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들과 더불어 구조센터에서는 기본적으로 조난당한 야생동물의 구조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2017년도에는 어떤 동물이 어떤 이유로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로 오게 되었을까요?
2017년도 총 1,063마리의 야생동물이 구조되어 전년 대비 9.9%가 증가한 숫자였습니다. 야생동물들이 사고를 더 많이 당했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야생동물을 생각하고 걱정하는 시민들이 더 늘어 전에는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경우에도 저희에게 연락을 더 주신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2013년 특수하게 밀렵으로 동시 접수된 259마리의 뱀을 제외한 일반적 구조는 688마리로
2012년부터 구조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1,063마리 중 126마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50마리는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이었으며, 분류군으로는 조류가 786마리로 73.9%, 포유류는 274마리로 25.8%, 그 외 자라 등의 파충류 3마리가 구조 되었습니다.
구조동물 분류군별 비율 |
가장 많은 조난 원인은 미아(어미를 잃었다고 오인한 것 포함)로 전체 28.6%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는 전선/건물 충돌(18.4%), 차량 충돌(17.5%) 인가침입(6.9%)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놀라운 점은 1063마리 중 862마리가 사람에 의해서 사람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들로 인해 조난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862마리는 2017년도 전체의 81.1%를 차지하는 숫자로 거의 대부분이라고 바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하는지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조류는 총 77종 786개체가 구조되었으며, 주요 조난 원인으로는 미아(오인 포함) 전선/건물 충돌, 인가침입, 차량충돌로 나타났습니다. 미아는 263마리로 33.5%, 전선/건물과의 충돌은 196마리 24.9%로 두 가지 원인이 무려 58.4%를 차지합니다. 두 가지 원인에 대한 예방책만 마련하더라도 조류의 조난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이죠.
조류 구조원인별 건수 |
전체 조류 분류군 비율에서는 오리과가 20.1%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올빼미과(13.4%), 비둘기과(11.2%), 매과(10.4%) 등의 순이었습니다. 조류의 종별로는 흰뺨검둥오리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멧비둘기,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등입니다. 기타에 들어간 조류는 물까치, 새호리기, 중대백로, 직박구리, 어치, 물총새, 쇠백로, 올빼미, 큰소쩍새, 검은등뻐꾸기, 큰덤불해오라기, 황로, 매, 쇠기러기, 쏙독새, 오색딱다구리, 중백로, 청딱다구리, 칡부엉이, 큰부리까마귀, 큰오색딱다구리, 큰회색머리아비, 가마우지, 검은댕기해오라기, 귀제비, 꼬마물떼새, 꾀꼬리, 대백로, 멧도요, 물닭, 붉은머리오목눈이, 붉은배새매, 뿔논병아리, 쇠딱다구리, 알락할미새, 조롱이, 파랑새, 해오라기, 곤줄박이, 노랑턱멧새, 논병아리, 덤불해오라기, 메추라기, 멧새, 바다쇠오리, 방울새, 붉은왜가리, 삑삑도요, 상모솔새, 아비, 청둥오리, 큰기러기, 황새, 후투티, 흑꼬로도요, 흰꼬리수리, 힝둥새입니다. 대부분의 야생동물이 그렇지만 흰뺨검둥오리는 여름 번식기에 미아로 구조되는 경우(5월~7월)가 대부분인데도 1년 구조 건수가 가장 많습니다.
조류 구조 비율 |
흰뺨검둥오리 월별 구조 건수 흰뺨검둥오리 월별 구조 비율 |
포유류는 13종 274개체가 구조 되었으며 우리나라의 야생동물 포유류 중 상대적으로 개체수가 많고 인가나 도로에서 쉽게 발견되는 고라니(73.7%)와 너구리(15.3%)가 구조 동물의 89%나 되었습니다.
포유류 구조 동물 비율 |
고라니 조난 원인은 주로 차량충돌입니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 대비 도로의 밀도가 굉장히 높고 저지대에 주로 서식하는 고라니의 특성상 도로를 만나는 빈도가 높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전체 구조원인의 60.9%를 차지합니다. 이 %는 살아서 구조센터에 구조된 고라니만 포함된 수치이기 때문에 길에서 죽어간 고라니까지 포함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미아(납치) 문제는 여전히 많이 발생하여 두 번째 빈도가 높은 원인으로 기록 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농수로 고립, 포식자 공격, 그물에 얽힘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2017년도에 개에 의한 공격, 포식자 공격 사례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전체 구조건 수에 비해 낮은 수치이지만 증가 추세로 반려견의 산책, 유기되어 야생화된 들개에 대해 우리 모두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고라니 사고 원인 비율 |
너구리의 주요 조난원인은 기생충 중감염입니다. 개선충이라는 기생충인데 이 개선충은 몸 전체에 털이 빠지고 피부가 갈라지며, 탈수, 극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기생충입니다.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먹이활동이 제한되고 그로인해 체중감소, 탈수, 면역력 감소 등 악순환이 되어 폐사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기생충입니다. 한 식구가 같은 굴 생활을 하는 너구리의 특성상 한 마리만 감염되더라도 가족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높고,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는 생태도 너구리간 전염의 가능성을 높여서 너구리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보입니다.
너구리 사고 원인 비율 |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야생동물의 번식기인 5~7월에는 야생동물따라 구조센터도 바빠지는데요. 월별 구조 동물 비율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3개월의 구조 수가 전체 구조 수의 54.7%를 차지 할 정도로 번식기의 구조센터는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시기입니다.
월별 구조 동물 건수 월별 구조 동물 비율 |
2016년과 2017년도 월별 구조 건수를 비교해보면 2017년도도 2016년도와 마찬가지로 번식기 구조가 집중된 형태를 보였습니다. 전체적인 추세는 비슷하지만 번식기 집중도가 2016년도에 비해 더욱 심화 되었습니다.
월별 그래프를 보면 번식기를 제외하고 철새들이 오는 시기(12월)에 구조 수가 늘었다가 철새들이 떠난 시기(3월, 10월)에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년 대비 월별 구조 건수 |
그러면 가장 바쁜 번식기에 구조원인은 어떻게 될까요? 전체 구조원인에서도 보셨듯이 미아로 구조되는 개체가 가장 많은데요. 번식기 구조원인은 압도적으로 미아가 많았습니다. 50%에 육박한 46.8%입니다. 절반 이상이 번식기인 5~7월에 구조가 되고 그 절반이 미아로 구조되는 것이죠. 이 미아 중에는 정말 어미를 잃은 경우도 있지만 사람이 어미를 잃은 것으로 오인하여 구조하는 경우, 자신의 집, 회사, 창고에서 발견하여 이소까지 두지 못해 구조센터로 오는 경우,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곳에서 떨어져 미아가 된 경우 등 많은 원인이 있는데요. 우리가 조금만 야생동물을 배려한다면 구조센터에 오지 않고 어미의 품에서 자라나 온전히 자연의 품으로 갈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짧게는 1달에서 길게는 2달만 아기새들의 울음소리를 노랫소리라 여기고 이해하며 더불어 살아간다면 생명을 살리는 일에 모두 동참할 수 있습니다.
5~7월 구조 원인 분석, 미아가 압도적으로 많다. |
지역별 구조 건수는 어떨까요? 가장 많이 구조가 된 지역은 아산시입니다. 다음으로는 천안시, 예산군, 서산시, 홍성군 순입니다. 야생동물의 구조는 사람이 발견하고 신고를 하기 때문에 인구가 많은 천안시, 아산시에서 구조가 많이 된 것으로 보이고, 인구가 더 많은 천안시보다 아산시에서 구조가 많은 이유는 아산시 내 민간단체의 적극적 협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구조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3순위인 예산군은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소재한 곳으로 구조센터의 존재가 많이 알려져서 인지 구조 수가 많았습니다.
지역별 구조 수 |
구조된 1,063마리의 야생동물 중 454마리(42.7%)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실제적으로 구조센터에서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태인 폐사체와 DOA(dead on arrival, 구조 혹은 이송하는 과정에서 폐사한 경우. 접수 후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이나 24시간 이내 폐사한 경우를 포함)를 제외한 실질 방생율은 54%입니다. 구조된 야생동물의 절반정도만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야생동물을 구조,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세부적으로 알아보면 치료 가능성이 없거나, 치료를 하더라도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해 안락사 되는 야생동물이 186, 치료 중에 죽은 야생동물이 176마리, 통계 기준일에 센터에 머물고 있는 계류, 다른 기관으로 이첩한 경우,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구조센터 내부에서 야생동물이 처한 위협들을 방문객들이게 알리는 교육동물이 24마리, DOA가 170마리, 폐사체가 53마리입니다.
작년대비 구조 결과 분석. 폐사율, 안락사 줄고 방생율은 증가하였다. |
작년대비 실질 구조 결과 분석 |
지난 6년 구조결과를 분석해 보면 2013년도 밀렵에 의한 단체 구조인 뱀(259마리) 같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2012년부터 매년 구조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방생율도 2016년 소폭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년 사고를 당하는 야생동물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야생동물에 대한 인식이 좋아져 신고가 늘어나 충남 지역 어딘가 홀로 죽어가는 야생동물이 줄어들고 있다고 믿고 싶네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바쁘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물러가고 완연한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야생동물에게도 따뜻하기만한 봄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안병덕 재활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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