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11일에 서산 천수만에 다녀왔습니다.
서산에 계시는 김신환 원장님이 천수만에 도래하는 기러기들을 위해 볍씨 나눠주기 행사를 하신다기에 저희도 바쁜 일정을 겨우겨우 마치고 자원봉사차 참여하였습니다. 그 날 오전에는 천수만에 방생할 수 있는 개체들에게 인식표와 인공위성 추적기를 다는 작업을 했죠.
워낙 천수만에는 다양한 종류의 동물을 볼 수가 있어 항상 갈 때마다 괜히 흥분하곤 합니다. 특히나 이 날에는 김영준 수의사 선생님의 특별 손님인 미국 덴버 동물원의 dave 수의사 선생님도 함꼐여서 더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한국의 야생 조류를 직접 보여준다는 사명감이 들었죠.
먼저 김신환 동물병원에서 볍씨를 나눠 담았습니다. 이 때 천재교육에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를 '우등생논술'이라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월간지에 소개하기 위해 촬영차 오신 두 직원분께서도 도와주셨습니다. 그렇게 볍씨를 차에 나눠 실고는 천수만으로 향했죠.
밀렵감시초소에 도착해서는 먼저 방생을 위해 잠시 차를 세우고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습니다. 이 곳에서 말똥가리 한 마리와 큰기러기 한 마리를 방생했는데요. 말똥가리는 농약에 2차로 중독되어 서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으나 센터에서 진료와 재활 관리를 받고 완치되어 방생할 수 있을 만큼 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큰기러기는 별 다른 외상 없이 원충에 감염된 채로 구조되서 구충과 적절한 재활을 통해 방생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dave 선생님이 방생에 참여해 주셨는데요. 저 멀리까지 잘 날아가는 모습이 기분이 좋습니다.
큰기러기도 이 곳에서 방생을 했는데요.
방생한 큰기러기의 모습입니다. 등쪽에 인공위성 추적기와 목에 인식표가 보이시나요? |
센터 계류장에서는 곧잘 날더니 천수만에 오고서는 걸어서 물가로 가는 모습이네요. 그 날 오전에 인공위성 추적기와 neck band를 장착했습니다.
천천히 오리 무리로 다가갑니다. |
이 주변에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들이 주로 많이 모여 있었는데요. 그 무리로 조심히 다가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기분이 좋은지 날개를 펼치는 모습입니다. |
다소 오리들이 반기지 않는 눈치였지만 그래도 잘 어울리는 듯 했습니다. 잘 돌아갔겠죠?
방생이 끝나고 볍씨를 나눠주기 위해 천수만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우릴 반겨주는 새들이 있었는데요. 영상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큰고니 가족을 촬영한 모습입니다. 유조 6마리와 성조 2마리가 같이 있는데요. 아마도 엄마 아빠와 자식 6마리로 자식을 많이 낳은 듯 하네요. 얼마나 아름답나요? 그 뒤로는 물닭 두 마리가 따라가고 있네요.
그리고 쇠부엉이도 볼 수 있었는데요. 저에게는 보기 귀한 종이라 너무 기뻤습니다. 날아갈까 조마조마하며 조용히 촬영했습니다.
그렇게 볍씨를 나눠주는 곳까지 가는 동안 이 외에도 여러 새를 볼 수 있었습니다.
볍씨를 나눠주는 곳에 도착해서 볍씨를 내리고 김신환 원장님께 설명을 들었습니다. 드디어 먹이를 나눠주는군요. 눈 위로 여러 동물의 발자국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영준 수의사 선생님과 김신환 원장님의 모습 뒤로 이 글을 쓰고 있는 직원이 열심히 일합니다. |
영준 선생님이 잘 찍으라고 하시는 것 같네요. 저는 뒤에서 열심히 볍씨를 깔고 있습니다. 많이들 와서 먹고 간다고 하는 군요. 매일 이 작업을 하신다고 합니다. 가끔 자원봉사자 분들도 참여하신다고 하구요.
영준 선생님께서도 열심히 볍씨를 깔며 하시는 말이 사진 좀 잘 찍으라고 .. |
김희종 수의사 선생님께서도 열심히 볍씨를 깔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말 고르게 하십니다. |
저희 단체 컷입니다. 영준 선생님은 사진 찍으시느라 안보이네요. 사진에 있는 분들 모두 열심히 일했습니다. 꽤나 초췌한 모습이죠? 추웠답니다. |
dave 선생님도 좋은 추억 가지고 미국으로 돌아가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좋은 일도 하고 방생도 한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덧붙여서, 요즘 수렵이 풀려 덩달아 밀렵 사고도 많아졌는데요. 그로 인해 저희 센터 내 계류장에는 동물이 없는 곳이 없고 심지어 장이 부족해서 간이 계류장을 만들어 사용하는 상황에 습니다. 수렵으로 폐사한 동물을 먹고 납중독으로 들어오는 개체도 있도 있구요. 이 새들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총에 맞아야 했을까요. 사람은 총에 맞아도 살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새들이 총에 맞아 더 이상 날지 못하거나 발을 쓰지 못한다면 이 새들은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들마저 없어져 버린다면 사람들은 인생을 더 잘 살 수 있을까요.
가까운 하늘에 나는 새도 우리와 같은 아픔을 느끼는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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