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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4일 수요일

방생, 끝나지 않은 이야기 (GPS 추적 장치에 대하여)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는 해마다 구조한 동물을 치료하고, 여러 가지 재활 훈련을 통해 야생에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몇몇의 동물은 안타깝게도 영구장애 판정을 받고 자연으로 돌아가기 어려워 안락사를 고려하기도 하지만, 회복되어 자연으로의 방생이 가능한 동물은 자연으로 되돌아갑니다. 하지만, 자연으로 돌아간다 해도 저희의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때때로 방생되는 일부 야생동물에게는 GPS 추적기를 부착하여 이들의 삶을 추적하는 연구가 진행됩니다. 추적을 통해 얻어지는 여러가지 자료는 많은 연구에 도움이 됩니다. 축적된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머물고 있는 서식지의 환경이나 이동경로, 행동반경이 어떻게 되는지 등 생활사의 부분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고, 이렇게 축적된 자료는 야생동물의 보호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GPS 추적 장치에 따른 약 열흘간의 좌표들입니다.


이전에 주로 사용했던 VHF 추적 방식은 일정한 시간 간격에 의한 정확한 좌표 값을 받아 내기 힘듭니다. 뿐만 아니라 굉장히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며, 모두 다 현장으로 나가 두손 걷어 부치고 뛰어야 하지요. 무엇보다도 조사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반면에 GPS 추적 장치는 설정에 따라 하루 수차례 위치좌표를 얻을 수 있어 다소 편하게 많은 데이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일정기간이 지나면 장비 스스로 떨어질 수 있도록하여 장비의 수거에 용이합니다. 무엇보다도 추가적인 비용(유류비, 인건비, 추적 장비의 추가비용)이 발생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추적장치입니다. 물론 배터리의 수명은 한정적이며, 장비 자체도 조금은(?) 비싼 고가의 장비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정확히 어떤 연구에 사용되는 것인지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추적 중인 야생동물의 행동이 이상하거나 무언가 의심스러울 때, 추적을 통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장소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 장소에서 폐사체로 발견이 된다면, 그 곳에 어떤 위협요인이 있었으며, 폐사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를 확인한다면 추후 같은 종 방생 시 고려하여 방생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관련 연구에 접목시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수리부엉이는 도로를 넘나들어 조금은 위험하지만, 확실한 자신의 서식지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좌표 값을 토대로 만약 현장에 나가 조사한다면 수리부엉이 서식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동물에게 이러한 추적기를 부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추적기는 방생동물의 체중과 상태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서 부착합니다. 첫 번째로 추적기의 무게는 체중의 약 3~4% 이내로 제한합니다. 보통 수리부엉이의 무게는 2kg 내외이므로 60~80g 정도인데 실제 부착하는 추적기의 무게는 65g 정도로 부피에 비해 가벼운 것을 부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두 번째로 배터리의 방전과 추적의 종료시점을 고려해 자연적으로 떨어질 수 있도록 제작된 줄을 사용합니다. 추적기를 부착하기 전에는 실제로 해당 종에게 모의 추적기를 부착하여 추적기로 인한 불편함이나 이상이 없는지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진행하게 됩니다.

추적기를 단 동물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의 동물이 이러한 불편함을 감내해 준다면,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고, 더 많은 야생동물의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수리부엉이에게 GPS 추적기를 부착한 모습


방생 후, 이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위치추적만으로 동물의 모든 생활사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얻어지는 소중한 정보는 위기에 처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야생동물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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