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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21일 수요일

2017년 결산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교육'


야생동물구조센터는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해 회복이 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센터의 역할이 단지 치료와 재활에만 한정되게 된다면, 야생동물이 처한 오늘날의 현실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야생동물들이 서식지 파괴와 환경오염, 로드킬, 밀렵, 충돌 등의 사고로 구조됩니다. 하나같이 사람이 끼치는 막대한 영향력이 근본적인 원인이죠.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공감하지만 정작 무엇이 야생동물을 위협하고,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를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교육 및 홍보 분야에 중요성을 두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대중에게 야생동물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이를 통해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자연환경과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다양한 교육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017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어떤 교육활동을 진행하였을까요?

● 교육 횟수, 인원수, 교육시간 (2013~2017) 
횟수와 참여 인원은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시간은 감소했다.

● 대상 별 교육지원 (2013~2017)
내부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스터디 그룹을 운영, 직원 간 교육활동이 증가했다.
 
 
분석 결과, 2017년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실시한 교육 횟수는 총 55회이며, 교육 인원은 총 915명 이었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횟수와 인원이 증가하였습니다. 하지만 총 교육 시간은 오히려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는 기존에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던 장기 실습 및 교육 프로그램을 한 차례로 축소 시행한 결과입니다.

천안중앙도서관 관계자들의 방문과 견학 지원.

제 14회 천연기념물(야생동물) 구조, 치료 및 관리 교육 실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야생동물 보호 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을 목적으로 외부 기관이나 단체에 대한 출장 강의 지원을 확대하였으며, 학교기관, 사설교육기관, 비영리단체,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 등이 주요 강의 대상이었습니다.

경북대학교 말/특수동물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강연을 실시.


2017년에는 소책자 '함께 살아가는 야생동물'을 발간했습니다. 해당 소책자는 사진이나 삽화, 만화가 두루 삽입되어 모든 연령층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시작으로, 함께 살아가는 우리 내 야생동물과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알아보면서, 나의 삶과는 크게 상관없다고 여겼던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조난당한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도 알아볼 수 있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대중과의 소통, 교육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의 이곳을 오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고, 깊이 공감해주고 계십니다. 그 덕분에 야생동물을 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나날이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길 바라면서 달리고, 또 달려가야겠죠.



2018년에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교육 활동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드리던 많은 야생동물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곧 선보일 예정이기도 하고요. 계속해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야생동물 보호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D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7년 2월 14일 화요일

2016년 결산 - 충남야생동물 구조센터와 '교육'

야생동물의 구조와 치료는 인도적, 윤리적 업무의 영역입니다. 따라서 야생동물을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다친 야생동물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고 도와주고자 돌보아 주거나 도움을 요청하게 되지요. 이에 야생동물구조센터는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해 회복이 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센터의 역할이 단지 치료와 재활에만 한정되게 된다면, 야생동물이 처한 오늘날의 현실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야생동물들이 서식지 파괴와 환경오염, 로드킬, 밀렵, 충돌 등 사람에 끼치는 막대한 영향력으로 조난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공감하지만 정작 무엇이 야생동물을 위협하고,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를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교육 및 홍보 분야에 중요성을 두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대중에게 야생동물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이를 통해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자연환경과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다양한 교육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016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어떤 교육활동을 진행하였을까요?


● 교육 횟수, 인원수, 교육시간 (2013~2016)

전년도에 비해 횟수와 인원수 모두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교육 시간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대상 별 교육지원 (2013~2016)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지원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분석한 결과, 2016년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실시한 교육 횟수는 총 39회이며, 교육 인원은 총 754명 이었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인원이 크게 증가하였으며, 장기 실습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총 교육 시간은 역시 약 1.2배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야생동물 치료/재활 분야의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과 예비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실습 프로그램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이 중 해외 관련기관에서 근무하는 외국인에 대한 실습지원도 진행하였습니다. 
또, 2016년에는 야생동물 보호 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의 차원으로 외부 기관이나 단체에 대한 출장 강의 지원을 확대하였으며, 학교기관, 사설교육기관, 비영리단체,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 등이 주요 강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해외 관계기간 직원의 실습을 지원하였습니다. 


2016년 천연기념물(야생동물) 구조, 치료 및 관리 교육을 통해
야생동물 관련 전문가 교육과 교류의 장을 활성화 하였습니다.


관련 직업군에 관심 있는 일반인과 학생을 대상으로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해
실무경험, 가치관 형성 등의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학교 및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야생동물
보호 의식 고취를 위한 강의 및 활동을 지원하였습니다. 


환경, 동물보호, 비영리 단체를 대상으로 야생동물
보호 의식 고취를 위한 강의 및 활동을 지원하였습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대중과의 소통, 교육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의 이곳을 오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고, 깊이 공감해주고 계십니다. 그 덕분에 야생동물을 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나날이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길 바라면서 달리고, 또 달려가야겠죠.

앞으로도 계속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교육활동에 응원과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들의 이야기에 계속해서 귀 기울여 주실꺼죠 :D ?!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5년 9월 3일 목요일

2년 터줏대감 저어새, 인고의 시간을 겪어 자연의 품으로

서산에 위치한 야생동물치료센터에는 꽤나 오래 전부터 머물고 있는 터줏대감이 있습니다. 주걱 모양의 특이한 부리를 지니고 있는 만큼이나 이름도 특이한 '저어새'가 그 주인공 입니다. 2013년 6월에 아주 어린 새끼 저어새의 모습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으니 벌써 2년이 훌쩍 지났네요. 이 정도면 터줏대감으로 불릴만하죠?

저어새는 전 세계적으로 동아시아에만 서식하며, 2015년 실시한 국제 동시 센서스 결과 전 세계에 단 3,272개체만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이야기죠. 그 때문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IUCN 적색목록에 위기(EN) 등급으로 등재되어 국내·외에서 보호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이한 모양의 부리, 부리 모양만큼이나 독특한 
먹이활동 모습을 보이는 세계적 멸종위기 종 '저어새'


그 덕분에 저어새의 개체수가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저어새를 위협하는 많은 요인을 줄여나가지 않는다면, 보호의 노력을 결국 노력으로만 끝나게 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저어새를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서식지의 훼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저어새의 대부분은 서해안의 무인도에서 집단으로 번식하고, 주변의 갯벌이나 습지에서 먹이활동을 합니다. 허나 갯벌매립, 간척사업 등의 무분별한 개발이 저어새의 번식지와 먹이터, 휴식 공간 등을 훼손하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으며, 서식지 주변의 환경변화로 인해 둥지를 지을 재료가 부족해 번식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로는 하천과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꼽아볼 수 있습니다. 무심코 버려지는 쓰레기가 하천과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면 저어새 뿐 아니라 많은 야생동물에게 큰 위협이 됩니다. 낚싯줄과 낚싯바늘과 같은 날카로운 쓰레기를 삼키거나, 이것이 몸에 걸리게 되면 치명적인 장애를 갖게 되거나 생명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빚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나 저어새는 주걱모양의 부리를 얕은 물에 담그고 이리저리 저어가며 먹이활동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져있는 쓰레기가 부리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낚시 쓰레기가 저어새에게 미치는 영향을 사례와 함께 소개해 저어새가 처한 
위기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보고서 '저어새를 낚시쓰레기로부터 구해 주세요'
(출처 : 한국물새네트워크 & 동아시아공동체 오션) 


2년이란 시간동안 저희의 곁에서 보호받던 터줏대감 저어새는 어떤 특정 위협요인에 의해 구조된 사례는 아닙니다. 이 친구는 2013년 여름, 인천에 위치한 바위섬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미가 가져다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겠지만 약 한 달이 되었을 때, 어떠한 자연적 사고로 인해 꽁지깃 부분의 기름샘이 감염되었고 그 결과, 꽁지깃이 모두 탈락하는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위 : 기름샘에 발생한 상처. 이 상처의 영향으로 모든 꽁지깃이 빠지게 됨을 확인
아래 : 구조센터 초기접수 당시 상태확인을 위해 기립 상태를 관찰 중인 모습 


꽁지깃이 다시 자랄 수 있음을 기대하며 장기계류에 돌입했습니다. 계절이 지나고, 해가 바뀌면서 짧았던 부리가 길어지고 날개깃 끝 부분의 검은 무늬가 점차 사라져갔습니다. 처음 접수되었을 땐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새끼 저어새였는데 어느새 어린티를 말끔하게 벗어내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처음 접수 당시의 모습과 약 2년의 시간이 흐른 뒤의 모습을 비교
짧았던 부리가 길어지고, 몸집이 커졌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날개 깃 끝 부분의 검은 무늬도 이젠 거의 사라졌지요.
2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이 저어새의 모습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렇게 멋진 청소년 저어새가 되었지만,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꽁지깃만큼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깃이 모두 빠져버렸던 처음과 달리 다시 몇 개의 깃이 자라긴 했지만 완전히 정상적인 꽁지깃의 모습을 되찾지는 못했습니다.
조류에게 특정 부위 일부라도 깃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비행 능력을 결정짓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저어새는 이후에도 꽤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며 비행능력을 검증받아야 했습니다. 반 이상의 꽁지깃이 없고, 한정된 공간이라는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저어새의 방생 가능성을 판단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섭식, 비행, 사회성, 자극에 대한 반응, 건강상태 등 복합적인 면을 평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방생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설 만큼 좋은 모습을 수차례 보여주었고, 결국 방생이 확정될 수 있었습니다.

위 : 방생에 앞서 깃 등의 신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가운데 : 2년 경과 후 3개의 꽁지깃이 새로 자라난 모습
아래 : 인식표(금속가락지)를 부착하는 모습


저어새를 방생하기 위해 선택한 장소는 어느 강의 하구입니다. 너른 갯벌을 지니고 있어 저어새의 먹이자원이 풍부하기에 매년 번식을 끝낸 많은 개체의 저어새가 도래해 이동 전까지 머무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동물을 방생할 때에는 최대한 그 동물에게 적합한 서식지를 찾아 보내주어 야생으로의 적응을 돕고, 자연스럽게 무리로 합류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등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살펴보니 크고, 작은 저어새 무리가 눈에 띄었으며, 그 수는 약 100여 개체에 이르렀습니다. 야생조류 100여 개체가 적은 수로 느껴질 수 있으나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꽤나 많은 개체군이 모여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저어새가 저 무리에 합류해 함께, 진정한 야생동물로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방생이 진행되었습니다.

방생장소인 강 하구 갯벌에서 먹이활동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저어새 무리


어두컴컴한 이송상자에서 나온 저어새는 의아하다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2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좁은 계류장에서 자연으로 돌아갈 이 순간을 기다려왔을 저어새이지만, 이 순간과 주변 환경이 낯설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두리번거리기도 잠시, 계속해서 바람을 느끼고 주변 환경을 익히며 자신이 정말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송상자에서 나와 자연으로 돌아간 기쁨의 순간을 온 몸으로 만끽하고 있는 저어새


그렇게 몇 분 동안 저어새는 우두커니 저희의 앞에 서 있다가 갑작스럽게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습니다. 바람에 몸을 맡긴 저어새는 드넓은 갯벌 위를 선회하며 여유로운 비행을 선보였습니다. 흡사 하늘과 바람을 느끼기 위해서 비행을 하는 것 같이 말이죠. 그동안 저 바람이 얼마나 간절하고 그리웠을까요?

힘차게 날아오른 저어새가 멋진 비행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야생에서도 훌륭히 살아갈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더욱 커지는 순간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날아다니던 저어새는 다시 근처 갯벌에 내려앉았습니다. 곧이어 저어새는 우리에게 이제 걱정하지 말라는 듯 갯벌을 이리저리 걸어다니기도 하고, 수풀에 숨어보기도 하며 자연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안심이 되었지만, 딱 한가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갯벌을 이리저리 오가며  자연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저어새


'2년이나 보호받은 저어새가 혹여 무리에 합류하는 것을 어려워하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갯벌을 노닐 던 저어새가 갑작스럽게 다른 저어새 무리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했고, 아주 자연스럽게 합류했습니다. 합류가 무척이나 자연스러워 어느 저어새가 우리가 보낸 저어새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었을 정도로 말이죠. (다리가 물에 잠겨 인식표가 보이지 않는 관계로 인식표를 통한 구분은 불가)

그렇게 2년이라는 긴 시간의 구조센터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계류장 내에서 기다란 식물줄기를 입에 덥석 물로 계류장을 활보하던 저어새의 모습을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년 혹은 내후년엔 서해안의 어느 무인도에서 사진과 마찬가지로 나뭇가지를 물고 새끼를 기르기 위해 둥지를 짓는 저어새가 되어 다시 우리에게 나타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계류장 내에서 기다란 식물줄기를 입에 덥석 물로 계류장을 활보하던 저어새의 모습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심각한 멸종위기 동물인 '저어새'... 이런 친구를 치료해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생명을 지닌 모든 동물이 그러하지만, 특히나 지금 당장의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은 그 의미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 예산을 투자해 멸종위기 종의 복원도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게 뿌듯한 마음으로 저어새를 보내주고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크고 작은 개발의 흔적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쓰러져있는 나무, 높게 쌓여진 흙더미, 철근과 콘크리트 지주가 뉘어져있는 모습.... 해마다 구조센터에는 이런저런 사연을 지닌 동물들이 구조되어 들어옵니다. 벌목을 하는 과정에 둥지에서 떨어지고, 자동차에 치이고, 유리창에 부딪히고, 낚싯바늘을 삼켜 목에 걸린 이 친구들이 겪었던 사고를 근본적으로 파헤쳐본다면, 그동안의 우리가 지녀왔던 개발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을지 모릅니다.
다친 야생동물 한 마리, 한 마리 정성을 쏟아 돌본 후 자연으로 돌려보냈는데, 이렇게 무분별한 개발 앞에 수백, 수천, 수만 마리가 또 다시 위험에 빠지게 되는 상황을 보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무기력함에 사로잡힙니다.

다친 야생동물을 치료하고, 종 복원을 통해 그 수를 늘려서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한들, 지금과 같이 그들을 위협하는 요인을 줄여주지 못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일까요? 한쪽에서는 사라져가는 산양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렇게 노력을 기울여 보호하려는 산양이 살아가야 할 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의 노력은 노력으로만 끝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저어새와 야생동물은 서서히, 우리의 욕심이라는 검은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겠죠.

멸종위기 동물... 지켜주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이번 저어새 방생은 한국물새네트워크,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오동필 님의 도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저어새의 간략한 정보를 담고 있는 '인포그래픽 - 저어새편'

2015년 7월 13일 월요일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부족함 없이 받은 소년은 과연... 행복했을까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 라는 동화를 아시나요? 동화에서는 한 소년이 나무에게 열매, 나뭇가지, 그늘 등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게 되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끝내 나무의 밑동만을 남겨둔 채 베어내기까지 합니다. 밑동만 남은 나무는 소년에게 화를 내긴 커녕 자신의 모든 것을 줄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합니다만, 나무로서의 삶은 끝이 나게 됩니다. 그때서야 소년은 후회했지만 돌이키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렸죠.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의 한 장면
(출처 : Google 이미지)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왔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이 순간을 편하고, 안락하게 영유하고 있습니다. 허나 이 과정에서도 분명한 문제가 존재했습니다. 우리가 윤택한 삶을 위해 가져왔던 개발에 대한 욕심은 자연환경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었고, 곳곳의 자연환경이 밑동만 남은 나무처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했거나, 처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이죠.

우리가 자연환경을 희생시켜 지금과 같은 편안한 삶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있기 때문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소년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어 행복하다고 얘기했지만, 현실의 자연환경도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을까요? 아니면, 더 이상 그만하라고, 살려달라고 소리 없이 신음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평창 동계올림픽 중 3일 간의 활강경기를 위해 무참히 쓰러진 가리왕산의 원시림.
산림청은 이전에 희귀생물 자생지로 가리왕산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으나
동계올림픽 단 3일의 경기를 위해, 500년의 역사를 지닌 자연을 무참히 베어냈습니다.
(사진출처 : 녹색연합)


물론, 개발이라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반대하고 막아야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자연환경이 어느 정도 희생되더라도 그 가치가 충분해 많은 이들의 삶에 이익을 주고, 개발 이후에도 자연환경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계획이 수립되어있는 올바른 개발이라면 반대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허나 대부분의 개발은 '꼭 필요한가?' 에 대한 의문을 충족시키기 이전에 '경제적으로 얼마나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 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단순히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다보니 꼭 필요치 않더라도 개발을 하거나, 자연환경 파괴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 등은 뒷전에 놓이기 마련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서는 이러한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만 해도 국립공원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 제 2서해안 고속도로 건설, 서해 경기만 매립을 통한 기가시티 건설, 철새들의 낙원인 흑산도에 공항 건설, 국내 대표적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 대규모 낚시터 건설 등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자연환경 보호에 대한 고민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개발이 계속해서 이루어지려 하고 있습니다.

위의 사례들은 모두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꼭 필요치 않지만 경제적 이윤 추구를 위해 개발을 하려는 점, 자연환경 파괴를 가속화 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번 시간엔 이러한 몇몇의 개발이 자연환경, 더 나아가 야생동물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개발은 '꼭 필요한가?' 에 대한 의문을 충족시키기 이전에
'경제적으로 얼마나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 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단순히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다보니 꼭 필요치 않더라도 개발을 하거나,
자연환경 파괴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 등은 뒷전에 놓이기 마련입니다.


* 설악산, 지리산 케이블카
설악산과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케이블카를 왜 설치하려는 지에 대해서 우선 알아봐야하겠죠? 가장 큰 이유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 입니다. 설악산, 지리산은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해 많은 사람이 오르길 희망하지만 등산의 난이도가 꽤나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산 정상 부근까지 쉽게 오를 수 있는 케이블카가 생기면 등산에 부담을 느껴 포기했던 관광객도 다시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고,  결국 이 곳을 찾는 이가 더 많아 질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장애인, 노약자 등 산을 오르기 어려운 이들이 케이블카를 이용해 산에 오를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곳이 '국립공원' 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많은 이가 국립공원을 단순히 국가가 지정한 관광지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이는 한참 잘못된 생각입니다. 국립공원은 1800년도 중반까지 북미에서 지속된 대규모 자연파괴에 따른 문제와 그동안의 잘못을 깨닫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최초의 제도적 장치입니다. 보존의 가치가 큰 자연환경이 더 이상 인간에 의하여 훼손되지 않도록 개발을 억제해 보호하면서, 자연이 스스로 방어할 기회를 주고 후손에게 현재의 자연 그대로를 물려주기 위한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국립공원의 목표에 견주어 봤을 때, 케이블카는 그 어느 자그마한 장점조차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해선 여러 개의 지주와 구조물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설치되는데, 이러한 구조물은 주변 환경을 훼손하여 야생 동·식물의 삶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주변 식생을 변화시키거나 은신처, 주요 이동로 등이 훼손 될 수 있습니다.

설악산 케이블카 노선 예정 지역에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찍힌 국제적 보호종 산양.
(사진출처 : 녹색연합)


뿐만 아니라 관광객이 많아지길 바라는 것 역시 자연에게는 분명한 문제가 됩니다.
하루에도 수천, 수만 명의 관광객이 케이블카를 이용, 설악산과 지리산에 오르게 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을 지니고, 이를 행하려 노력하지만 분명히 그러지 아니하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등산 후 쓰레기나 부산물을 버리고 오거나 야생동물의 먹이자원이 되는 임산물을 채취하는 등의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도 케이블카로 인해 늘어난 관광객 수에 비례하여 늘어나게 됩니다.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여러 금기사항에 대한 통제나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게 됩니다. 자연은 스스로를 정화하는 능력을 분명히 지니고 있습니다만, 그 능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너무 많은 관광객이 산을 찾게 되면 산은 점차 훼손되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 늘어나는 관광객을 감당하기 위해선 더 많은 등산로가 필요해지고 대피소 같은 편의시설, 안전시설 등도 요구되기 마련입니다. 이로 인해 훼손된 생태계는 병들고, 산이 품고 있는 수많은 생명과 야생동물들 역시 병들게 됨은 당연한 사실이죠. 우리나라에 약 800여 마리 밖에 서식하지 않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산양. 그 중 가장 많은 산양을 품고있는 곳이 케이블카가 설치되려는 설악산입니다. 산양은 케이블카를 타지 않는다는 것을, 케이블카는 산양과 야생동·식물에게 그 어떠한 장점도 주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주셔야 합니다.

산양은 멸종위기 1급, 천연기념물 제 217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부속서 1, IUCN 적색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사진출처 : 녹색연합)


* 흑산도 공항 건설
흑산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주변에 홍도, 만재도 등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이 자리해 있으며, 배낭기미 습지 등을 지니고 있어 서식 환경이 좋아 한반도를 찾는 철새 종의 70%가 흑산도에서 관찰이 될 정도로 생태적 가치가 높습니다. 이러한 가치를 중요히 여겨 국립공원 철새연구센터가 개소해 국내 철새에 대한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흑산도는 매년 50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습니다. 현재는 배를 이용해 접근해야 하므로 기상현상에 따라 접근이 어려운 경우도 1년에 약 100여일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관광객의 수가 다소 적다고 판단했고, 공항을 건설하면 더 쉬운 접근이 가능해 국내 및 해외 관광객이 더 늘어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전남 신안군의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것 입니다.

문제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다수의 생태 전문가는 건설 예정지인 흑산도 예리 초지에 공항이 들어선다는 것은 '철새 대학살' 이나 다름없다며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리 초지는 흑산도 내에서도 세 번째로 많은 철새가 관찰되고, 철새의 중요 먹잇감이 많기 때문에 손꼽힐 정도로 중요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 곳에 공항이 생기는 것은 천혜의 자연 경관을 훼손할 뿐 아니라 예리 지역을 포함해 사업 영향권 내에 서식하는 수십 종의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서식지도 직·간접적으로 훼손하는 결과입니다. (글 인용 : '황소 등 위 황로'...흑산 공항 생기면 사라질 풍경 - 경향신문 김기범 기자)

흑산도에 공항이 생기면, 너른 초지 위에서 유유히 휴식을 취하고
먹이활동을 하는 철새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진출처 : 경향신문)


사실, 새가 많은 곳에 공항이 들어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공항, 비행기는 하늘을 나는 새와 절대로 가까워 질 수 없는 존재입니다. 바로 비행기과 조류의 충돌(Bird Strike)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죠.
비행기 이, 착륙 및 운행 시에는 항상 조류와의 충돌을 주의해야 합니다. 새가 비행기에 부딪혀 기체를 손상시키거나 엔진에 빨려 들어가면 새가 목숨을 잃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비행기를 이용하는 승객 역시도 추락 등의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공항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은 1990~2007년까지의 17년 동안 8만 2,000건의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인명피해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경제적 손실은 천문학적인 금액에 이르고 있지요. 우리나라의 대부분 공항 역시도 크고, 작은 버드스트라이크 피해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조류퇴치팀을 운용하여 새를 공항주변에서 쫓아 사고를 방지하는 활동을 하고 있죠. 하지만 이 역시도 완벽할 수 없습니다. 하물며 철새들의 낙원에서는 더욱 철저하고, 완벽하게 새의 접근을 차단해야 할텐데, 이것이 가능할까요?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흑산도는 1년에 약 100여일 정도는 배로 접근할 수 없는 기상현상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비행기라면 괜찮을까요? 흑산도의 안개일수는 연평균 93.8일 입니다. 비행기 역시 안전성이 확보되기 어렵습니다. 버드스트라이크 외에도 흑산도의 공항과 비행기가 위험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 한 후 수리를 받기 위해 점검 중인 비행기의 모습.
새의 목숨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인명피해를 낼 수 있는 위험한 사고입니다.
(사진출처 : Google 이미지)


공항과 비행기가 필요치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게 흑산도이기에 우려를 금할 수 없는 것 입니다. 흑산도는 말 그대로 철새들의 낙원입니다. 장거리 이동을 한 후 잠깐 쉬어가며 체력을 보충해야 하는 중간기착지로서 그 역할이 중요한 흑산도이지만, 공항이 생긴다면 철새들은 생존에 있어 철저하게 방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날아드는 비행기를 피해야하고, 조류퇴치팀이 쏘아대는 총성에 항상 긴장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또한 지금보다 늘어난 관광객으로 인해 먹이활동과 휴식을 방해받거나 늘어난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 편의시설 등의 개발이 진행된다면 환경훼손이 가속화되는 것도 불 보듯 뻔한 결과입니다.

흑산도의 푸른 하늘 위로 많은 새가 유유히 비행을 하며 수놓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매년 150종, 한반도를 찾는 철새 종의 70% 이상이 발견되어 중간 기착지로서 역할과 가치가 매우 빛나는 흑산도입니다. 그 생태적 가치가 얼마나 높고, 중요하기에 철새 연구센터도 설립이 되어있고,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을까요? 우리는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흑산도에 공항이 꼭 필요할까요? 만약 공항이 생긴다면, 철새는 이제 어디가서 쉬어야 할까요?

흑산도에 위치한 철새연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이전에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미기록종이 흑산도, 홍도 등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습니다.
흑산도가 생태학적으로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진출처 : 국립공원 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


* 국내 대표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 대규모 낚시터 건설
900만 제곱미터 넓이에 해마다 겨울이 되면 멸종위기 종 재두루미를 포함한 수 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오는 국내 대표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는 주남, 동판, 산남 3개의 저수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곳 중 산남저수지에 낚시 공원(선상 낚시 콘도 20개 동과 가두리식 낚시시설 2개 동, 좌대 낚시시설 100개소, 오토 캠핑 야영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곳에 낚시터를 건설코자 하는 창원시 관계자는 주남저수지 중 낚시터 건설 예정인 산남저수지는 철새의 발견 빈도도 낮고, 다른 곳에 비해 생태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이야기 하며 낚시터 건설의 정당성을 이야기합니다. 허나 사실 이 얘기는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약 30여 년간 낙동강에서 조류 조사를 진행해 '낙동강 그 30년의 기록' 의 보고서까지 작성한 이력을 지닌 전국 규모 대학생 조류 연구 모임인 '대학연합 야생조류 연구회' 의 주남저수지 조류 조사 기록에 따르면, 최근 5년 산남저수지에도 천연기념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IUCN 적색목록에 등재 된 보호종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개체수 또한 무시할 수준이 아닙니다.

< 산남저수지 연도 별 천연기념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IUCN 적색목록 등재 보호종 조사 현황 >
2011년 : 검독수리(천연기념물 243-2호, 멸종위기 1급)를 비롯한 큰기러기, 황조롱이 등 보호종 4종 316개체 관찰
2012년 : 큰고니(천연기념물 201-2호, 멸종위기 2급), 독수리(천연기념물 243-1호, 멸종위기 2급)를 포함한 보호종 5종 232개체 관찰
2013년 : 주남저수지에서 보호를 위해 가장 큰 노력을 들이고 있는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멸종위기 2급) 42개체, 흰꼬리수리, 새매 등 보호종 6종 53개체 관찰
2014년 : 참매(천연기념물 323-1호, 멸종위기 2급) 1종 1개체 관찰
2015년 : 잿빛개구리매(천연기념물 323-6호, 멸종위기 2급) 등 3종 96개체 관찰

보호종 외에 조사된 조류의 개체수 역시 매년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연 평균 31.6종 1131개체, 2013년에는 43종으로 생물다양성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조사는 매년 1월, 하루동안 진행되기에 겨우내 이곳에 머무는 조류의 종과 수는 조사 수치를 상회할 것이라는 예측도 할 수 있겠네요.

창원시의 발표와는 다르게 수많은 조류가 산남저수지를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산남저수지가 주남, 동판저수지보다 작은 규모임을 감안한다면 산남저수지가 생태적으로 가치가 훨씬 떨어진다고 속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일 수 있습니다.

해질녘, 휴식을 위해 잠자리로 모여드는 주남저수지의 재두루미
(천연기념물 203호, 멸종위기 2급).


땅을 마구 파헤쳐 높은 건물을 짓는 것도 아니고 낚시터 정도 만드는 것이 환경에 큰 문제가 되냐 싶겠지만 이 역시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닙니다. 낚시라는 행위 자체가 야생동물에게는 사실상 큰 위험요소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낚시를 하면서 버려지는 낚싯줄, 낚싯바늘, 납추 및 쓰레기는 자연환경 오염과 더불어 야생동물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또 낚시를 하려는 인구의 잦은 출입은 야생동물의 휴식과 먹이활동 등을 방해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 관련 글 : 우리의 취미생활, 그리고 고통 받는 야생동물 - 낚시
                   2번의 방생, 3번의 구조 다가올 겨울 다시 피어나는 '큰고니의 꿈' )

낚시터가 생긴다면 산남저수지의 생태계만 위협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남, 동판, 산남 저수지는 서로 굉장히 인접해있어 환경적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산남저수지의 오염과 훼손은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주남, 동판저수지로 확장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무심코 버려진 낚싯줄에 큰고니의 혀와 부리가 감겼습니다. 


주남저수지는 창원시의 대표적인 자연환경 자원입니다. 2008년엔 람사르총회를 개최하기도 했으며, 주남저수지를 대표로 친환경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환경수도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런 곳에 낚시터가 들어선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철새 보호를 위해 주남저수지 근처에 개발이 제한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주민도 있다는 남모를 고충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허나 낚시터가 만들어 진다면, 그 동안 주남저수지를 보호하고 환경수도를 자청하며 행해왔던 그 노력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과 그 주변에 유유히 떠있는 큰고니의 모습입니다.
누군가에겐 편안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질지 모르겠습니다.
허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는 굉장히 위태로운 모습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온 탓일까요? 그동안 우리는 자연이 내고 있는 신음을 듣지 못했나 봅니다. 아니, 어쩌면 귀를 막고 외면하며 지내왔을 수도 있겠죠.
뒤늦게나마 자연환경의 위기를 깨닫고 더 이상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자연환경 보호와 개발의 반대를 외치며, 구석구석에 산재해있는 개발욕구과 맞서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피어나는 개발욕구를 막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해마다 구조센터에는 이런저런 사연을 지닌 동물들이 구조되어 들어옵니다. 벌목을 하는 과정에 둥지에서 떨어지고, 자동차에 치이고, 유리창에 부딪히고, 낚싯바늘이 목에 걸린 이 친구들이 겪었던 사고를 근본적으로 파헤쳐본다면, 그동안의 우리가 지녀왔던 개발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을지 모릅니다.
다친 야생동물 한 마리, 한 마리 정성을 쏟아 돌본 후 자연으로 돌려보냈는데, 이렇게 무분별한 개발 앞에 수백, 수천, 수만 마리가 위험에 빠지게 되는 상황을 보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무기력함에 사로잡힙니다.

이쯤 되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나무는 소년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고 정말 행복했을까요? 정말 확실한 건 나무에게 모든 것을 받은 소년은 행복하지 못했다는 것 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 에선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밑동만 남겨둔 채 베어지고 있고, 이는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돌이킬 수 없는 그 때가 온다면 절대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요.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를 예방해야합니다.
동화속 소년이 지금의 현실을 살아가는 실존인물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목소리를
높혔을 것 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그 때가 온다면 절대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이죠.

(사진출처 : Google 이미지)

녹색연합 산양 보호 및 케이블카 건설 반대운동 후원

환경부 홈페이지 민원신청란 (설악산 케이블카, 흑산도 공항, 주남저수지 낚시터에 관한 모든 민원 신청 가능)
강원도청(케이블카), 신안군(흑산도 공항), 창원시(주남저수지 낚시터) 홈페이지를 통한 민원 신청 가능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5년 6월 24일 수요일

방생, 끝나지 않은 이야기 (GPS 추적 장치에 대하여)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해마다 구조한 동물을 치료하고, 여러 가지 재활 훈련을 통해 야생에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몇몇의 동물은 안타깝게도 영구장애 판정을 받고 자연으로 돌아가기 어려워 안락사를 고려하기도 하지만, 회복되어 자연으로의 방생이 가능한 동물은 자연으로 되돌아갑니다. 하지만, 자연으로 돌아간다 해도 저희의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때때로 방생되는 일부 야생동물에게는 GPS 추적기를 부착하여 이들의 삶을 추적하는 연구가 진행됩니다. 추적을 통해 얻어지는 여러가지 자료는 많은 연구에 도움이 됩니다. 축적된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머물고 있는 서식지의 환경이나 이동경로, 행동반경이 어떻게 되는지 등 생활사의 부분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고, 이렇게 축적된 자료는 야생동물의 보호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GPS 추적 장치에 따른 약 열흘간의 좌표들입니다.


이전에 주로 사용했던 VHF 추적 방식은 일정한 시간 간격에 의한 정확한 좌표 값을 받아 내기 힘듭니다. 뿐만 아니라 굉장히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며, 모두 다 현장으로 나가 두손 걷어 부치고 뛰어야 하지요. 무엇보다도 조사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반면에 GPS 추적 장치는 설정에 따라 하루 수차례 위치좌표를 얻을 수 있어 다소 편하게 많은 데이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일정기간이 지나면 장비 스스로 떨어질 수 있도록하여 장비의 수거에 용이합니다. 무엇보다도 추가적인 비용(유류비, 인건비, 추적 장비의 추가비용)이 발생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추적장치입니다. 물론 배터리의 수명은 한정적이며, 장비 자체도 조금은(?) 비싼 고가의 장비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연구에 사용되는 것인지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추적 중인 야생동물의 행동이 이상하거나 무언가 의심스러울 때, 추적을 통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장소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 장소에서 폐사체로 발견이 된다면, 그 곳에 어떤 위협요인이 있었으며, 폐사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를 확인한다면 추후 같은 종 방생 시 고려하여 방생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관련 연구에 접목시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수리부엉이는 도로를 넘나들어 조금은 위험하지만, 확실한 자신의 서식지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좌표 값을 토대로 만약 현장에 나가 조사한다면 수리부엉이 서식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동물에게 이러한 추적기를 부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추적기는 방생동물의 체중과 상태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서 부착합니다. 첫 번째로 추적기의 무게는 체중의 약 3~4% 이내로 제한합니다. 보통 수리부엉이의 무게는 2kg 내외이므로 60~80g 정도인데 실제 부착하는 추적기의 무게는 65g 정도로 부피에 비해 가벼운 것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두 번째로 배터리의 방전과 추적의 종료시점을 고려해 자연적으로 떨어질 수 있도록 제작된 줄을 사용합니다. 추적기를 부착하기 전에는 실제로 해당 종에게 모의 추적기를 부착하여 추적기로 인한 불편함이나 이상이 없는지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진행하게 됩니다.

추적기를 단 동물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의 동물이 이러한 불편함을 감내해 준다면,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고, 더 많은 야생동물의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수리부엉이에게 GPS 추적기를 부착한 모습


방생 후, 이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위치추적만으로 동물의 모든 생활사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얻어지는 소중한 정보는 위기에 처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야생동물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