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발견되는 개체들은 대체 전체에서 몇 퍼센트나 될까요? 아마도 다수는 그냥 야생에서 소리소문없이 굶주려 죽어갈 것입니다.
이번에는 충남 서산 삼길포에서 구조된 어린 괭이갈매기가 낚시바늘에 걸렸습니다. 한동안 먹이활동이 불가능하여 거의 기아상태에서 구조가 되었죠.
괭이갈매기의 영명은 Black-tailed sea gull, 학명은 Larus crassirostris입니다. 이 학명에서 종명 crassirostris은 다음의 단어로 구분됩니다. crassus는 무겁거나 크다는 뜻이며, rostris는 부리가 있는 이라는 형용사죠. 즉 두툼한 부리를 가진 갈매기라는 뜻입니다.
이곳은 지난번 포스트에서도 알려드린 바와 같이 괭이갈매기 성조가 낚시바늘에 걸려, 위 절개술까지 실시한 끝에 간신히 야생으로 다시 돌려보낸 개체가 구조된 장소입니다.
http://cnwarc.blogspot.kr/2012/05/blog-post_11.html
이번에 발견된 어린 괭이갈매기의 부리 옆에는 쌍바늘 채비였던 것을 알 수 있게 플라스틱 부품이 걸려 있었죠. 물론 바늘은 안으로 들어간 상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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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도에 걸린 바늘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온 몸의 근육은 완전히 말라붙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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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바늘이 기도 바로 윗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위치는 수술하기 그나마 편안한 곳이죠. 머리에 쓴 것은 후드라고 하여 새들을 보정할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소화기관 안에 음식물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
방사선 촬영결과 몸 안쪽으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의 부위에 낚시바늘이 걸려 있엇습니다. 체중은 발견당시 290 그램으로 상당한 기아상태에 빠진 개체였죠. 더군다나 성장을 해야 하는 어린 새인지라 먹이활동 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너무 컷습니다. 또 발가락에는 이미 물갈퀴와 발가락 1개의 혈행장애로 인한 괴사가 진행되고 있었서 어디쯤에서 멈출지 예견하기 어려운 상태였었죠.
응급수술 전에 수액을 통해 몸의 회복을 기대했지만, 그렇다고 수술을 마냥 늦출 수는 없어 응급수술을 진행했습니다.
| 아주 어린 괭이갈매기입니다. 입 밖에는 쌍바늘 채비가 걸려있고 바늘 하나는 식도에 걸려 있습니다. |
짧은 호흡마취와 수술을 기대하고 접근한 것인지라, 수술을 상당히 빨리 진행되었고
| 식도를 절개하자 예상 위치에서 낚시바늘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낚시바늘에는 미늘이 있어서 그대로 당기게 되면 근육이나 연부조직이 찢어질 수 있어서 되도록 바늘 끝으로 빠져나오게끔 유도해야 합니다. |
| 수술창을 봉합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
| 상처를 빠르게 봉합해서 마취 시간은 그리 길게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
| 제거해 낸 낚시바늘. 어느 정도의 크기인가요? |
|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고 있는 괭이갈매기. 대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태어난지 이제 2개월 남짓 된 녀석인데... |
성공적으로 낚시바늘과 낚시줄은 제거되었습니다만 체력이 너무 떨어져 있는 관계로 이틀 후 치료실 안에서 폐사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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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바늘에 걸려 구조된 소쩍새. 아마 민물낚시를 하다가 나뭇가지에 낚시바늘이 걸리자 이를 끊어버렸을터인데, 이곳을 지나던 소쩍새가 걸린 것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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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 멀종위기종 저어새의 목에 걸린 낚시바늘입니다. 낚시바늘의 문제는 비단 삼켜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걸려 있어도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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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바늘이 날개와 식도에 동시에 걸려버린 괭이갈매기입니다. |
| 주낙을 통째로 삼킨 왜가리 유조입니다. 바늘 하나는 아예 바로 심장의 머리부위에 위치하고 있군요. |
낚시를 하라 혹은 하지 마라 말하기는 어려운 문제이지만, 납추에 의한 납중독 문제, 낚시줄에 의해 다리와 부리가 감겨 죽는 새들, 또 이렇게 낚시바늘에 의해 죽는 새들과 거북이, 자라 등을 생각해본다면 분명 낚시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이 짊어져야 할 책임도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책임을 내세우기 전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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