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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8일 금요일

안녕하세요!!! 저는 너구리 '클라라' 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너구리 '클라라' 입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를 여러분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아니, 저와 비슷한 처지의 많은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랄까요?? 그게 더 정확하겠네요!!!


너구리 '클라라'는 야생동물입니다. 그리고 현재 충남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간이 지난 후에는 자연으로 돌아가 야생동물로써 살아갈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불가능' 입니다. 클라라는 앞으로도 계속 치료센터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기관에서 보호를 받으며 지내야합니다.

보통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구조되어 들어오는 야생동물들 중 약 30% 정도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반대로 70% 정도는 치명상을 입어 죽거나, 신체가 온전치 않아 영구장애  판정을 받는 등 여러가지 이유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놓여지게 된다는 뜻이겠지요. 그렇다면 클라라는 그 70%의 동물들에 속할 것 입니다. 어떤 치명상을 입었기에 돌아갈 수 없을까요??
클라라는 신체적으로 아무런 이상 없이 건강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가 이 친구를 붙잡아두고 있습니다.

사람의 품에 안겨있는 너구리... 어떠신가요? 이 모습이 마냥 좋아보이시진 않으셨으면 합니다.


바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심지어 따르고 있다는 점 입니다. 
야생동물이 사람에게 '각인'이 되거나 따르게 된다라는건 무엇을 의미할까요...그런 친구들은 야생동물이지만 야생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인간에게 가까워진 동물은 인간 거주지 주변에 머무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수많은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인간 거주지 주변의 도로 위에서 사고를 당해 싸늘하게 식어갈 수 있고, 사람에 의해  포획되거나 개, 고양이에게 물려 희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이러한 많은 위험부담을 지니고 있는 친구를 건강하다는 이유로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습니다.
다시 너구리 '클라라'의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요.
클라라는 새끼 때 일반인께서 구조를 하셨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 발견하셨고 구조를 진행하셨는지 까지는 알 수 없지만 믿고 싶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납치가 아니셨기를요.) 구조된 클라라는 약 2개월 동안 일반인께서 가정집에서 길러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2개월이 이 야생동물의 평생을 결정지어 버렸습니다. 구조센터에 왔을 때는 이미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전혀없는 '강아지' 같은 상태였습니다. 
클라라를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보았습니다. 최대한 사람의 접촉을  줄이며 보살피고 이중각인이라도 기대하며 다른 너구리들과 합사도 시켜보았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오히려 다른 너구리들에게 공격당하기 일쑤였죠. 결국 이 너구리는 다시 사람의 품에 안길 수밖에 없었고 '클라라'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결국 클라라는 자기가 좋아하고 따르는 사람과 함께 살게되었습니다. 덕분에(?) 먹이걱정이나 자신을 위협하는 여러 요인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과연 행복할까요??

클라라의 어릴적 모습입니다. 구조 당시의 클라라는 구루병을 앓고 있었고,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다른 새끼 너구리들보다 절반정도 작은 크기를 보였습니다. 성장이 필요한 시기에 충분한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서 더뎌진 것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조금만 검색 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인 분들이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계시거나 기르시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 심지어 그러길 희망하는 분들도 넘쳐난다는 것을요. 하지만 이들은 야생동물을 기르기 위한 환경이나 전문적 지식 등을 갖추지 않은 말 그대로 일반인 분들이 대부분 입니다. 오늘 '클라라'가 여러분께 해드리고자 하는 이야기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희도 알고있습니다. 이렇게 귀여운 친구들을  발견했을때 관심이 가고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는 것을요!!! 그러나 그것은 정말로 위험하고 잘못된 생각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야생동물을 일반인이 보호하거나 포획하게되는 경우는 새끼동물을 발견 했을 때 발생하게 됩니다. 
( 새끼동물을 발견하셨을때 올바른 대처 및 구조요령은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http://cnwarc.blogspot.kr/2014/03/blog-post_29.html )

새끼동물은 어미의 보호를 필요로 합니다. 야생동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그들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바탕으로 야생동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여러 곳의 보호기관 직원들 역시 매년 새끼동물을 키워내고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수많은 노력과 고민을 거듭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공통된 생각을 하게 될 것 입니다. '새끼동물을 어미보다 더 잘 길러낼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라구요. 하물며 야생동물을 관리하는데 요구되는 많은 부분을 충족하지 못하는 일반인이 새끼동물을 보호하거나 길러낼 때 후에 자연으로 돌아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만큼 훌륭히 길러내 주실 수 있는 분이 얼마나 계실까요?

사람이 아무리 노력한들 어미 삵보다 이 친구를 더 잘 길러낼 수 있을까요?? 


이처럼 일반인 분들이 야생동물을 장기적으로 보호하거나 기르실때 굉장히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곤 합니다. 우선적으로 앞서 말씀드렸던 '각인'이나 사람을 따르게 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을까요??

한 예로 어린 수리부엉이가 처했던 이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어린 수리부엉이를 일반인께서 구조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꽤 장기간 이 친구를 돌보셨습니다. 후에 이 친구에게 건강상 문제가 발생을 하였고 저희에게 구조신고를 하셨습니다.
모든 동물을 어릴 때 빠른기간 내에 많은 성장을 하게 되고 이에따라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먹이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어린 수리부엉이를 구조하셨던 일반인께서는  그러한 부분을 충족시켜주지 못하셨습니다. 아마도 다양한 먹이를 공급해주기 위해서는 번거로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셨겠지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발견되었고 결국 이 수리부엉이는 안락사가 되었습니다.

수리부엉이를 구조하셔서 보호하셨던 일반인께서는 이런 상황을 예상이나 하셨을까요? 분명히 이 친구를 지켜주고싶고, 보호해주고싶은 마음에 하셨던 일이었을텐데 그것이 결국 이 친구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결과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좌 : 정상 수리부엉이의 방사선 사진 // 우 : 일반인이 보호한 수리부엉이의 방사선 사진
일반 가정집에서 새끼 수리부엉이를 구조한 후 부적절한 환경과 사육방법으로 보호했을때 이러한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역시 좋은 마음으로 보호하셨겠지만 저 새끼수리부엉이의 예후는 참담함 그 자체였습니다


야생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닙니다.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더군다나 가정집에서 기르시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몇몇 분들은 야생동물을 기르시다가 질병이 발생하거나 더 이상 기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방생'이라는 단어로 그럴싸하게 포장한 '유기'를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자연으로 돌아간 야생동물이 정상적으로 삶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아마 불가능할 겁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야생동물을 보호하시게 되면 최대한 빨리 관련기관에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관련 기관은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치료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야생동물을 일반인이 발견해서 보호를 하다가 각인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이더라도 건강하게 평생 책임지면서 잘 길러내면 그것도 의미 있는 것이 아니냐"  라구요.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사람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 된 것 일 겁니다....

야생동물에게 가장 의미있는 삶은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몰라도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고, 흙이 있고, 숲이 우거지는 야생에 있을 때가 아닐까요??

한번쯤 깊은 고민을 해주세요, 어떠한 것이 야생동물을 위하는 것이고 정말 의미있는 것인지를...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4년 7월 11일 금요일

집을 잃어버린 딱새 식구


어미 딱새와 새끼들

4월 8일 어느 학교로부터 딱새들이 구조되었습니다.
어미 딱새 한마리, 아직 깨지 않은 알과 깨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두마리 였습니다.
그들의 사정을 알게 된다면 실은 '구조'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강의실에 둥지를 튼 딱새.
시끄럽다는 것, 똥을 싸기 때문에 강의실이 더러워 진다는 것
이런 이유로 강의실에서 쫓겨난 것입니다.

센터로 오게된 이들 식구는 센터의 야외계류장 한 칸에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이사로 인해 스트레스 받았을 어미가 새끼들을 잘 돌볼 수 있을지 모두들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중 다음날 아주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또 한번의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ICU 안에서라도 새끼를 돌보려는 어미 딱새
다행이란 생각도 잠시...
어미는 결국 새끼들을 포기해버리고 맙니다.
차라리 아주 조용한 곳에 둥지를 옮겨두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어미에게도 새끼들에게도 너무 미안했습니다.

이처럼 작은 조류는 새끼가 알을 까고 둥지를 나가기까지는 거의 한달 안이면 충분합니다.
강의실에서 그대로 두었더라면...조금만 배려해주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는 몸이 불편한 한명의 학생을 위해 강의실을 옮겨주었다는 기사가 문뜩 떠올려집니다.

2014년 7월 3일 목요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치료센터의 여름나기

무더운 여름은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무척이나 힘겨운 계절임에 틀림 없을 것 입니다. 정상적인 야생동물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그늘을 찾고 물에 들어가 몸을 적실 수 있지만 계류상태의 동물들은 한정 된 공간에서 불편함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니 신경을 써주어야 합니다.

특히나 장기간의 재활기간을 요하는 야생동물들이 머물고 있는 충남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는 재활기간동안 조금이라도 더 불편함을 줄이고 생활할 수 있게끔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름을 맞아 야생동물들의 더위를 해소해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 이겠지요!! 무더운 여름에는 급수대에 담아 준 물이 금방 오염되거나 녹조가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때문에 물을 자주 갈아주어야 합니다. 또한 물을 이용해 털과 깃을 손질하고 청결을 유지하는데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물 급여에 신경을 써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을 받아줄때는 물을 담는 급수대의 특징(크기, 재질, 모양)과 야생동물 특성에 따른 물의 양을 충분히 고려해야합니다. 급수대의 바닥이 미끄러울 경우 급수대 내에서 야생동물이 미끄러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부리힘이 강한 독수리의 경우 재질에 따라 급수대를 '파괴'해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물의 양이 너무 많을 경우 야생동물이 빠져나오질 못해 익사하거나 저체온증을 앓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물이 너무 적을 경우 충분히 몸을 적시기 어려울 수 있겠지요??

독수리 '광주'가 새로 제공해준 급수대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존의 급수대는 시멘트로 만들어져 녹조가
쉽게 끼고 자칫 야생동물이 부딪혔을때 상처를 입기 쉽다는 단점이 있었기에 새로운 급수대를 제공해주었습니다.



급수대를 통한 물 제공 외에도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주변과 몸을 적셔줌으로써 더위를 막아 주기도 합니다.  스프링클러의 경우 계류장 내부 전체를 적절하게 적셔줄 수 있도록 설치가 되어야하며 너무 오랜시간 작동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간동안 작동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류장 내부 전체를 적절히 적셔줄 수 있도록 설치한 스프링클러의 모습
보통 스프링클러를 천장에 붙여 설치하는 것과는 다르게 바닥에 설치해줌으로써
스프링클러 본연의 역할 외에도 너구리의 다양한 반응과 행동을 유도해보았습니다. 










더위를 식혀주기 위해서는 '물' 외에도 그늘을 제공해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햇빛을 어느정도 차단해주기위해 차광망을 설치해주거나 몸을 숨길 수 있는 은신처를 제공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차광망을 부착해주는 경우에는 동물이 차광망에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동물이 차광망에 접촉할 수 있다면 차광망을 뜯어내거나 신체일부가 얽히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반드시 계류장 바깥부분에서 부착을 하거나 동물이 닿을 수 없는 높이에 부착을 해야 합니다.


차광망을 설치해 그늘을 제공해주는 모습입니다. 동물들이 필요시 스스로 그늘을 찾아 더위를
피할 수 있습니다. 차광망 부착시에는 동물이 접촉할 수 없게끔 고려하여 부착을 해야 안전합니다.



은신처를 제공해주는 것 역시 햇빛을 차단해주어 더위를 어느정도 피할 수 있게끔 해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은신처를 제공해줌으로써 상황에 따라 자신을 은신시켜 안정을 취하도록 해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은신처는 대부분의 야생동물들에게 필수적으로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은신처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수리부엉이 '코리'의 모습입니다. 
꼭 은신처를 만들어 제공해주지 않더라도 동물 특성에 맞게끔 계류장 내부를 꾸며줌으로써 은신을 도울 수 있습니다
위의 고라니는 계류장 내의 풀안에 숨어 안정을 취하고 빛을 피하며 더위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신선한 물을 제공하거나 햇빛을 차단해주고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 외에도 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현재 이곳에서는 너구리들에게만 종종 시행되고 있는 방법인데요!! 그것은 바로 먹이급여시 차갑게 제공해주는 것 입니다. 예를들어 기호성이 좋은 과일 등을 물과 함께 얼려서 제공해주는 것 입니다. 너무나 더운 날에는 이와같은 방법으로도 더위를 식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얼은 사과에 관심을 보이고 먹으려고 시도하는 너구리 '클라라'의 모습입니다 ^ㅡ^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치료센터의 동물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여름을 이겨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있습니다. 물론 직원들 역시 이를 돕기위해 신경을 쓰고 있지요!!
그렇게 올해에도 충남센터의 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몸조리 잘 하셔서 건강한 여름나기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ㅡ^!!!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