백 번 진흙과 지푸라기를 날라다 작디작은 둥지를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서 소중한 생명이 탄생한다.


물론, 필자가 그동안 만난 사람들은 다수가 제비를 위하며 함께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둥지에서 새끼가 떨어지거나, 둥지 자체가 무너져 내려 위기에 처한 제비 가족을 도와달라는 연락도 수차례 받았다.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가 만난 이들은 진심으로 제비를 걱정하고,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단순히 새끼가 떨어진 것이라면, 떨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외상이나 자세이상 등이 없는지 충분히 관찰한 후 이상이 있다면 구조센터로, 이상이 없다면 다시 둥지로 넣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대게의 제비 둥지는 그리 높지 않은 곳에 위치하기에 주변에서 쉽게 구하거나 빌릴 수 있는 사다리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둥지로 복귀시킬 수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테라스에 있던 제비의 둥지가 무너졌다.
재빨리 새끼들을 구조해 바구니에 넣어 주었다.
덕분에 새끼들은 흩어져 사라지지도, 천적에게 공격당하지도, 어미를 잃지도 않았다.
 


가끔, 둥지 자체가 우수수 무너져 내리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다치지 않았더라도, 둥지가 사라졌기 때문에 계속해서 어미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기가 어려울 거라 단정 짓는 경우가 많은데, 꼭 그렇지도 않다. 우리가 둥지를 새로 달아주면 된다.

야생동물에 대해 널리 알려진 정보 중 많은 이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 새끼 동물을 사람이 만지면, 냄새가 배어 어미가 더 이상 돌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거짓에 가깝다. 특히나 둥지에서 떨어져 사람이 다시 올려주는 것 정도의 접촉이라면 어미가 새끼를 돌보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물론, 떨어진 후 시간이 오래 흘렀다면 어미가 이미 번식을 포기했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조류는 둥지의 변화 정도로 번식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물론 위치가 심하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훼손된 둥지를 교체해주는 것 정도로 번식을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마음씨 좋은 카페 사장님 덕분에 제비 가족이 다시 정상적인 삶을 이어가게 되었다.
아마도 박씨를 물어다주지 않을까? 행복이 그득 담긴 박씨 말이다.


제비가 가장 선호하는 진흙을 이용해, 마치 그들이 만든 것처럼 정교하게 둥지를 만들어줄 필요는 없다. 우리 주변에게 쉽게 구할 수 있는 바구니나, 플라스틱 용기처럼 가운데가 움푹 파여 있어 둥지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그 어떤 것이면 상관없다. 둥지가 있던 장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비슷한 위치에 준비한 용기를 붙인 후 새끼를 넣어두면 끝이다. 그 전에 빗물이 고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용기 바닥에 배수 구멍을 작게 내주는 것이 좋고, 그 위에 적당한 수준으로 수건, 낙엽, 진흙 등의 바닥재를 깔아주면 보온이나 완충, 미끄러짐 방지에 효과적이다. 너무 무거워서 다시 떨어질 위험이 있거나, 내구성이 너무 약한 용기와 너무 깊거나 재질이 지나치게 미끄러워 새끼들의 움직임을 제한할 수 있는 용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물론 교체된 둥지에서도 어미가 계속해서 새끼를 돌보는지 확인은 필수로 해야 한다.

사람이 새끼를 만졌어도, 낯설은 둥지가 생겨났어도 어미는 새끼를 쉬이 버리지 않는다.


전래동화에서 등장한 제비는 우리에게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 중 하나를 일깨워줬다.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나와 다른 존재를 배려하며 살아가자는 교훈 말이다. 이제는 그 가치를 사소한 것이라도 나부터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면 어떨까? 그리고 그 가치를 실천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 집, 가게 처마 밑에 제비의 배설물이 쌓이는 것을 이해하고, 떨어진 새끼 제비를 둥지에 올려주고, 둥지가 떨어졌다면 바구니나 그릇을 이용해 둥지를 만들어주는 노력 역시 소중한 가치의 실천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함께 살아가자고 내민 제비의 손을 잡아줄 따뜻한 마음,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함께 살아가자고 내민 제비의 손을 잡아줄 따뜻한 마음이 늘었났으면 좋겠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7년 9월 6일 수요일

2016년 결산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구조'

2017년이 저물어가는 이시기에, 2016년도 구조/치료 결과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2016년도에는 총 967마리의 야생동물을 구조하였습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동물은 조류로 669마리(69.2%)였고, 포유류는 296마리(30.6%), 파충류는 2마리(0.2%) 순이었습니다. 보통 시민분들께서는 포유류가 덩치도 크고 로드킬되있는 모습도 자주 보다 보니 많이 구조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조류가 종도 많고 그 만큼 개체수도 많다보니 70% 가깝게 많이 구조 되고 있습니다.

2016년도 구조 동물 분류군별 비율






























구조된 967마리 중 279마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거나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동물 이었습니다.

2016년도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동물, 일반종 구조 비율






























종별 구조 동물을 살펴 보면 전체 구조 수의 20%를 차지하는 고라니가 가장 많이 구조 되었고, 그 후 순으로는 흰뺨검둥오리,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참새, 너구리 등입니다. 주요 조난 원인으로는 미아, 전선/건물 충돌, 차량 충돌로 나타났습니다.

2016년도 구조 동물 종별 비율































2016년도 전체 구조 원인 분석

2016년도 조류 구조 수 분석






























조류는 총 77종 669개체가 구조되었습니다. 흰뺨검둥오리가 가장 많이 구조되었고,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참새, 멧비둘기, 까치 등 많은 조류가 구조되었습니다. 조류의 주요 조난 원인으로는 미아, 전선/건물과의 충돌이었습니다. 미아로 구조되는 동물들은 정말 미아인 경우도 있지만, 미아로 오인하여 구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소 시기에 이런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전선/건물 충돌은 얇은 전선을 미쳐 보지 못하여 부딪치는 경우와 건물의 유리창에 비친 자연풍경을 실제로 오인하여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6년도 조류 조난 원인 분석


구조 수가 가장 많은 흰뺨검둥오리는 미아로 무리 구조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번식기인 여름에 주로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흰뺨검둥오리 구조 원인, 구조 시기 분석


흰뺨검둥오리 뿐만아니라 구조센터에 구조되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여름에 구조가 되고 전체 구조 수의 50%정도가 5, 6, 7월에 구조가 되고 8월까지 포함하면 60%에 육박합니다. 여름철은 번식기와 관련이 있는데요. 여름철을 제외한 구조 수의 추세를 보면 철새들의 이동시기와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도 월별 구조 비율


구조 되는 포유류는 17종 296개체로 절반 이상인 66.9%가 고라니입니다. 그 외 너구리, 삵, 족제비, 안주애기박쥐, 집박쥐, 하늘다람쥐, 붉은박쥐, 수달, 큰귀박쥐, 고슴도치, 다람쥐, 두더지, 멧토끼, 오소리, 청솔모가 구조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야생동물 포유류 중 개체수가 상대적으로 많고 인가에서 쉽게 발견되는 고라니와 너구리가 주로 구조 되었습니다. 주요 조난 원인으로는 차량 충돌, 미아, 기생충 감염이었습니다.

2016년도 포유류 구조 수 분석

2016년도 포유류 조난 원인 분석

가장 많이 구조된 고라니의 구조 원인으로는 과도한 도로밀도에 서식지 단절 등의 문제로 도로를 건널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인해 차량 충돌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 나는 것으로 보이며, 어미가 차량 충돌 등의 사고로 죽어 미아가 되는 경우와 사람들의 선의에 피해를 당하는 납치된 미아 등 미아 사고가 두번째 구조 원인이었습니다. 사람도 올라오기 힘들 정도의 수 많은 농수로에 고립되는 사고와 개 등 포식자의 공격, 절벽 등에서의 추락, 밀렵에 의한 총상, 공장 등 인가에 침입하는 경우와 덫, 올가미, 펜스 등의 구조물에 걸리는 사고와 기아/탈진 사고가 있습니다.

고라니 구조 원인별 비율

2016년도에 가장 많은 구조 신고가 접수된 지역은 예산군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아산시, 천안시, 당진시 순이었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예산군에 소재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예산군이 가장많은 신고가 접수 된 것으로 보이며, 충청남도 내에서 인구 수가 많은 아산시와 천안시에서 조난 당한 야생동물이 많이 목격되어 신고 접수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도 지역별 구조 분석


구조된 동물 967마리 중 390마리(40.3%)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여기에서 실질적으로 구조센터에서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인 폐사체와 DOA(dead on arrival, 구조 혹은 이송하는 과정에서 폐사한 경우. 접수 후 24시간 이내 폐사한 경우)를 제외한 실질 방생율은 49.8%로 나타났습니다.

2016년도 구조 결과 분석
2016년도 조류 구조 결과 분석
2016년도 포유류 구조 결과 분석


2016년도 실질 구조 결과 분석

2016년도 조류 실질 구조 결과 분석

2016년도 포유류 실질 구조 결과 분석


마지막으로 2016년도 방생된 야생동물의 방생영상들을 조금씩 편집하였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안병덕


2017년 9월 4일 월요일

배우고, 나누며 야생동물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고 싶어요 (2017년 실습생 활동 후기 - 문진선)



실습지원동기 및 목적

처음 수의사라는 직업을 생각하게 된 것은 야생 동물 수의사가 되고 싶어서였다. 야생동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어린 시절 동물원에 대한 즐거운 기억들 덕분이었지만 야생동물의 전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후에 동물원은 나에게 매우 불편하고 마냥 즐거울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이런 불편한 마음을 갖고 내가 앞으로 무얼 하면 좋을까 하며 고민한 결과, 인간, 동물 그리고 환경 각각의 행복을 지켜주고 그들 모두의 복지를 높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에, 우리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우리로 인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관리하는 센터를 알게 되었고 올 초 자원봉사를 지원하게 되었다. 사실 내가 자원봉사를 가서 대단한 일들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손을 조금이라도 나누어 재활사, 수의사 선생님들이 본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 즐겁게 자원봉사를 할 수 있었고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도 더욱 많아졌다. 이 자원봉사 활동이 발판이 되어 2017년도 실습 프로그램에도 지원하게 되었고, 이번 실습을 통해 센터가 하는 일과 센터의 필요성, 그리고 야생동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에 대해 공부하고 싶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7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실습에 지원한 '문진선' 입니다. 


실습내용

1) 구조
구조는 일반 시민 분들이 위험해 처하거나 다친 야생동물들을 신고를 해주시거나 야생동물 보호협회 분들이 구조 후 센터로 연락을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전자의 경우 보통 두 가지 경우로 나뉘었는데, 발견한 시민분이 야생동물을 포획 가능한 상태라면 포획 후 박스 등에 담아 보호하다가 출동한 센터 직원분이 전달받는 방식이 있었고, 만약 포획 불가능한 상태라면 사다리, 포획 망, 그물, 담요, 수건 등을 들고 직접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 졌다. 구조 후 야생동물들이 단순히 고립되거나, 둥지에서 이탈하거나, 불시착한 경우 등 외상이 없고 활력이 정상인 경우에는 현장방생을 한다. 그렇지만 구조 당시 현장 날씨가 많이 안 좋거나 동물의 상태가 안 좋은 경우 센터로 데려오게 된다.
또한 반려동물과는 달리 야생동물들은 보호자가 없기 때문에 히스토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진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야생동물을 발견한 장소와 주변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구조 시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최초발견자에게 정황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새끼 두더지 구조
실습 시작하기 전날, 실습생들이 하루 전에 모여 기숙사로 입주하는 날이었다. 공주대학교 기숙사 밑에 모여 있던 중, 한 실습생의 아버지께서 하수구 밑에 빠진 두더지를 발견하셨고 다 같이 모여서 두더지가 진짜 하수구에서 못나오는 건지 관찰하였는데 관찰하는 내내 계속 벽을 긁고 있었고, 크기로 보아 새끼인 것 같았고 하수구 물에 온몸이 젖은 상태라서 센터로 연락을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 구조요청 전화를 드렸었다. 연락을 받고 오신 재활사 선생님께서 먼저 하수구를 열어보려고 했으나 워낙 꽉 끼어있던 상황이라 열리지 않아서 잠자리채 같은 긴 뜰채를 하수구 구멍으로 넣어서 두더지를 구조하셨다. 그 후 충남센터 6월 방생영상을 통해 두더지를 다시 보게 되었고 기본 검사 후에 다른 이상은 없어서 드라이기로 몸을 말려준 후에 방생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사실 이 두더지 구조는 내가 처음으로 야생동물 구조현장을 본 것이고 특별한 이상 없이 방생하여 다시 자연으로 보내진 경우였기 때문에 실습이 끝난 후에도 계속 기억에 남고 뭉클한 구조였다. 그리고 이 두더지를 보고 야생동물이 위험에 부딪히는 일이 나랑은 먼 얘기가 아니라 내 주위에 많이 있는 하수구도 조그마한 새끼 두더지에게는 혼자서는 나오기 힘든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집수정의 물에 빠져 허우적대던 녀석, 내가 처음으로 지켜본 생명의 구조현장이었어요.

 
제비 구조
천안에 있는 한 카페 앞 천막에 살고 있는 제비가족의 둥지가 세차게 내린 비 때문에 떨어졌다는 전화를 받고 재활사 선생님과 실습생들이 다 같이 간적이 있었다. 가기 전에 사다리, 인공둥지로 쓸 플라스틱 용기, 케이블타이 등을 챙겨갔다. 사실 야생동물의 둥지가 도심지 중에서도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카페 앞 천막에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하지만 천적이 뱀, 고양이, 맹금류 등인 제비에겐, 오히려 사람이 많이 드나들어 천적들의 접근이 어려운 장소를 둥지로 선택한다는 재활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이해가 되었다. 현장에 도착 했을 때에는 카페 관계자가 휴지를 깐 나무바구니에 새끼들을 옮겨 놓았고, 어미 새로 추정되는 제비가 주위에 날아다니고 있었다. 떨어지는 과정에서 다치거나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기 때문에 원래 둥지가 있던 곳에서 조금 더 안전한 안쪽으로 인공둥지를 달아주고 새끼 제비를 옮겨 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좀 떨어져서 어미 새가 새끼들을 발견할 때 까지 기다려 보았다. 처음에는 어미제비가 원래 새끼들이 있던 장소에만 머물러 새끼를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되었는데, 조금 더 지켜보니 새로 달아준 인공둥지를 발견하고 안에 있는 새끼들을 돌보기 시작하였다. 지켜보는 내내 긴장과 불안에 연속이었는데, 마침내 찾아오는 모습을 보고 안도감이 들었다. 사실 이 구조를 지켜보면서, 두 제비 가족이 천막에 둥지를 틀었지만 이해해주시고, 떨어진 둥지를 보고 지나치지 않고 선뜻 바구니에 옮겨 주시고 센터로 구조전화도 주신 카페 관계자의 마음이 따뜻해 감동받았었다. 그리고 제비 가족을 다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준 이러한 마음가짐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둥지가 떨어지는 위험에 처했던 제비가족, 너그럽고 따뜻한
카페 관계자의 마음으로 다시금 안전을 되찾을 수 있었어요!

 
새끼 고라니 구조
앞서 구조된 두더지를 보고 무심코 지나친 하수구도 야생동물들에게는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것처럼, 센터에서 실습하면서 정말 곳곳에 위험물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리창 등 건물과 충돌해서 센터로 오게 된 새도 많았고, 자동차와 충돌하여 이미 척추 등이 골절 되서 온 고라니도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든 농수로에 빠져 고립된 고라니도 많았다.
한번은 농수로에 빠진 새끼 고라니 두 마리를 구조하기 위해 포획 망, 담요, 켄넬박스 등을 챙겨 아산으로 간 적이 있었다. 먼저 차로 농수로를 따라가면서 고라니의 위치를 확인하였다. 위치를 확인한 후에 구조를 위해 농수로에 들어가 앞 쪽으로는 재활사 선생님이 고라니를 몰고 뒤쪽에서는 근로 학생이 네트만을 들고 그 뒤로 실습생들이 고라니를 놓쳤을 경우를 대비해 담요를 들고 서있었다. 이 때 처음으로 농수로에 들어갔는데 사람 키로도 농수로가 생각보다 높아서 혼자 나오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 번 빠지게 된 고라니가 스스로 나오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특히나 경사 없이 일자로 쭉 뻗은 농수로 벽과 앞뒤로 길게 이어진 농수로 길이는 고라니가 농수로 내에서 고립되는 데 일조 하는 것 같았다.
실습기간 중, 첫 세미나 주제가 야생동물의 위협요인과 저감방안이었다. 위협요인 중 농수로에 대해서도 다루었는데, 이러한 농수로가 고라니들뿐만 아니라 양서류들에게도 큰 장애물일 뿐만 아니라 이런 탈출구 없는 농수로에 어린아이나 어르신들이 빠져 고립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런 설명도 듣고, 농수로에 빠진 고라니들도 보고, 내가 직접 농수로 들어가 보기도 한 후, 나는 농수로에 일정한 간격으로 경사로를 설치하는 등 제도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적극 공감하게 되었다.
 
2) 동정
청딱다구리, 논병아리, 참매, 귀제비, 붉은배새매, 검은등뻐꾸기, 쏙독새, 재갈매기, 삑삑도요 등 사실 센터에서는 내가 처음으로 직접 본 새들이 많았다. 이렇게 처음 보는 새들은 선생님들의 설명을 듣고 이름과 생태에 대해 알게 되었고 더 궁금한 것은 도감 등을 찾아보았다. 진료 전 동정을 하고 가능하다면 성별이나 나이도 추정하였다. 우리는 2주에 한번 센터 전체 계류 동물들의 체중을 측정하면서, 황조롱이와 수리부엉이의 체중과 기본검진을 하면서 나이와 성별 추정에 대해 배웠다. 이러한 기본적인 동정, 성별, 나이 등이 치료에도 바탕이 되지만 후에 계류, 먹이, 재활 등의 환경에도 이어지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번째로 진행된 동정을 주제로 한 세미나 중 야생동물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필드조사가 매우 중요한데 이 필드조사의 시작도 동정이다.’ 라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

야생조류 동정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3) 진료
기본적으로 외상 유무, 깃 손상 유무, 바디스코어 체크, 기립 여부확인, 비행 확인 등을 하고, 필요하다면 방사선검사를 하였다. 방사선 검사를 통해 탈구나 골절을 중점적으로 확인하였고, 탈구나 골절이 확인되면 통증반응을 통해 신경반응을 평가하였다. 신경반응이 있다면 필요 시 수술을 진행하였다.
 
바디스코어 체크 : 새의 경우 깃털로 둘러싸여있기 때문에 단순히 외관만 보고 상태를 평가하면 부정확할 수 있다. 때문에 용골과 주변 근육 등을 만져서 바디스코어를 측정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또한 새의 종에 따라 유난히 가슴근육이 발달한 종들도 있어서 종별 차이도 염두에 두어야했다. 바디스코어와 체중을 통해 기아로 확인이 되면 ICU에 계류시켜 온, 습도를 유지시켜 주고 처음에는 수액, 조금 회복되면 유동식, 좀 더 회복되면 유동식과 적정 먹이를 함께, 마지막에는 적정 먹이만을 제공하는 순으로 천천히 먹이 종류를 변화시켰다.

깃 손상과 비행 확인 : 비행하는 모습과 깃 손상 정도를 보고 새의 문제점을 파악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한쪽 날개의 주 날개깃이 많이 손상되어 있는 갈매기가 있었는데, 통증반응 결과 반응이 없었고 아마 신경이 손상되고 그로인해 날개를 들지 못하고 바닥에 끌고 다니게 되어 깃이 엉망이 되었다고 추측되었다.

방사선 검사 : 히스토리에 대해 알 수 없는 야생동물이기에 방사선 검사를 통해 탈구나 골절, 내부 장기의 이상 등을 방사선 검사를 통해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해 보였다. 방사선 촬영 전에 마취를 하거나 발에 제스를 달아 검사 동안 보정을 하였고 VDLateral 방향의 촬영이 기본적으로 진행되었다. 크기가 큰 고라니의 경우 머리/앞다리/뒷다리 부분으로 나누어서 촬영하였다.

야생동물의 진료, 고민할 것이 참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물론, 고민을 위해선 지식의 축적도 중요하겠죠?

 
4) 계류
치료를 진행하거나 재활과 회복을 위해 야생동물들이 센터에서 계류하게 되었다.

집중치료실
저체온증이나 탈수 등 스스로 온도를 유지하기 힘든 개체들, 포대 후 움직임이 제한되어야 하는 개체들, 수술 후 회복하는 개체들, 어린 동물들(새끼 제비, 새끼 고라니, 새끼 너구리, 새끼 꿩 등)등이 해당되었다. 집중치료실은 진료실 바로 옆에 있어 동물의 상태를 자주 확인 할 수 있었고 ICU를 통해 온도, 습도를 자동적으로 유지시켜줄 수 있었다.
실습 초기에 새끼 고라니들 중에 건강한 고라니를 제외하고 설사를 하거나 먹이반응이 나쁜 새끼 고라니들은 집중치료실에 계류되었는데 실습 후기에는 보다 건강해져서 집중치료실을 나와 야외 운동장을 오가며 생활 할 수 있었다. 실습 초기에는 4시간 간격으로 분유를 먹여야 했고 틈나는 대로 고체사료를 입에 넣어주어야 해서 실습생들이 가장 신경 쓰던 계류장이었다.
 
실내계류장
운동 금지단계에서 운동 제한단계로 바뀐 동물들이 계류되었다. 운동 제한단계는 금지단계 동안 발생한 근육과 관절의 위축을 회복하고 스스로 운동할 수 있도록 유도는 하되 포획과 치료는 지속적으로 필요한 단계이다. 조류의 경우 인조잔디를 깔고 꽁지깃싸개를 해주어 깃이 손상되는 것을 막았고 횃대를 같이 넣어주었다.
 
야외계류장
운동 제한단계에서 운동 허용단계로 바뀐 동물들이 계류되었다. 야외계류장에서는 날씨나 야외환경에 적응하고, 운동과 비행훈련을 하며 체력을 키워 방생 나갈 준비를 하는 곳이었다. 바닥재, 내부/외부 망, 횃대, 물그릇 등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만드셨다는 생각이 든 곳이었다.
이러한 야외계류장에서 계류 중인 소쩍새들을 위해 은신처를 만들었었다. 사실 드릴을 다뤄본 적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재활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만들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책꽂이 형태와 비슷하게 만들고 횃대 높이와 감싸는 재질을 다르게 해서 만들어 선택적으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은신처를 만들면서 드릴 하는 법도 배우고 은신처 하나에도 여러 배경지식이 들어가는 것을 보며 열심히 생태에 대해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동물을 계류시키기 위해선 개체의 상태, 생태적 특성 등 고민할 것이 참 많습니다. 

 
5) 방생 및 가락지/추적기 부착
건강을 회복하고 자급도 하고 야외계류장에서의 비행도 괜찮아지면 방생을 준비하게 되었다. 방생 전 비행테스트를 하는 경우, 운동장에서 제스를 하고 줄을 연결한 후에 비행 거리와 높이를 확인하는 비행테스트를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체중을 재고 깃을 확인하고, 채혈을 한 후에 메탈 링인 가락지를 부착하였다. 기본적으로는 구조된 장소 인근에서 방생을 하였지만, 구조장소가 도심지이거나 차량통행이 많은 경우 등에는 인적이 드문 산이나 적합한 곳에 방생하였다.
태안에서 구조된 괭이갈매기가 회복한 후 방생될 때 실습생인 우리도 함께 다녀왔다. 사람이 없는 해변가에 괭이갈매기 무리 쪽으로 방생하였는데 자연스럽게 무리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절로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몇몇 방생 개체들에게 부착한 추적기 데이터였다. 수리부엉이에게 부착한 추적이 데이터를 통해 수리부엉이의 영역권을 볼 수 있었고, 매에게 부착한 추적이 신호는 북한과 중국을 지나 러시아까지 이어진 것을 보며 비행경로와 거리를 볼 수 있었다.


힘차게 날아간 괭이갈매기는 금새 무리에 섞여 알아볼 수 없었어요.
'잘 살아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느낀 점

6주의 실습기간 동안 실습생들의 주된 업무는 새끼고라니들의 인공포육이었다. 실습 초반 1kg 후반 대였던 고라니들이 실습이 끝날 때 쯤 4kg을 앞두고 있어, 보고 있으면 뿌듯하였다. 하지만 인공 포육된 고라니들은 자주 설사를 했고 후에 야생에서 자란 고라니들과 비교했을 때 실제 체중도 적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센터로 들어와 인공 포육된 새끼 고라니들 중 진짜 미아인 개체도 있지만 고라니의 육아 방식을 모르는 사람들이 좋은 마음으로 데리고 온 납치된개체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문제점이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의 부족에서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야생동물을 볼 기회가 흔치는 않고 (그렇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실습이 끝나고 주변 하천을 보니 몇몇 종류의 야생동물들이 이미 터를 잡고 살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들에 대한 지식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마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너무 자주 접하는 건물, 유리창, 자동차, 전선들이 동물들에게 얼마나 큰 걸림돌이 되는지 잘 모를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도 실습기간 동안 구조와 방생을 위해 국도와 지방도로를 자주 다니기 전까지 로드킬이 이렇게나 많이 발생하는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알아야 사랑하고, 알아야 지켜줄 수 있어요! 교육이 중요한 이유죠 :D


내가 이번 실습을 통해 가장 많이 느낀 점은 야생동물 구조센터의 필요성과 야생동물의 보호를 위한 교육의 필요성이다. 실습 동안, 벼를 수확할 때 사람이 아닌 기계가 보편화 되면서 논에 남아있는 낟알들이 줄어듦에 따라 철새들의 먹이 량이 줄어들었다는 것도 배웠고, 로드킬로 인해 많은 생명이 너무 고통스럽게 도로위에서 죽어가고 또 그로인해 2차적인 피해가 온다는 것도 배웠고, 관광을 위한 케이블카의 설치가 산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을 포함해 그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도 배웠다. 아마 관심 갖지 않았다면 몰랐을 내용들이였다. 하지만 알고 있어야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실습을 통해 내가 배운 것들을 여기저기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우리와 같이 공존하는 야생동물과 식물, 그를 둘러싼 환경을 조금이나마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 같이 건강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야생동물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배운 것들을 여기저기 나눠갈꺼에요.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2017 실습생 문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