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검색해보세요

2014년 1월 10일 금요일

너구리 수액줄 끊음 방지법

너구리가 구조되는 주요 원인으로는 차량 충돌, 개선충 감염, 개홍역(디스템퍼바이러스 감염), 기타 올무나 창애와 같은 덫에 걸리는 경우가 대다수 입니다...

이 중 개선충 감염의 경우, '개선충'이라고 불리는 외부기생충이 너구리에 옮겨붙으면 피부에 증식하면서 전신에 퍼지게 되고 심한 가려움증과 탈모를 유발하며 그로 인해 먹이활동의 제한, 2차적인 세균감염 등으로 이어져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개선충에 감염되어 구조된 너구리.
털이 빠지는 등 전신 피부의 과각화증과 심각한 탈수, 기아 상태이다


등쪽 피부가 비후되고 딱딱해져 있는 모습.
소보로 빵과 비슷한 모습이라 생각하면 된다..;;


사람의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으나 오래 지속되지 않고 2~4주 정도면 자연적으로 치유가 됩니다. 다만, 그 기간 동안에 심한 가려움에 시달릴수 있으며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심한 편입니다(저역시 2~3번 감염된 적이 있고 그 중 한번은 상체 몸 전신에 퍼져 고생을 심하게 했었습니다..ㅡㅜ)


너구리의 개선충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체온유지와 탈수 및 전해질 교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항생제와 항기생충제제 같은 약물의 투여도 필요하지만 1차적으로는 지금까지 개선충에 감염된 수많은 너구리들을 치료해본 결과, 탈수교정과 체온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탈수 교정을 위해 어렵게 혈관에 카테터를 설치하여 수액을 연결해 놓으면 너구리의 성격상 사람이 안보는 동안에 수액줄을 물어 뜯어서 끊어 놓습니다...수액을 연결하고 다음날 아침 확인해보면 거의 대부분 수액줄이 끊어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고, 이런 일들이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지법을 고민하고 시도해 왔었습니다.

- 입을 묶어두거나
수액 공급을 받는 동안 수액줄을 이빨로 끊지 못하게 주둥이를 끈으로 묶은 상태.




- 다양한 재질의 관을 이용해 수액줄을 보호해보기도 하였죠.

다양한 수액줄 보호용 관들

철 스프링을 이용한 수액줄 보호. 유연성이 약간 있지만 그래도 움직임의 제한이 발생하고 감싸지 못한 수액줄이 생긴다. 

사진 하단 왼쪽에 보이는 검은 관으로 수액줄을 보호한 모습.
역시나 재질이 딱딱해서 다리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움직이다보면 수액줄이 케이지 내로 따라 들어가서 보호되지 않은 부분을 물어 뜯는다.



입을 묶어버리면 먹이나 물을 먹지 못하게 되고, 지속적인 압박으로 인해 끈이 묶긴 부위의 피부염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재질의 관을 이용해 수액줄을 보호해 봤지만, 유연성이 없는 관이라 움직임의 불편을 야기하고 관이 미처 보호하지 못한 연결부나 마지막 끝나는 부분의 수액줄을 용케도 찾아서 결국 끊어 버립니다.



그래서 생각해본 방법으로 샤워호스를 이용해 수액줄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샤워호스 내의 고무관을 제거 한뒤 남은 메탈 호스에 수액줄을 넣어서 연결하는 것이죠.
메탈샤워 호스는 유연성을 가지면서도 견고하므로 너구리가 물어뜯기에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호스 끝부분에 수도꼭지와 연결되는 부분이 돌출되어 있어서 입원장 문틈에 걸어놓으면 수액줄이 끌려들어가서 호스로 보호 받지 못한 수액줄을 물어뜯게되는 문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고 생각했죠~!^^

샤워 호스를 이용해 수액줄을 보호한 상태.
유연성이 좋고, 길이도 충분하여 좁거나 넓은 장에서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케이지 밖으로 샤워 호스 끝부분 연결부를 뺀 모습

케이지(ICU) 문을 닫고 샤워 호스 연결부를 문에 걸어둔 모습

샤워호스 연결부가 문틈에 걸려 있으므로 샤워호스로 보호가 되지 않은 수액줄이 케이지 내로 들어가지 못함




지난 몇년간 너구리 수액 설치 후 가장 큰 골치였던 수액 줄을 끊는 문제가 해결된 듯 기뻤습니다....
그러나 그날 새벽에 확인해 본 결과 샤워호스의 두께 때문에 케이지 문 틈이 약간 열려 있었는데, 그 사이를 너구리가 들어올려 결국 샤워호스 연결부가 케이지 내로 들어가게 되었고 여지없이 수액줄을 끊어 놓았더군요...ㅡㅜ

이제는 샤워호스를 이용해 수액줄을 보호 한뒤 살짝 열린 문틈을 열지 못하게 잠금 장치만 마련하면 완벽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댓글 2개:

  1. 강아지용 입마개를 해보면 어떨까요? 소형견용으로요. 플라스틱이라 장시간 씌워놓으면 눌리겠지만 그래도 피부염은 덜할 것 같네요.

    답글삭제
    답글
    1. 물이나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입마개 사용이 제한 적입니다...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