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드릴 이야기는 자연적 사고로 어린 올빼미가 둥지에서 추락한 경우입니다.
봄바람이 많이 불던 목요일 오후 충남 보령시 어느 마을에서 새끼 부엉이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갔습니다. 현장에 나가보니 떨어진 새끼 부엉이는 올빼미였고, 올빼미를 발견한 주변에는 약 10m 높이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나무에는 까치둥지가 있었고, 까치둥지에 올빼미가 새끼를 낳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올빼미 둥지로 추정되는 까치집 |
단순히 둥지에서 떨어진 새끼동물을 발견했을 때 둥지에 올려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까요? 정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우선 새끼 동물의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새끼동물이 둥지에서 떨어지면서 다친 곳은 없는지, 떨어진지 오래되어 기력이 없는지 등 동물의 상태를 살펴보고 다친 곳이 있거나 기력이 없다면 구조센터로 데려와 치료 과정을 거쳐야합니다(날개가 쳐지지는 않는지 기립은 되는지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또 주변에 어미가 있는지 확인해야합니다. 새끼 동물이 둥지에 올려주었는데 어미가 오지 않는다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끼동물이 추락한 후 이동을 해서 발견 장소 주변의 둥지가 새끼동물의 진짜 둥지가 아닐 수도 있고요.
하......... 높다 |
주변에서 발견한 어미로 보이는 올빼미 |
저희 힘만으로 해결책이 없어 다른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119안전신고센터에 사다리차 협조를 요청했는데 그날 주변 산에 불이나 어려우니 내일 연락 줄 수 있겠냐는 말을 듣고 일단 구조센터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구조센터로 복귀 후 올빼미의 상태를 정밀하게 다시 살폈습니다. 다행히 건강상 이상은 없었습니다.
아직 솜털이 뽀송뽀송한 어린 올빼미, 졸린 가 봅니다. |
둥지에서 떨어져 먹이를 먹지 못한지 오랜 시간 지난 상태이기 때문에 먹이를 주어야 했습니다.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줄때에는 주의해야하는데요 특히 어린 동물들은 사람에게 각인(오리가 사람을 엄마로 알고 따라다니는 것 같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사람이 먹이 주더라도 사람이 주는 것이 아닌 올빼미가 먹이를 주는 것으로 생각하도록 해야 합니다. 동영상에 나오는 도구를 이용 할 수도 있겠지만 저런 도구가 없을 때는 올빼미 가면이나 마스크 같은 것으로 얼굴을 최대한 가리고 주의에서 소리를 내지 않도록 하고 접촉을 최소한으로 해야 합니다. 손에 각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주의 해야 합니다.
먹이를 어느 정도 먹고 졸린가 봅니다. 잘 자고 내일은 집에 돌아가자!!
다음 날입니다. 보령시청에서 감사하게도 사다리차를 협조 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약속 시간을 잡고 시간에 맞춰 현장에 다시 갔습니다.
사다리차가 참 늠름하네요 |
올빼미가 다시 둥지로 올라가는 영상입니다. 안전상 문제로 보령시청 관계자 분께서 직접 둥지로 옮겨 주셨습니다. 영상에서는 올빼미의 모습이 보이지는 않네요.
나뭇가지 사이로 솜털이 보이시나요? |
무사히 둥지로 돌아간 올빼미 사진입니다. 또 떨어지지 말고 건강히 자라서 밤 하늘을 날아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안병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