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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1일 일요일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존은 정말로 불가능한 이야기 일까요? - 로드킬 下

필자는 로드킬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이 틀림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직접 도로 위로 올라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수많은 야생동물의 소리 없는 비명을 듣게 되었습니다.

로드킬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설정한 조사 지역은 96번 국도 중 충청남도 홍성군 갈산면에서 서부면 궁리를 걸쳐 서산시 부석면까지 연결되는 도로의 일부 구간인 '천수만로' 였습니다. 천수만로 바로 옆에는 매년 수많은 철새들이 머무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천수만과 드넓은 농경지, 호수, 하천, 바다, 갯벌, 산 등이 존재하며 각각의 환경에 적응하고 서식하는 수많은 야생동물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로드킬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로드킬을 예방하기 위한 그 어떠한 장치나 노력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조사 대상인 천수만로의 위성지도 입니다. 대규모 간척에 의해 생성된 농경지와
다양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수많은 야생동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곳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다름아닌 '천수만로' 입니다


조사는 2014년 7월~11월까지 5개월 동안 진행되었으며, 조사방법은 16km의 도로를 왕복하며 로드킬 개체 발견 시 날짜, 종명, 발생위치, 주변 환경, 도로 상황, 날씨 등을 기록하고 사진촬영을 실시 했으며, 발생위치는 GPS 수집 어플리캐이션을 이용해 수집한 후 Google 지도에 기록했습니다.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갓길도 없는 도로에 비상등을 켜고 내려
좌표와 정보를 수집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옆을 스쳐지나가는 자동차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저를 집어삼킬 듯 무섭게 달려옵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사람인 저도 이렇게 무서운데 동물들은 어땠을까요...
괴상한 빛을 내뿜고, 무섭게 소리지르는 그 자동차가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그리고 숨이 멈추는 순간까지  이 도로와, 사람을 얼마나 원망 했을까요...


이제 조사 결과를 말씀드릴 차례겠죠... 5개월 동안 86차례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총 171건의 로드킬 발생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성급한 결론이긴 하지만 하루에 2마리의 야생동물이 이 도로 위에서 목숨을 잃고 있는 셈입니다.
겨우 16km의 도로에서 하루 평균 2마리의 야생동물이 로드킬에 의해 목숨을 잃고 있다는 겁니다. 어느 정도 심각한 상황인지 이제 좀 와 닿으실까요? 아직 와 닿지 않으신다면 한 번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각각의 도로마다 환경이 다르고, 교통량이 다르고, 여러 가지 조건이 다를 테니 적절하지 않지만, 정말 단순하게 생각하여 우리나라의 10만km 도로에 이 결과를 대입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하루에 12,500마리의 동물이 도로 위에서 차에 치이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죽음을 맞이한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그 죽음의 결과는 실로 비참한 먼지가 되어 바람에 날리웁니다.

조사기간 동안 발견한 동물들의 처참한 모습입니다. 
사진은 조사 동안 발견한 동물의 반도 되지 않습니다.
171마리 동물들 하나하나의 모습과 표정을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동물들의 소리없는 비명을 들어주시고,
이들이 겪었을 끔찍한 고통에 대해 함께 가슴아파 해주시길 바라고 싶습니다


아래에는 본문에서 처음 보았던 천수만로의 위성사진에 로드킬에 의해 희생된 동물들을 발견한 지점의 GPS를 한데 모아 입력한 결과가 있습니다. 좌표들의 값을 입력해 한 장에 담아봤더니 점이 아니라 선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은 제가 조사한 도로 구간을 뚜렷이 나타내는 하나의 길이 되어있었습니다. 조사를 시작하기 이전엔, 그래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구간이 있을 테고, 그 부분만이라도 로드킬을 줄일 수 있는 어떠한 조치를 취한다면 조금이라도 로드킬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게 사실입니다. 허나 어느 곳 하나 안전한 장소는 없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도로 전체가 동물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죠.

로드킬 발생 지점의 좌표들을 입력한 후 종합했더니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루었습니다.  선은 제가 조사한 천수만로 전체를 덮고있었습니다. 도로 전체가 동물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죠


171건의 로드킬 발생 흔적 중에는 당연히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동물도 포함되있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 324-2호, 멸종위기야생동물 Ⅱ급의 수리부엉이
천연기념물 제 324-3호의 솔부엉이
멸종위기야생동물 Ⅱ급의 삵
생명에 경중을 메길 순 없지만, 지금 당장 보호받아야 할 정도로 위험에 처해있는 동물들 역시 로드킬의 위험에서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생명에 경중을 메길 순 없지만, 지금 당장 보호받아야 할 정도로
위험에 처해있는 동물들 역시 로드킬의 위험에서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천수만로는 서산 버드랜드, 홍성 조류탐사과학관 등 자연과 생명을 체험할 수 있는 여러 곳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자연과 생명을 만나러 가는 이 길 위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자연과 생명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자연과 생명을 배우고 체험했던, 하려 했던 많은 이들이 동물을 지켜주기 위한 그 어떠한 것도 없는 이 도로를 지나면서 무엇을 느끼게 될까요? 그들이 이 도로를 지나 만난 자연이 진정 현실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천수만의 여러 교육기관에서는 천수만에 도래하는 많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이 동물들이 정작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위험에 처해있는지는 이야기해주지 않습니다.
저는 많은 분들이 이러한 현실에도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여주셨으면 합니다.

매년 겨울이 되었을때 서산 천수만에 흑두루미가, 황새가 도래한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허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동물들이 겪고있는 지금 이 순간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주기 위해 우리가 만들어야 할 미래입니다


앞서 로드킬이 얼마나 야생동물을 위협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렇다면 이젠, 로드킬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합니다. 알아야 지켜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기존에 로드킬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생태육교나 생태통로가 있습니다!! 운전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생태육교나 생태통로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생태육교와 생태통로가 정말로 로드킬을 줄일 수 있는 정답이 될까요?
(380억 들여 만든 ‘위험통로’ 고라니는 겁이 납니다) 해당 링크로 이동하시면 아실 수 있듯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설치되어있는 생태통로나 생태육교는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이는 해당 서식지에 살아가는 동물들의 생태에 초점을 맞추지 못했거나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등의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생태통로의 잘된 사례, 잘못된 사례
(출처 : 국립공원관리공단·환경부)


또 어떤 게 있을까요? 생태통로와 역시 마찬가지로 운전을 하다 보면 종종 발견할 수 있는 야생동물 출몰지역 표지판도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 시행되고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내비게이션에서 알려주는 "야생동물 출몰 지역입니다. 주의하세요." 라고 알려주는 것도 표지판과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는 운전자에게 야생동물 로드킬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는 안내를 내리는 역할을 합니다.


허나 앞서 얘기한 방안들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우리들의 마음가짐 입니다. 도로 위에서 의미 없는 죽음을 당하고 있는 야생동물들을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가짐 말이죠. 그리고 그 마음가짐을 운전습관에 고스란히 담아낸다면 그 무엇보다 뛰어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로드킬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도로의 건설이지만, 가장 위협적인 원인은 다름 아닌 '과속' 입니다. 야생동물은 자신이 서식하는 지역 인근의 도로에서 자동차들이 어느 정도 속도로 달리는지 알고 있습니다. 즉 해당 도로의 '제한속도'를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도로를 건널 때는 나름대로의 판단을 내리고 건너게 되는데, 제한속도를 지키지 않은 채 과속을 해서 오는 자동차가 있다면 당연히 사고를 당할 위험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시야확보가 어려운 밤이나, 야생동물이 나올 법한 지방의 도로를 다닐 때에는 표지판이 없더라도 항상 로드킬을 의식하고 조금 더 속도를 줄여 운전을 해주셔야 합니다.

"설마 내가 로드킬을 하겠어...?"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로드킬은 나에겐 일어나지 않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일까요? 조사 전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해주신 100분 중 38분이 로드킬의 가해자가 되었거나, 로드킬이 발생하는 순간을 목격하였거나, 로드킬로 인해 발생되는 크고, 작은 2차 사고를 목격했다고 응답했습니다. 100명의 운전자 중 38%에 해당하는 인원이 직, 간접적으로 로드킬을 경험했습니다. 정말 나에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일까요?
여러분께서 로드킬에 의해 희생되는 수많은 동물들을 진심으로 걱정해주시고 이들을 지켜주고 싶으시다면 꼭!! 운전하실 때 제한속도를 지켜주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여유 있게 더 낮은 속도로 운전해주세요. 속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제동거리도 짧아지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야생동물이 나타났을 때 치지 않고 멈출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제한속도 정도는 지키는 여유를 가져주세요.
당신의 마음가짐과 운전습관이 의미없는 죽음을 막을 수 있습니다


조사기간 동안 필자는 도로 위에서 울려 퍼지는 동물들의 소리 없는 비명을 듣고 수없이 많은 야생동물의 사체를 봤지만, 도로 위에서 사체를 발견한다는 건 여전히 익숙해지지를 않습니다. 어떤 동물의 사체인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의 사체를 들추다가 혹은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체와 눈이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미처 감지 못한 그 눈으로 무언가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언제까지 도로 위에서 희생되어진 동물들의 눈빛을, 그들의 이야기를 무시해도 되는 걸까요...

부디 이 동물의 소리없는 외침을, 눈빛을 잊지 말아주세요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존은 정말로 불가능한 이야기 일까요? - 로드킬 上

지금 이 순간에도 분명히 어느 도로에서는 불빛을 내뿜고, 괴성을 지르는 자동차를 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 동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분명히...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대비 도로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로 손꼽을 정도로 많은 도로가 건설되어있으며 전국의 도로는 이미 10만km를 훌쩍 넘었습니다. 도로는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우리 삶에 많은 편이를 제공하지만 반대로 야생동물에겐 서식지 단절,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등을 일으켜 그들의 삶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로드킬 당한 고라니 암컷. 그 옆에는 아직 뱃속에서 보호받아야 할 생명도 함께 있었습니다
새 생명은 피어보지도 못하고, 어미는 새끼를 끝내 지켜주지 못하고 함께 생을 마감했습니다


전국의 많은 도로에서 수많은 야생동물이 로드킬에 의해 희생되고 있으며, 그 수는 감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 도로가 생긴 이래 최초로 실시 되었던 로드킬 조사(생태학자 최태영과 연구원 최천권, 최동기 실시)는 지리산을 둘러싼 88고속도로와 섬진강변 도로, 19번 국도 4차선 구간을 조사했습니다. 30개월 동안 120km의 도로를 왕복하며 발견한 로드킬은 무려 5,769건이었습니다. 이 조사를 토대로 전국 도로에서 발생하는 로드킬을 추정해본다면 아주 적게 잡아도 한 해 100만 마리 이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실제로 구조센터에 구조되는 동물의 가장 많은 이유는 다름 아닌 차량과의 충돌입니다. 보통 차량에 치이면 그 자리에서 즉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소수의 동물들은 목숨이 붙어있는 채 구조됩니다. 그렇지만 그 소수의 동물들 중 대부분은 치료가 불가능해 안락사 되어지거나 치료가 가능하더라도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치명적인 영구장애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로드킬의 피해는 동물만이 겪지는 않습니다. 사람 역시도 로드킬에 의한 직, 간접적인 영향으로 큰 사고를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대로 도로는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미 10만km가 넘어섰고, 도로를 통해 닿지 못할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포화상태인데도 말이죠. 사실 국내에는 이미 버려지다시피 한 도로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겨나는 도로들은 지금도 궁지에 몰려있는 야생동물들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세종신도시 신설 도로에서 로드킬에 의해 폐사한 체 발견한 천연기념물 제330호,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IUCN 적색목록 NT-준위협 에 속하는 수달. 도로 바로 옆에는 수달 등의 야생동물의 서식지로 적합한 환경이 펼쳐져 있어 로드킬이 많이 발생할 게 분명했으나 로드킬을 줄이기 위한 그 어떠한 장치나 대책도 마련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세종시는 서식지 보호와 로드킬을 줄이기 위한 조사와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조사와 조치는 도로가 생겨나기 이전에 진행했어야 했습니다.

계속해서 생겨나는 도로는 지금도 궁지에 몰려있는 야생동물들을 더욱 벼랑끝으로 몰아내고 있습니다


필자 역시 어릴 적 목격했던 로드킬 사고에 아직까지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습니다. 차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로드킬에 의해 몰살된 새끼 오리들의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새끼를 잃은 어미가 어찌할 바 모르는 표정으로 갓길에 머물고 있던 모습이 지금까지도 너무나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성인이 되었고 운전대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운전을 하면 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동물들의 사체를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죠... 너구리, 고라니 등을 보고 싶다면 도로에 가시면 됩니다. 도로에서는 무척이나 쉽게 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들은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겠지만요.

고라니를 보고 싶으시다구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도로 위에서 라면요...
다만 온전한 그들의 모습은 보실 수 없습니다. 자동차 바퀴에 짓이겨진 모습일 테니까요


운전을 하다가 동물을 치게 되는 사람들 역시 피해자입니다. 그 어느 누가 동물을 치고 싶어서 칠까요... 그들이 동물을 침으로써 받게 되는 경제적, 정신적 피해 역시도 상당합니다. 로드킬은 동물, 사람 모두가 피해자입니다. 그렇기에 로드킬을 겪은 운전자를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동물과 사람 모두 피해자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가던 길을 갔을 뿐이고... 동물이 갑자기 도로 위로 뛰어들어와서 미처 피할 수 없었다. 내 잘못이 아니라 동물의 잘못이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운전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동물 역시 절대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동물이 왜 도로 위로 올라와야 하는지, 왜 도로를 건너야 하는지 고민해보신 적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만약 그런 고민을 해보셨다면 절대로 로드킬에 희생되는 동물들을 탓할 수 없을 것입니다.

로드킬은 동물과 운전자 모두에게 크나큰 피해를 안깁니다.
가해자도 피해자, 피해자도 피해자 입니다.


자, 이 이제 제가 드리는 질문에 모두 함께 고민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야생동물들이 처절하게 죽어 나가는 도로... 이 도로가 생겨나기 이전에, 이곳은 어떤 곳이었을까요...?
여러분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이 도로는 이전에 야생동물들이 살아가던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그곳에 도로가 생겨났습니다. 도로가 생겨나면서 동물들의 살아가던 환경에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도로로 인해 기존의 서식지가 파편화되기도 하고, 심하게 훼손되었으며 환경오염도 가속화 되었습니다. 서식지가 파편화되면서 기존의 서식지에서 더 이상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지거나 살아갈 수 없다고 판단한 동물들은 다른 서식지를 찾아 이동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필히 죽음이 도사리는 도로를 건너야만 합니다. 그리고 동물들에겐 각각의 생태적 삶에 맞는 행동반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도로 상황이라면 그 행동반경에는 분명히 도로가 포함됩니다. 도로를 건널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사실 동물들은 도로가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친구들이 도로 위에서 먼지처럼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고, 자신도 도로 위에선 언제든지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살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도로를 건넙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목숨을 온전히 내 걸고서라고 살고자 하는 마음에 도로를 건너는 선택을 어렵게 내리게 되는데 사람들은 동물을 욕합니다. 그리고 동물을 치고 자신의 차가 찌그러진 걸 보며 재수가 없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로드킬은 분명히 땅에서 서식하는 포유류나 양서류, 파충류에게 더 많은 피해를 안기는 건 사실입니다. 허나 로드킬 단순히 포유류나 양서파충류 에게만 해당되는 사고는 아닙니다. 조류 역시도 로드킬에 의해 굉장히 많은 사고를 겪고 있습니다. 낮게 비행하는 새들이 차를 미처 피하지 못하거나,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차에 생기는 기류에 휩쓸려 부딪히기도 합니다.

로드킬에 폐사한 어린 꿩의 모습입니다.
로드킬은 조류에게도 마찬가지로 큰 위험이 되는 요인입니다


로드킬의 더 큰 문제는 여기 있습니다. 한번 그 자리에 로드킬이 발생하면 계속해서 2차, 3차 로드킬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체를 먹기 위해 도로 위에 머무는 동물들 역시 로드킬의 위험에서 안전할 순 없습니다. 연쇄적으로 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로드킬이 로드킬을 부르는 셈이죠...
또한, 2차 사고는 동물 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위험합니다. 사체를 밟고 자동차가 미끄러지거나 사체를 갑작스럽게 발견하고 피하려다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로드킬 된 너구리의 사체를 먹기 위해 도로 위에 내려와 앉아 있는 까치의 모습
이 까치 역시도 로드킬에 희생될 수 있습니다. 로드킬이 로드킬을 부르는 셈이죠


로드킬이 지니는 안타까움은 또 있습니다. 보통 동물이 어떤 사고를 겪거나 자연사하게 되면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거나 땅에 거름이 되어 집니다. 비록 생을 다했지만, 에너지가 되어 다시 자연의 일부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허나 로드킬은 그러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도로 위에서 계속해서 지나가는 자동차 바퀴에 짓이겨지고 흩어지면서 먼지가 되거나, 물에 씻겨 하수구로 흘러들어 갑니다.
죽은 동물의 에너지가 제대로 순환되지 못한다는 점, 사람과 동물이 서로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는 점, 살기 위해 도로를 건너야만 했던 동물들이 영문도 모른 채 당하는 이유 없는 죽음이라는 점에서 로드킬은 어쩌면 인간이 야생동물에게 가하는 가장 비윤리적인 영향일지도 모릅니다.

너구리가 쌓아올리던 삶의 마지막 페이지는 이렇게 자신의 혈흔으로 써내려갔습니다.
그것도 로드킬이라는, 가장 이유없는 죽음, 비윤리적인 원인으로 인해서 말이죠...


로드킬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필자는 7월부터 11월까지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로드킬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그 실태 조사와, 로드킬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존은 정말로 불가능한 이야기일까요? - 로드킬 下' 에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나 심각한 로드킬... 과연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을까요?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4년 12월 8일 월요일

당신께 묻습니다. 당신은 정말로 동물을 좋아하시나요?

당신께 묻습니다. 당신은 정말로 동물을 좋아하시나요?
선뜻, 네!! 당연하죠!! 라고 대답하신 분이 많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신 후 다시 한 번 제 질문에 대한 고민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동물은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비중에 있어 사육 규모나 동물의 개체 수,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의존도 등의 종합적인 평가를 내렸을 때 애완동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느끼는 애완동물의 가치와 의미는 여타 다른 동물들과 비교했을 때 그 비중에 있어 쉽게 경중을 따질 수 없음이 분명합니다. 이처럼 애완동물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삶에 녹아들어 그들 삶의 일부가 되고, 가치 있는 존재로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애완동물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삶에 녹아들어가 그들 삶의
일부가 되고, 서로를 위하는 가치있는 존재로써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fun.marinov.net)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에 걸맞게,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심은 다양한 곳으로 뻗어 갔습니다. 동물권의 보호를 외치는 사람들, 동물 자체의 생태적 매력에 빠져 그들을 지켜보고 연구하는 사람들, 그리고 동물을 자신의 품으로 들여와 안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이 부분에 있습니다.
동물을 자신의 품으로 들여와 안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애완동물 시장이 활성화 되었고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이 보편화 되었습니다. 너도나도 애완동물을 기르게 되면서 긍정적인 작용도 존재하지만, 부정적인 작용 역시 발생하고 있습니다. 거리로 내몰리는 유기동물들, 폭력이나 학대를 받는 동물들이 그러한 부정적인 면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자꾸 애완동물을 말하는지 궁금하시진 않으신가요?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야생동물의 고통은 '희귀 애완동물, 이색 애완동물' 이라는 이름 아래 발생되는 문제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현대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에 걸맞게 애완동물에서도 '다양성'이 중시되고 있습니다. 개와 고양이 정도에서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은 조금 더 이색적인, 남들이 기르지 않는 동물들로 눈길을 돌리게 되었고 그 눈길은 자연스럽게 '야생동물' 을 향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가축화되지 않은 국내의 야생동물 뿐 아니라 국내에서 서식하지 않는 해외의 야생동물들까지 말이죠.
 

사진에는 물까치 유조를 분양받아 기르던 어느 일반인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물까치 뒤편에는 작은 유리상자에
머물고 있는 여러 파충류의 모습도 보입니다. 이색 야생동물 애호가(수집가)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물까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까지도 잘...살아가고 있을까요? 그 답은 나중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 지구와 사람과 동물)


희귀 애완동물을 기름으로써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기도 하고, 남들에게 과시할 수 있어 희귀 동물을 선호한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이색, 희귀 애완동물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일반인들의 소유욕과 호기심에 사로잡혀 인간의 사회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KBS의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방영된 내용입니다. 동물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왕성한 한 소년은 계속해서
색다른 동물들을 자신의 품으로 데려오지만, 그 호기심이 다 하고 난 후의 동물들은 단순히 작은 상자와
케이지 안에서 하루를 한 달을 내내 보내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습니다. 동물들이 무슨 죄가 있을까요....?
(사진출처 : KBS)
 

일반인 대부분은 야생동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종에 대한 이해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더군다나 각각의 동물들에게 필요한 환경을 갖춰준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 동물의 생리, 생태에 대한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이루어지는 사육은 절대로 오래갈 수 없습니다. 잘못된 방식의 사육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크고 작은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질병을 앓게 된 야생동물은 또다시 애물단지 취급을 받습니다. 아직까지 야생동물을 치료할 수 있는 동물병원이 많지 않고 치료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치료비로 인해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동물들은 방치되어 서서히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거나 버려집니다.

슬로로리스는 CITES 1급 보호종(연구목적 외 거래금지)이며,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
그 수가 급감하고 있어 보호가 절실히 필요한 세계적 멸종위기종 입니다.
(사진출처 : SBS)


SBS TV동물농장에 소개되었던 에피소드 중 '시골 마을에 나타난 슬로로리스' 는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고통받는 희귀 애완동물의 고통을 잘 나타내주는 사례입니다. 

슬로로리스는 CITES 1급 보호종(연구목적 외 거래금지)이며,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 그 수가 급감하고 있어 보호가 절실히 필요한 세계적 멸종위기종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여운 외모를 지녔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구매해 기르고 있고, 기르길 희망하고 있는 대표적인 야생동물 중 하나입니다. 

이 슬로로리스가 인적 드문 외딴 시골 마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오른쪽 눈에 녹내장이 진행되어 고통을 겪고 있는 채로 말이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슬로로리스는 '유기' 되었습니다. 누군가 키우다가 녹내장이 발생되면서 더 이상 키우는 게 부담돼서였는지, 상품가치가 떨어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엔 버려졌습니다. 

이 슬로로리스가 이렇게 큰 고통을 받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단순히 '유기'했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인간의 '소유욕, 호기심, 이기심' 때문입니다. 유기하기 이전에 슬로로리스를 품에 넣고 싶다는 이기적인 마음이 불러온 결과입니다. 

외래 야생동물이 우리나라에 와서 유기가 됐을 때에는 굉장히 비참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사실, 그 비참한 죽음은 유기하기 이전에 이미 결정되어 있었을지 모릅니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있을 때 부터 말이죠.
(사진출처 : SBS)


일반인이 희귀 애완동물이라는 이름 아래 야생동물을 기를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도 역시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 동물은 어떻게 인간사회로 들어와서 내 품에 안기게 되었나?' 입니다.
야생동물입니다. 이 동물을 당신에게 안기게 하기 위해선 당연히 야생에서 잡아야 합니다. 물론 몇몇의 종은 번식을 시켜 유통되고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야생에서 잡아야 합니다. 또 다 자란 야생동물을 길들이는 것은 꽤나 어렵기 때문에 애완동물로 유통되는 야생동물은 새끼동물인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야생동물 무리를 급습해 어미동물은 사살하고 새끼동물만 생포합니다. 그리고 이 새끼동물이 전세계로, 야생동물을 품고자 하는 사람들의 가정으로 보내지는 것 입니다. 

밀렵이 이루어졌다면 이젠 밀수가 이루어질 차례입니다. 희귀 애완동물로 사랑받는 야생동물의 경우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 대부분입니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개체 수가 급감한 종들은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등의 여러 협약, 제도에 의해 보호받게 됩니다. 이런 협약에 의거하여 법적으로 거래가 불가능하지만 법을 어기면서까지 야생동물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밀수된 동물들은 당연히 검역의 과정도 거치지 않습니다. 검역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바다를 건너온, 하늘을 날아온 야생동물들은 '고위험 동물' 로 간주됩니다. 이 야생동물들이 어떠한 질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위험성 모르는 일반인들은 계속해서 위험한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많은 희귀 야생동물들이 국내로 밀수되고 있습니다.  밀수된 동물을 구매한다는 것은
단순히 인도적인 차원의 문제를 떠나 법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것 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범법자가 되는 것 입니다.
(사진출처 : 뉴스와이)


이쯤 되면 위에서 언급되었던, 일반인이 기르던 물까치의 상황이 궁금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리를 자주 지른다는 이유로, 아무 곳에서 배변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채 2개월을 보호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분양되었다고 합니다. 저 물까치는 평생, 저런 삶을 살아가게 될지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이 세상을 떠나고 없을지 모릅니다.

야생동물은 분명히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보호의 노력을, 사랑을 쏟아줘야 하는 존재가 맞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랑의 방식은 아닙니다. 총, 칼보다 더 무서운 게 사랑입니다.
야생동물은 있는 그대로의 존재가 아닌, 소유하고자 하는 잘못된 사랑의 방식은 야생동물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기도 합니다.
내가 희귀 애완동물을, 야생동물을 기르길 희망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말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그 동물을 품에 안고있는 내 모습을 보고싶은 건가요?


당신이 동물을 정말 좋아하고 아끼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한 번쯤 다시 고민해봐야 합니다. 내 손에 쥔 목줄에 묶여있을 때 행복할까요? 내 방구석 철장 안에 있을 때 행복할까요? 아니면 자연의 품에서 살아갈 때 행복할까요??

'나는 정말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 라는 아집으로 꽁꽁 싸매인 자기합리화가 스스로 옳은지 그른지 한 번쯤은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인터넷이라는 무서운 매체를 통해 수없이 팔려 다니며 고통받고 있는 많은 동물들이 정말 행복할까요??


야생동물의 곁에서 살아가고 있는 필자는 정말이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무리 추위에 떨고 배고픔에 허덕여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과 천적의 공격을 피해 숨어지내야 하는 처지에 있더라도 야생동물이라면 야생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야생동물이 자연 그대로에서 살아가며 자신들의 올바른 역사를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당신이 동물을 정말 좋아하고 아끼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쯤 다시 고민해봐야 합니다.
내 손에 쥔 목줄에 묶여있을때 행복할까요? 내 방 구석 철장 안에 있을때 행복할까요?
아니면 자연의 품에서 살아갈 때 행복할까요??
(사진출처 : 한겨례 신문)



작성자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김봉균

2014년 12월 2일 화요일

2014년 11월 야생동물 구조(치료)결과 분석

1.종별개체수 분석 (2014년 11월)





11월에는 총 35마리의 야생동물들이 접수되었습니다. 포유류 3종 18개체, 파충류 1종 1개체, 조류 7종 16개체였고  지난달에 비해 너구리(10월 :13마리)는 감소하였으며 고라니(10월 :8마리)는 약간 증가하였습니다.                        
포유류와 조류는 각각 51%와 46%로 비슷하게 접수되었습니다.


2.구조원인 분석 (2014년 11월)




11월에 구조된 동물들의 사고 원인들도 다양했지만 10월과 비슷하게 차량과의 충돌(포유류)이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이 전선이나 건물과의 충돌(조류)이 었습니다.

3.구조지역 현황 (2014년 11월)




11월에 가장 많은 동물이 접수된 지역은 충남야생동물 구조센터가 위치한 예산군과 천안시로 각각 8마리가 접수 되었습니다.


지도에 보이는 노란 풍선은 조류가 구조된 지역이며 녹색은 파충류, 보라색은 포유류가 구조된 지역입니다.

4.구조 결과 (2014년 11월)




11월 한달간 구조된 야생동물은 35개체이며 이중에서 2개체(6%)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갔으며 10개체(29%)가 현재 치료 및 재활중에 있습니다.


삵의 '수 난'

신고자분이 잘 걷지 못하는 삵을 발견하여 구조되어 들어왔습니다.

올해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었고 처음에는 다리를 다쳤는가 의심을 했지만
방사선 사진 결과 총알이 몸에 박혀있더군요. 다행히 피부 아래에 박혀있어서
크게 다치지는 않아 바로 총알을 뺄 수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마구잡이식의 총질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삵 좌측 흉부에서 총알을 빼내고 있는 모습

먹이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마른 상태였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서 적응이 필요했는지 며칠 먹지 못하다가..
결국엔 엄청난 먹성을 보이며 치료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방생전 다른 이상유무를 확인코자 신체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이표를 단 후 마취에서 깨어나길 기다리며 사진 한컷 남겼습니다ㅎ

마취에서 깨어나는 삵

다시 돌아가라고 케이지 문을 연 순간
어쩌면 처음 보았을 수도 있는 눈길이 낯설었는지
어리벙벙한 모습을 보이며 뛰쳐 나갔지요ㅎ

다시 돌아가자!

센터 나름의 고수레를 하며 다음에는 사람 눈에 띄지 않길..
그리고 건강하게 잘 살아가길 빌었습니다^^

참고로 고수레는 '나도 먹고 너도 먹고 우리 함께 살자'라는 의식입니다ㅎ