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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26일 토요일

야생동물 구조, 어렵지 않아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는 해마다 많은 동물들이 구조되어집니다.
(2013년을 기준으로 947마리의 야생동물이 구조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야생동물이 구조되는 과정에는 다양한 구조 케이스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 중 크게 신고자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직원이 구조하는 경우와 발견자가 직접 동물을 구조하여 구조센터로 인계하는 경우의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중 발견자가 직접 구조하셨을때 간혹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어떤 일 일까요??
한가지 예를 들어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수달과 물을 어떤 관계라고 생각하시나요?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듯 수달은 물과 아주 친숙한 동물입니다. 다만 이 물이 수달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도 아시는분은 얼마나 되실까요?
작년엔 새끼수달 한마리가 물에 흠뻑 젖은채 구조되어 결국 저체온증을 앓다가 폐사했던 경우가 있습니다. 새끼수달은 성체와 달리 방수능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러한 사실을 몰랐던 발견자는 수달이 좋아할 것이란 생각에 큰 물통에 물을 받아 수달을 보호하고 있는 곳에 넣어주셨고 그 물통에 들어갔던 수달은 저체온증에 빠져 결국 폐사하였습니다.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의 야생동물구조는 위의 사례처럼 자칫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위 사례의 수달 관련 게시물 : http://cnwarc.blogspot.kr/2013/09/13-757.html )

서산 야생동물재활센터에서 인형을 이용한 야생동물구조 상황극을 진행하면서 견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야생동물 구조를 굉장히 어렵고 나에겐 일어나지 않을 것 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허나 구조의 기본과 주의할 점만 숙지한다면 언제 어디서 다친 동물을 만나더라도 크게 당황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야생동물재활센터에서 인형을 이용해 야생동물 구조 상황극을 진행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

1)  주변의 상황과 환경을 살펴주세요!!
  -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하셨다면 가장 먼저 주변을 확인해 주셔야 합니다. 가령 도로 근처라서 차량으로부터의 위험이 존재하는지 혹은 주변에 개나 고양이가 있어 해를 당할 위험이 있다던지의 여부를 판단하여 신속하게 직접 구조를 하실 것인지, 구조센터에 연락하여 직원의 도움을 받을 것인지에 대해 결정해주셔야 합니다.  또한 발견된 곳을 확실하게 알고계셔야 치료 후 자연으로 돌려보낼때 큰 도움이 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방생은 구조된 곳 근처에서 이루어집니다)

2) 직접 구조를 결정하셨다면!!
  - 동물의 크기에 따라 적절한 보관 상자(조류의 경우 보관상자가 너무 작으면 자칫 심한 깃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를 준비한 후 바닥에 천이나 수건 등을 깔아줍니다. 주변의 낙엽이나 솔잎 등을 깔아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는 후에 동물 이송시 상자 안에서 동물이 심하게 흔들리는 걸 방지합니다. 그 다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장갑을 착용해야 합니다.  몇몇의 새들은 부리로 쪼거나 발톱으로 할퀴고 심지어 날개를 이용해 때리기도 하기때문에 주의를 요합니다.

3) 구조를 진행합니다!!
  - 동물을 구조할때는 수건이나 천을 이용하면 보다 쉽고 안전하게 진행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야생동물들은 눈을 가리면 어느정도 안정을 찾고 온순해집니다. 그렇기에 수건이나 천 등으로 동물을 덮어 감싸면 더욱 안전하고 신속한 구조가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후드' 로 눈을 가린 독수리의 모습.  수건, 천을 이용해 눈을 덮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야생동물의 눈을 가리는 것은 구조나 보정시에 굉장히 유용합니다.


고라니를 비롯한 포유류의 성체 등은 구조가 상당히 까다롭고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신속한 신고에 의한 전문가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4) 후속조치!!
  - 구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구조 후의 조치 입니다. 탈출 할 위험에 대비해 상자를 잘 닫아주시고 숨을 쉴 수 있게 숨구멍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어둡고 조용한 곳에 보관하여 스트레스와 불안을 최소화 시켜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빠른 시간 내에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을 하셔서 동물을 인계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만 그러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몇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동물이 추위에 떨고있다면!!
  - 어미의 품이 필요한 새끼동물 및 구조된 동물이 저체온증에 시달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때는 PET병에 따뜻한 물을 받아 수건으로 한번 감싼 후 상자 구석에 놓고 움지이지 않게 잘 고정시켜주시면 어느정도 도움이 됩니다.
저체온증에 시달리는 동물을 위해 준비한 뜨거운 물을 담은 PET병.
다만 병에 수건 등을 감싸지 않을 시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 먹이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음식 및 물은 주지 않습니다. 구조 된 동물의 상태에 따라 음식과 물이 안타까운 결과를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부득이하게 구조가 하루 이상 지연 될 경우에는 동물이 빠지지 않을 정도의 작고 낮은 그릇에 물을 조금만 담아 줍니다.

자칫 사소한 것 처럼 느껴질 수 있는 물 그릇 선택 역시 중요한 부분.
두 가지 그릇 모두 적절하지 못한 물 그릇 사용의 예 입니다.



야생동물을 구조할때는 여러가지 물품들이 필요합니다만,
사용하지 말아야 할 물품도 있습니다. 위의 글을 읽고나셨다면 사진 속의
물품 중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할 물품들이 한눈에 쏙 들어오시겠죠?


지금까지 야생동물 구조에 대한 기본적인 과정 및 주의점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부족한 전문지식을 통한 어설픈 구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최소한의 옳바른 조치가 더 야생동물을 안전하게 구조하는 방법이라는 것 입니다.

더불어 가능한 빨리 야생동물구조센터로 보내 적절한 조치를 받게 해주세요.

어린 친구가 상황극을 통해 구조한 새끼 너구리 입니다 :D
다친 야생동물의 구조!! 어렵지 않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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