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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20일 일요일

당신의 개, 고양이는 어떠한가요...? 아니, 당신은 어떠한가요?

야생동물구조센터로 들어오는 동물들의 구조 원인은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로드킬, 충돌, 중독, 밀렵, 미아, 납치, 감염, 등 수많은 요인들이 야생동물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많은 분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구조 원인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어느 수리부엉이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새 생명이 피어나는 시기에 어린 수리부엉이 한 개체가 어미를 잃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다른 새끼 동물과 다를 바 없는 '미아'라는 원인입니다. 미아가 되어 구조되는 새끼 동물들은 신체적 문제까지는 지니고 있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허나 이 수리부엉이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평상시 한쪽 날개를 늘어뜨리고 있었고, 왼쪽 눈의 동공이 풀려있었으며 약간씩 고개가 흔들거리는(신경손상 의심) 상태였습니다. 구조 당시 몸에는 상처가 존재했습니다. 날카로운 무언가에 의해 깊게 파여 있는 상처... 과연 무엇이 수리부엉이에게 상처를 입혔을까요?
 
(수리부엉이 '코리' 입니다.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찾으셨나요?)
 
 
혹시 눈치 채신 분이 있으실까요? 수리부엉이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것은 다름 아닌 '' 였습니다. 그것도 사람이 기르는 '반려견'이 말이죠. 사고 당시의 수리부엉이는 아직 비행을 할 수 없는 새끼였고, 개의 갑작스러운 접근을 피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치료가 끝난 후에도 손상된 신경의 문제와 심각한 시력저하로 인해 비행을 온전히 할 수 없는 장애를 지니게 되었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미아가 되어 떠돌다가 개에게 물리는 사고를 당했는지, 개에게 물린 후 도태되었는지의 전후 사정은 알 수 없습니다. 허나 확실한 건 개의 본능과 호기심이 한 생명의 평생을 바꿔놓았다는 점입니다.
 
(박새를 잡은 고양이, 고양이에게 죽임을 당한 박새... 
필자가 느끼기엔 둘 다 안타깝고 불쌍합니다...)
(이미지 출처 : Google 이미지)
 
 
야생에서 살아가는 개나 길고양이들에 의해서 공격당했다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른 생명체를 먹고 살아가기 위해, 즉 생존을 위해 행하여진 지극히 당연한 상황이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사람의 품에서 길러지는 반려견, 반려묘에 의해서도 많은 야생동물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당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개와, 고양이의 잘못일까요?
개나 고양이가 다른 생명체를 보고 호기심이나 사냥 본능을 갖는다는 건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사실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본능과 호기심을 제어시켜주지 않는 '사람' 에 있습니다.
 
상황1) 반려견을 산책을 시키던 사람이 인적 드문 넓은 초지를 발견했습니다. 넓은 초지에서 자신의 변려견이 마음껏 뛰어 놀기를 바라며 목줄을 풀어줍니다. 그런데 갑자기 당신의 반려견이 어디론가 맹렬히 돌진합니다. 그러고는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순진하고 착한 줄만 알았던 당신의 반려견 입에는 새 한마리가 물려있습니다.
상황2) 당신이 기르는 반려묘는 집안, 마당, 주변 골목까지 돌아다니며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당신의 고양이는 밖을 쏘다니다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평소와 다르게 작은 새 한 마리를 물고 왔습니다.
상황 1+2)이를 목격한 당신들은 자신의 무신경함 덕분에 또 다른 생명이 생을 마감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애꿎은 반려동물을 혼내거나 그 모습을 사진 찍어 SNS에 올리고 많은 사람들과 그 상황을 기념하며 즐거워합니다.
 
위의 상황1, 상황2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기르는 개가 사냥에 성공했다며 신기해하거나, 고양이가 새를 물어와 자신에게 선물해 줬다며 기뻐했습니다. 자신의 무관심과 부주의로 인해 생명을 잃은 야생동물은 안중에도 없는 걸까요?
 
(야생 오리를 공격하려고 다가가고 있는 반려묘의 모습입니다.)
(이미지 출처 : Google 이미지)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이것 역시 어쩔 수 없는 본능이고, 먹이사슬이나 약육강식의 법칙에 해당하니 괜찮은 것 아니냐 라고요. 이 이야기가 반려동물에게도 해당되는 걸까요? 먹이사슬과 약육강식은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라고 해서 무조건 성립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생태계 내에서 서로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서로가 서로의 개체군을 조절하는데 영향을 주고 오랜 기간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생태계에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동물들의 사이에서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가정집에서 사료를 먹다가 밖에 나와 간혹 다른 동물을 공격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 아닌, 생태계교란에 해당하는 경우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반려동물을 평생 아껴주고 보호해준다면 자신이 해야 하는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반려동물을 보호해주는 것 외에도 당신의 반려동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다수에 대한 배려와 그에 따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이웃주민에게도, 산책길에 만나는 다른 반려동물에게도, 야생동물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 입니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다닐 때 목줄을 해야 된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내가 기르는 반려동물이 다른 사람을 물거나 공격하게 되면 절대 안 된다는 것 역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이 아닌 야생동물을 공격하는 것도 안 된다는 건 모르실까요?
 
(산책하던 개에게 공격당한 야생동물의 모습입니다
무심코 풀어주었던 목줄이 이런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Wild Bird Fund, Inc.)
 
 
당신의 개, 고양이는 어떠한가요...? 먹지도 않을 야생동물을 단순한 호기심만으로 공격하거나 괴롭히지는 않나요? 아니, 당신은 어떠한가요?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시지는 않았나요? 그 동안 그러셨다면 이제는 다시 생각해주세요.
 
지금 잘못하고 있는 건 당신의 반려동물이 아닌 당신이라는 것을.
 
(당신의 소중한 반려동물의 삶만큼 야생동물들의 삶도 소중합니다.)
(이미지 출처 : Google 이미지)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5년 9월 3일 목요일

2년 터줏대감 저어새, 인고의 시간을 겪어 자연의 품으로

서산에 위치한 야생동물치료센터에는 꽤나 오래 전부터 머물고 있는 터줏대감이 있습니다. 주걱 모양의 특이한 부리를 지니고 있는 만큼이나 이름도 특이한 '저어새'가 그 주인공 입니다. 2013년 6월에 아주 어린 새끼 저어새의 모습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으니 벌써 2년이 훌쩍 지났네요. 이 정도면 터줏대감으로 불릴만하죠?

저어새는 전 세계적으로 동아시아에만 서식하며, 2015년 실시한 국제 동시 센서스 결과 전 세계에 단 3,272개체만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이야기죠. 그 때문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IUCN 적색목록에 위기(EN) 등급으로 등재되어 국내·외에서 보호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이한 모양의 부리, 부리 모양만큼이나 독특한 
먹이활동 모습을 보이는 세계적 멸종위기 종 '저어새'


그 덕분에 저어새의 개체수가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저어새를 위협하는 많은 요인을 줄여나가지 않는다면, 보호의 노력을 결국 노력으로만 끝나게 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저어새를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서식지의 훼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저어새의 대부분은 서해안의 무인도에서 집단으로 번식하고, 주변의 갯벌이나 습지에서 먹이활동을 합니다. 허나 갯벌매립, 간척사업 등의 무분별한 개발이 저어새의 번식지와 먹이터, 휴식 공간 등을 훼손하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으며, 서식지 주변의 환경변화로 인해 둥지를 지을 재료가 부족해 번식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로는 하천과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꼽아볼 수 있습니다. 무심코 버려지는 쓰레기가 하천과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면 저어새 뿐 아니라 많은 야생동물에게 큰 위협이 됩니다. 낚싯줄과 낚싯바늘과 같은 날카로운 쓰레기를 삼키거나, 이것이 몸에 걸리게 되면 치명적인 장애를 갖게 되거나 생명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빚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나 저어새는 주걱모양의 부리를 얕은 물에 담그고 이리저리 저어가며 먹이활동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져있는 쓰레기가 부리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낚시 쓰레기가 저어새에게 미치는 영향을 사례와 함께 소개해 저어새가 처한 
위기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보고서 '저어새를 낚시쓰레기로부터 구해 주세요'
(출처 : 한국물새네트워크 & 동아시아공동체 오션) 


2년이란 시간동안 저희의 곁에서 보호받던 터줏대감 저어새는 어떤 특정 위협요인에 의해 구조된 사례는 아닙니다. 이 친구는 2013년 여름, 인천에 위치한 바위섬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미가 가져다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겠지만 약 한 달이 되었을 때, 어떠한 자연적 사고로 인해 꽁지깃 부분의 기름샘이 감염되었고 그 결과, 꽁지깃이 모두 탈락하는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위 : 기름샘에 발생한 상처. 이 상처의 영향으로 모든 꽁지깃이 빠지게 됨을 확인
아래 : 구조센터 초기접수 당시 상태확인을 위해 기립 상태를 관찰 중인 모습 


꽁지깃이 다시 자랄 수 있음을 기대하며 장기계류에 돌입했습니다. 계절이 지나고, 해가 바뀌면서 짧았던 부리가 길어지고 날개깃 끝 부분의 검은 무늬가 점차 사라져갔습니다. 처음 접수되었을 땐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새끼 저어새였는데 어느새 어린티를 말끔하게 벗어내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처음 접수 당시의 모습과 약 2년의 시간이 흐른 뒤의 모습을 비교
짧았던 부리가 길어지고, 몸집이 커졌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날개 깃 끝 부분의 검은 무늬도 이젠 거의 사라졌지요.
2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이 저어새의 모습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렇게 멋진 청소년 저어새가 되었지만,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꽁지깃만큼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깃이 모두 빠져버렸던 처음과 달리 다시 몇 개의 깃이 자라긴 했지만 완전히 정상적인 꽁지깃의 모습을 되찾지는 못했습니다.
조류에게 특정 부위 일부라도 깃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비행 능력을 결정짓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저어새는 이후에도 꽤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며 비행능력을 검증받아야 했습니다. 반 이상의 꽁지깃이 없고, 한정된 공간이라는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저어새의 방생 가능성을 판단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섭식, 비행, 사회성, 자극에 대한 반응, 건강상태 등 복합적인 면을 평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방생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설 만큼 좋은 모습을 수차례 보여주었고, 결국 방생이 확정될 수 있었습니다.

위 : 방생에 앞서 깃 등의 신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가운데 : 2년 경과 후 3개의 꽁지깃이 새로 자라난 모습
아래 : 인식표(금속가락지)를 부착하는 모습


저어새를 방생하기 위해 선택한 장소는 어느 강의 하구입니다. 너른 갯벌을 지니고 있어 저어새의 먹이자원이 풍부하기에 매년 번식을 끝낸 많은 개체의 저어새가 도래해 이동 전까지 머무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동물을 방생할 때에는 최대한 그 동물에게 적합한 서식지를 찾아 보내주어 야생으로의 적응을 돕고, 자연스럽게 무리로 합류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등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살펴보니 크고, 작은 저어새 무리가 눈에 띄었으며, 그 수는 약 100여 개체에 이르렀습니다. 야생조류 100여 개체가 적은 수로 느껴질 수 있으나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꽤나 많은 개체군이 모여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저어새가 저 무리에 합류해 함께, 진정한 야생동물로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방생이 진행되었습니다.

방생장소인 강 하구 갯벌에서 먹이활동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저어새 무리


어두컴컴한 이송상자에서 나온 저어새는 의아하다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2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좁은 계류장에서 자연으로 돌아갈 이 순간을 기다려왔을 저어새이지만, 이 순간과 주변 환경이 낯설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두리번거리기도 잠시, 계속해서 바람을 느끼고 주변 환경을 익히며 자신이 정말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송상자에서 나와 자연으로 돌아간 기쁨의 순간을 온 몸으로 만끽하고 있는 저어새


그렇게 몇 분 동안 저어새는 우두커니 저희의 앞에 서 있다가 갑작스럽게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습니다. 바람에 몸을 맡긴 저어새는 드넓은 갯벌 위를 선회하며 여유로운 비행을 선보였습니다. 흡사 하늘과 바람을 느끼기 위해서 비행을 하는 것 같이 말이죠. 그동안 저 바람이 얼마나 간절하고 그리웠을까요?

힘차게 날아오른 저어새가 멋진 비행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야생에서도 훌륭히 살아갈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더욱 커지는 순간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날아다니던 저어새는 다시 근처 갯벌에 내려앉았습니다. 곧이어 저어새는 우리에게 이제 걱정하지 말라는 듯 갯벌을 이리저리 걸어다니기도 하고, 수풀에 숨어보기도 하며 자연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안심이 되었지만, 딱 한가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갯벌을 이리저리 오가며  자연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저어새


'2년이나 보호받은 저어새가 혹여 무리에 합류하는 것을 어려워하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갯벌을 노닐 던 저어새가 갑작스럽게 다른 저어새 무리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했고, 아주 자연스럽게 합류했습니다. 합류가 무척이나 자연스러워 어느 저어새가 우리가 보낸 저어새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었을 정도로 말이죠. (다리가 물에 잠겨 인식표가 보이지 않는 관계로 인식표를 통한 구분은 불가)

그렇게 2년이라는 긴 시간의 구조센터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계류장 내에서 기다란 식물줄기를 입에 덥석 물로 계류장을 활보하던 저어새의 모습을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년 혹은 내후년엔 서해안의 어느 무인도에서 사진과 마찬가지로 나뭇가지를 물고 새끼를 기르기 위해 둥지를 짓는 저어새가 되어 다시 우리에게 나타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계류장 내에서 기다란 식물줄기를 입에 덥석 물로 계류장을 활보하던 저어새의 모습


전 세계에 3,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심각한 멸종위기 동물인 '저어새'... 이런 친구를 치료해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생명을 지닌 모든 동물이 그러하지만, 특히나 지금 당장의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은 그 의미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 예산을 투자해 멸종위기 종의 복원도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게 뿌듯한 마음으로 저어새를 보내주고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크고 작은 개발의 흔적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쓰러져있는 나무, 높게 쌓여진 흙더미, 철근과 콘크리트 지주가 뉘어져있는 모습.... 해마다 구조센터에는 이런저런 사연을 지닌 동물들이 구조되어 들어옵니다. 벌목을 하는 과정에 둥지에서 떨어지고, 자동차에 치이고, 유리창에 부딪히고, 낚싯바늘을 삼켜 목에 걸린 이 친구들이 겪었던 사고를 근본적으로 파헤쳐본다면, 그동안의 우리가 지녀왔던 개발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을지 모릅니다.
다친 야생동물 한 마리, 한 마리 정성을 쏟아 돌본 후 자연으로 돌려보냈는데, 이렇게 무분별한 개발 앞에 수백, 수천, 수만 마리가 또 다시 위험에 빠지게 되는 상황을 보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무기력함에 사로잡힙니다.

다친 야생동물을 치료하고, 종 복원을 통해 그 수를 늘려서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한들, 지금과 같이 그들을 위협하는 요인을 줄여주지 못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일까요? 한쪽에서는 사라져가는 산양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렇게 노력을 기울여 보호하려는 산양이 살아가야 할 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의 노력은 노력으로만 끝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저어새와 야생동물은 서서히, 우리의 욕심이라는 검은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겠죠.

멸종위기 동물... 지켜주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이번 저어새 방생은 한국물새네트워크,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오동필 님의 도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저어새의 간략한 정보를 담고 있는 '인포그래픽 - 저어새편'

2015년 9월 1일 화요일

2015년 8월 야생동물 구조(치료) 결과 분석

1.종별 개체수 분석.(2015년 8월)



8월에는 총 72마리의 야생동물이 구조되어 접수되었습니다. 구조되어 접수된 야생동물은 포유류 2종 9개체(13%), 파충류 2종 3개체(4%), 조류 26종 60개체(83%) 였습니다. 가장 많이 구조되어 접수된 동물은 고라니와 수리부엉이로 각각 7개체 였습니다.


2.구조 원인 분석.(2015년 8월)



8월에 구조된 동물들의 사고 원인들도 다양했지만 전선이나 건물과의 충돌(33%)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차량과의 충돌(19%)이 많았습니다.


3.구조 지역 현황.(2015년 8월)



8월에는 천안시(12개체)에서 가장 많은 동물이 구조되어 접수되었습니다


4.구조 및 치료 결과.(2015년 8월)




8월동안 구조되어 충남야생동물 구조센터에 접수된 동물은 총 72개체였으며 이중  4개체(5%)가 자연으로 돌아갔으며 25개체(35%)는 현재 치료 및 재활 중에 있습니다.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진료수의사 장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