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아는 까마귀는 큰부리까마귀라고 합니다. 지금 제가 보여드리려고 하는 새는 까마귀이구요. 우리 나라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 종이라고 합니다. 이 까마귀는 당진에서 충돌로 구조된 개체로 좌측 상완골에 골절이 치료 불가능할 정도여서 방생하지 못하고 구조센터에서 같이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계시나요? 까마귀가 똑똑하다는 걸. 그래서 한 번 시도해보았습니다.
예전에 놀이 기억나시나요? 같은 종류의 컵을 3개 엎어놓고 한 컵에만 동전 등을 숨긴 채로 섞어 동전이 든 컵을 맞추는 놀이 말이지요. 이 놀이를 생각하고 컵 대신 까마귀 크기에 알맞은 병뚜껑을 모아봤습니다. 어제 처음 시도를 했는데요, 처음엔 흰색 뚜껑과 분홍색 뚜껑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먹이를 제공하여 기호성이 제일 좋은 슈퍼밀웜을 먹이로 선택했습니다.
센터에서 한 방법은 이렇습니다.
1. 먼저 훈련하는 사람이 선택한 색의 뚜껑에 슈퍼밀웜을 넣는 것을 보여준 뒤 뚜껑을 닫고 선택하게 한다.
2. 슈퍼밀웜이 들어있는 뚜껑을 선택하면 clicker를 누른 뒤 슈퍼밀웜을 먹게 해준다.
3. 왼쪽, 오른쪽으로 바꿔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색의 뚜껑에만 먹이를 두며 반복한다.
4. 비슷한 크기의 다른 색인 뚜껑을 점차 더해서 난이도를 높인다.
이런 방법으로 어제는 처음이었지만 5개의 병뚜껑까지 성공했습니다. 동영상으로 찍었지만 안타깝게도 휴대폰에 있어 대용량이라 옮기질 못하고 오늘 다시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어제는 흰색의 뚜껑으로 하고 오늘은 분홍색의 뚜껑으로 했는데요. 처음에는 어제 기억이 있는지 흰색을 연신 두드리길래 다시 한번 분홍색에 넣어주는 걸 처음부터 보여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 다음부터는 곧잘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역시 똑똑하네요. 하지만 오늘은 4개에서 실패를 합니다. 분발해야 겠군요. 이런 행동풍부화 겸 훈련은 처음인지라 시행착오가 많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고 싶지만 아직 창의력이 부족하네요. 소재도 적구요.
이 훈련을 다 하고 나니 뭔가를 합니다. 횃대 아래에서 무엇을 하는 걸까요? |
보이시나요? 배부른지 받아먹은 슈퍼밀웜들을 몰래 이쁘게 숨겨놓았네요. 하하하... |
앞으로도 많은 방법으로 까마귀의 똑똑함이 어디까지인지 한 번 연구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