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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4일 수요일

2016년 하반기 실습생 활동 후기 ⑤ - 김명수



실습지원동기 및 목적
인간, 동물 그리고 자연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동물은 동물답게 인간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수의학이 인간을 위해 동물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는 하지만 이를 통해 동물에게 역시 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수의사가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리고 막상 수의사가 되려고 보니 수의사도 여러 분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중에서도 야생동물수의사가 가장 적절한 분야라고 판단이 되었습니다.
저의 꿈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발판이 될 야생동물수의사가 꼭 되고 말리라는 결심은 확고하지만 이를 위해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는 잘 모르고 있다는 것에 고민이 있었습니다. 막연한 미래를 좀 더 뚜렷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제가 앞으로 일하고 싶은 곳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 확실히 알아야한다는 판단이 들었고, 실제로 실습의 중요성에 대한 조언도 들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직접 경험하고 배우고 공부하며 앞으로 내가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에 대해서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실습지원방법 및 기간
실습을 하기위해서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에 모집공고가 올라올때를 기다려 지원기간에 맞춰 지원신청서를 제출해야한다.
2016년 하반기 실습은 627일부터 87일까지 6주간 이루어졌다.
 
 
실습내용
실습초반에는 진료, 구조, 관리 파트로 나뉘어 선생님들께 어떤일을 하는지에 대해 배웠다. 또한 매주 세미나를 통해 각 분야별로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야생동물이 야생동물구조센터로 구조되어서 방생되기까지의 과정을 순서대로 적어보았다.
 
-구조-
구조센터의 구조는 많은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다친 곳은 없는지, 어린동물인지,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는지 등 최대한 자세하게 동물이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질문한다. 특히나 여름철에는 어린동물들이 미아로 오해받아 구조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아무리 정성을 드려도 어미만큼 어린동물들을 잘 키워낼 수가 없다. 따라서 어린동물들인 경우엔 주변에 어미는 없는지, 혼자 떨어져있는 것이 며칠이나 지났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이 더 필요하다. 무작정구조보다는 어미와 함께 있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어린동물들을 위해 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고라니 새끼들의 젖먹이 시간입니다. 박스 하나하나에 전부
고라니가 있습니다. 새끼동물을 미아로 오인해 구조해서는 안되겠죠!!


답변을 토대로 동물을 어떻게 구조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다. 미미한 부상을 가진 동물은 그 자리에서 방생할 수도 있고, 둥지에서 떨어진 새가 부상이 없다면 다시 올려주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다. 구조센터까지 오는 경우는 심각한 부상등으로 인해 현 상태에서는 야생에서 살아갈 수 없다고 판단되는경우다.
구조된 동물중에서 가장 놀라웠을 때는 비둘기가 구조되었을 때였다. 비둘기가 여러 종류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지만, 센터에서 구조된 비둘기를 보고나서야 비둘기도 야생동물이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닳게 되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비둘기 역시 야생동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우면서도 놀라웠다. 야생동물은 우리주변에 가까이 있었는데 깊은 산속에서만 살고 있을거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동정-
구조된 동물은 야생에서 살아나갈 수 있다고 판단될 때가지 구조센터에서 지내게 된다. 동물이 구조된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동물에 대한 정확한 동정이다. 정확히 동정해야 이 동물을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 것이며 어떤 재활훈련을 거치고 어느 장소에서 어느 시기에 방생해야할지도 결정될 수 있다. 동물의 치료 역시 어떤 동물이냐에 따라 다르게 결정된다. 실습하기 이전에도 구조센터에서 많이 구조되는 동물이 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새가 있다는 사실은 실습기간동안 처음 알게 되었다. 내가 정말 아는 것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가장 강하게 하게 된 부분이기도 했다.

구조된 동물이 어떤 종인지 유심히 살피고 있는 모습일까요?

 
-초기진료/치료-
동정을 마친 동물들은 진료에 들어간다. 호흡은 정상적으로 하는지, 통증에 대한 반응은 있는지, 정상적인 자세를 취하는지 꼼꼼히 관찰한 후 그에 맞는 치료를 한다. 중요한 검사는 혈액검사와 방사선촬영이었다. 구조의 원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차량이나 건물에 의한 충돌사고였다. 그만큼 골격을 검사하는 방사선촬영은 거의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배운부분이 아니라 보고도 전혀 알지 못했다. 영상이나 외과를 배운후에 실습을 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혈액검사나 방사선촬영은 당장의 치료를 위해서 뿐만아니라 훗날을 위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야생동물의 경우엔 종도 굉장히 다양하면서 정상에 대한 정확한 수치가 없기 때문에 검사후에도 정상인지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 따라서 지속적인 데이터 축적을 통해 정상범위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새의 경우엔 이러한 정보부족으로 인한 진료의 어려움을 돕는 “BODY SCORE"라는 개념이있었다. 이는 킬본 주변 흉근의 발달정도로 기아여부를 판단하는 것이었다. 1단계부터 5단계까지로 판단 할 수 있는데 1단계로 갈수록 기아상태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었다. 별다른 외상이 없더라도 바디스코어가 낮다면 수액을 주사하는 등의 처치를 해주어야했다. 센터에 구조되었던 한 수리부엉이는 아직 바디스코어라는 개념이 익숙하지 않았던 나도 깜짝놀랄 만큼 수치가 매우 낮았었다. 하지만 겉으로만 봐서는 깃털에 가려이러한 상태를 알지못하고 건강해보인다는 생각을 했었다. 바디스코어를 몰랐다면 어쩔뻔했을까 성급히 생각했다는 사실에 뜨끔하면서도 아직 배우는 입장이라는 현실에 안도했다. 더 많이 살릴 수 있도록 더 많이 배우고 익혀야겠다고 다시 한번 결심하게되었다.

황조롱이의 눈 주변에 묻은 이물을 세척하고 있습니다.
 

-관리/재활-
치료를 마친 동물들은 건강상태, 습성에 따라 알맞은 계류장이 주어진다. 단순하게 몸을 회복하고 먹이를 주는데에만 신경쓰는게 아니라, 야생으로 돌아갈 준비도 함께한다. 특히 어린동물인 경우엔 성체에 비해 더 정성을 쏟는만큼 각인 될 위험도 높다. 각인된 동물은 야생으로 돌아가기가 힘들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동종의 동물은 함께 있게한다거나, 다른 종이라도 서로에게 해가되지 않는다면 합사하여 야생에서의 생활이 좀 더 익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각인으로 인해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너구리 짬밥이는 구조된 새끼 너구리이 대리모로써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훗날 어린 너구리들이 성장하여 야생에서 살아가야할 때 필요한 습성들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적절할 환경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실습동안 완공된 일명 물새장은 오리나 원앙과 같은 물새들을 위한 물을 제공해줄 수 있는 역할을 충실히 해줄 수 있다. 기존의 어린이용 풀장에서만 한정적으로 풀 수 있었던 욕구를 이젠 더 넓고 다양한 깊이의 물에서 더 잘 풀 수있게 되었다. 완공 후 옮길 당시에는 무서워하던 오리들이 물새장에 풀어놓자 환경변화에 어리둥절하면서도 이내 좋아하며 수영하는 모습을 보니 괜시리 내 마음도 뿌듯해졌다.
또한 원형인 물새장은 비행실력이 훌륭한 황조롱이들에게도 좋은 환경을 제공해준다. 네모난 계류장에는 연속적인 비행에 한계가 있지만 원형인 계류장에서는 가능했다. 처음들어갈 때 보다 점점 더 오래 날 수 있게 되는 황조롱이들을 보면서 적절한 환경의 중요성을 새삼 깨닳게 되었다.

소형 참새목 조류에게 적합한 계류공간을 만들어주고자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동물들을 돌봄에 있어서 가장 주된일은 어린동물들의 먹이를 주는 것이었다. 아직 둥지에서 벗어나지 못해 어린새들은 배부르다며 먹이를 외면한지 10분도 채 되지못해서 다시 배고프다고 짹짹하며 울었다. 조금먹는만큼 빨리 소화시키는 어린 새들을 보면서 어미새들의 고충에 조금이나마 공감하면서도 이렇게 키운 아이를 잃어버려서 얼마나 속상할지 아니면 어미새도 무슨일을 당한건지에 대한 걱정이 함께 들었었다.
어린 고라니들의 밥을 챙겨주는 것도 센터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다. 어미를 잃고 구조된 고라니들은 하루에 세 번 우유를 주었다. 그리고 매번 체중체크를 하면서 잘 성장하고 있는 지에 대한 여부를 판단하였다. 사람을 극도로 싫어하는 고라니의 밥을 먹이는 것은 고라니에게도 사람에게도 매우 힘든 일이었다. 시원하게 먹어주며 쑥쑥 성장해나가는 고라니들은 정말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정도로 고라니들의 밥을 먹이는 것은 정말 어려운일이었다. 그래도 실습후반쯤에는 우유는 최선을 다해 거절하면서 제공된 풀은 열심히 뜯어먹는 고라니들을 보면서 지금있는 아이들이 아프지말고 쑥쑥자라 야생으로 잘 돌아갔으면 하고 바란다.
 
-방생-
모든 준비를 마친 동물들은 야생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그를 위한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신체적으로 완전히 건강해야할 뿐만아니라 스스로 먹이활동이 가능한지 포식자나 인간에대한 경계는 있는지 모든 부분에서 살펴보아야한다. 또한 동물들이 야생에서 필요한 습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예로 너구리들을 방생하기 전에 너구리들에게 필수적인 땅을 파는 습성을 갖추고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먹이를 땅에 묻었다. 시간이 지난 후 CCTV를 통해 먹이를 잘 찾아서 먹는지를 확인한 후에야 방생을 하였다.
동물의 독립시기도 방생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센터내에는 많은 수리부엉이 유조들이 방생을 기다리며 계류중이다. 야생에서 어미로부터 독립하는 시월이후에 방생하는 것이 이전에 방생하는 것보다 생존확률이 높았다는 것을 토대로 시월이후에 방생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새에있어서 중요한 것중 하나는 나는데 중요한 깃의 상태이다. 실습동안 가장 먼저 방생되었던 수리부엉이는 몸에 상처들이 있었지만 야생에서도 흔히 얻을 수 있을 만큼 미미한 상처였고, 그보다 계류장내에서 깃손상의 우려가 있었다. 맹금류인 수리부엉이는 깃갈이를 매우 천천히 하기 때문에 손상이 일어나면 더 오랜시간 계류할 수 밖에 없어지고 이는 훗날 야생에서 적응하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방생을 결정했다.
방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이 야생에서 잘 살아 갈 수 있느냐에 대한 여부다.
 
-추적기/가락지부착-
방생전에는 추적기나 가락지를 부착하도록 하는데, 이를 통해 방생한 동물들의 야생에서의 적응도를 파악 할 수 있고, 이동경로나 생활사 역시 파악가능하게 된다. 축적된 자료는 각 종에 대해 파악하는데 중요한 정보가 되며, 훗날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동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근거자료도 될 수 있다.
예로 10월이후에 방생하게 될 수리부엉이 유조들도 이러한 관찰을 통해 유조들이 10월이후에 독립한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독립시기에 맞춰 방생한 결과 생존률이 더 높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이를 통해 구조된 수리부엉이들이 야생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가락지 부착에 관한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네요! 
 

느낀점
실습을 하기 전에는 내가 다른 사람에 비해 야생동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나만의 착각이었다. 나는 정말 아는 것이없었다. 그나마 안다고 했던 사실들도 수의대에 오기 이전에 알아보며 알게된 보편적인 사실들 뿐이었고, 우리나라에 얼마나 다양한 새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몰랐다.
또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끼니도 제때 챙기지 못하면서 일하시는 수의사분이나 재활사 분들을 보며 나는 훗날 저런 열정을 가지고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을까 야생동물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얘기해도 될까싶을 정도로 부끄러워졌다.

예산황새공원에도 다녀왔어요!!


수의학적인 지식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되었다. 단순히 동물을 치료할 뿐만아니라 야생동물이 살아갈 수 있는 자연환경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했고, 동물이 가지는 습성 생활방식 역시 야생동물을 치료하고 야생에서 무리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데 필수적으로 알아야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속으로 좌절했던 나에게 조급해하지말라던 위로와 실습내내 어리벙벙하던 나를 친절히 알려주셨던 선생님과 근로학생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는 만큼 지킬 수 있는 것이라던 말을 잊지않고 무지한 지금의 나를 극복하고 더 많이 지킬 수 있도록 더 많이 알아야겠다는 결심을 다시한번하게되었다.

구조센터에서의 경험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후기로는 실습을 통해 배우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다 담을 수 없다. 야생동물과 관련된 일을 하고싶은 사람이라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실습과정을 경험해보라고 꼭 추천해주고싶다. 실습 전 충분한 체력을 키워놓고 가라는 충고아닌 충고와 함께...

'아는 만큼 지킬 수 있는 것' 오래 기억해주세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D !!!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하반기 실습생 김명수

2016년 8월 22일 월요일

2016년 하반기 실습생 활동 후기 ④ - 강병준

[인턴] 서울호서전문학교 애완동물관리과 강병준






지원동기

어릴 적부터 동물이 좋아 사육사가 되고자 하여 주로 국외 서식 종들에 대한 사육 관리법을 공부했었지만 2년간 산속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정말 다양한 야생동물을 매일같이 접하였고행동을 관찰하고 소리를 들으며 점차 우리나라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야생동물에 대한 관련 정보와 뉴스 등을 찾는 과정에서 로드킬 이나 밀렵납치 등 우리나라 야생동물들이 처해있는 현실과 사람들의 인식 등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 것을 계기로 동물원 사육사의 꿈을 접고 야생동물에 관련된 내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게 되었고지식과 경험을 축적하여 나중에는 야생동물보호와 인식 함양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현장에서 야생동물을 직접 보고 관리하면서 더 많은 것을더 깊이 배우고 싶었고마침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페이스북에서 실습생을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온 것을 보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계류장 내부 환경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실습
 
6주간 실습을 하는 동안에 신고가 들어왔을 때 신고자로부터 어떤 정보를 얻어야 하는지, 그리고 구조를 할 때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구조가 되어 들어온 동물에 대해 수술 및 치료가 있을 때 옆에서 지켜보며 어떻게 동물을 보정하고 보조를 하는지에 대해, 그리고 치료가 끝난 동물의 예후와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마지막으로 치료를 끝마치고 방생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등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보는 업무에 대한 일련의 과정들을 매주 실시하는 세미나와 함께 병행하여 집중적으로 배웠습니다.

실습생들은 일과를 진행함에 있어 크게 진료보조, 먹이 준비, 구조 및 방생, 개체관리 등으로 나누었고 하루 업무 계획에 따라 수술이 있을 때엔 옆에서 지켜보았으며, 구조 신고가 들어왔을 때나 동물의 방생 계획이 있을 때엔 직접 현장에 같이 가서 보는 등 짜인 계획에 얽매이지 않고 유동적이고 효율적으로 실습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종의 수술 및 치료 과정과 구조방생하는 데에 참관하였고 보정 및 강제 급여 등을 하면서 직접 동물을 다루며 관리를 한 덕분에 책상 위에서는 배울 수 없는 많은 것들을 현장실습을 통하여 배우며 아주 값진 경험을 하였습니다.

구조된 동물의 방사선 사진을 통해 진단을 내리고,
어떤 사고를 당했는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가지 필요한 물품들을 제작하는 법과 직접 제작도 하였습니다. 케이지에 머무는 새들의 꼬리깃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꼬리깃 싸개, 횃대 등을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물들의 변과 흘린 먹이가 묻어있는 인조잔디를 바닥에 놓고 세척을 하면서 많은 불편함을 느껴 직접 청소 거치대를 만들어 보았고 실습이 끝날 무렵엔 야외 계류장에 있는 새의 먹이를 급여할 때 그릇이 엎어지거나 밀웜이 탈출하는 것을 보고 먹이 그릇을 고정할 수 있는 거치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마침 통나무 잘라놓은 것이 있어 그릇을 끼울 수 있는 홈을 만들어 조립한 후 야외 계류장 3-2번에 넣어줬는데 아쉽게도 새들이 사용하는 모습은 보지 못 했습니다. 도구와 기계를 다루는 것이 서툴러 많이 조잡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뭔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즐거웠습니다.

계류장의 철망과 새가 부딪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푹신한 망을
내측에 부착해 안전성을 확보합니다. 외부작업은 힘들지만 뿌듯하지요!!

인조잔디를 세척할 때 사용할 거치대와, 그릇이 흔들리거나 뒤짚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직접 제작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지요!!


실습 하루 일과 

오전 9시에 센터에 도착하면 재활사 선생님과 함께 구조센터를 돌면서 치료 중인 모든 동물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루 일과가 시작되었습니다. 전날에 급여했던 먹이의 잔량, 개체의 활력, 밤사이 다친 곳은 없는지 등 특이사항이 있는지 등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히 체크를 하였고 활력이 다소 떨어진 것이 관찰되거나  상처 발견 등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개체의 경우엔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고 진료실로 옮겨오면 수의사 선생님이 진료를 보셨습니다.

그리고 개체들의 무게도 올랐는지 줄었는지 확인하고 주기적으로 체크를 하였고 측정된 값들을 모두 기록하고, 이런 기록들과 먹이 반응, 활력 등 특이사항을 종합하여 개체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몸무게가 많이 떨어졌거나 활력이 없거나 상태가 악화된 개체의 경우엔 집중 관리실로 옮겨와 치료를 받게 되고 이후 개체의 상태에 따라 실내에서 치료를 받을지 야외 계류장으로 갈지 정해졌습니다. 계류장의 환경이 변이나 떨어진 먹이 등으로 인해 지저분해 지면 청소 및 소독을 진행하여 청결을 유지했고, 먹이를 급여할 때에도 개체의 상태에 따라 강제 급여를 하거나 처방된 약을 먹이와 함께 주었습니다.
퇴근하기 전에는 마지막으로 동물들의 상태를 확인한 후 빨래를 하고 설거지와 청소를 끝마친 후 퇴근을 하였습니다.
구조센터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들, 그리고 근로장학생분들, 자원봉사자와 실습생 모두가 매일같이 정말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무리 덥고 뜨거워도, 작업은 계속되어야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개인적으로 구조 및 방생에 대하여 관심이 많아 기회가 될 때마다 따라갔고 가장 인상 깊었던 것도 방생이었습니다. 제일 처음  보았던 게 수리부엉이의 방생이었는데, 그냥 방생하는 것이 아니라 개체가 구조된 지점까지 이동을 하여 가장 알맞은 장소를 선정하여 그곳까지 올라간 후 방생을 하였는데 박스에서 나오자마자 그 큰 날개를 펼치고 멀리 날아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히 제 마음이 뿌듯하고 벅차오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입니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나서 더 이상 센터에 머무르지 않아도 되는 개체를 원래 살던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마지막 과정인 이 방생이 가장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느낀 점
 
영구장애를 가지게 되어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구조센터에 남아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새, 유리창에 비친 자연물에 의심 없이 날아오다 부딪혀 다친 새, 사람에게 각인이 되어 더 이상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너구리,
풀숲에 새끼를 숨기고 다니는 고라니의 습성을 모르고 어미를 잃은 것으로 오해를 하여 무작정 집으로 데리고 온 사람에 의해 부모와 생이별하여 오게 된 아기 고라니들.
구조센터에는 정말 다양한 슬픈 이야기들이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엔 그저 보기가 쉽지 않은 동물이 내 바로 앞에 있고 그 작고 귀여운 외모에 동그랗게 뜬 두 눈을 보고 상당히 신기했고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하지만 구조센터에서 실습을 진행하면서 하나둘씩 이런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되면서 그들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귀여움보다 동정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실습기간 동안 개인적으로 공부한 국내 서식 뱀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에 관해서도 발표했습니다. 병준 실습생이 파충류에 얼마나 큰 애정을 지녔는지 잘 느껴지는 발표였어요.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저의 꿈과 목표가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들을 듣게 되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야생동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같이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실습을 진행하면서 아주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땡볕 아래에서 힘든 작업들을 하면서도 항상 밝은 모습을 하시고 야생동물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옆에서 계속 보면서 저 또한 자극을 많이 받았고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으로 6주간 바쁜 일정으로 꽉 찬 하루 속에서도 저희 실습생들을 가르치시고 이끌어주시며 소중하고 값진 경험과 기회를 주신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욱 공부하여 야생동물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하던 모습이 참 인상깊었어요!
또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분위기메이커를 담당했던 병준군!! 수고많았어요 :D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하반기 실습생 강병준

2016년 8월 20일 토요일

2016년 하반기 실습생 활동 후기 ③ - 함승연

[인턴]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함승연




지원동기 및 목적:

처음 SNS 를 통해 센터를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관심이 쏠리게 되면서 자원봉사활동을 신청했다. 실습을 하기 전 근 6개월 가량 봉사활동을 하면서 센터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1학기 중반 쯤에 와서는 여름에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고심 중에 있었다. 고민을 하다가 우선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서 실습에 지원하게 되었다.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던 수의대생은 아니었지만 이 분야의 일을 더 깊게 파고들고 싶었고 짧게나마 경험을 한 뒤 내가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알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활동내용:
실습하는 동안의 활동 내용은 크게 진료와 관리로 나눌 수 있었다. 진료 부분에서는 진단을 위한 검사와 처치에 대해서, 그리고 관리 부분에서는 처치 후 동물의 회복을 위한 계류장, 먹이, 재활 과정이 주를 이뤘다.

진료: 우선 진료 부분에서는 검사, 진단, 수술, 후 처치, 부검 등이 이뤄진다. 실습생들은 다양한 검사 방법을 볼 기회가 있었다. 우선 동물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신체 검사가 실시된다. 기본적으로 체중을 재고 촉진을 한다. 조류의 경우 검 가슴 근육의 정도와 깃의 여부와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이었고, 그 외로 신경 반응 검사도 진행됐다. 가슴 근육을 만짐으로써 정도에 따라서 동물의 체중과 상태를 짐작할 수 있으며, 신경 반응 검사는 날개와 발을 포함한 곳곳을 건드리며 통증 반응이 있는지 검사하는 것이다

동물의 보정 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조류는 동물계에서 눈의 상대적 크기가 제일 큰 동물이기 때문에 새가 어떤 것에 충돌했을 때 충격이 눈에도 쉽게 전달되는데, 이 때 눈 안의 pecten이라는 조직을 검사하여 충격 여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것은 ophthalmoscope라는 기구를 이용한 안저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눈의 표면에 염색을 입혀 각막의 손상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각막 검사를 배웠다.
간단한 혈액검사로는 적혈구 용적과 백혈구층을 확인할 수 있는 PCV(Packed cell volume) 검사와 혈장 단백질 양을 알 수 있는 TPP(Total Plasma Protein) 검사를 배웠다. 처음 수의사선생님께서 몇 샘플에 대한 PCVTPP 검사를 맡겼을 때는 서툴러서 결과가 들쭉날쭉했기 때문에 매우 당황스러웠다.

또 다른 검사로 X-ray가 있다. 방사선 촬영을 통해 동물의 골절과 장기 및 근 손상의 정도, 그리고 대략적인 동물의 나이까지도 알 수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두 가지 상(VD/DV view, Lateral view)의 쓰임새와 찍을 때 동물의 위치하는 법과 촬영 사진을 보는 법을 배웠고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AP(Anterior Posterior) view 대해서도 배웠다. VD view는 좌우를 비교하기 위해 척추와 용골(keel bone)을 겹쳐 대칭으로 만들어야 한다거나 Lateral view는 오른쪽의 면이 바닥을 향하고 오른 다리를 앞으로 빼고 이 상으로는 날개의 이상을 보기 어렵다는 것 외에도 날개의 부러짐의 방향에 따라 정확한 진단을 위한 상의 필요성 등이 그 내용이었다. 또한 동물에 따라, 체중에 따라 촬영 조건이 달랐고 촬영을 위해 보정하는 법을 실습했다.

방사선 촬영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검사 후 수술이 필요하다고 결정되면 수술 전 동물은 마취에 들어간다. 센터에서 주사를 놓아서 마취를 하는 것은 보지 못하고 호흡 마취를 주로 봤다. 삵 같은 보정이 어려운 포유류는 스퀴즈 박스를 이용하여 맞춤 제작된 상자 안에 넣어 마취시키고, 대부분의 조류들은 보정 후 맞춤 제작된 마스크를 씌워 마취시켰다. 보정에 관한 실습도 있었는데, 조류 중에서는 특히 맹금류 및 올빼미류와 백로 및 두루미류를 보정하는 법을 배웠다.
이후 수술 중에 동물의 안전을 위해 보조로 들어가는 재활관리사분들이 실시간으로 호흡과 맥박을 모니터링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습생들도 호흡과 맥박을 체크하는 연습도 하고 종종 모니터링하며 수의사선생님에게 동물의 상태를 알리기도 했다. 조류 같은 경우 포유류보다 호흡 기능이 월등히 효율적이어서(10배 이상) 쉽게 마취되고 또 그만큼 위험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렇기 때문인지 호흡이 눈에 띄게 떨어지기도 하고 호흡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경우 어떻게 호흡을 유도해야 하는지 그 방법과 주의점에 대해서도 배웠다.
부검은 동물에 대한 실습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그리고 폐사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이뤄졌다. 부검을 하면서 수의사선생님은 실습생들에게 질문을 던지셨고 실습생들의 대답이 오고 갔다. 궁금증은 직접 검색하거나 질문을 하는 식으로 바로 해결하는 식이었다. 나는 비록 비교해부학을 자세히 공부하지는 않아서 있는 자리에서 심도 있는 이해는 하기 어려웠지만, 실습기간 중에 가끔 있었던 부검 시간은 흥미로웠고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시간이었다.

이외에도 Intowild 프로그램을 이용한 유동식 칼로리 계산과 팔자포대, 꼬리깃싸개, 수액을 놓는 법, 경구투약 그리고 개체 식별을 위한 링 채우기 등을 실습했다.

황조롱이의 링 부착을 위해 보정을 실히사는 모습입니다.


관리:
구조된 동물들의 최종 목적인 방생에 있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관리는 매우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상태 모니터, 먹이와 물, 계류장, 재활 운동이 그 구성요소이다.
동물은 구조된 직후부터 상태 감독에 들어가는데 객관적인 정보로 체중을 확인하고 육안으로 활력과 몸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고 생각되면 진료를 요청한다. (**이 과정에서 재활관리사와 수의사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며, 센터에서도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짚어 주셨던 부분이기도 하다.)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동물들은 체중을 매일 체크하고 그렇지 않은 동물들은 주기적으로 체크했다. 새끼 포유류나 조류들은 하루에 2번 이상 체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기록되는 체중 기록표는 각 동물마다 있기도 했지만, 센터 내 모든 동물들의 체중이 기록되는 곳은 '일일사육기록표' (줄임 '일사')이다. '일사'는 계류 동물의 체중, 먹이 구성과 양, 그리고 약과 보조제 및 특이사항이 기록되어 있는 표다. 그 날 진료가 있는 동물은 형광팬으로 표시하고 먹이준비가 되면 체크표시를 하는 등 작은 규칙들이 몇 가지 있는데 처음에는 일사를 보았을 때는 너무나 많은 글자와 숫자 속에서 무엇을 먼저 읽어야 하는지 몰라서 눈이 갈 곳을 잃었다. ‘일사는 그 날마다 업무 후 미팅 뒤에 수정되며, 그렇게 다음날을 위한 일사가 생긴다.
일사에 기록되는 정보 중에 단연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먹이이다. 항상 오전에는 그 전날 저녁에 먹은 잔량을 확인하는 것과 그 날을 위한 먹이 준비가 이뤄졌다.
먹이 준비 중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들었던 것 같은 작업은 치료 중에 있는 맹금류나 너구리를 위해 메추리나 병아리를 알맞은 상태로 만드는 일이었다. 집중 치료에 있는 맹금류는 되도록 살코기만 발라서 주었고, 너구리의 경우 소화를 돕기 위해 뼈까지 잘게 다져서 주었다. 이렇게 작은 덩어리의 고기를 급여 받는 대부분의 맹금류의 경우 대부분 스스로 먹지 않거나 먹기 어려운 조류였고, 이 동물들을 상대로 강제급여가 이뤄졌다. 강제급여는 문자 그대로 사람이 먹여주는 것을 말한다. 실습생들도 동물들에게 강제급여를 했는데, 조류의 경우 보정을 하고 수건으로 날개와 몸통을 감싼 뒤 먹이를 먹인다. 먹이를 먹일 때 기도를 피하는 것과 보정 시 부상을 막도록 약하게 힘을 들이는 것, 먹이를 먹일 때 부리의 털을 뽑지 않을 것 등이 주의사항이었다.
강제급여는 또한 어린 포유류 조류와 다른 여러 동물 종에서도 이뤄진다. 실습 기간 동안 하루에 해가 저물 무렵까지 짧게는 30분 간격, 길게는 3시간 간격으로 딱새, 직박구리, 참새, 물까치, 등의 어린 조류들에게 먹이를 줘야 하는 일이 많았다. 이 때 먹이를 조르는 베깅(begging)’ 행동을 하지 않고 스스로 먹지 않으면 기록지를 확인한 뒤 여쭤보거나 지시에 따라 바로 강제급여했다.
포유류 중에서는 어린 고라니를 상대로 실습 초반에는 하루에 3, 중반에는 2, 끝날 즈음에는 하루에 1번 포유했다.

이러한 어린 동물들을 직접 급여하다 보면 사람에 많이 노출되고 특히 잘 다가오는 개체가 있었는데, 이런 개체들은 포유가 끝나면 살짝 밀어내거나 받아주지 않았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는 것은 야생에서 살아가는 데 위험하기도 하며 각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센터에는 각인으로 인해 야생으로 가지 못하고 계속 센터 내 계류장에 거주하는 동물들이 몇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행동이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리 중에는 되도록 사람에 노출이 되지 않도록 동물로 위장하거나 동물 소리를 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데, 이것이 어려운 경우 일부러 작은 위협으로, (**물론 부상 동반한 위협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았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기도 했다.

새끼 고라니의 포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 먹이 급여에는 왜가리에게는 미꾸라지와 작은 물고기를 주거나 오리나 고라니에게는 채소가 지급되는 등 종마다 구성이 달랐다. 채소는 몇 가지를 썰어서 주었는데 우리는 그것을 VF(Vegetable Formula)라고 불렀다. 버전이 2가지가 있는데, 배추, 양배추, 시금치, 열무잎 등 푸른 채소가 들어간 것과 당근, 감자, 무가 들어간 것이 있다. VF는 양이 떨어질 때마다 채소를 잘게 썰어서 오리용, 고라니용 따로 지퍼백에 담아 보관했다. 채소를 써는 재미에 좋아했던 일이다.
하루 중 먹이를 갈아줄 때 같이 갈아주는 물 또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었다. 물을 담는 그릇을 선택하는 데 있어 조심스러운데 고라니 이동장의 경우 그릇이 엎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교적 넓고 바닥면에 딱 붙는 그릇에 물을 담았고, 특정 종(바다새, 왜가리 두루미 류)을 제외한 조류는 그릇에 빠질 것을 염려하여 낮은 그릇에다 물을 담았다. 깊이가 있는 그릇에 얕게 물을 담았다 하더라도 비가 오거나 다른 외부적 요인으로 물이 채워질 수 있는 것 또한 고려하여 그릇을 선택하는 것 또한 배웠다.

계류장은 각기 상태와 종에 따라 달리 주어지며 가장 우선시 될 사항은 동물들의 안전이다. 포유류의 경우 치료 중에는 포획이 쉽고 운동을 제한하는 실내 계류장에서 관리되었다. 계류할 때는 변뇨가 되도록 몸에 묻지 않도록 밑으로 오물만 빠지게끔 철망을 깔았고 그 위로 발이 빠지지 않도록 촘촘한 철망을 덧 깔은 식이었다. 조류가 실내 계류장에서 계류할 때는 깃 보호와 발 보호를 우선 순위로 두었다. 깃 보호를 위해 철망과 같은 구조물을 넣지 않고 패드, 담요 혹은 인조잔디를 깔아주었다. 또한 맹금류들에게는 발에 무리한 하중이 가해져 생기는 감염을 막기 위해 횃대를 넣어줬다. (맹금류 외에도 갈매기같은 바다새나 고니류같은 몸이 좀 무거운 새에게는 발의 감염을 막기 위해 계류장에 물을 넣어주는 것을 보았다.) 만약 날개나 다리에 부상이 있는 등의 이유로 횃대를 이용하지 못한다면 혹은 이용하지 않는 것이 회복에 더 빠르다면, 손상되기 쉬운 꼬리깃을 보호하기 위해 꼬리깃싸개를 해준다. 보통 운동이 제한된 실내계류장에 있는 조류들은 깃이 새로이 나고 있는 개체(어린 새들과 같은)를 제외하고는 꼬리깃싸개를 해주는 편이었다. 실습 기간동안 꼬리깃싸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배웠고, 각 계류장에 있는 횃대들마다 보수하거나 새로이 만들었다

계류장 내부의 망을 보수하고 있습니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에 참 고생이 많았지요....!!!
 
 
, 이번 여름에는 물새장이 새롭게 지어져서 계류장 보수 및 공사를 위한 야외작업이 많았다. 날씨는 더웠지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것과 왠지 일하면서 사람들에게 더 친근감이 생겼다.

야외작업은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있죠!! 함께 작업하면서 친밀도를 올리기에도 좋습니다. 
 

재활운동은 각 동물들의 치료 단계에 따라 달리 실시됐다. 조류의 경우 아직 포대를 풀지 않은 새들이 진료 중에 마취되어 있는 상태에서, 재활관리사 선생님이 날개막 인대를 주물 주물 마사지를 하고 날개를 폈다 접었다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운동이 제한되는 동안 날개가 굳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야외 계류장에 있는 새들은 본격적인 재활을 위해 운동을 많이 시키는 쪽이었다. 방생 전에 새들의 비행테스트를 했는데 수리부엉이 같이 크기가 있는 조류들이 넓은 운동장에서 비행훈련(Creance flying)하는 것을 볼 기회가 있었다. 포유류의 경우 조류와는 다르게 특별히 재활 훈련이라기보다는 동물의 생태적 특성에 따른 능력을 테스트했다. 예를 들어 너구리의 경우 먹이를 파헤쳐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중요했기 때문에 고기를 계류장 곳곳에 묻어서 먹이를 찾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일종의 먹이 행동풍부화를 해주었다

기타 활동 사항으로 직원세미나, 견학, 발표가 있었다. 직원 세미나는 1주일에 한 번씩 열렸는데, 기초 수의학적 지식 및 질병, 구조, 관리, 방생, 동정, 생태적 특성까지 그 주제가 다양했고 세미나를 통해 각 부문의 일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또 다른 활동으로 예산 황새 공원과 서천 국립생태원을 견학했다
 
황새공원에 방문해 견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

실습 기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어떤 날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던 동물들이 죽어서 우울했던 적도 있었고, 반대로 새로 지은 물새장에서 황조롱이가 날고 오리들이 물에 발을 담그기 전 담금질을 하는 모습에 기뻤던 기억도 있다. 수술 중에 새가 호흡을 하지 않아 긴장을 했던 때도 있었고 가르침을 받을 때 신경을 세워 집중하던 순간이 있었다. 이런 작은 시간들이 모여 6주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습 중간에는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실습이 끝나고 보니 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직접 볼 수 있었던 기회도 놓친 것도 많았고, 더 배울 수 있던 점도 많았던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 6주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다. 정말 시간이 배로 빠르게 흘러가는 듯했다. 그 긴 시간 같지만 짧았던 기간 동안 비단 동물의 지식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을 대하는 윤리의식과 배움을 대하는 태도 등의 인간적인 면모 또한 배울 수 있었다. 정보를 공유하는데 주저함이 없고 질문을 하면 아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가르쳐 주시려 했으며 모르는 것은 같이 검색하며 공부했고 실습생들에게 할 수 있는 한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시려 했다. 실습생들을 가르치고 감독하느라 수고해주신 센터의 모든 직원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구조센터에서의 기억이 훗날의 승연씨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랄께요!! 고생많았어요 :D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하반기 실습생 함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